ALG를 감싸는 분들의 논리 오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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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9.26 09:42

글을 쓰기에 앞서, 저는 이번 ALG 사태에 대해 중립적인 관점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을 미리 말씀드립니다.

조금 공정하게 글을 쓰고 싶어 제 글을 판단함에 있어 다음과 같은 정보가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저는 ALG 펀딩중, 이스케이프 플랜 (배송받음) 갤러리스트 (배송받지 못함) 에이언즈 엔드 (배송받지 못함) 를 참가한 상태입니다. 또한 과거 ALG 의 이벤트에 당첨되어 사이쓰 레전더리 박스를 상품으로 받은 적 있으며, 2018년 연말 이벤트로 레일로드 잉크를 무료로 받았습니다. (구매 보상이니 정확히 무료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하하.) 따라서 소비자로써 ALG 에 관해 글을 쓸 자격은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기본적으로 해외 펀딩을 참가한 경험이 몇 회 있고, 그 중 절반은 1년 이상 지연이 되었습니다. 따라서, 생산이 지연되고 배송이 지연되는 것에 대해 무덤덤합니다. 저에게 중요한 것은 어차피 지금 당장 배송이 와도 바로 플레이하기는 어려우니, "정확히 배송되는가?" 와 "진행 상황을 정확히 고지하는가?"이고, 중간에 프로모가 더 끼거나 지연에 대한 보상이 늘면 저는 오 하고 소소히 감탄하는 그런 성격입니다. 한마디로 배송관련하여 느긋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현재 ALG는 물론 선주문 형식이고, 단지 외국의 게임을 번역해 오는 것이기는 합니다만 이렇게까지 늦어지는 것에 대해서는 화가 나지 않습니다.

그러나 그것을 두고 벌어지는 보드라이프에서의 갈등에는 조금 이해가 가지 않는 것이 있어 그에 대해 짧게나마 써보려고 합니다.

ALG 를 감싸는 분들의 논리에 대해서입니다.

1. ALG 의 한글화 게임 발표가 한글화 시장에 영향을 미쳤다.

이 주장에는 크게 두가지 문제가 있습니다.

A. ALG의 소통과 품질문제를 문제삼는 지금, ALG가 자사 수익을 위해 했던 한글화 사업과 위 주장은 상관관계가 없다.

B. ALG가 한글화 게임을 발표한 것과 한글화 시장의 확대가 유의미한 상관관계가 있는가?

뭐 간단히 말하면 A는 단적으로 없다 라고 말할 수 있고, B에는 논란의 여지가 있습니다. 2016년을 기점으로 한글화 게임이 폭발적으로 쏟아져 나온 것은 사실이지만, 그 이전에 보드엠에서는 이미 크툴루 워즈라는 아직까지도 ALG에서조차 시도하지 않은 사이즈의 하드한 빅게임을 한글화 출판한 이력이 있으며, ALG 이전에 코보게에서 출판한 수많은 보드게임들은 어떻게 생각해보면 ALG가 건드리고 있는 게임들보다 훨씬 하드한 성격의 게임이 많습니다. (비딸을 제외하면.) 단적으로 ALG가 안드로이드 넷러너 같은 지속적인 구매를 필요로 하는 제품을 발매한 적이 있나요? 제 기억에는 아직까지 없습니다.

2. 나는 펀딩 배송일이 늦어지는 것 보다 프로모가 좋다. 좀 늦어지는 것으로 왜 호들갑이냐.

저도 솔직하게 말씀드리자면 같은 입장입니다만, 이 말을 하는 건 눈치 없는 걸 떠나서 정말로 타인에 대한 공감능력의 부재입니다.

개인의 선호와 기호는 서로 다르고 수많은 다양성이 존재하는 것이 사회입니다만, ALG라는 기업이 기업으로써 소통의 부재와 배송일 관련 문제로 사업적인 잘못을 저질렀을때 논지를 흐리고 "자신은 괜찮다." 라는 의도의 발언을 하는 것은 이기적인 발언입니다. 펀딩과 선주문은 일종의 계약입니다. 그러한 계약 위반에 대해 소비자가 불만을 표시할 때에는 잘못의 경중을 넘어서 소비자쪽에 잘못이 없다고 보는 것이 통념입니다. 우리가 무슨 잘못을 했나요? 선주문과 펀딩에 참여한 것?

그러나 저런식의 발언은 기업의 계약위반 (작게는 약속위반)을 소비자 개인의 성격적 문제로 치환할 뿐만 아니라, 잘못의 소재 역시 나는 참고 기다릴 수 있는데 참고 기다리지 못하는 너네가 문제다. 쪽으로 선회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둡니다.

3. 무지의 오류.

논리 오류에는 정말 수많은 유형이 있습니다만, 최근 보라에서 자주보이는 오류는 "무지의 오류" 입니다. 무지가 잘 알지못함 의 무지는 아니고, 반증 불가능한 것을 근거로 자기 주장의 근거로 삼는 것을 무지의 오류라고 합니다. 1번이랑 밀접한 연관이 있네요.

"ALG가 없었으면 이렇게 한글화 게임이 나왔겠어? ALG덕분이니까 ALG응원할래."

반증이 불가능하다고 해서 근거가 되지는 않습니다.

짧고 부족한 글이고, 저는 굳이 따지면 ALG를 응원하는 쪽입니다.

왜냐면, 어쨌든 한글화 게임을 내주는 퍼블리셔고. 시장 다양성은 언제나 시장을 발전시킨다고 믿습니다. 다른 기업들이 ALG를 보고 타산지석 삼아 더 양질의 제품을 뽑아낼 수도 있고, ALG자체가 개선되어 정말 좋은 기업으로 돌아올 수도 있으니까요. 그리고 아직까지는 저는 받아본 게임이 이스케이프 플랜밖에 없고, 이스케이프 플랜에 꽤나 만족하기 때문에 큰 불만이 없습니다. (심지어 이스케이프 플랜을 배송받을 시점에 저는 일본에 있었는데, ALG에서는 해외 재류로 인해 제품 확인이 늦어질 경우 AS처리를 연장해주겠다는 메일까지 보내주어서 감사한 기억이 있습니다.) 그러나 이것은 저의 개인적인 경험일 뿐 모두에게 일반화 할 수는 없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수 많은 경험과 개인의 생각들이 게시판에 중첩되어 가면서, 유독 ALG를 두둔하는 분들의 글에서 논리적 결함이 보여 이렇게 글까지 쓰게 되었습니다. 글을 보고 혹 불편하실 분들께는 미리 죄송스럽다는 말씀을 드리지만 동시에, 환기의 기회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