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0609 - 밴쿠버나이츠 (라, 레포갤, 빌리지)

너굴너굴

2,225

2015-6-11 오전 5:03

블로그 방문

팔로우

BEST

쪽지발송

내용 댓글3

후기 샤라락~

태양신 라를 처음으로 해보았습니다!

게임을 하자마자 바로 느낀게 두 가지 있는데,

1. 옅은 테마 냄새

2. 이 느낌... 레이너 크니지아?

이거였어요 ㅋㅋㅋ 레이너 아저씨의 게임들은 형용할 수 없는 묘한 느낌들이 있는데... 강한듯 하지만 전혀 향이 안나는 테마. 손익을 확실하게 따져야하는 수학. 비교적 배우기 쉬운 규칙인데요. 태양신 라에 대한 설명을 듣고 두어번 턴을 잡은 뒤에 강하게 느꼈네요 ㅋㅋㅋ "이거 레이너꺼지?" 하면서 박스를 들춰보니 역시나 ㅋㅋㅋㅋㅋㅋㅋ

룰을 설명해준 친구가 라운드마다 타일을 반납한다는 규칙을 빼먹는 바람에 점수가 폭발해버린 게임이 되어버렸지만, 게임 특유의 전략은 고스란히 잘 느꼈습니다. 여느 게임과는 다르게 비딩용 타일이 모두 공개되어 있어서 눈치 싸움이 치열해요.. 게다가 때때로 경매에서 질 것을 뻔히 알면서도 상대방이 더 많은 타일을 가져가는 것을 막기 위해 강제로 경매를 시작하는 점도 흥미롭습니다. 낮은 경매 타일을 가진 사람들은 공격적으로 비딩하며 상대방에게 비딩 사용을 강요할수도 있고... 비딩에 사용된 타일은 중앙에 놓인 비딩 타일과 교체 되기 때문에 내가 쓴 높은 타일이 다른 사람에게 넘어갈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하구요. 전체적인 느낌은 굉장히 다채로웠습니다.

특히 "이런 경매 스타일이 있어?" 싶은 놀라움이 가득했네요. 역시 레이너 아저씨입니다.

아마 처음 접해보시는 분들은 독특한 경매 방식에 당황스러움을 느낄텐데... 두번째 게임부터는 금방 익숙해질 수 있으실거예요.

명불허전 레포갤입니다. 하면 할수록 다양한 전략을 알게 되는 카드게임입니다. 처음 해보는 친구가 있어서 알려주며 했는데... 이젠 설명 스킬이 통달해서인지 초보 친구도 첫 게임을 수월하게 잘 이끌어가더군요.

워낙에 인지도가 짱짱~한 게임이라 더 많은 감상은 남길 필요가 없을 듯해요.

아, 확장에 대해서 한마디만 언급하자면... 첫번째 확장만 구입해도 레포갤의 깊이/재미가 최소 두배는 늘어나는 것 같습니다.

"그 이후의 확장들이 굳이 필요할까?" 싶은 생각이 자주 듭니다.

일꾼들이 퍽퍽 죽어나가는 독특한 게임, 빌리지입니다. 다들 처음 해보는지라 뭔가 방황하는가... 싶더니 중반부엔 서로 무엇을 원하는지 정확히 알고 열심히 큐브 모으고 / 팔아제끼고 바쁘더군요.

게임을 하면서 느낀 점들이 서넛 있습니다.

1. 일꾼들이 생각보다 빠른 속도로 죽는다.

사람차이긴 하지만... 의외로 타임트랙이 빠르게 돌며 1세대가 금방금방 죽어나가더군요. "어어어? 이런 속도면 게임 끝나기 전에 4세대까지 다 죽겠는데" 싶은 생각도 들었는데, 중후반쯤엔 쌓아놓은 자원과 밖에서 일하는 일꾼이 많아져서인지 점차 죽어가는 속도가 떨어지더군요. 뼈빠지게 개척하며 고생하느라 평균 수명이 짧은 1세대, 선조들이 가꾸어 놓은 터를 바탕으로 성장하는 2세대, 풍족한 환경에서 태어나 죽을 필요 없이 장수하는 3세대... 게임 내내 재밌는 생각이 들더군요.

2. 굉장히 막막하다.

아콜/푸코처럼 득점하는 방법이 정해져 있다면 아무리 무거워도 괜찮은데... 빌리지에서는 득점을 하는 방법이 대단히 다양합니다. 빨리 죽거나/여행가거나/미사를 나가거나/상품을 팔거나... 게다가 각 득점 방법마다 필요한 요구조건들도 각양각색이기 때문에 처음 하게 되면 "난 도대체 무엇을 하고 있는 것인가... 제대로 하고 있는 것인가..." 하고 방황하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겁니다. 그래도 중후반부쯤 되면 보드가 눈에 들어오면서 전체적으로 흐름을 알게 되니 전략적인 움직임을 많이 보이더군요. 특히 사람이 죽는 타이밍을 조절해서 게임을 일부러 일찍 끝낼 수 있다는 점도 신선합니다. 게다가 여느 유로게임처럼 제한 된 자원을 가지고 미친듯이 치고박고 싸우기 보단 약간의 경쟁 + 자기 할일을 하는 느낌이라 평온하다는 느낌이 제법 들어요.

3. 가족이 죽어도 그렇게 슬프진(?) 않다.

테마가 테마인지라 가족들에게 애착이 많이 붙을거 같은데... 의외로 그렇지도 않더라구요. 승부에 집착하게 되면 "안돼, 쟤보다 늦게 죽으면 명예의 전당에 못들어가. 빨리 죽여버려야겠다" 이런 생각들을 가지게 됩니다 ㅋㅋㅋㅋㅋㅋ

4. 확장이 기대된다.

여관 확장을 가지고 있지만 첫 플레이라 본판만으로 진행해보았습니다. 본판만으로도 여기저기서 가족들이 죽어나가고... 장인이 탄생하고... 여행도 하며 다양한 사건사고가 발생하며 재밌는 일이 참 많은데, 확장을 넣으면 이 마을에 어떤 변화를 주어 더욱 다양한 재미가 나올지 제법 기대가 되네요.

서로 제각기 다른 일을 했는데도 최종 점수는 1~2점 차이로 아주 근소하게 갈렸습니다 :) 이런 게임이 나오면 다시 한번 하고 싶어지지요 ㅎㅎ

이 글이 도움이 되셨다면

추천을 눌러주세요!

내용 보기

팔로우

피드

저장

너굴너굴

님에게 댓글 작성

댓글 등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