찍먹 후기17 (스압)
안녕하세요, 차가운 소다입니다!
후기는 정말 오랜만인데요, 가장 최근에 올린 후기가 2021년이니까 그 이후로는 해외에 살게 되어
꽤 오랫동안 게이머스 게임을 거의 못하게 되었어요..
올해 에센에도 다녀오고 했지만 역시나 시간이 없어 에센 신작들을 돌리지 못했었는데
최근에 시간이 되어 한국에서 2박 3일로 보드게임을 할 수 있었습니다.
원래 후기를 10개가 되기까지 기다렸다가 10개 채워서 올리곤 했는데
그렇게 되면 한없이 기다려야 할 것 같아서 앞으로는 10개 채우려고 신경쓰지 않고 올리려고 합니다.
그리고 레거시 제외한 게임 좀처럼 진득하게 하지 않는 저희 모임 특성상 후기를 쓸 때는 한 번만 해 본 게임들을 쓰게 되는데요
그래서 후기 시리즈도 '찍먹'후기로 바꿔서 올리려고 합니다. 어떤 게임이든 한 번만 해 본 상황에서 느끼는 것과
재차 플레이 하면 느끼게 되는 것들이 다를 수 있으니 참고 부탁드립니다.
1. 갈팡질팡 (6.2/10)
코드네임의 방계 사촌쯤 되는 단어 맞히기 게임 갈팡질팡입니다.
코드네임처럼 여러장의 단어 카드들을 늘어놓고 게임을 진행하고
출제자가 나머지 플레이어들에게 특정 위치에 있는 단어가 무엇인지 맞힐 수 있게 힌트를 줍니다.
라운드마다 한 장씩 총 다섯 장의 힌트 카드를 공개하는데, 한 카드에 반대되는 개념의 단어들이 쌍으로 있습니다.
차가움/뜨거움, 비쌈/저렴함, 액체/고체 같은 식으로요.
(가끔 공룡/테슬라 처럼 분류하기 애매모호한 카드들도 있습니다)
출제자는 팀원들이 해당 제시어를 보고 단어를 추려낼 수 있게 적당한 단어를 골라야 하고
나머지 팀원들은 각 라운드마다 최소 한 장의 단어카드를 제거해 나가면서 마지막 라운드까지 해당 단어를 찾아내는 게임으로
상당히 코드네임과 닮아있지만 힌트를 주는 데 제약이 있어 전혀 생각지도 못한 포인트에서
서로를 탓하게 되는 그런 점, 두 팀이 동시 진행하는 게 아니라서 한 판 한 판이 비교적 짧다는 점이 갈팡질팡과의 차이점입니다.
이날 마지막 라운드에 카우보이, 스타워즈, 어벤저스, 파쿠르가 남았는데 마지막 제시어가 '고체'가 아닌 '액체'라서
저는 그나마 특정 유형이 정해지지 않은 파쿠르를, 팀원은 인체의 70% 이상이 액체라는 근거로 카우보이를 선택했는데
가위바위보 후 카우보이가 정답으로 정해졌고, 결국 진짜 정답이어서 큰 깨달음을 얻게 된 판이었습니다.
역시 인류는 물 없으면 살아갈 수 없어요(?)
BTS같은 단어도 있는 거 보니 코드네임보다 좀 더 업-투-데이트 한 단어들을 즐길 수 있습니다.
장점: 빠른 진행
단점: 그저 흔한 단어 출제 게임
정말 말도 안되는 힌트카드가 나오면 기도메타 들어가야 함
2. 핏 투 프린트 (7.8/10)
신문기자가 되어 빠르게 기사를 수집 후 편집해 인쇄까지 하는 실시간 타일배치 게임 핏 투 프린트입니다.
금, 토, 일의 세 라운드로 진행하게 되고, 각각 기사 수집 단계와 배치 단계를 거쳐 신문을 완성하고
배치 방법에 따라 점수를 받는 게임인데, 각각의 라운드가 3~5분(기본게임 기준 4분) 동안만 진행되고
기사는 하나씩 한 손으로 기자 테이블로 가져와 공개하고는 킵할지, 앞면으로 버릴지 선택합니다.
충분한 기사가 모였다고 생각이 된다면 '취재 완료!' 외친 후 배치단계에 들어가는데요,
광고, 기사, 사진이 서로 인접하게 배치할 수 없고
그림의 경우 인접한 기사의 종류 (파란색/초록색/분홍색)에 따라 점수를 획득,
기사는 개별 점수 + 긍정적&부정적 기사가 최대한 이븐하게 잘 익었는지(?)에 따른 감점,
광고는 3라운드 후 총합을 비교해 광고가 가장 적은 신문사는 완간하여 게임에서 탈락하게 됩니다.
배치조건이 생각보다 까다로운데다 얼마만큼의 기사를 가져와야 최대한 효율적으로 신문을 채울 수 있을지
감이 오지 않다 보니까 배치하지 못하거나 배치 규칙에 어긋나는 기사들도 생기기도 하고
4분이라는 시간제약 때문에 정신없기도 해서 곳곳에서 탄성이 터져나옵니다.
저는 긍정/부정적인 기사의 수 차이를 줄여주는 캐릭터를 맡아서 매 라운드별로 첫 번째로 배치를 끝내서
다음 라운드에서 유리한 헤드라인 타일을 확보할 수 있었고, 점수도 꽤 냈습니다.
이안 오툴의 눈이 편한, 정신없는 신문기사의 열띤 취재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게임입니다.
가벼운 게임인 줄 알았는데 점수 계산 부분에서 생각보다 챙길 게 많아서 입문자들에게는 살짝 어려울 듯하고
실시간 배치가 생각보다 떨리고 재밌어서 뜻밖의 수확이었습니다.
이안오툴의 눈 편한 일러는 덤
장점: 쉬운 룰에 생각할 건 은근 많은 게임
실시간이라 루즈하지 않고 정신없는 맛이 있음(?)
단점: 점수 계산의 경우 초심자들을 룰마가 계속 챙겨줘야됨
3. 다이토시 (6.9/10)
대도시에 건물을 짓고 발명을 하면서 도시를 발전시켜 나가는 전략게임 다이토시입니다.
메인보드 중앙에서 액션을 할 수 있는데 개인 말을 론델형식으로 요리조리 돌려가며 액션을 진행하고
기본적으로는 말이 멈춘 곳의 메인액션 + 일꾼이 있다면 추가액션을 진행하게 됩니다.
도시 발전이 테마이다 보니 시간이 지날수록 할 수 있는 액션의 선택지가 늘어나게 되고
발전 액션을 하게 되면 액션의 효율이 점점 좋아집니다.
하지만 난개발을 하게 되면 정령들이 노하게 되어 불이익을 받기 때문에 제때 정령 타일도 제거해 줘야 해요.
메인 보드에서 여러가지 액션을 하면서 자원 타일들을 개인보드에 배치하게 되는데
비용을 지불하면 '생산' 액션을 할 때 배치한 모든 자원 타일들을 활성화 할 수 있기 때문에 제때 배치하는 것이 중요하고
푸코의 '생산' 액션처럼 한 플레이어가 생산을 하게 되면 모든 플레이어가 즉시 생산을 할 수 있기 때문에
내가 누르긴 싫지만, 그렇다고 생산을 초반에 누르지 않으면 스노우볼이 굴러가게 되어 뒤쳐지게 됩니다.
정령 타일이 일정 수 이상 공개가 되면 게임이 끝이 나는데 어떤 액션을 골라도 정령 타일을 가져가는 게 강제되지만
정령 타일 덕분에 거의 모든 액션을 할 때 자원을 주기 때문에 자원 관리가 빡빡하지 않은 점도 마음에 들었습니다.
초반에 뭘 해야 할 지 감이 안왔는데 첫 번째 룰마님 카피했더니 꼴등은 면했어요..
설명해주고 1등하는 룰마 나쁜 룰마 엉엉
갖고싶은 타일들이 앞에서 자꾸 컷 당해서 넘 슬펐어요..
그럼 전 턴에 그거 가져오지 그랬냐 하시면 그 때는 또 다른 군침이 도는 액션이 있었다는 거 헤헤
하지만 이 게임만의 매력이 크냐 하면 선듯 그렇다고 대답은 못하겠네요.
한두 번 해 보면 족할 그런 게임 느낌입니다.
따뜻한 색감의 일러
버스와 모자, 일꾼이 론델처럼 돌고 돕니다.
장점: 언어 요소 X, 아이콘화가 잘 되어있는 편이라 이해하기 쉬움
타일을 가져와 배치하면서 활성화하는 엔진빌딩 과정이 즐겁다
단점: 특출난 특징과 재미... X
4. 바빌론 (6.5/10)
타일을 배치해 공중정원을 꾸미는 게임 바빌론입니다.
가져온 타일의 위치에 따라 베이스가 되는 기둥을 가져오고
이리저리 배치해 아이콘이 인접하게 배치하면 조각상/계단/다리/분수를 즉시 배치하고
높은 층에 배치한 피겨일수록 높은 점수를 얻는 방식입니다.
특이한 점은, 조각상을 밟고 타일을 올릴 수도 있고 4개의 다리 중 3개만 놓아도 층이 건설이 가능합니다.
부실 공사를 하게 되면 기둥이 없는 칸의 위에 부실공사 피겨를 올려두는데
이게 마이너스 점수가 아니라 되려 플러스 점수가 되기 때문에 적당한 순살정원은 점수에 도움이 됩니다.
이날 에러플을 꽤 했었는데요, 타일은 다른 타일로 완벽하게 덮을 수 없는데 그냥 넘어가 버렸고,
피겨를 부분적으로 가리더라도 위에서 일부분이 보이기만 하면 점수를 주는데 아예 가리지 못하는 룰로 진행하게 되어
상당히 다른 게임을 진행한 것 같지만...
10-bushil과 9-bushil로 끝을 맺은 플레이어가 각각 1, 2등을 차지하였고 3-bushil을 한 저와 다른 플레이어는 나란히 꼴지를
한 것으로 봐서는 순살정원을 만드는 게임인 듯합니다.. 건축자재 빼먹어야 1등하는 더러운 세상!!!
군데군데 점수 나는 요소도 많고 정원이 완성되어 가면 예뻐지기도 해서 뿌듯한 보람이 있는 게임입니다.
부실공사 하느라 정말 공중(?)정원이 되어버림
장점: 쉽고 간단한데 은근 챙길건 많음
단점: 일러스트는 1990년대에 그려둔 것을 사용한 것인가
5. 갈릴레오 갈릴레이 (7.9/10)
에센에서도 1라운드 정도 체험을 했었던 갈.갈입니다.
개인판 액션타일로 론델을 열심히 해서 색색의 주사위를 모아 하늘을 관측해 점수를 내는 게임으로
큰 점수에는 큰 이단심문관이 따르는 법이기 때문에 마이너스 점수를 먹지 않으려면
이단심문관 관리도 적절히 해야 해서 테마가 적절히 반영된 점이 좋습니다.
이날 특수한 타일을 주는 케플러라는 캐릭터로 진행을 했는데 장렬이 꼴등을 한 것으로 봐서는
해당 캐릭터가 안 좋은 캐릭터였던 걸로^^
모든 아이콘이 이해하기 쉽게 되어 있어 언어요소도 없고
개인판의 액션타일들을 업그레이드해서 딱 맞아 떨어지게 론델하는 재미도 매우 준수합니다.
비록 천체를 관측하는 데 주사위와 색깔들은 왜 필요한 지 이해할 순 없었지만
이단심문관 하나만 해도 테마 몰입에는 큰 문제 없었습니다.
처음 하는 사람도 뭘 해야 할 지 감 잡는 데 오래 걸리지 않을 듯한 게임이고
불필요한 잔가지도 없는 그런 깔끔한 게임입니다.
게임 내내 재밌다를 외쳤지만 다시 한다고 해도 높은 점수를 받을 자신은 없는..
이따시만 한 망원경을 돌려가며 론델로 액션을 진행합니다.
게임 끝에 이단심문관들이 우르르 몰려있는 꼴은 정말 무섭군요
장점: 깨끗한 구성에 잘 살아있는 테마
설명도 비교적 쉽고 아이콘화도 잘 되어있음
단점:
6. 봄 버스터즈 (7.8/10)
다빈치코드의 협력버전인 봄 버스터즈입니다.
1부터 12까지 숫자 타일들이 네 개씩 있고 자기 차례에 상대방의 타일을 하나 콕 찝어서 숫자를 맞혀봅니다.
맞으면 성공, 공개 후 턴 종료
틀리면 해당 타일이 어떤 숫자인지 알려주고 생명(?)이 하나 까입니다.
모든 타일을 공개하는 것이 목표이고, '노란색'이라고 정확하게 해야 잘라지는 노란색 타일과
어떤 경우에도 절대 자르면 안되는 빨간색 타일이 게임에 특출난 재미를 더합니다.
게다가 66단계가 있어 리플성도 좋은데요,
게이머들도, 초심자들도 모두 즐겁게 할 수 있는 그런 좋은 협력 게임입니다.
다빈치코드 할 때 홀수가 남으면 항상 한 명이 불리했는데 협력으로 바꾸니 전혀 그런 문제가 없어 좋아요
두근두근한 브금 틀어놓고 하면 정말 시간 가는 줄 모릅니다.
요즘 초심자 파티에서 즐기는 게임인데 저흰 아직 정식 폭탄제거반 자격증도 못땄지만.. 그럼에도 재밌어요
티츄라도 할 걸 그랬어
장점: 뛰어난 리플성, 적당한 긴장감
단점: 한 번의 실수만으로도 돌이킬 수 없기 때문에 다시 해야 됨
7. 남티그리스의 학자들 (7.7/10)
아랍의 학자가 되어 여행으로 모은 두루마리들을 아랍어로 번역하는 게임, 남티학입니다.
기본적인 액션은 카드 배치/주사위 백빌딩으로, 주사위의 눈금과 색깔에 따라 액션의 효과가 강해지기 때문에
일꾼을 사용해 눈금을 올리고 색깔을 바꿔가는 과정이 필수입니다.
흰색 주사위로 게임을 시작하지만 점수를 높이려면 빨파노 기본 3색과 각 색을 섞은 보주초 3색이 필수이고
게임 끝에 흰색 주사위가 많을수록 감점도 많아서 흰색 주사위를 제거하는 것이 필수입니다.
영향력을 올려놓아 선점하는 부분이나 번역가를 사용하는 부분이 인터랙션도 적당하고
액션 진행도 깔끔해 마음에 들지만 룰이 꽤 많고 잔룰도 제법 있어 룰마가 조금만 고생하면
에러플 없이 즐길 수 있습니다.
혼자서 영상 확인 후 룰 정독, 몇 라운드 솔플, 혼자서 룰 설명까지 해 가면서 준비한 결과 크게 버벅대지 않았어요.
두루마리가 많아야 게임 종료 후 점수가 펌핑되는데, 번역하기 어려운 언어일수록
점수는 높지만 거쳐가야 하는 단계가 많아지기 때문에 본인의 상황에 알맞는 번역가를 고용하는 게 중요합니다.
다른 사람들도 내가 고용한 번역가를 사용할 수 있고
수요가 많은 언어를 할 줄 아는 번역가를 고용하면 매번 돈도 들어오고 해당 번역가가 은퇴하게 되면
내가 할 수 있는 보너스 액션도 늘어나기 때문에 핵심 인력을 잘 꾸리는 것이 특히 중요합니다.
그리고 쉬는 액션을 선택한다면 본인의 트랙에 따라 혜택을 받는데
초록색 트랙을 활성화 할 때마다 다른 트랙을 무료로 올리게 해 주기 때문에
초록색 트랙 혜택을 먼저 받아 다른 트랙을 전진시키고, 그 후 그 트랙 보너스를 받으면 개꿀입니다~
스탠다드 게임으로 했는데, 은퇴한 번역가를 몇 번 못 써먹어서 살짝 아쉬웠어요.
다음번에 하게 된다면 시간을 좀 더 길게 잡고 긴 게임으로 도전하는 걸로...
알록달록 예쁜 주사위
장점: 종료 점수 계산이 깔끔함
액션 빌딩, 백 빌딩 과정이 즐겁다
단점: 여행 트랙 디자인... 이것이 최선인가?
번역가 고용 액션, 초록색 트랙이 오버파워인 느낌
8. 피닉스 뉴 호라이즌 (7.2/10)
전쟁으로 망해버린 세계에 발전기와 각종 건물들을 지어 부흥시키는 게임, 피닉스 뉴 호라이즌입니다.
기본적으론 일꾼놓기 게임이지만 액션 칸에 레벨이 있어 해당 레벨의 일꾼들만 해당 액션에 들어갈 수 있고
액션이든 타일이든 선점을 해버리면 들어갈 수 없어 인터랙션도 꽤 있는 게임입니다.
미션카드가 추가 액션을 하는 데 필수적이라 미션카드 달성도 중요하고
기본적으로 게임이 끝나고 지은 발전기/건물의 수에 전진한 트랙이나 놓은 피겨(저희는 Hi로 불렀습니다만...)를 곱해
점수를 얻는 방식이라 특정 건물이나 특정 지역에 몰빵해 점수 효율을 극대화하는 게 필수입니다.
초반에는 게임의 기본 자원인 연료를 얻는 게 너무 힘들어서 그만 일꾼 하나를 2연료로 바꿔먹는 실수를 저지르긴 했는데
어찌어찌 복구해서 꼴찌는 면했습니다... (일꾼을 태우면 연료가 나온다고?!! 태워!)
개인판도, 액션판도, 메인보드도 있어서 딱 봐도 좀 번잡한 느낌이라
이해하는 데 3라운드 게임에서 1라운드를 다 써버려서 체념했는데
기본적으로 (n개의 건물) 곱하기 (트랙 숫자) 의 점수 획득 골자를 이해한다면 전체적인 게임 이해도는 쉬워집니다.
룰 설명 시 이 부분 강조가 필수적일 것 같네요.
발전소가 들어간 곳에만 건물 건설이 가능한데 내가 발전소를 지어버리면 다른 사람들이 홀라당 건물을 지어버리기도 하고
(물론 발전소의 주인이 혜택을 얻긴 합니다만, 건물의 갯수도 점수에 포함되기 때문에 건물 짓는 것도 중요한데 말이죠)
내가 하고싶은 액션을 다른 사람이 해 버리면, 심할 경우 그 액션은 이번 라운드에 절대 하지 못하게 되어버려서
인터랙션이 좀 있지만 기분 나쁜 느낌은 아닙니다.
이 게임만의 특징도 있고 해서 가끔 하고싶을 게임인 듯합니다.
발전소를 많이 지어서 그나마 따라갈 수 있었어요
장점: 액션의 유기적 연결성
특이한 일꾼 레벨업 시스템
단점: 보드판이 살짝 번잡한 느낌, 하지만 이해하면 쉬워짐
9. 맨 네페르 (8.6/10)
고대 이집트에서 피라미드도 세우고 고기도 잡고 미라도 매장하고... 무튼 그런 테마의 맨 네페르입니다.
액션 진행 방식이 매우 특이했는데, 타일 놓고 일꾼 놓기/일꾼 오른쪽으로 옮기기/타일 가져오기 중 한 액션을 취하게 됩니다.
3라운드로, 각 라운드 별로 세 종류의 액션을 3번씩, 총 27회 진행하고 점수가 높은 플레이어가 승리합니다.
개인판의 타일을 써버려야 빈 칸이 생겨서 타일을 가져올 수 있고 일꾼도 오른쪽으로 옮길 수 있기 때문에
플레이어들끼리 서순이 겹쳐 게임이 멸망하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물론 첫 턴에는 다들 타일을 사용하겠지만
서로 각자가 필요한 것들을 하느라 액션이 겹치는 절망적인 상황은 거의 발생하지 않았고,
피라미드 건설, 파라오 매장, 스핑크스 건설, 신전, 오벨리스크, 배 전진의 다양한 테크가 있는데
주 테크 몇 개, 보조 테크 몇 개를 선택하고 달리면 어떤 선택을 하더라도 비슷한 점수가 나오게 되어있어
밸런스도 상당합니다.
매 라운드 끝에 심장과 깃털 트랙이 교차하지 않으면 마이너스 점수를, 교차하고 난 이후엔 플러스 점수를 얻게 되는데
이 부분이 이집트인들의 사후 심판과도 연결되어 있어 매우 흥미로웠어요.
게임 도중에 재밌다 재밌다를 연발한 그런 게임입니다.
테크가 워낙 다양해 초반엔 정말 어떤 걸 위주로 해야할 지 감이 잡히지 않았는데
경험자와 유경험자의 차이가 엄청나게 나버리는 그런 절망적인 게임이 아니라 더 맘에 들었습니다.
후턴보정이 따로 없고, 매 라운드 끝에 점수가 가장 적은 플레이어가 선순위로 정해지는데
게임 내내 세 명의 점수가 같은 상황에서 항상 후순위를 맡아버렸던 플레이어가 생겨서 턴 순서에 대한 의문은 생겼지만
그 부분을 제외하고는 아마 올해 해 본 전략게임 중 탑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테크가 다양한만큼 처음 보드판을 보면 번잡하기 그지없지만 몇 턴 진행하고 보면 이해가 됩니다.
결국 하나도 완성되지 못한 피라미드..
심장과 깃털이 교차한 순간, 천국이 시작됨
장점: 적절히 잘 반영된 테마
테크트리 간의 유불리가 적음
특이한 액션 진행 방식
단점: 테크트리가 다양해 메인보드가 번잡함
10. 옵스큐리안 (5.3/10)
간단한 블러핑 게임 옵스큐리안입니다.
자기 차례에 주사위를 굴려 액션을 선택하고, 그 액션에 따라 자원을 재분배하는데
처음에 주어진 10개의 자원을 요리조리 잘 배치해서 게임 끝에 본인의 정체에 따라 점수를 받습니다.
최대한 본인의 색깔 자원을 지켜야 하는 킵,
다른 색깔의 자원을 모아야 하는 테이크와 콜렉트,
최대한 자원이 없어야 하는 기브,
적당한 색깔을 1~2개씩 모아야 하는 셀렉트,
다양한 방식으로 오히려 점수를 잃어야 1등을 하는 루즈
여섯 가지 캐릭터가 있습니다.
게임이 진행되다 보면 본인의 타일을 주는 사람, 다른 사람들의 자원 구성을 망치는 사람, 다른 사람들의 자원을 모으는 사람 등
다양한 플레이 방식이 나오는데, 초반에 너무 목표를 향해 달리기만 하면 후턴 플레이어들에 의해 견제받게 되기 때문에
그것또한 혹시 블러핑이 아닐까? 하면서 눈치보는 재미가 있습니다 만,
후턴일수록 다른 사람들의 견제를 피할 수 있고 다른 사람들의 정체를 맞히는 데도 유리한 반면
게임 종료 조건이 갑자기 달성되기 때문에 턴 조정이 힘들어 살짝 불공평한 느낌이 있습니다.
간단한 진행 방식에 비해 구성품이 짱짱해서 그런가 가격도 높은 편이고,
아무래도 파티 게임이다 보니 내 목표 달성에 내가 기여하는 부분이 높지 않아서 썩 맘에 드는 게임은 아닙니다만
블러핑 게임을 즐겨 하시는 분들께는 좀 색다른 게임이 될 듯싶습니다.
이날 점수가 다들 고만고만한 상황에서 마지막 라운드 마지막 턴이었던 루즈의 결정으로 인해
너무도 손쉽게 퀸메이킹이 되어버려 2등을 해 버렸는데요
이것도 파티게임의 묘미라면 묘미라고 하고 넘어갈 수 있지만, 그래도 내 스스로가 내 점수에 기여하는 부분이
너무 적다는 부분에서 높은 점수를 주기 힘들 것 같아요.
파티게임이라기엔 컴포가 꽤 짱짱하고 세계관도 본격적
장점: 룰 설명이 쉽고 다운타임이 적음
단점: 내 순위가 내 의도가 아닌 경우가 많음
후턴이 상대적으로 유리. 내 왼쪽 사람은 왜 선 토큰 안가져감? 엉엉
11.펀 팩츠 (7.3)
숫자를 써서 뒤집어놓고 순서대로 정렬하는 협력게임 펀 팩츠입니다.
주제카드가 하나 공개되는데, 예를들면 '아침에 일어나서 침대에서 나오는 데까지 드는 시간은?'
에 대한 숫자(분 단위)를 쓰고나서 뒤집은 뒤, 한 명씩 본인의 정답을 정렬합니다.
"얘 보다는 내가 더 일찍 일어날거야" 생각하는 곳에 본인의 개인판을 뒤집어놓고
모두 정렬이 되면 하나씩 공개해 오름차순으로 정렬된 타일의 수에 따라 점수를 얻는 그런 친한 그룹 판독기인데요,
이날 '본인은 룰을 얼마나 잘 지킨다고 생각하는지 0~100까지'에 대한 주제에
정말 난장판이 되어버려서 서로 탓하고 웃겼습니다 ㅋㅋㅋㅋㅋ
"야, 나는 신호등도 초록불에만 건너!" "나는 쓰레기 절대 안 버려" "난 버려진 쓰레기도 주워와"
아주 법 없이도 살 사람들입니다 저희들은
엄청 간단한 진행 방식인데 너무 재밌어서 급 호감된 게임이네요.
하지만 전혀 모르는 어색한 사이의 파티에서 하면 전형적으로 재미없고 갑분싸 되는 게임이기 때문에
절대 친한 그룹의 사람들과 하는것을 추천드립니다.
눈치없는 50과 88, 그리고 신이 내린 74와 75
장점: 간단한 룰, 물개박수 유발
단점: 정말 친한 그룹의 사람들과 할 때만이 재밌음
12. 별의 소원 (4.2/10)
예쁘고 조악한 트릭테이킹 게임, 별의 소원입니다.
일반 트릭테이킹과 다른 점이 꽤 많은데요, 생명시스템이 도입된 점,
전에 낸 카드와 정확히 색과 숫자가 일치하다면 무조건 이기는 슈퍼기루다,
연속으로 두 트릭을 딸 경우 생명을 하나 잃는 점,
무조건 지는 카드, 필요하다면 생명 하나를 잃고 카드를 세 장 드로우 할 수 있는 점,
게임을 계속 진행하다가 손에 카드가 없으면 카드를 드로우하는 시스템 등
트릭테이킹에서 일반적으로는 잘 쓰이지 않는 기교는 한껏 부렸는데 되려 뭔가 애매합니다.
뜨끈한 국밥에 새로운 맛 내겠다고 망고도 넣고 똠양도 넣고 초콜릿도 넣으면
괴식이 되어버려 분명 좋아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한 번의 경험으로 족하고
대부분의 경우 기본적인 뜨끈한 국밥으로 돌아올 겁니다. 이 게임이 그래요.
게임 내내 '굳이...?'를 떠올리다 결국 한 플레이어의 실수로 인해 어부지리로 이겼지만
게임 진행 과정이 신기하면 신기했지 재밌거나 유쾌하진 않아서 다음 판은 없을 듯한 그런 게임입니다.
특이한 기교가 가미되어 이해만 어려워져 일반적인 대중들에게도 어필되지 않을 것이고
수천 번을 돌려도 일정한 재미를 주는 티츄나 참새작같은 게임에 익숙한 게이머들에게도 어필되지 않을 게임인데
한글화 결정이 의아할 따름입니다.
하지만 예쁜 일러에는 죄가 없다.
장점: 일반적이지 않는 특이한 룰 경험 가능
단점: 튜닝의 끝은 순정이라 했던가, 차라리 달무티를..
그리고 (검열삭제)가 하나 더 있긴 했는데요,
아직 개발중인 게임이라 공개할 순 없지만
해보고 나서 계속 생각나는 그런 게임이라
얼른 정발되었으면 좋겠네요. 기대합니다 ㅎㅎ
오랜만에 후기를 썼는데 역시 기록으로 남기는 건 재미있는 일이예요.
재미있는 게임은 널리 퍼뜨려야 합니다.
제가 재미있는 게임을 많이 해서 후기를 더 쓸 수 있게 응원해 주세요 ㅠㅠ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평가와 의견은 절대적으로 주관적이니 참고만 하시기 바랍니다.
제가 쓴 모자란 글이 어떤분의 게임 선택에 도움이 되는 글이 되길 바라며
다음후기에서 뵙겠습니다.
오늘의 게임 평가-
————————————자꾸 생각남
8.6 맨 네페르
8.4 (검열 삭제)
————————————빅재미
7.9 갈릴레오 갈릴레이
7.8 핏 투 프린트
7.8 봄 버스터즈
————————————준수함
7.7 남티그리스의 학자들
7.3 펀 팩츠
7.2 피닉스 뉴 호라이즌
————————————특출나진 않음
6.9 다이토시
6.5 바빌론
6.2 갈팡질팡
————————————불호
5.3 옵스큐리안
4.2 별의 소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