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 아들과 상트 페테르부르크 3인플
오늘은 아내, 아들과 상트 페테르부르크 2판 3인플을 진행했습니다. 과거에 보드게임을 할 때 굉장히 재밌게 했던 기억이 있었고 특히 일러스트가 아주 마음에 들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초판의 경우 확장이 별도로 발매가 되었는데 2판의 경우 새로운 모듈이 추가되는 형식으로 발매가 되었습니다.
초판의 일러스트 (출처: boardgamegeek)
일러스트는 취향의 영역이라 뭐라 할 수는 없지만 저는 개인적으로 여전히 초판의 일러스트가 훨씬 더 마음에 듭니다. 다만 게임성은 재판이 낫다는 말을 듣고 기대감에 부풀어 게임을 했습니다.
아들은 초반에 일꾼을 충분히 확보하지 못해 자금난에 시달렸고, 어렵게 번 돈을 초반부터 건물에 투자하여 효율성이 떨어지는 결과가 되었습니다. 80점으로 꼴등했습니다.
간만에 아내의 눈빛이 반짝이는 모습을 보게 되었네요. 일꾼부터 건물, 귀족까지 착착 진행하여 138점으로 1등을 했습니다. 특히 막강한 일꾼 러시를 바탕으로 한 엄청난 자금력으로 카드를 모조리 쓸어가더군요..
안되겠다 싶어서 뒤늦게 따라가려고 노력했지만..역부족이네요. 130점으로 2등 했습니다. 건물과 귀족 업그레이드를 통해 역전을 꾀하였으나... 역시 물량 앞에는 장사없네요.
거의 15년 만에 해봤는데 너무나 재미있고 아들과 아내도 무척 만족해 했습니다. 다만 2번 정도 플레이하고 난 후의 느낌은 너무 일꾼 쪽으로 플레이가 기우는 것 같았습니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돈이 있어야 뭐라도 하는데 초반에는 일꾼 말고는 답이 없더군요.
내일은 모듈을 추가하여 게임을 해볼까 합니다. 마켓 모듈이 상당히 좋은 평이 있던데.. 영상으로 보나 규칙서 내용으로 보나 전략성이 추가되는 건 확실한 거 같습니다.
일러스트 역시 적응의 문제인지 2번 플레이 했는데 이쪽도 나름 괜찮다는 생각이 드네요. 그리고 별 건 아니지만 트레이가 상당히 마음에 듭니다. 나름 두꺼운(0.07mm) 슬리브를 씌웠는데도 공간이 남습니다. 개인적으로 지맨보다는 리오그란데를 선호하는데 이번 지맨은 나쁘지 않네요. 사실 카드질도 좋아서 슬리브가 그다지 필요해 보이지도 않습니다.
게임을 진행하면서 가장 마음에 드는 점은 내가 성장하고 발전한다는 느낌이 아주 강하게, 그것도 빠른 시간 내에 든다는 점이었고 플레이 타임도 굉장히 준수한(약 30-40분) 편이라 부담없이 즐기기에 딱 좋았습니다.
테마는 거의 느껴지지 않았지만 그걸 게임성으로 커버하는 전형적인 게임이 아닌가 싶네요. 무엇보다 아내가 이렇게 몰입해서 재밌게 하는 게임은 오를레앙 이후로 오랜만인 거 같아서 참 좋았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