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1026(토) 친구들이랑 같이 레벨업하는 보드게임
(기록용겸)
6월 이후로 진짜 오랜만에 친구들과 게임을 돌렸습니다. 여름에 방탈출 한번 하고 이 날도 사실 방탈출을 할 계획이었으나 예약에 실패하는 바람에 결국 대안으로 생각해두었던 집에서 보드게임을 하게 됐네요.
1. 그랜드 오스트리아 호텔 / 3인
친구들에게 게임 산 것들 보여주면서 가끔 흥미를 유발할 때가 있는데, 과거에 그랜드 오스트리아 호텔 구성물 업그레이드한 것을 보여줬다가 친구A가 아기자기하고 이쁘다고 이 게임하고 싶다고 해서 규칙설명을 준비했습니다. 웨이트 3.0 넘는 것은 처음이라 혹시나 실패할까봐 걱정도 했지만 결과적으로 영업엔 역시 눈에 이쁜 게 도움이 되는 것 같습니다. 규칙설명은 곰잼님 영상 참고하면서 흐름만 익혀볼 겸 혼자 깨작거려봤습니다.
게임 결과, 보통 다른 게임들 할 때마다 꼴찌를 했던 친구A가 황제트랙 혜택도 받고 종업원 카드 중에서 점수혜택 받는 것들도 많아서 132점으로 1등을 했습니다. 중간에 이 친구가 어떻게 점수내야할지 객실팁도 주고 카드가 너무 안 깔리는 것 같아서 섞고 뒷장들 다시 깔아주기도 했지만 제 예상보다도 점수가 막판에 확 부풀려져서 놀라긴 했습니다. 그래도 끝나고 나서 이 친구가 '나는 역시 주사위 게임이 맞아!' 하면서 재밌어하는 모습을 보니 다행이란 생각이 먼저 드네요ㅎㅎ
친구B는 점수는 많이 못 냈지만 종업원 카드 사용하면서 최대한 자신만의 호텔 경영하는 느낌을 받아 재밌어 했네요.
저도 초플인데다 친구들 짚고 챙겨주느라 정신 없었지만 게임 자체는 정말 재밌게 즐겼습니다. 일단 주사위로 행동하다보니 이왕이면 많은 걸 고르게 되고 현 상황에서 제한된 선택하 자신만의 최선의 수를 찾아가는 재밌는 것 같아요. 업글컴포 중 와인이 작은 잔 모양이라 세우기 불편하긴 하지만 귀여운 컴포 챙기는 재미는 확실하네요!
친구들이 MBTI S성향이긴 하지만 돈 다 써가면 호텔 투자하느라 돈 없다 그러고, 냉장고 가지말고 커피가 식기 전에 서빙해야한다고 하거나, 황제폐하 알현한다고 호텔 어느정도 꾸며놔야한다고 나름 테마를 입혀주니 친구들도 그에 맞춰 호응하면서 재미를 느껴줬습니다. 3.0 넘는 걸 할 수 있어서 감격입니다ㅜㅜ
2. 비티컬처 에센셜 에디션 / 3인
그오호를 돌리고나니 2시간이 흐르더라고요. 저녁 먹을 때까지 1시간 반~2시간 정도 시간 있어서 일꾼놓기 첫겜으로 비티컬처를 할지, 그오호 작가의 르네상스의 거장들을 할지 고민하다가 시간은 다소 걸리더라도 테마가 약하고 매커니즘이 직관적으로 느껴지지 않는 르네거보다는 포도농장을 운영하고 행동효과가 명확히 보이는 비티컬처를 플레이했습니다.
저는 비티컬처 1인용룰로 몇 번 해서 익숙하긴한데, 룰설명을 준비하지 못하기도 했고 저녁시간도 생각해야하다보니 시간압박 때문에 자세하게 하지 못하고 장황하게 해버려서 걱정이 됐습니다.
라인밸리 카드를 안 넣고 기본판으로만 해서 기본적으로 설명할 때 와인을 만드는 게임이 아니라, 포도농장을 운영하는 게임이라 설명했습니다. 쉽게 생각하면 감귤농장처럼 찾아오는 손님들을 활용해서 농장을 경영하는 방법은 많다고 카드를 잘 활용해서 밭을 가꾸거나 점수를 내면 된다고 대략적인 테마 설명을 했습니다.
그리고 일꾼놓기의 핵심은 쓸 수 있는 노동력이 많아야 좋다고 미리 짚어주고 제가 바로 첫해에 일꾼 훈련시키고 다음 해에 한 명 더 쓰는 모습 보여주면서 중요성을 보여줬습니다. 하고싶은 액션 다른 사람이 차지하면 못하니 행동 우선순위를 잘 따져보거나 먼저 액션하면 추가효과도 있으니 잘 활용하라 했습니다.
기본적으로 비티컬처도 아기자기하게 자기 농장 꾸며가는 느낌이 있고 본인 밭에 심은 포도나무를 수확해가고 해가 지나면 와인을 만들어가면서 성장하는 재미가 있는 것 같습니다. 친구A는 적포도나무가 필요했는데 이 친구가 뽑을 때마다 백포도가 계속 뽑혀서 안타까움을 자아냈습니다. 그래도 어찌저찌 꾸준히 포도나무 수확하고 와인 납품하면서 점수는 냈네요. 친구B는 처음부터 그런 계획인지는 모르겠지만 방문객 카드 효과를 잘 써가면서 점수를 내다보니 친구A랑 동점을 만들어내더라고요. 이래서 카드운빨이라는 소문이 있는가 싶기도 하네요.
저 또한 모임 나가서 첫 비티컬처를 급하게 체험해봤을 때에는 다들 밭 하나는 팔길래 따라가면서 점수내는 것에 집중했던 기억이 있는데, 친구들하고 여유롭게 하다보니 밭3개까지도 운영해보고 재밌게 즐겼습니다.
다 하고 나서 친구A가 본인이 점수를 잘 내서 그런지는 몰라도 그오호가 비티컬처보다 선택의 폭이 적어서 더 쉽게 느껴졌다고 하네요. 이 말을 들으니 비티컬처에 대한 룰설명이 부족했다고 느껴져서 반성했습니다...
그래도 친구들이 이제는 전략게임도 시간 내서 즐길 수 있게 돼서 선택의 폭이 넓어진 것 같아요. 코보게 창고개방전 다녀오면서 사온 게임들이 엄청 많아졌는데 시간 될 때마다 조금씩 계속 돌리면서 천천히 레벨업해보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