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드게이머가 디자이너가 되기까지 03-달려나가기
안녕하세요. 보드게임 트레비 디자이너인 세하입니다. 꾸벅~
누군가에게 도움이나 읽을거리가 되면 좋겠다는 소박한 바람을 갖고 시작해보는데,
관점에 따라 이런 글들이 불편하신(?) 분들은 패스하셔도 전혀 지장이 없습니다. ^^;
또한 글을 올리는 것이 익숙하지 않아서 읽기 불편을 초래하거나 편집이 용이하지 않을 수 있으니 미리 양해바랍니다.
이번 글은 저의 첫 출판 작품인 트레비를 출판하기까지에 이른 과정 중 세 번째 글입니다.
03. 달려나가기
2016년 3월 발표된 부산정보산업진흥원 보드게임 디자인분야 공모전 당선작품은 바로~
위에서 언급된 게임인 ‘에코파크’입니다. (엇? ‘트레비’인줄 알았는데, 아니었어?)
‘에코파크’는 2014년 7월 즈음에 완성해둔 게임입니다.
빙고의 규칙을 활용한 타일 퍼즐게임인데, 타일 밀기를 통해 고정된 타일을 이동시켜 점수를 얻을 수 있습니다.
음... 혹시 이 글을 접하시는 분들 중에서 저와 몇 번 행사에서 직접 만나보신 분이 계시다면, ‘에코파크’란 게임이 어딘가 익숙하실 겁니다.
국내 보드게이머 대부분은 국내창작게임에 대해 관심이 적다고 생각되기 때문에
이 게임을 보시고 무슨 게임과 연관되는지 아시는 분이 있다면 정말 반가울 것 같습니다. ㅎㅎ
<대충 이런 느낌의 게임입니다. 게임 세팅 그림, 게임판과 판위에 올라가는 동물 타일들, 타일 운용 예시 등>
이 글의 본래 목적인 개인창작자가 개발한 게임의 출판과정을 알려드리기 위해서는
게임이 어떻게 다듬어져가고 어떤 과정으로 출판까지 이어지는지에 대한 소개가 필수라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이번 글에서는 이 ‘에코파크’를 소재로 어떻게 진행되어 왔었는지를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결론적으로 말씀드려서 ‘에코파크’는 게임규칙과 시스템이 제품화 직전까지 최종 결정된 이후 3년이 되었지만,
아직 출판으로까지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사실 제 개인적으로는 이 작품이 가장 먼저 출시될 거라고 믿어왔었고, 또 실제로 노력을 했습니다. ^^;
이유야 몇 가지 있지만, 그 과정을 알려드리면서 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도 경험을 함께 나누어봤으면 합니다. ^^
이전 글에도 밝혔듯이 저는 아이들을 교육하는 직업인지라 보드게임의 교육적 효과에 대해 관심이 많습니다.
따라서 ‘에코파크’를 기획한 이유도 사실 교육적 효과의 바탕 위에 진행되었습니다.
‘에코파크’에는 5종류의 동물이 나오는데, 바로 먹이사슬, 먹이연쇄를 게임내용에 담고자 했습니다.
그래서 먹이피라미드 형태의 타일 개수를 구상했기 때문에, 생산자인 풀이 가장 많고,
1차 소비자, 2차 소비자 순으로 방해능력이 강해지고 숫자가 줄어들도록 기획했습니다.
의욕이 넘치던 때라, 포토샵을 이용해서 원화도 직접 그리고, UI디자인과 배치도 혼자서 다 했습니다.
(힘들었습니다. ㅜㅜ 지금와서 생각해보면 내가 왜 이랬나 싶습니다. ㅋ)
<포토샵으로 작업한 원화>
따라서 처음 공모전에 당선될 경우만 해도, 이 게임의 규칙이 조금 복잡하고, 타일에 아이콘이 훨씬 많았습니다.
상대방을 방해하는 요소가 많았던 거죠. 각 타일마다 기능이 세부적으로 붙어있어서 어떻게 생각하면 굉장히 전략적인,
지금에 와서 돌이켜보면 굉장히 번잡스러운 느낌이었습니다.
<공격대상을 지정하는 숫자와 세 가지로 존재했던 특수능력>
공모전 당선 이후 고도화 작업을 거치면서 다이어트를 시도했습니다.
먼저 고도화의 가장 필수요소라 말할 수 있는 ‘구매 대상’을 한정했습니다.
구매 대상이 정해지면, 그에 따라 디자인, 게임요소 등 많은 부분들이 그에 부합되도록 수정해야하기 때문입니다.
게임이용 대상을 가족용으로 확정하면서 심플한 규칙과 쉽게 접근이 되는 원화가 요구되었습니다.
사람의 관점에 따라서는 그 당시의 그림도 나쁘지는 않다는 의견도 있었으나 제 개인적으로는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변화가 필요하다고 판단했습니다.
약 2개월에 걸쳐 수차례의 수정 끝에 규칙을 간단명료하게 변경했으며, 3가지 형태로 구상했던 특수능력도 1가지로만 줄이면서
아이콘도 단순화, 직관적이고 쉬운 규칙으로 변신을 거듭했습니다. 또한 시작타일 개념을 없애면서 타일 개수도 대폭 줄였습니다.
처음에 비해 전략적 요소가 빠진 느낌은 들었으나 남겨놓은 특수능력이 타일을 교환하는 기능이라
퍼즐이 가지고 있는 머리굴림의 요소도 적절히 남겨놓았다고 생각되더군요.
또한 테마도 다섯 가지 원소로 하면서 게임 이름도 바꾸면서, 최종적으로 시제품이 완성되었습니다.
극히 일부 보드게이머분 중에서 이 게임명을 아실 수도 있을 법한데,
이렇게 고도화를 통해 재탄생된 시제품이 바로... ‘위치스위치매치’입니다.
<위 사진이 바로 시제품의 결과물입니다. 지금의 시제품과는 또 다른 모습이죠.>
오늘은 이전 글보다 조금 더 긴 느낌이네요. 이어지는 글은 내일 올리도록 해보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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