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은 취미로 보드게임 절대로 하지마세요.

다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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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6-9 오후 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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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그로성 제목은 죄송합니다 ㅎㅎ

정확히는 보드게임은 취미로써 얼마든지 건전하고 좋은 장르이지만

보드게임 구매및 소장을 취미로 하지마세요...

보드게임 구입을 일단 시작하게 되면 멈출 수가 없습니다.

"이만하면 됐겠지?", "이제는 진짜 그만사야지" 하고 마음 먹는 순간

SS, S급 중고 매물이 당신의 지갑을 호시탐탐 노립니다.

'헐? 밀봉인데 반값이라고? 택포해도 엄청 싸잖아?'

'오! 이거 전부터 갖고 싶었던 건데 까먹고 있었는데 잘됐네 ㅋㅋ'

'후기 보니까 재밌어 보였는데 딱 매물이 올라왔네. 사봐야지!'

그렇게 호되게 당해서 다 털려놓고도 또 지릅니다. 이런 멍청이가 또 없어요.

도착한 택배를 뜯으면서도 히히 신난다 하면서도

한 편으로는 또 못참고 질러버렸구나 하는 자괴감이 막 밀려듭니다.

부수적인 불필요한 지출도 많이 나가네요.

다행히 저는 소장량과 박스의 부피가 크지 않아서 6칸짜리 책장 하나로 감당이 될 수준이라

추가 책장 구입까지는 필요 없지만 (총 8칸 책장이라 다행히 두 칸 더 남았어요 ㅋ)

거기에 최소한 프로텍터 씌우려면 사이즈 별로 맞는 프로텍터 따로 구입해야되죠.

언제 또 프로텍터가 모자랄지 몰라 여분까지 충분히 구입해둬야 하니

택배비 아끼겠다고 당장 필요도 없는 프로텍터까지 종류 별로 막 천 장 넘게 사두고 그럽니다. (똥멍청이)

프로텍터 씌우고 나서도 카드 섞다 보면 뭔가 이질감이 느껴져서 카드 사이즈 맞춰서 프로텍터 다 자르고 있어요...

다행히 전에는 보드 깔아두고 쇠 자 대고 칼로 일일히 잘라냈는데

다이소 재단기 덕에 그나마 좀 편하게 진행하고 있네요.

거기다 원어민 수준의 영문 해석 능력을 가진게 아닌 이상 한글화는 어떻게든 해야하는 작업이고

한글화 하려면 영어 해석은 둘째 치고 자료 출력 해야되는데 일반 A4용지에 하려니까 너무 없어 보이고

신경 좀 써주고 싶은 마음에 PDF파일 들고 인쇄소 찾아가서 인쇄하고ㅠㅠ

이게 귀찮게 느껴지니 결국 스캐너/프린터 복합기 + 잉크 사게 되더라구요.

최소한 저는 현장에서 기술직으로 근무 하고 있고, 스캐너는 커녕 프린터기 조차

직업이든 일상생활에서든 전혀 필요가 없는데

보드 게임 한글화 하려고 복합기 + 잉크에 인화지까지 샀네요...

여기서 한 걸음 더 나가서 작두까지 구입해서 사용하시는 분들도 꽤 많습니다.

(다행히 저는 게이머스 게임을 즐기진 않아서 작두 구입까지는 안하고 있네요.)

좋아하던 낚시랑 PC게임들 다 접어 버리고 라이트 하게 보드게임이나 즐겨야지 해서 시작했는데

시간 나면 영어 룰북 PDF 파일 구해다가 영어룰북 해석하고 있고, 보라 중고 장터 및 각종 중고마켓 눈팅 하고 있고

퇴근하고 나서 피곤해 죽겠는데 보드게임 사겠다고 가본적도 없는 동네 네비찍어가면서 찾아가서 직거래 하고 있고

평생 해 볼 일도, 해 본 적도 없는 해외직구 까지 하고...

최근에는 보드게임동호회에 가입해서 처음으로 보드게임동호회에 가입한거라고 솔직하게 얘길하고

보드게임 혹시 가지고 있는거 있냐길래 그냥 있는 그대로 60개 조금 넘게 있는 것 같다고 얘길 했더니

왜 이제서야 들어왔냐고 최고의 인재라고 박수를 쳐주시네요...

진짜 죽겠습니다.

뇌기관에 브레이크가 고장 난 것 같아요.

어디서 부터 뭐가 잘 못 된건지 모르겠지만,

앞으로도 그만 사야지, 그만 해야지 하면서도 꾸준히 보드게임 수집을 취미로 삼을 것 같아요.

언젠가 보드게임 수집에 흥미를 잃고 다른 취미에 빠지게 된다면

보드라이프 여러분들에게 꼭 나눔 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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