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돈을 아껴드립니다 리뷰시리즈 6: 마이시티, 형님 그거슨 레거시가 아니죠
오랫만에 돈을 아껴드립니다 리뷰로 돌아왔습니다.
크니지아 형님의 마이시티.
아이가 만 5세 2개월 때 같이 시작해서 약 1년 반 동안 진행해서 마지막 챕터까지 열었네요.
마지막 두 에피소드만 남겨두고 있습니다.
간단하게 요약해 보자면,
레거시 게임이 유행하니 크니지아 형님이 나도 한번 만들어볼까 해서 만들어진 게임같다
라는 게 제 감상 평입니다.
게임이 재미없느냐?
그렇지 않습니다, 패밀리 게임으로서 매우 괜찮습니다.
아이가 오랜 기간 흥미를 잃지않고 끝까지 진행했다는 점을 봐도 좋은 게임인 것을 확인 할 수 있죠.
레거시 게임인가?
룰북에는 그렇게 적혀있지만, 별로 그런 느낌은 없습니다.
내 선택이 내 보드에 남기는 하지만, 그게 뭔가 게임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거나,
혹은 게임내의 세계관에서 큰 역할을 하지는 못합니다.
나의 플레이와 상관없이 그저 게임에서 정해진대로 새로운 요소가 소개되고 새로운 룰을 추가하게 됩니다.
비슷한 게임을 조금씩 복잡해지는 룰에 맞춰가며 플레이하는 재미가 있는 것이지,
레거시에서 기대하는 스토리의 놀라움이나 나의 결정이 중요한 그런 느낌은 별로 없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 게임을 레거시 게임이 아니라 캠페인 게임이라고 규정하고 싶네요.
차라리 카르카손의 확장들 형식으로 모듈형으로 제작되었으면 어떨까 싶습니다.
크니지아 형님의 게임답게 다양한 요소들이 아기자기하게 잘 들어있거든요.
보드도 양면이니까 서로 잘 안 어울리는 모듈끼리는 따로 플레이 할 수 있게 하고,
각 면에서 가능한 모듈은 다양하게 조합해서 할 수 있었다면 훨씬 좋았겠다는 생각입니다.
기존 게임으로 그렇게 할 수 있을까 생각해봤는데,
여러 플레이를 통해 누적되는 결과로 보상이 결정되는 모듈들이 있어서 쉽진 않겠더라고요.
게이머들이 할 만한 게임인가?
아닙니다. 레거시 요소에서 큰 그림을 그릴 만한 부분이 많지 않고,
그렇다고 한 판의 게임이 깊은 수읽기나 전략을 요구하지도 않습니다.
인터렉션이라고 할 만 한 것도 딱히 없어서 거의 내 보드만 바라보게 되는 점도 단점이고요.
무엇보다 이 게임 하나에 붙잡혀 있어야 하는 시간이 너무 아깝죠.
다시 한 번 돌아가서, 그래서 차라리 모듈형이면 생각날 때마다 플레이하고 얼마나 좋냐, 라는 아쉬움이 자꾸 드네요.
물론 뒷면으로 레거시 요소없이 게임을 할 수 있긴 하지만 이것도 구색맞추기로 넣어둔 느낌입니다.
레거시 게임으로서의 기대를 내려놓고 보면 패밀리 게임으로서는 꽤 괜찮다는 생각입니다.
특히 어린 자녀가 있으시다면 단순한 룰로 시작해서 점점 새로운 룰이 추가되는 요런 형식이 꽤 괜찮습니다.
저도 이렇게 리뷰를 쓰고 있기는 하지만 돈 아깝다는 생각은 전혀 들지 않아요.
다만 후반부의 플레이는 약간 이왕 시작한거 끝은 내보자 라는 마음으로 플레이하는 느낌적인 느낌이 없지 않아 있기도 하곤 하기도 합니다.
나쁜 게임은 아니나, 레거시라고 게임이 주장하는 바에 속아서 실망하시는 분이 없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