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쿠버나이츠 - 20150418

너굴너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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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4-20 오전 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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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는 이런저런 서론을 쓰지만... 후기는 귀찮아서 서론없이 바로 시작.

처음으로 패치워크를 해봤습니다.

(보드에 왜 1점 토큰이?? 하실텐데... 제가 1x1 사이즈 타일을 두 개 펀칭 안해서 오는 바람에 임시로 저렇게 해뒀어요. 다행히도 두 개의 타일은 집 구석에 던져놨던 콤포틀에서 찾았습니다. 콤포틀을 버리기 전에 꼭 꼼꼼히 확인하고 버리세요!)

게임을 하면서 느낀게 여러가지가 있었는데요.

1. 이 게임이 생각보다 공간을 많이 먹네요.

블럭들을 둥~글게 늘어놓아야 하는 점 때문에 생각보다 공간을 굉장히 차지합니다. 어떤 타일이 남아있는지/구매대상인지 한눈에 볼 수 있어 좋긴 한데 이정도로 넓게 필요할 줄은;;; 이 방법만 해결한다면 언제 어디서든 들고다니며 여자친구와 할 수 있는 재미난 게임일것 같아요.

2. 생각보다 보드를 꽉 채우기가 어렵습니다.

게임을 시작하며 "하, 이정도쯤이야 금방 다 채울 수 있지." 했는데... 돈 관리하랴, 블럭 관리하랴, 스페셜 타일 뺏기지 않으랴, 공간 관리하랴... 게임은 간단하면서도 생각할게 너무 많더군요. 처음부터 보드를 꽉 채운다는 느낌보단 7x7을 상대보다 먼저 완성하고 나머지를 채워간다는 느낌으로 해야할 것 같습니다. 어찌보면 상대방을 견제하는 게임인데도 테마 때문인지 그렇게 공격적인 느낌은 들지 않아요. 잘 못하는 어린아이 / 친구에겐 블럭 하나를 주고 시작해도 괜찮겠다- 싶은 생각이 들더군요.

3. 예상했던대로 재밌다.

디자이너가 우베 로젠버그인걸 떠나 이 게임은 설명만 듣고도 바로 제 취향임을 알았어요. 단순한 액션 & 많은 고민을 주는 시스템 / 제가 좋아하는 퍼즐이 잘 뒤섞였거든요. 어떤 분들에겐 너무 심심하다 / 은은하다 / 평화롭다는 느낌을 심어줄 수 있지만 제겐 전혀 그렇지 않았습니다. 베스킨라빈스 31 게임이라고 하나요? 숫자 31을 부르면 지는거요. 그 게임을 하듯, 멀리 위치한 블럭의 비용과 거리를 재가면서 상대방이 필요한걸 가져가지 못하도록 / 제가 원하는걸 반드시 손에 넣도록 수 계산을 하는데- 제가 원하는 대로 운영하기 위해 생각하는 그 과정이 아주 즐거웠습니다.

몇판을 해도 지겹지 않은 좋은 게임이였네요. 다시 꼭 해보고 싶습니다. ... 그런데 공간을 덜 차지할 수 있는 방법 같은게 없을까요?

안타깝게도 패배! 그래도 첫판 치곤 ~~30점 중후반~~ 한자리 후반대의 점수를 기록하며 나름(...) 좋은 성적을 냈습니다.

퍼즐을 좋아하시는 분들은 패치워크 강추입니다.

그리고 시작된 미친 왕 루드비히의 성.

이 게임은 함께한 두 친구가 상당히 실망했다고 평가했었죠. 누누히 제게 말해서 그런지 저 역시 기대감을 다 버리고 게임을 진행했는데... 어라? 생각보다 상당히 괜찮았습니다.

상대방이 제가 배치한 가격표를 보고 건물을 사서 제게 돈을 주는 방식인데요. 돈을 벌려면 상대방이 필요한 건물을 적당한 가격에 매길 수 있어야 합니다. 너무 욕심을 부리면 아무도 안사니 돈이 안벌리고... 그렇다고 너무 싼 가격에 내놓자니 돈 벌기도 힘들고 상대방도 도와주고... 그 중간 지점에서 잘 줄타기 하는게 중요합니다. 물론 건물을 꽉 채우면 발생하는 특수능력과 처음 시작할때 주어지는 점수표/점수카드들도 게임을 재밌게 만드는 요소였습니다.

이 게임도 블럭을 사와서 맞추는게 주 시스템이라 그런지 생각보다 굉장히 재밌게 했어요. 생각보다 이쁘게 만들긴 어렵더라구요 ㅎㅎ 이 게임 이야기를 처음 듣고 사진만 봤을땐 "푸하하~ 저 납작한게 무슨 성이야~~~" 싶었는데, 게임 내내 열심히 성을 만들다보니 제가 만드는 성을 3D로 상상해보며 열심열심 지어보니 즐거웠습니다. 이 게임도 생각보다 공간을 많이 차지해서 당황스럽긴 했어요.

아, 그리고 전에 보라에 올라온 젤로피님의 이스터에그(클릭) 덕분에 더욱 재밌게 게임을 할 수 있었습니다 ㅎㅎ 이런 자잘한 재미요소들 좋아요.

게임이 끝나갈 무렵, 보라색을 한가득 가져온 것 때문에 게임 스코어링 조건 + 손에 들고있던 스코어링 조건이 딱딱 맞아 떨어지며 의외로 가볍게 승리! 빵!!! 터지며 대박이야~~ 하는 느낌까진 아니지만, 그래도 다음에 또 한다면 남이 짓는걸 보며 적절하게 건물 가격을 매기며 <야, 내가 이거 싸게 해준거야~ 하나 사가. 응?> 하며 입을 털 수도 있을 것 같아요. ㅎㅎ

게임 끝나고 생각해본건데 스코어링 카드를 공개하고 하는건 어떨까 싶어요. 그럼 경매 단계가 상당히 빡세질거 같기도 하고...

의외로 만족스럽게 플레이 해서 이래저래 상상해봅니다.

그리고 버건디를 모르는 J군을 위해 한게임. 놀랍게도 D군이 처음부터 배와 광산으로 달리더니 200점을 넘기며 게임을 폭발시켰네요 ㅋㅋㅋㅋ 그런고로 버건디 후기는 여기서 끝.

사실 농담이고, J군을 옆에서 계속 챙겨주고 설명하느라 D군을 제대로 방해할 수 없었어요 ㅠㅠㅠㅠ 게임 내내 주사위가 1만 나오던데... 그래도 200점 폭발이라니. 실력이 좋네요. J군도 첫라운드 만에 게임 감을 잡더니 저를 고속추격 하더군요;;; 왜 나만가지고...ㅠㅠ;; 중반부쯤 되니 크게 역전을 당하는 바람에 다시 추격하느라 상당히 긴장했습니다.

결국 2등으로 종료.

버건디는 2인 베스트, 3인 굿, 4인 별로라는 평들이 많은데... 저희 그룹처럼 휙휙휙휙휙!!! 자기턴을 진행하는 사람들만 있으면 그렇지도 않습니다. 이 게임도 설명하고 끝내는데 1시간 20분 정도 걸렸어요. 전 버건디를 할 때 4인을 가장 좋아해요. 모든 타일이 보드 위에 등장하기 때문에 "아~~~ 재수가 없어서 그 타일이 안나왔어 ㅠㅠㅠㅠ" 같은 상황이 벌어지지 않거든요. 다만 4인 모두 게임에 능숙하고, 자기턴을 짧게짧게 진행하는 사람이라는 조건입니다. 그렇지 않다면 3인 정도가 한계예요.

누구에게나 추천하고 싶은 버건디 입니다!!

다음은 스팀파크!!!

주사위를 미친듯이 굴려 순서를 잡은 뒤 그 주사위로 자기만의 공원을 지어가는 게임입니다. 이 짓는 과정에서 흙이 많이 발생하기 때문에 관리를 잘 해줘야해요. 이 흙이 지나치게 많으면 게임 종료시 폭탄 같은 감점을 받게 되거든요. 주사위만 운 요소일줄 알았더니, 카드 / 손님 뽑기 등 모든 요소가 다 운 개입이 상당하더군요. 생각보다 아이콘과 작은 스탠드들이 단번에 눈에 들어오지 않아 고생했네요 :(

게임 자체는 꽤 재밌습니다. 다만 유명 보드게임 리뷰어들이 호들갑을 떨며 "초대박이야!!!!! 완전 판타스틱해!! 강추강추!!!" 이랬던 이유를 잘 모르겠네요. 가족들/아이들과 하면 괜찮을 듯 한데... 전략가 타입들만 모여서 그런걸까요? 저는 <괜찮음> 정도의 평을 내리고 싶네요. 놀이공원이 테마이긴 하지만 전체적으로 칙칙~한 느낌이 강해서 조금 우울한 느낌이기도 하고... 손님들이 좀 더 바글바글 했으면 싶기도 해요. 그래도 언제든 할 수 있는 게임입니다.

두 가지 생각이 났었는데

1. 주사위 조작하는 카지노... 이거 너무 강한거 아닌가요? 처음에 이걸로 올인해놓고 게임 내내 뭘 굴리든 주사위 조작만 하면 될거 같은데 ㅡㅡ;;

2. 롤러코스터 타이쿤처럼 놀이공원을 운영하는 게임은 안나올까요? (줄로레또 시리즈 말고요)

마지막으로 카멜 업!! 전 이 게임의 박스를 볼때마다 느끼는건데, Camel Cup 이 원래 의도라 생각합니다. 그랑프리 컵처럼 낙타+컵이라 생각해요.

게임 자체는 단순합니다. 자기턴에 베팅을 하던지, 주사위를 굴리던지, 특수타일을 설치하던지 하면 되는데요. 많은 사람들이 아무생각 없이 할 수 있는 경주게임이라고 하는데... 듣기보다 생각할거리가 상당히 많았습니다.

불확실한걸 알면서도 베팅을 할 것인가.

남이 이득을 볼 수 있는걸 알면서도 일단 상황을 보기 위해 주사위를 굴릴 것인가.

남은 주사위는 무엇인가.

어떤 경우의 수가 생기는가.

남들이 비공개로 베팅한 승자/패자 낙타카드를 어떻게 망칠 것인가.

꼴찌낙타를 일부러 밀어주기 위해 내 특수타일을 써야할 것인가.

등등등.... 생각없이 하는 게임은 아닌듯 했습니다.

두번째 라운드에 뒤쳐지고 있던 흰색 낙타가 저를 불렀습니다. "너굴아... 나에게 배팅 해... 이기게 해줄게..." 그래서 반드시 이 녀석이 승리하리라 예상하고 최종승자로 찍어놨는데....

아쉽게도 파란색이 막판 역전을 하며 예측이 빗나갔네요. 한끗차이 ㅠㅠㅠㅠㅠ 힝.

플레이 가능 인원 수를 보니 8명까지 되던데... 3인도 꽤 괜찮긴 했지만 이 게임은 사람이 많을수록 더 재밌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한바퀴는 너무 아쉬워요... 두바퀴쯤 하면 좀 더 많은 상황이 나올 수 있을 것 같아 더 매력적일 듯 합니다. 스팀파크와는 반대로 이 게임에 대해 악평을 하는 리뷰어들이 정말 많았는데, 저는 오히려 이 게임에게 더 큰 호감을 느낍니다. 콤포넌트도 정말 예쁘고... 남녀노소 누구나 할 수 있는 좋은 게임이네요.

다만 수읽기/깊은 고민/플레이어간의 인터랙션/블러핑을 좋아하시는 분들에겐 카멜업은 비추입니다!! 그런 요소가 거의 없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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