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이오트클럽 : 1862 레슨 다녀온 후기
1862 한국어판이 나왔죠.
18시리즈를 참 좋아하는 사람 입장에서 정말 감개무량
기쁜 일입니다.
가이오트님이 8월11일에 고인물잔치를 한다고 해서 정말 가고 싶었으나 어린 딸이 어딘가 맡겨지기를 강력히 거부해서... 못가고
8월25일에 다행스럽게도 딸과 협의가 이루어지면서 1862 레슨에 참여할 수 있었습니다(어린 딸이라고 하니 좀어색하군요. 벌써 만 7세인데... 아무튼 집에 혼자 놓고 나가기엔 어리니 어린 딸 분류에 넣어봅니다).
막상 간다고 레슨 티켓까지 엄청난 경쟁(?)을 뚫고 구입해놨는데
초플 5인+고인물1명 배치로 각 테이블은 모두 6인플을 하게 된다는 공지인지 뭔지를 주워듣게 되어서
이거.. 괜히 간다고 했나? 1862 6인플이라니.
그거 재미있는거야?
3~4인 베스트 게임 아닌가?
아 괜히 애까지 남한테 맡기는 부담을 안고 가는게 맞나? 취소할까? 취소 되나? 어쩌나? 온갖 고민을 했더랬습니다.
그래도 모처럼 마음 먹은 걸음.
너무 오랫동안 집에서 가족 및 가까운 지인들과만 게임해서 타인들과 게임 하는 느낌도 궁금하고 그래서 결심하고 나섰더랬습니다.
참나... 집에서 걸어가도 30분이면 갈 거리 가면서 너무 고민했죠.
사실 보드라이프에서 가이오트 클럽 후기 이런거 보면 괜히 부럽고 가보고 싶다 마음도 있고 그랬는데
이번 타이틀이 가이오트클럽이라 가고 싶기도 했어요.
가보니 으리으리한 빌딩에 자리잡고 있더라구요.
코리아보드게임즈 무슨 교육장 같긴했는데
볕이 잘 들고 냉방기능은 약한 장소였어요. 그래서 올 여름 들어 장시간 가장 땀을 많이 흘린 시간을 보냈습니다.어쩌면 냉방탓이 아니라
참가자들의 열정 내지는 열기 덕분인지도 모르겠습니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 너무 신나고 즐겁더라구요.
(단순히 주말에 외출한게 신났던건지도?)
한국어판 1862가 완벽하게 세팅되어 있는 테이블
그리고 한켠에 놓인 종이돈
뜨악!
종이돈으로 18을 하는건 처음이라 긴장했습니다. 이거... 은행원들이 쓰는 골무라도 하나 끼고 해야하는거 아닌가? 저걸로 게임할 수 있나? 했는데
전...생각보다 괜찮았습니다.
종이돈 쓰니까 브루마블 하는거 같고
브루마블 하는거 같으니까 친근하게 느껴지고
난이도가 갑자기 낮아지는 느낌?
아무튼 1862 레슨 모임에서 제가 궁금했던 몇가지 포인트가 있는데요
18시리즈를 다양하게 많이 해본 다른 고수분들은 어떻게 하는지.
완전히 18을 처음 해보는 초보자가 1862를 어떻게 느끼는지.
그런것들이었습니다.
전 첫 18이 1846이었기 때문인지 모르지만 1846이나 1889가 18의 입문자용으로 적절하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이번에 1862가 먼저 한글판이 나온것도 의문스러웠거든요.
제가 생각할 때 1862는 기존 18과 결이 많이 달라서 오히려 기존 18을 충분히 즐기다가 뭐 좀 새롭고 신선한거없나? 싶을때 찾아보기 좋다고 생각했거든요.
그리고 그렇게 만났을 때 1862는 기존 18에서 느꼈던 것과 확연히 다른 느낌을 줬거든요.
그리고 기존 베테랑 18러들이 생각하는 최고의 18도 궁금했어요.
하지만 제가 뭐 인터뷰어도 아니고
고수분들 테이블에 가서 대놓고 "그대가 생각하는 최고의 18은 뭐요?"라고 다 물을 수 없어서....그저 아쉬울 따름.
그래도 같은 테이블에 있던 분에겐 물을 수 있엇느데요
사실 답변을 듣고 기억못할거 같아서 메모까지 했는데 지금 그 메모한 공책을 집에 놓고 나와서....
1856이었나? 그것만 기억이 가물가물....
그리고 또 가***님은 1830이라고 답하셨어요.
어머나!
놀랐습니다.
일단 베테랑분들이 말씀하신 18을 제가 모두 안해봐서 1차 놀랐구요.
제가 생각한 최고의 18이 안나와서 2차로 놀랐습니다.
제가 뭐 다 해본게 아니니까.... 더군다가 그분들이 말한 18을 안해봤으니까 그게 제 마음속 최고가 아니었을 수도 있겠지만요.
아무튼 제가 해본 18 중에서는
(그러니까 제가 해본 18은 얼른 기억나는 것만 써본다면
1824
1846,
18코리아
18아르덴
18도르트문트
1844
1854
1822mx
1848
1861
1862
1860
18인디아
로스트오브아틀라스
1889
롤링스탁스타즈(이건 아닌가)
18체서픽
18cz
1817
18eu
1849
1828
1822
등등)
중에서는 18아르덴, 1817, 1862가 3대장이거든요.
그런데 고수분들이 얘기하는 게임 중에 제 마음속 3대장이 하나도 안나와서
18의 세계가 이렇게나 방대함에 또 한 번 놀랐습니다.
그리고 제가 그동안 생각하지 못했던 견제 혹은 전략에 대해서 많이 배웠답니다. 고수분의 말 한마디 한마디를 금과옥조로 삼아 후일 18을 할 때 보다 발전된 플레이를펼치겠다며 결심을 다졌답니다.
역시 사람은 큰 물에서 배워야 합니다.
집에서 혼자 꽁냥꽁냥 해봤자... 어흐흐흑-
저희 테이블은 사실상 18을 완전히 처음 해보는 분은 두분 뿐이셨어요.
두 분 모두 앳되보이는 남자분들이셨는데
농담처럼 제가 공략집 보고 왔다고 흰소리를 했지만
그런 열정이 정말 멋져보였답니다.
모임 전에 미리 룰을 보고 오신 덕분이었는지
두 분은 18을 처음 해보신다면서 꽤 잘하셨습니다.
그래서 전 1862 레슨 날
1862가 18시리즈의 입문용으로 가지는 가능성을 보았답니다.
그리고 제가 생각했던 어려운 포인트를 어렵게 느끼지 않는 그분들을 대하며
1862가 어렵다고 생각했던것 역시 제 식견이 좁았던 탓이라는 걸 깨달았어요.
오히려 1862는 다른 18에 익숙한 사람들에게 착각하기쉬운 포인트가 많더란 말이죠.
아직 운영하지 않은 회사의 주식은 팔 수 없다.가 일반이라면 1862는 판매가 가능합니다. 다만 기차가 없으니 반값에 팔아야할 뿐인거죠.
그러니까
18을 아직 안해보신 분들.
하지만 궁금하셨던 분들
한글로 너무나 친절하게 맵 빼곡히 적힌 1862
룰북도 훌륭한 퀄리티로 번역된 1862한국어판.
그간 영어 룰북 보고도 했는데
모국어로 쓰인 설명서라니요.
이제 못할 게임이 없죠!
전 정말 강력 추천입니다.
(이게 잘 팔려야 앞으로 지엠티에서 나올 수많은 18의 한국어판을 코보게에서 내주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도 있습니다)
코리아보드게임즈에서 이렇게 멋진 행사를 열어주어서 정말 감사했습니다.
일요일 하루를 꼬박 쉬지도 못하고 일하시는 분들을 대하며 정말... 그네들의 열정이 전해졌습니다.
이것은 이득을 보고 하는 행동이 아니다.
사랑이다!
게다가 나오면서 게임 수령하는데 1862마스터 티셔츠까지 주시더라구요. 원사이즈이긴 했으나
그래도 센스있게 큼직한 사이즈!!!!!
색깔까지 세련 그 자체!!!! (밀크티 색깔입니다)
이렇게 좋은 행사
자주 열어주세요.
선유도에서요(집에서 가까워서 좋았거든요)
코리아보드게임즈
응원합니다.
진심으로.
(그러니까 1846 한국어판은 언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