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에르토리코 all-time number one classic
한 게임만 여러 번 돌리는 것을 좋아합니다.
모임에서 참 아쉬운 게, 모임 횟수에 비해 돌릴 게임이 많아서 그런지 숙제처럼 이 게임 저 게임 한 판씩 돌려나가죠.
처음 룰 듣는 사람이 튜토리얼처럼 룰 숙지하며 돌리고 나서 '한 판 더' 를 외쳐주고 제대로 된 판을 돌려야 재미있다고 생각하거든요.
그게 아니라면 '난 새 게임만 할 거야' 하는 사람이 아닌 이상 피로도도 쌓일 뿐더러 찍먹만 계속해서 아무래도 익숙해지기가 쉽지 않아요.
룰 설명 포함해서 한 게임에 2~4시간이 걸리는 요즘
푸에르토리코는 룰 설명 포함 1시간, 룰 설명 없으면 40분~50분 정도 걸리는 깔끔한 게임으로
'한 판 더!!'가 쉽게 나오고 이번엔 무슨 전략을 해봐야지까지도 가능하지요.
요즘 AR 에서 푸코 SE을 제작 중에 있어 사람들이 다시 한 번 관심을 갖게 되었어요.
지금은 푸에르토리코 1897로 리테마를 해서 노예를 노동자로 바꾸었다고 하지요.
(흑인을 연상시키는 갈색 일꾼마커색을 보라색으로 바꾸는 등)
사실상 2002년에 나왔을 때 다른 곳에서 식민지로 노예를 데려와 설탕 커피 담배 등을 만들어
본국으로 보내는 지탄 받을만한 테마를 갖고 있지만,
잘 설명하고 게임을 몰입하기에는 이만한 것도 없습니다.
공개적으로 게임을 하는 것도 아니고 4명이서 게임하는데 아무 드립이나 치면서 게임하는 거지요.
아래의 글은 흑인 노예 역사에 대해 웃고 떠들며 얘기할 것이라 불편한 분들이 있다면 여기서 뒤로 가기 눌러주세요.
# 이주민 배에 이주민 3명은 서있고 1명이 누워있을 때
'노예라고 막 놓으시네, 잘 세워봐요.'
'원래 배에 노예는 못 서있어요 다 누워있지...'
'으 잔인...'
# 건물과 농장이 꽉 차서 이주민이 갈 곳이 없을 때
'일할 곳이 없네 노예가 노네 이거 다시 못 팔아요???'
'판다구요?? 진짜 어휴'
# 커피 생산 시
'요즘도 커피콩 따는 애들이 시급 300원이라던데... 이거 페어트레이드 커피 맞아요?'
'걔넨 돈이라도 주지..'
# 이주민 배에 노예 아니 이주민 올릴 때
'건물 몇 칸 비었어요. 자 6마리 올라갑니다.'
'...마리요??? 인성 무엇'
#
'소리질르는 니가'
'그 땐 니가 아니고 니그로'
'예?'
그렇게 3판을 내리하게 되었는데 역시 푸코는 턴과 턴 사이의 쉬는 시간이 거의 없어 재미있었네요.
요즘 나오는 게임들 중 생각할 것도 많아 장고는 기본 옵션에 하다보면 아이고 이 행동이 아니네 다시 한 턴만 돌릴게요 등등
내 턴 하고나서 다시 내 턴이 오기까지 10분 이상 걸리는 게임이 허다한데요.
당연히 그런 게임도 재미있고 행복하게 하지만서도 이렇게 한 번씩 옛 게임 (?)을 할 때 느껴지는 사골육수의 맛이 기가 막힙니다.
보드게임에 나온 사람들도 리바이브니 보이드폴이니 아니 거기까지 안 가더라도
테라포밍마스라든지 브라스라든지 이런 건 '나도 사야지' 라는 말이 안 나오는 반면
푸에르토리코 같은 게임을 돌렸을 때
'와 나도 이거 사서 다른 친구들이랑 또 해봐야지' 하는 사람들이 종종 있었습니다. (제일 많은 건 카멜업이었어요)
게임할 시간이 많이 줄어들었지만 종종 한 번씩 하는 단비같은 게임이
푸에르토리코였다니 이 때 느끼는 행복감에 오랜만에 글을 써보았어요.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