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이아 프로젝트] 보린이 눈으로 보다.
보드게임을 입문했을 당시, 아무런 정보도 주어지지 않고 게임을 찾으러 나섰을 때,
가장 신뢰성이 높은 지표는 바로 '순위'(점수) 였습니다.
때문에 가장 위에서부터 항상 등장하는 이름은 친밀감이 있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게임은 한판도 안해봤지만 이름만 익숙했던 가이아 프로젝트..
테라미스테카, 혁신의 시대...등 형제도 참 많은 이 게임..
또 최근에는 보드게임 페스타에서 신작도 출시가 되어서 다시 한번 주목을 받았습니다.
가격도 99,000원! 명성에 비해서, 괜찮은 가격 같기도 했고, 구리기만 했던 박스 디자인이 살짝 바뀌어
디자인 불호였던 유저들의 눈길도 끌어서 인지, 이번 보드게임 페스타에서 가장 이슈가 되었습니다.
(사실 박스 안의 디자인이 안바뀐건 안비밀)
저 또한 해당 게임 구매에 대해 많은 고민을 했었기에 게임에 관한 정보를 열심히 찾아보기도 했습니다.
그 정보를 토대로, 제 결론은 '제가 돌리기엔 너무 어렵겠다' 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페스타에선 보드피아의 줄이 가장 길었고,
남녀노소 할 것 없이 다들 뿌듯한 표정으로 들고나오던 가이아..
과연 저 모든 분들이 저 게임을 많이 돌릴까 의아하기도 하였습니다.
찾아본 키워드 중 가장 많이 나온 단어는 '보드게임으로 하는 스타크래프트'였습니다.
서로 다른 종족을 선택하고, 우주를 개척해 나가고..
여러방식으로 발전을 시켜나가는!!
그런 우주 대 서사시!!
는 개뿔
사실상 우주미아 보릿고개 넘기 프로젝트에 가까웠습니다.
이게임을 해보고난 후기는, '빡빡해도 너무빡빡하다'였습니다.
여러 자원이 맞물려 있는 다른 게임도 해봤지만 서도, 이게임은 그 모든게 다 연결되어 있어
사소한 한가지 선택이, 내 게임 상황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무시무시한 압박감도 주어졌습니다.
'주어진 재료로 최상의 음식을 만드는 것.'
그런 요리 경연대회가 펼쳐진 것만 같았습니다.
각자 다른 재료를 들고 있고, 내가 이 재료를 선택하면, 남이 다른 재료를 먼저 선점하고,
내가 이 요리방식을 선택하면, 이 재료 수급이 어렵고..
(나는 분명 알바생인데 호텔 쉐프급 과제가 주어지는)
하지만 이 빡빡함만이 주는 재미는 분명히 있었습니다.
하나도 상관없어 보이던 재료들을, 새로운 재료의 추가로 미지의 풍미가 느껴졌을 때.
다른 게임에서보다 가이아에서만 느낄 수 있는 매력이 진하게 전해졌습니다.
비록 완벽하게 최고의 요리를 만들지는 못하더라도,
최선의 요리를 선보였을때, 쥐어짜내졌을 때의 보람과 만족감은 대단했습니다.
점수는 처참했어도, 모든 자원을 다 털어내고 갈 수 있는 곳까지 갔을 때..
나는 할 수 있는거 다했어..라는 느낌이었습니다.
또 이 게임에서 상대방이 단순히 '적'이 아닌, 적재 적소에 구원자가 되어주는..
상당히 미묘하면서도, 오묘한 관계를 이루게 됩니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 결론만 말하자면, 명작은 명작인 이유가 있습니다.
물론 각자가 느끼는 매력이 다르겠지만, 가이아만이 제공할 수 있는 쾌감은 분명히 존재합니다.
하지만, 이 게임의 유기성은 가벼운 마음으로 뚫기엔 너무나도 거대하면서, 단단합니다.
가이아만의 다양성은 장점임과 동시에 진입장벽이 되기 때문에,
이 게임을 좋아하더라도, 내가 이게임을 주도적으로 주변사람들과 돌릴 수 있을지,
아니면 말 잘듣는 미플1로 누군가의 파티에 낄지는 심히 고려해 봐야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여러분이 느끼신 가이아는 어떠셨나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