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쿠버나이츠 - 20150405 (수목원/화이트채플)

너굴너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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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4-6 오전 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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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론없이 바로 시작!!!!!

요즘 핫한 게임인 수목원을 해보았습니다.

오름차순으로 나무들을 이리저리 놓아가며 득점을 노려야 하는 게임인데, 게임 내내 나무의 시작과 끝 색도 맞춰야 하고 그 와중에 게임 종료시 손에 남은 해당 색상의 총합이 남들보다 높아야 점수가 인정되는 등 여러가지로 고민할게 많더군요. 첫판엔 손에 든 8은 인정이 안된다는 규칙을 까먹는 바람에 겨우 3점...ㅠㅠ 그러나 두번째 판부터는 바닥에 나온 나무 / 버려진 나무 / 내 손에 있는 나무 / 덱에 남아있는 카드 수를 확실하게 기억해두며 꽤 진지하게 임했습니다. 두번째 판은 27점이라는 고득점을 획득하며 승리!

흐음... 이 게임의 느낌을 어떻게 설명해야할까요... 상상했던 이미지보단 훨씬 차분한 게임이었습니다. 워낙 일러스트가 예뻐 뽀송뽀송하고 아기자기한 게임일줄 알았거든요. 의외로 여느 카드게임처럼 "받아라!!!" 하는 왁자지껄함이 거의 없습니다.

정말 수목원 같은 게임이었어요.

게임하는 내내 고요한 수목원을 산보하듯 나무를 하나씩 심으며, 차분한 기분 속에서 무엇을 버리고 무엇을 취해야할지, 그리고 점수를 내기 위해 불필요한 욕심을 버리고 어느선에서 스스로와 타협을 해야할지... 가능한 것과 불가능한 것을 빠르게 판단하고, 적절하게 내 이득을 취하는 동시에 상대방의 이득을 최대한 막아내기 위해 고민하는 등... 제 자신과 많은 이야기를 하게끔 하는 신기한 게임이었습니다. 바둑을 카드버전으로 만든다면 이런 느낌일까요?

은은함 속에서 불꽃 뒤는 대결이 상당히 매력적이었습니다. 3인 / 4인이 되면 이 감상이 조금 더 진하게 뭍어나오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이런 감상이 3~4인에서도 같으면 좋겠네요.

간단하지만 고민거리가 많은 좋은 게임입니다.

그리고 시작된 화이트채플 복수전.

이런 게임은 1:1로 하는걸 좋아합니다. 사공이 많으면 배가 산으로 가거든요. D군에게 잭을 쥐어준 뒤 경찰을 잡았습니다. 전 이런 게임을 할때면 지긋-이 도둑을 바라보며 수사망을 좁히는게 재밌더라구요.

첫판엔 다섯 수사관을 최대한 효율적으로 움직이며 몰아간 결과, 거의 80% 이상 움직임을 정확하게 파악하며 포위하는데 성공했습니다. 저번에 워낙 극적으로 이긴터라, 당연히 도망이 쉬울거라 생각한 D군은 게임 내내 계속 안절부절 하더니 퇴로가 완전히 차단되자 GG 선언 ㅋㅋㅋㅋ 오히려 경찰이 한명이니 더 힘들다고 한숨을 쉬더군요. 그리고 곧바로 2차전을 시작했습니다.

(파란색 토큰은 도주 방향이 갈리는 분기점을 표시하기 위해서 사용했습니다. 원래 저런 용도가 아니예요. 옵션룰에 쓰이는걸로 압니다.)

스코틀랜드야드와 화이트채플은 각각 색깔이 강합니다.

중간중간 모습을 드러내서 추적하는데 편하지만, 점점 이동력이 줄어들어 힘들어지는 스코틀랜드야드. 이동력은 늘 같아 편하지만, 게임 내내 단 한번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흔적만 남기는 화이트채플. 두 게임 중에 어느쪽이 더 재밌느냐~ 하는 질문에 저는 화이트채플 쪽에 손을 들어주고 싶습니다. 수사관들을 효율적으로 움직이며 수사망을 좁혔다~ 풀었다~ 하며 발자국을 추적해가는 재미가 일품이예요.

같은 위치를 왔다갔다 하는 잭의 움직임에 속아 ????? 하며 방황하다가, <아차, 같은 곳을 여러번 이동했구나> 하며 깨닫고 다시 발자국을 좇는 그 기분은... 정말로 돋보기를 들고 흔적을 찾아다니는 수사관이 된 것 같습니다.

두번째 게임에선 뭔가 요령을 깨달은 D군이 마차/샛길을 초반에 이용하지 않고 중간중간 중요한 순간에 사용하며 혼선을 일으키기 시작합니다. 잭이 작정하고 제대로 도망다니니 추적이 정말 어렵더군요. 특히 2번째 날엔 집 근처에서 뱅글뱅글 돌며 수사망에 혼선을 일으키다.... "아 같은 위치를 돌고 있구나. 이제 검거 해야겠다" 하고 결정하는 순간 집에 쏙 들어가버리고 맙니다...ㅠㅠㅠㅠㅠ 3번째 날엔 살인이 동시에 두군데서 벌어지게 됩니다. 좁은 골목길과 대로에서 벌어진 살인사건. 확실하게 보험을 들기 위해 시작과 동시에 54번, 골목길을 찍었는데... 경찰들이 이동력 확보에 유용한 대로에 집중할거라고 예상했던 잭의 실수로 살인현장에서 곧바로 검거됩니다 >:)

그런데 기막힌 사실은 54번이 바로 잭의 은거지였다는 점!

살인계획도 54번... 체포된 장소도 54번이라니 정말 신기할 노릇이네요

<등 밑이 어둡다>는 속담처럼, 경찰의 이목이 모두 대로에 쏠릴거라 믿고 자기 집 앞에서 대범하게 살인을 하고 유유히 돌아다니다 귀가를 할 생각을 하다니.... 대범하기도 해라 >:)

채플, 정말 재미있네요!!! 역시 정의는 승리하는 법입니다!! 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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