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보드게임 플레이는 어떨 때 재미없을 수 있는가.

레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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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4-15 오후 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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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드게임 플레이는 어떨 때 재미없을 수 있는가.

게임은 재미없게 플레이될 수 있습니다.

재미없는 플레이를 겪은 사람은 ‘그 게임은 재미없는 게임’이라는 생각이 박혀, 그 게임을, 나아가 다른 게임도 안 하려고 하게 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이 요인들을 파악하고 극복안을 모색하는 것은

보드게임 문화를 전파하는 데에 필요한 일이겠습니다.

흔히 ‘재미있는 게임’, ‘재미없는 게임’이라는 표현이 쓰입니다. 이 표현은, 재미 여부가 ‘어떤 게임이냐’에 거의 좌우된다는 말이 됩니다.

게임에는 재미를 느낄 수 있게 해주는 점들이 담겨있다고, 그래서 게임마다 잠재적인 재미가 있고, 그 한계가 있다고 하고 싶습니다.

그런데 같은 사람(본인)이 같은 게임을, 언제 플레이 때에는 재미있다고 느꼈으나 언제 플레이 때에는 재미없다고 느낄 수 있습니다.

재미는 게임 기획/추천을 할 때 고려될 요인들도 있으나, 그뿐만이 아니라

플레이될 때에 영향을 미치는, 플레이를 재미있게/없게 만드는 요인들도 별도로 있다고 생각되었습니다.

앞의 글에서 저는 '주관적인 한에서도, 다른 요인이 달라진 채 하면 재미있게 플레이 될 수 있다'고 하였습니다.

지금까지 제 나름 찾은 요인들을 다시 적어보면 ‘어떤 사람이 하느냐, 어떤 사람들과 같이 하느냐∋태도, 성적∋승패, 게임 이해도, 속도감, 인원 수 및 선택 규칙’을 들 수 있습니다.

이중 많이들 느껴보셨을 요인은 단연 ‘어떤 사람들과 하느냐’일 것입니다. 다른 요인들에 모두 연관이 될 수 있는 요인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다른 요인들도 별도로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저번에 재미없게 플레이됐던 게임으로 같은 게임, 같은 인원이 했고 패했음에도 불구하고

게임 이해도는 더 높아진 채, 속도감 있게 플레이가 되었더니 재미있더라...‘ 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한편 다른 요인이 중요했던 것임에도 그것이 정확히 파악되지 않고, 다만 ‘저번과는 다른 멤버로 했다’는 사실만이 명확하게 인식되어, 귀인에 편향이 생기는 경우도 많다고 생각합니다.

‘게임 플레이가 재미없게 될 수 있는 경우’를 세 경우로 다음과 같이 묶어 보았습니다.

1. 대상이 안 맞는 경우

2. 설명이 잘못 된 경우

*설명을 어떻게 하는 게 좋은가

3. 비매너 언행이 있는 경우

이번 글은 분량이 좀 많아졌는데, 아래쪽에 요약이 있습니다.

'인원 수 및 선택 규칙이 달라지는 경우'는 '아예 게임이 달라지는 경우'라고 할 수 있으니 생략하겠습니다.

1. 대상이 안 맞는 경우

게임은 저는 크게 40분짜리 게임과 2시간짜리 게임으로 나눕니다(설명 시간 포함입니다).

(이보다 확연히 짧게 끝나는 게임은 소수라 특별히 기억하고 있을 것이며

이보다 확연히 오래 걸리는 게임 역시 소수로, 특별히 기억하고 있을 것입니다. 뿐만 아니라 2시간이 넘는 게임들은 특별히 미리 정하고 모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리고 예상보다 좀 빨리 끝나는 건 문제가 안 되는데 예상보다 늦게 끝나는 건 문제가 됩니다.

다음 게임 할 시간이 부족해지고 ‘몇 시에 누구 오니까 그때 몇인 게임 하기’로 약속했던 걸 지키기 곤란하게 됩니다.

그러니 2시간보다 짧게 걸릴 거라 예상될지라도 2시간이라고 일단 얘기해두는 게 좋습니다.)

40분 게임은 좋아하고 계속 해왔어도, 2시간짜리 게임은 아예 안 하려는 분들이 계십니다.

설명이 10분을 넘어가면 못견뎌하시는 분들이 계십니다.

이런 분들은 2시간짜리 게임에서는 재미를 잘 못 느끼시니 권하지 말고, 감당하실 수 있을 게임을 하는 것이 타개책입니다.

단, ‘간단한지’에만 주목하면, ‘재미있는지’에 대해서는 간과할 위험이 있습니다. 간단하다고 재미없는 게임을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간단한 게임 중에서도 재미있는 게임들이 꽤 있으니 잘 골라보는 것이 좋습니다. 예를 들어 저는 펭귄파티를 매우 좋게 생각합니다. 그밖의 추천과

‘일반인분들은 보통 어떤 것을 못견뎌하시는지’에 대해서는 다음 ‘일반인과 게임하기’글에서 더 다뤄보도록 하겠습니다.

2. 설명이 잘못 된 경우

아마 빈도로는 이 경우가 가장 많으실 거라 생각됩니다. 대부분의 게임은 설명이 준비 없이는 잘 되기 어렵습니다. 보통은 본의 아니게 이렇게 될 것이나, 드물게는 의도적으로 설명을 부족하게 하시는 분도 계십니다. 정말로 그런 사람이 있어요? 예! 정말로 그런 사람이 있어요. 저는 그런 사람을 만날 수도 있다는 마음의 준비를 평소에 해둡니다.

본의 아니게 설명을 잘못 하시는 경우도 경우를 나눠볼 수 있습니다. 설명에 대해 자만하고 열심히 준비 안 하시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그 게임 설명은 그냥 ~ 이렇게만 하면 끝나요!”, “해본 지 몇 달 됐는데, 펼쳐놓고 보면 기억 나요ㅋㅋ” 이렇게 말씀하시는 분들은 꼭, 틀리게 설명하시더군요. 제 경험상으론 단 한 번도 예외가 없었습니다. 예외가 없었어요...

게임은 규칙 일부만이라도 달리 적용하면 아주 다른 게임이 될 수 있죠. 작가가 열심히 '재미를 느낄 수 있게 만들어둔 점'들을 못 만나게 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게임이 누군가에게 너무 어렵거나 쉬운 경우에 그 사람에게 플레이가 재미없어집니다. 이 점은 많이들 이미 생각하고 계신 내용일 겁니다. 이 내용은 분리해서 쓸 수도 있으나, 게임 설명이 잘못된 경우 제대로 된 설명을 듣지 못한 사람 입장에서는 너무 어려워지고, 게임을 이해못한 사람들과 플레이하는 경험자 입장에서는 너무 쉬워지니 함께 써봅니다.

게임 기획자들에게 유명한 책 『Art of Game Design』의 저자 제시 셸은 이 책에서 “재미란 놀라움이 있는 즐거움이다.”라고 했습니다.

뻔해지면 재미가 없게 된다는 뜻을 내포하고 있습니다.

약간 새어 나와서, “뻔해지는 것을 방지하는 요소”에 대해 얘기해보겠습니다.

저는 일단 무작위(주사위, 카드 뽑기 운 등), 매우 많은 정보(바둑과 같이 경우나, 다양한 카드가 많은 경우), 다른 사람에 의하는 부분(경매 호가, 남 생각 맞추기 등)을 그러한 요소로 생각합니다.

그러니까... 무작위 요소는, '게임이 뻔해지는 것을 방지하는' 하나의 수단일 뿐이지,

무작위 요소라는 것 자체가 재미를 있게 하거나 재미를 없게 하는 직접적인 요소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개별 게임마다, 무작위 요소가 게임에서 재미를 더하는 게임도 있고, 재미를 해하는 게임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여기에 또 개인 취향 차이도 있을 것입니다.

‘많은 정보’는, 아무리 정보가 많다고 해도 보드게임 안에 있는 한 보통 유한하기 때문에, 파고들면 전부 파악이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셋 중엔 가장 선호하지 않는 수단입니다.

단순히 특정 한 게임의 내용을 다 외웠다고 해서 그것이 성적(점수 등, 얼마나 잘했는지) 결정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는 게임들이 실제로 많이 있다고 생각하고, 저는 게임에서 그런 점을 정말 싫어합니다.

그런 게임은, 내용물을 외운 경험자를, 외웠을 리 없는 초심자가 결코 당해낼 수 없고, ‘생각하는 능력’이 소용이 없으며 그냥 외우기만 하면 금방 따라잡을 수 있는 게임이 되고 맙니다.

‘예정 방식’ 글에서 쓴 바와 같이, 게임은 해도 되고 안 해도 되는 여가 활동입니다. 의무가 없습니다.

안 할 수도 있는 활동에 모든 각자가 스스로 개인 귀한 시간을 내서 왔으니, '일부 플레이어만 재미를 느끼고 일부 플레이어는 재미를 못 느끼는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모두 노력하는 게 합당하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규칙 설명을 하는 사람은, 자신이 이길 욕심은 2순위로 하고 ‘이 게임의 재미를 알려주마’ 하는 태도를 1순위로 하여 임하는 게 좋다고 생각합니다.

『재미 이론』의 저자 라프 코스터는 이 책에서 “뇌가 패턴 학습을 할 때 재미를 느낀다.”라고 했습니다.

학습이 생존에 도움이 되는데, 너무 쉬우면 더 이상 학습을 할 이익이 없기 때문에 재미가 없게 되고, 너무 어려우면 학습이 안 되기 때문에(학습을 하려는 시도에 이익이 없기 때문에) 재미가 없게 된다는 것입니다.

일면 공감하나 달리 생각하는 점은, 저는 학습 대상을 ‘패턴’이라기보다 ‘투입-산출 구조’라고 하는 게 더 좋다고 생각하고요, 이것에서 느끼는 재미만이 재미의 모든 것이 아니고 다른 재미 경로도 있다고 생각한다는 점입니다. 단, 보드게임에서 ‘주로’ 느낄 수 있는 재미는 ‘투입-산출 구조 파악 관련 재미'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생각해본 바를 조금 구체적으로 풀면 다음과 같습니다.

생물은 생물로서 가지는 욕구가 있죠. 일부는 유전자의 의해 유도된 욕구이며, 일부는 개체로서 가지는 욕구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유전자의 가장 근원적인 욕구는 유전자 존속, 달리 말하면 본 유전자의 생존일 것이고, 개체로서 가지는 욕구는 본 개체의 생존일 것입니다.

유전자와 개체의 생존하고자 하는 욕구에서 1차적으로 파생되는 기본적인 욕구들로

식욕, 생식욕뿐 아니라 ‘이치 파악 욕구’, ‘감각자극 욕구’, ‘능력을 갖추고 발휘하려는 욕구’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들 욕구과 관련되어 ‘내가 이렇게 했더니(투입, 행동), 이렇게 되네(산출, 결과)’ 하는 투입-산출 구조을 익히고, 익힌 내용을 바탕으로 원하는 결과가 나오기를 기대하며 어떤 시도를 해보고(전략 고안과 시행), 결과를 확인하는 데에서 재미를 느낀다고 생각합니다. 이 내용을 이하 ‘투입산출구조 파악’이라 하겠습니다.

전에 제가 써올렸던 글 내용 일부를 복붙해보겠습니다.

「

'이렇게 하면 이렇게 될 것 같다', '이렇게 해보고 싶다'는 것을, 실제로 해보게 되면 재미가 있고, 해보지 못하면 별로 재미를 못 느끼는 것 같습니다.

예를 들어 아그리콜라에서 '나는 점수로 1등은 못하더라도, 양이 새끼를 낳게 해보고, 양을 구워먹어봤으면 좋겠어' 하는 생각을 하고 실제로 해보면, 점수로 1등을 못해도 재미를 느낄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겼을 때 재미 있는 건, '이렇게 하면 될 거라고 생각했는데, 맞았구나' 하고 자신의 전략의 실현 결과를 긍정적으로 확인하게 되는 것이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세 부분으로 나눠볼 수 있겠습니다.

'자기가', '생각해본 대로', '실현'

1) 먼저 '실현'.

초심자에게 새로운 게임을 권해서 플레이할 때, 이렇게 할 수 있게 해주어야 초심자가 재미를 느끼고, 다음에 또 하고 싶어할 것 같습니다.

예를 들어 푸에르토리코를 할 때 초심자가 '빠른 담배 전략'을 가보려고 하는 것 같으면, 하고 싶어하는 걸 한 번은 해보게 기회를 줘봅시다.

실현 못하게 손발을 묶지 말고요.

그렇다고 경험자가 무조건 져주라는 게 아니라 경험자는 다른 전략으로 열심히 플레이해보고요.

2) 다음으로 '생각해본 대로'

'뭔가 어떻게 해야겠다'고 생각해보는 것은, '게임 이해도'가 어느 정도 되어야 가능합니다.

예를 들어 아컴리추얼은 겉보기에 간단해보이는데, 생각보다 '이게 유리한 선택인가?'를 이해하기 어려운 게임입니다.

처음 플레이해봤을 때

내가 들고 있는 카드도 볼 수 없고, 새로운 카드도 볼 수 없어서

'새로운 카드를 선택하는 게 나은지, 아니면 새로운 카드를 선택 안 하는 게 나은지' 도무지 알 수가 없었습니다.

심지어 선택하고 나서도 내가 든 카드가 뭔지 알 수가 없어서, 다음 번에도 어떤 선택을 하는 게 유리한지 모르겠었습니다.

이렇게 되면 재미가 없습니다.

그러니까 경험자가 초심자에게 설명을 해줄 때, 초심자로 하여금 '게임 진행 방식이 어떻게 되는구나'에서 그치는 게 아니라 '내가 고득점하려면 어떤 선택을 하는 게 유리하겠구나'까지 생각할 수 있게 해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3) 마지막 '자기가'

'이렇게 해라, 저렇게 해라'하면서 자유로운 선택의 여지를 빈틈 없이 안 주면 또 재미가 없습니다. '자기가 생각한 대로' 해볼 수 있게 해주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

위 복붙 내용에서 이번 글 제목(재미가 없게 되는 경우)에 맞게 뽑아내보면

‘훈수 두는 것이 재미를 떨어뜨릴 수 있다’

‘너무 어려워서 전략을 생각해보기가 불가능하면 재미를 못 느낄 수 있다’(아콜 신판엔 추천 토큰이 추가된 점이 또한 이 생각을 지지합니다.)

‘전략을 생각해볼 수 있게끔 설명을 잘 해주지 않으면 재미가 떨어질 수 있다’

‘꼭 게임 최종 결과 승리하지 못해도, 중간 과정에서 ’이런 결과를 노리고 이렇게 해봐야지‘하는 것에서 재미를 느낄 수 있고, 그걸 못하게 손발을 묶으면 재미없어할 수 있다.’

이렇게 뽑아볼 수 있겠습니다.

*그러면 설명을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은가?

이것도 끊임없이 계속 더 나은 방법을 고민해봐야 할 어려운 문제라고 생각하고

지금까지 생각한, 설명을 잘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랄 만한 것들을 좀 적어보겠습니다.

(제가 설명 잘하는 법을 잘 안다고 으스대는 것이 아닙니다. 어떤 것들이 필요한데, 그 어떤 것들이 이뤄지지 않는 경우가 현실적으로 있을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자는 의미도 있고, 한편으로는 아래 내용 중 몰랐던 게 있었던 분들에게는 도움이 되고자 하는 의미에서 적어본 것입니다. 저도 제가 설명 잘하는 법을 더 완벽히 알게 되면 좋겠습니다.)

설명은 보통 간섭을 안 받아야 합니다.

한 설명자의 구조적으로 잘 짜여진 게임 설명만 듣기에도 청자들은 집중을 다해야 하는데

난입이 있으면 청자들이 정보를 소화하기 무척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

게임 설명 내용은 내용들끼리 유기적으로 연결이 되고 조직 구조가 있어서 설명 순서가 매우 중요한데, 간섭이 들어오면 순서, 구조가 어그러질 수 있습니다.

이 사실을 모르는 청자가 얼마든지 있을 수 있으니 설명자는 설명을 하기 전에 ‘설명 순서가 중요하다, 질문이나 따로 말씀하실 게 있으셔도 일단 끝까지 듣고 나서 해달라’고 말해두는 게 좋습니다.

옛날에는 저는 다음을 중시했습니다.

체계적으로 큰 줄기부터 설명할 것, 종료조건과 승리조건을 먼저 설명할 것, 빠뜨리는 내용 없이 설명할 것, 당 게임에서 특정한 의미로 사용되는 용어는 미리 설명할 것.

그러나 이것만으론 충분치 않았습니다.

한번 어떤 게임 설명을 했는데, 30분이 걸렸습니다(시계를 봤습니다). 잔룰이 좀 있기로 유명한 게임 중 하나였습니다. 그런데 들은 분 한 분이 ‘한 시간이나 설명을 했다’고 하시더군요.

너무 길다고 느끼셨구나 싶어서

귀가 후에 설명 목차, 대본을 전부 쓰고 시간을 재면서 연습해봤습니다. 중복되는 내용을 가능한 없앨 수 있게끔 ‘어떤 내용이랑 어떤 내용을 붙여서 하는 게 좋겠다’ 하는 순서 조정도 많이 해봤고요. 참조자료로 만들어 나눠주면 좋을 내용도 정리해봤습니다.

20분까지로는 줄였는데 더는 못 줄이겠더군요. 그리고 ‘30분짜리 설명을 한 시간으로 체감하신’ 그분이, 20분짜리 설명을 짧다고 체감해주시지도 않을 것 같았습니다.

그때 이렇게 생각을 해보게 됐습니다.

‘설명 시간 20분 넘는 게임들도 있는데 과연 20분이, 결코 넘어서는 안 되는 긴 시간인 걸까? 아니다. 흥미있으면 체감하기로 시간가는 줄 모르고, 흥미없으면 체감하기로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린다고 느낀다. 왜 다음 내용을 알아야 하는지, 청자로 하여금 흥미를 가지게 할 부분까지 신경쓰면서 대본을 짜보자.’

‘그리고 그 사람은 애초에 플탐 30분 넘는 거 못견뎌 하는 사람인 것 같다. 이 플탐 2시간 이상짜리 게임은 그 사람한테 하자고 하지 말자...’

예, 40분게임 게이머에게 2시간짜리 게임 하자고 하지 말자는 생각, 사람마다 견딜 수 있는 시간에 한계가 있다는 생각도 이때 처음 들었습니다.

흥미가 없게 되는 경우는 목적의식(이걸 하면 무슨 소용이 있는지, 뭐가 좋은지)이 부재한 경우, 외우기엔 너무 많은 것(눈에 보이지 않는 것을 세 가지 초과)을 늘어놓은 경우인 것 같습니다.

‘뭘 하면 어떻게 된다’는 설명이, ‘그게 무슨 소용이 있는데?’를 알려주지 못하면 청자는 관심이 낮아지고, 들어도 내용을 까먹게 되기 쉽습니다.

갤러리스트 같이 플레이어가 가지고 운용할 수 있는 것들이 여러 가지인 게임은, 그 운용물들에 어떤 것들이 있는지, 그 각각의 용처와 수급처가 어떻게 되는지 정리해 주는 것이 좋습니다. 다행히 갤러리스트에는 이점이 정리된 참조자료가 들어 있습니다.

아이콘이 있는 게임은, 해당 내용을 설명할 때 그 아이콘을 읽는 법을 같이 설명하는 것이 좋습니다.

1) 하나를 가르쳐주면 열을 안다고 하듯, 설명 양 단축이 가능한 경우가 많습니다.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습니다. 이런 경우를 '아이콘이 직관적이지 못하다, 일관성이 없다'고 하죠.

2) 읽는법을 같이 설명해주었으면 청자가 다음에 스스로 보고 되새길 수 있는데, 청자가 아이콘 읽는 법을 모르면 아이콘 읽는 법에 대해서 나중에 별도로 물어볼 수 있습니다.

광합성 개인보드 아래쪽 그림을 이 예로 들 수 있겠습니다.

“A 하면/했을 때 B 할 수 있다”라고 하는 경우, '조건'을 말하는 것인지 '시기'를 말하는 것인지 헷갈릴 수 있지 않은지 생각해볼 필요도 있습니다.

B를,

A 한 직후에 할 수 있다는 것인지(시기), 아니면

A 한 이후부터 할 수 있는 것인지(조건) 혼동될 수 있습니다.

보다 명확하게 말하는 게 좋습니다.

“B를 하려면, 먼저 A가 된 상태여야 한다”(조건)

“B는 '언제 할 수 있냐면', A 한 직후에 할 수 있다”(시기) 라고 보다 명확하게 말할 수 있습니다.

연속적으로, 구분할 것을 구분하지 않고 말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설명에 미숙해서 잘 못하는 경우 이 경우가 가장 많은 것 같습니다.

술게임 중에 딸기 게임이라고 있죠.

대부분이 하는 설명은 다음과 같습니다.

“자 봐, ---딸기--딸기-딸기딸기딸기딸기딸기딸기딸기. 알겠지?”

비교적 친절한 설명은 다음과 같습니다.

“하나면 ---딸기, 둘이면 --딸기딸기, 셋이면 -딸기딸기딸기, 넷이면 딸기딸기딸기딸기, 이거야”

처음부터는 이렇게 설명 잘 안 해주고, 누가 계속 이해 못한 경우가 돼서야 설명을 이렇게 해주는 경우가 많습니다.

위 ‘친절한 설명’을 듣고 이해하는 사람도 꽤 있지만, 여전히 이해 못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보통 술 취한 상태에서 들을 거라서 그렇기도 합니다.

저는 앞에 이 말을 붙입니다. “네 박자가 있어, 박자의 맨 뒤부터 채우는 거야”.

텔레스트레이션이 바로 이런 식으로 설명이 잘 되지 않는 경우가 많은 대표적인 예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당장 유튜브에서 확인하실 수 있죠.

"처음에 그림을 그리고 옆으로 넘겨, 그 다음엔 그걸 보고 단어를 써. 그 다음엔 단어를 보고 그림을 그려..."

이렇게 설명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1분이 다 되면 다 같이 자기 왼쪽 사람에게 넘깁니다.”를 말씀 안 하시는 경우가 많습니다.

‘옆 사람에게 넘긴다’는 처리는, (시간이 다 된) 한 때에 이뤄져야 하고, 완료되어야 합니다.

이 설명을 빠뜨리면, 그리면 그리는대로 넘겨서 빨리 넘기는 사람은 자기 앞에 스케치북이 한참 동안이나 없을 수 있고, 늦게 넘기는 사람은 스케치북이 5개고 6개고 무한히 쌓인다는 것으로 오해될 수 있습니다.

구분이 잘 되게, 그리고 무엇을 ‘언제 할 수 있는지’ 알려주려면 진행 흐름구조를 먼저 설명할 필요가 있는데

흐름구조를 설명 안 하시는 분들도 많습니다.

구조적으로나, 일괄적으로 설명할 수 있는 건 개별적으로 하지 말고 구조적/일괄적으로 하는 게 좋습니다. 이해도 잘 되고 양도 줄어듧니다.

“특별히”, “예외”라는 표현을 할 때에도 주의해야 합니다.

‘많은 여러 가지에는 일괄적으로 적용되면서 한두 개에는 달리 적용되는 경우’에만 이런 표현을 쓰는 것이 좋습니다.

예외라고 하는 것들이 가짓수가 너무 많으면 그걸 예외라고 하지 말고 아예 설명 구조를 다시 짜보는 게 좋습니다.

예를 들어, 시타델을 이렇게 설명하는 분이 계셨습니다(안 좋은 예)

“왕은, ‘특별히’, 노란색 건물만큼 돈을 받을 수가 있어요.

상인도 특별히, 초록색 건물에서 돈을 받을 수가 있고, 주교는 파란색, 장군은 빨간색에서 받을 수 있어요”

이렇게 설명하면 시타델 설명을 처음 듣는 청자는

눈에 보이지 않는 역할 카드들에 대해 ‘왕, 상인, 주교, 장군’...을 비롯해 역할 명칭들을 외우기도 버거운데, 무엇과 무엇이 연결되는지까지 외우는 건 소화하지 못할 만큼 너무 벅차다고 느끼게 됩니다.

“건물색이(보여주며) 빨, 파, 초, 노, 보라색이 있죠? 보라색 말고 빨파초노는, 역할 중에 그 색이 있는 역할이 있어요. 색이 없는 역할이 있고요. 그 색이 있는 역할은, 자기 차례 중에 한번만, ‘자기 앞에 놓은 같은 색 건물 수만큼 돈 걷기’를 할 수 있어요”라고 하는 게 낫습니다.

앞 ‘안 좋은 예’에서 또 문제는, “자기 앞에 놓은”이라는 말을 안 했다는 것입니다.

‘자신의 것만 세는지’, ‘전체의 것을 세는지’ 구분할 필요가 있는 게임들이 있는데,

그런 구분을 할 게 없는 게임들만 해보신 분들은 ‘자신의/전체’를 말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종류가 여럿인 것(행동 선택지 등)을 설명할 때에는, 3가지 이하인 경우에는 “첫째, 둘째, 셋째”라 하는 게 괜찮을 수 있으나

3가지가 넘어가면 그건 별 도움이 안 되는 것 같습니다. 보통의 인간은 3가지가 넘는 것을 한꺼번에 생각하기를 버거워 합니다.

눈에 보이는 거라면 '다시 보고 되새기기'를 할 수 있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을 3종류 이상 말할 때에는 그룹화를 하거나 참조표를 만들어서 눈에 보이게 해줄 필요가 있습니다.

그리고 '라운드'며 '턴' 등 개념이, 흔히 쓰이는 의미와는 다르게 쓰이는 게임들이 있습니다.

라운드의 의미는 흔하게는 '플레이어 각각이 돌아가면서 차례를 가져, 모든 플레이어가 한 번씩 차례를 가지는 것'으로 쓰이지만

그렇지 않은 게임들도 있습니다. 당 게임에서 '라운드'라는 말이 어떤 의미로 쓰이는지 개별적으로 확인하여 알아둘 필요가 있습니다.

또한 라운드도 아니고 또다른 무언가의 흐름구조 class가 있는 게임도 있습니다.

스컬킹이 흔히 ‘쉬운 것 같은데 사람들이 생각보다 잘 이해 못하는 경우가 많은 게임’으로 거론되곤 합니다.

그 이유는

1) 흐름구조가 낯선데, 보이지 않기 때문,

2) 리드수트라는 개념을 제대로 설명하지 못하고, 흔히 ‘처음에 낸 사람이 낸 거랑 똑같은 색이 있으면 내야 돼’라는 말을 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규칙서가 그렇게 쓰인 게 문제에요...)

스컬킹 흐름구조는 다음과 같죠.

흔히 하시는 '슈미트사 다국어판 스컬킹'은 10라운드를 진행하는 게임이 아니라 10핸드를 진행하는 게임인 것입니다.

'벡 할아버지의 스컬킹'(이하 벡컬킹)과 용어가 다른데, 흔히 다음과 같은 벡컬킹 용어를 씁니다. 이 글을 참조하시기 바랍니다.

벡컬킹 용어로는 '핸드=라운드'입니다.

그런데 ‘한 트릭이란 무엇인가’를 말하지 않고 다른 내용들만 설명하시는 경우가 많습니다.

라운드 규모가 일정한 게임까지만 해보신 분들은 '매번 라운드 규모가 점점 커지는' 스컬킹의 핸드 개념을 받아들이기 어려워하실 만합니다.

'핸드'라는 것이 손패를 의미하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어떤 흐름구조를 말하는 의미로 쓰이기도 하는 경우를 못 접해본 분들도 많이 계십니다.

라운드 개념이 있는 게임 자체를 해본 적 없는 청자는 더더욱 이 스컬킹의 흐름구조를 어려워할 만합니다. 그런 청자도 있을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는 것이 좋습니다.

간단히 약어로 표현해봤는데, 아래 그림을 출력해서 보여준 채로 설명을 하시면 흐름 구조는 잘 이해하실 거라고 봅니다.

별 거 아닌 것 같아 보여도 이렇게 ‘보이지 않는 것을 보이게' 만들어 주면

이해시키는 데에 도움이 됩니다. 특히 일반인들과 게임을 할 때에 보이지 않는 것을 보이게 만들어 주시기를 적극 권하고 싶습니다.

외우지 않아도 되는 것들은 ‘이건 외울 필요는 없습니다’라고 말을 해주는 게 좋습니다. 그래야 머리에서 불필요한 것들을 비우고 다른 내용을 담을 수 있게 됩니다.

예를 들어 파워그리드 연료 종류의 명칭인 "석탄", "석유", "쓰레기", "우라늄",

그리고 테포마의 카드 색마다의 분류명인 "사건형 카드", "자동화 카드", "활성화 카드"라는 명칭은 외울 필요가 없습니다. 안 외워도 진행에 아무런 지장이 없습니다.

이런 건 ‘색깔로 구분하시면 된다’고 해주는 게 좋습니다.(“자동화카드는...”X, “초록카드는...”O)

괜히 청자가 ‘이게...우라늄이고... 우라늄은... 어떤 특성이...’ 이런 생각하게 되면

진행에 정말 필요한 내용은 머리에 담기 힘들어집니다.

지금은 토씨 하나 빠짐 없이 대본을 쓰는 것과 시간을 재는 것이, 꼭 필요하다고 생각지는 않습니다(하면 좋지만요). 그래도 요약룰을 써보고, 내용 순서 조정을 하고, 목차를 새로 짜보는 것은 여전히 필요하다고 느낍니다.

요약룰을 써보고 순서 조정을 해야 내용끼리 연계되는 내용을 붙여서 설명할 수 있고, 중복 내용을 줄여 설명 양, 시간을 줄일 수 있습니다. A&A 기념판의 경우 정식 설명서가 영 좋지 못합니다. 내용을 논리적, 체계적으로 정리해서 중복내용을 줄이면 양을 1/6 정도로 줄일 수 있습니다.

설명 순서는 반드시 어떤 순서/구조로 해야 한다는 절대적인 기준이 있는 게 아닙니다. 게임마다 달리 할 점이 있습니다. 게임마다 구조, 내용이 다른 탓에요.

예를 들려고 했으나 너무 길어질 것 같아 생략하겠습니다.

다만 어느 정도 보편적인 것은 있습니다.

게임 내 여러 행동 선택지들을 몇 개 활동으로 묶을 수 있는 게임은, 이 게임에 어떤 활동들이 있는지 먼저 말해주는 게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아그리콜라는 각 행동들을 소개해주기 전에 ‘동물 키우기/밭농사/방 늘리고 가족 늘리기’활동이 있다고 말해주는 겁니다. 청자가 “이 게임은 ‘동물 키우기/밭농사/방 늘리고 가족 늘리기’를 할 수 있는 게임이구나” 할 수 있게요.

이런 의미로 ‘활동’이라는 단어를 사용하는 게 최선인지 확신은 못하겠는데 현재 제가 생각한 가장 적절한 어휘가 활동입니다. 후일 다른 더 좋은 단어가 생각이 나면 바꿀 수도 있겠습니다.

이것은 테마 설명과는 다릅니다. 테마 설명은 구체적인 진행 방법 설명과 연관되는 것을 보장하지 않습니다.

저는 당 게임이 뭐 하는 게임인지 말해주면서 반드시 구체적인 진행방법 설명과 연관되는 것을 활동이라고 합니다. 예를 들어 ‘동물 키우기 활동’ 관련 행동들로 구체적으로 ‘나무 가져오기 행동, 양 데려오기 행동...’을 해당시킬 수 있습니다.

다양한 게임을 익혀보는 것이 설명 잘하기에도 도움이 됩니다. 반대로 다양한 게임을 접해보지 않으면 발생할 수 있는 애로사항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어떤 게임에서는 모든 각 행동 종류마다 행동기회가 한 번씩 있는데

어떤 게임에서는 ‘행동기회 수 < 행동선택지 수’이기도 합니다. 전자인 게임만 해본 사람들은 후자를 잘 이해하지 못합니다.

어떤 게임에서는 행동 횟수 제한이 없기도 하죠.

예를 들어 “차례마다 행동 횟수제한은 한 번, 행동 선택지는 3가지”가 맞는 규칙인 경우,

설명하시는 분들이 흔히 “3가지 행동을 할 수가 있어”라고들 하십니다.

그러면 듣는 이는 ‘내 차례에 세 가지 행동을 다 할 수 있구나’ 하고 오해하기 마련입니다.

어떤 게임은 차례에 행동 횟수 제한이 없습니다. 그런 게임들은 각 행동마다 드는 비용이 다 떨어지면, 혹은 당장 하기보다 다음 차례에 하는 게 유리하면 차례를 넘기게 되죠.

행동 횟수 제한이 없는 게임만 해본 분들은 “3가지 행동을 할 수가 있어”라는 말을, 말 그대로 3가지 행동을 다 할 수 있는 것으로 생각하지, 그게 다양한 선택지일 뿐 행동 횟수 제한이 있는 것이라고는 생각지 못합니다.

‘아무 때에나/아무 거나’도 주의할 부분입니다.

어떤 분들은 ‘남의 턴에도 행동할 수 있는 경우가 있는 게임’을 안 해보셔서

‘자신의 턴 중 아무 때에나’ 할 수 있는 것을 그냥 ‘아무 때에나’ 할 수 있다고 설명하시기도 합니다.

그러면 ‘남의 턴에도 행동할 수 있는 경우가 있는 게임’을 해본 청자는, ‘아무 때에나 할 수 있다고? 그럼 남의 턴에도 할 수 있다는 거구나’ 하고 생각하게 됩니다.

전략 조언에 관하여 (초심자에게),

너무 구체적으로 얘기해주면 지나친 훈수가 될 수 있으니, 저는 가능한 한 압축적인(초심자와 경험자의 차이를 가장 줄여줄 수 있을 거라고 생각되는) 조언을 해줍니다. 아콜의 경우 ‘뭐든 종류별로 최소 하나씩은 있는 게, 고득점에 유리해요.’ 파워그리드를 할 때에는 ‘순서가 중요해요, 경매에서 마지막에 사는 사람은 경쟁 없이 최저가에 사갈 수 있어요’를, 랭커셔를 할 때에는 ‘자기 타일을 많이 놓고 싶어하고, 많이 뒤집고 싶어하면 돼요’라고까지만은 말해줍니다.

덧붙여 '설명 오류/견해대립이 인지된 경우'와 관련하여 써보겠습니다.

룰 설명에 오류가 있었다는 것을/에러플했다는 것을,

플레이 도중에 깨달았을 때에는, 다음 중 하나로 하게 될 겁니다.

① 이제까지 한 것은 받아들이고 넘어가고, 이후부터 맞는 룰대로 하기.

② 한 행동만, 또는 한 라운드만, 또는 기억나는 데까지만 되돌리기.

③ 중단, 플레이 그만두기.

④ 이제까지 한 룰대로 끝까지 플레이하기.

꼭 ①, ②만이 선택지가 아니라 상황에 따라 ③, ④가 더 좋은 선택지일 수 있다고 생각해주시면 좋겠습니다.

어차피 하우스룰이 적용되기도 하고, 틀리게 설명된 룰로 플레이되는 경우도 많습니다.

공정하기는 ④가 제일 공정합니다.

만약 ①, ②, ④ 중 어느 방법으로도 남은 플레이를 끝까지 해서 즐겁게 될 여지가 안 보이면 중단하는 게 좋을 수도 있습니다.

청자 입장에서 설명자가 일부 누락했거나 잘못 설명했다고 생각될 때,

진행 시작 전에 얘기하지 않고 가만히 진행하고 있다가

해당 규칙 내용이 적용될 수 있는 시점이 됐을 때 “이거 이렇게 해야 돼요”라고 달리 말씀하시는 분들도 계십니다.

그건, 사람들이 이번에 다 A로 알고 있는 룰을, 플레이 도중에 자기 마음대로 B로 바꾸겠다는 거나 마찬가지입니다.

만약 설명자가 일부 누락하거나, 잘못 설명했다고 생각되는 부분이 있으면,

설명 끝난 직후에 이야기해야 합니다.

아니면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도 하나의 방법입니다.

누락하지 않았는데 청자가 들은 것을 기억 못해서 플레이 도중이나 후에 '설명 누락했다'고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누락을 하지 않도록/누락 여부 논쟁이 없도록 예방할 한 방법이 있는데요,

'까먹고 설명 누락하기 쉬운 내용. 설명했어도 청자가 까먹기 쉬운 내용'을 포함하여, 자신의 설명 요약/목차를 출력해와서 앞에 두고 설명하는 것입니다.

최소한 거기에 적어놓은 내용은 빠뜨리지 않게 되는 게 분명해지니, 빠뜨리지 않았다는 증거물로 활용될 수 있습니다.

룰 견해 대립이 있을 때

룰북을 보고 해결하려는 게 어려울 수 있습니다.

자신이 알고 있는 룰이 맞더라도, 그게 룰북 몇 페이지 어느 위치에 있는지 외우고 있는 건 어렵습니다. 그렇게까지 해야 하나 싶고요.

해당 내용이 어디에 있는지 금방 못 찾을 수 있습니다.

견해 대립이 있는 경우 마음이 심란한 상태일 가능성이 높아, 그 점이 또 금방 해당 내용을 찾기 어렵게 영향을 미치기도 하고요, 룰북이 외국어인 경우 불가능에 가깝게 어려워지기도 합니다.

룰북을 들여다봤는데 금방 못 찾으면, 그 때문에 괜히 다른 사람들은 내가 말한 맞는 룰이 '룰북에 없어서 못 찾는 것'으로 오해할 수 있습니다.

그렇게 오해 받기 싫어서 그냥 룰북을 안 보는 경우가 많습니다.

진지한 태도를 취하고 표정이 없어지면, 본인은 화를 내는 게 아닌데도 사람들이 화 내는 걸로 오해할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룰 견해대립은 빨리 마무리 짓는 게 좋습니다.

저는 틀리게 설명한 설명자에게 한 번 얘기해서 안 들으면 그냥 그 사람이 설명한 대로 받아들이고 플레이합니다.

(설명자가 설명 다 하고 나서) 저: “~ 이렇게 하는 거 아닌가요?”

설명자: “아뇨, ~이렇게 하는 겁니다.”

저: “그렇군요, 알겠습니다.”

이렇게요.

3. 비매너 언행이 있는 경우

1대상<2설명<3비매너 관련 순으로, 사전 조치가 어렵습니다. 그래도 아주 대책이 없진 않습니다.

‘이러이러한 행태를 보이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더라’하는 내용을 미리 모임 공지글로 올려두는 것이 한편의 사전 조치가 될 수 있겠습니다.

이번 글 아래쪽에 요약이 있으니 참조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기분 나쁘게 만드는 언행은 비단 보드게임 플레이에서만이 아니고 다른 어느 활동에서도 사람들이 싫어하는 것입니다.

기분 나쁘게 만드는 언행이 행해지는 원인은 그 사람이, 그 언행이 다른 사람의 기분을 나쁘게 만들 만한 것이라는 걸 몰라서, 또는

‘해도 되는 것’이라고 해서 ‘해도 좋은 일’인 것은 아니라는 걸 잘 몰라서

라고 저는 생각하고,

이것이 반복되는 이유는

다른 사람들이 ‘지적하면 내가 나쁜 사람으로 보일까 봐/싸움날까 봐 조심스러워 해서’, ‘좋게좋게 넘어가자며. 핵심을 짚지 않고 대충 넘어가려고 해서’라고 생각합니다.

문제가 있다면 문제를 명확하게 파악하고 짚어야 해결이 될 것입니다.

무엇이 문제라고 생각되었으면서 누군가 참기만 하거나, ‘그저 시간이 지나면 언젠가 알아서 이해해주겠지’ 하는 태도는 문제를 방조하고 키웁니다.

비매너 언행은 지적하고, 가르쳐주는 게 사회에 이롭습니다.

화를 내라는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화는 안 내는 게 좋습니다.

문제를 지적하는 것도 얼마든지 정중하게 할 수 있습니다.

덧붙여, 문제가 일어난 뒤에 얘기하기보다 사전에 주의를 주는 게 좋습니다.

우선 ‘왜 남의 재미도 신경써야 하는가?’에 대해서 다시 말씀드리면 보드게임 플레이는

자유롭게 안 해도 되는 것을, 즐거우려고 상대방도 개인 비용(시간 등)을 들여 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해도 되는 일’이라고 해서 곧 ‘해도 좋은 일’이 되는 건 아니라는 것에 대해서, 보다 심도 있는 이야기도 하고 싶지만 글 주제에만 맞게 간단하게만 얘기해보도록 하겠습니다.

플레이 도중 부정적인 견해를 말씀하시는 분들이 계십니다. “이게임 재미 없네요”, “차라리 ○○가 낫다”.

반대로, 별로 재미없는 게임도 마치 무척 재미있는 척(남을X 자신을O 속이기)을 하면 정말로 좀 재미있어질 수 있습니다.

감정은 일면 동화가 되는 점도 있고, 재미 느끼기에는 여러 가지가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이런 말은 재미를 떨어뜨리는, 무시 못할 영향력이 있습니다.

“근데 솔직히 자기 느낌 얘기할 수 있는 거잖아요?”

네, 그렇지만 해도 되는 말이어도 안 하는 게 나은 말이 많이 있습니다.

게임 플레이에서는 “이 게임 재미없네요”, “...내가 지금 이걸 왜 하고 있지...”,

(팀 대 팀 게임에서 팀원에게)“OO님이 (그 역할이었으면) 그때 이렇게 했어야죠, 뭐하셨어요?”가 그 대표적인 예입니다.

재미없다는 말은, 플레이 다 끝나고 나서 하면 됩니다.

팀원을 나무라는 것도, 친한 사이이면 당연히 받아줄 어느 정도 선은 있을 겁니다.

그래도 정도껏 해야 합니다. 자기가 못하고 싶어서 못한 것도 아닌데 그런 말을 계속 들으면 기분이 많이 상합니다.

너무 징징대는 것도 다른 사람들의 재미를 떨어뜨립니다.

견제 한 번 당했다고 정색하시고 몇 시간 동안 징징대시는 분도 봤는데, 퍽 괴로웠습니다. '다음 수 어떻게 어떻게 하려고 했는데 그걸 못하게 돼서 몇 점을 잃게 됐다'고...

(정상적인 규칙에 의한 다른 사람의 행동 하나에 의해 실현 불가능하게 될 전략이라면, 애초에 그다지 실현 가능성이 높지 않은 전략입니다. 전략이라고 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비유를 하고자 이미지를 하나 가져왔습니다.

탈룰라 시리즈로 유명한 대화 중 하나입니다. (공개적인 이미지이지만 제 지인은 아니라서 혹시 몰라 이름은 가렸습니다.)

어머님이 사주신 옷이라고 해서 ‘이상한 회색잠바’가 되지 않는 것은 아닙니다. 그걸 말해서는 안 되는 것도 아닙니다.

그렇지만 위 대화에서 왼쪽 화자는 그걸 이상하다고 하는 말이

지인, 지인 어머님 기분을 상하게 할 수 있다는 걸 인지하자 미안함을 느끼고, 취소하려고 합니다.

비록 ‘하면 안 되는 것은 아닌 말’이라 할지라도, 다른 사람 기분 나쁘게 할 만한 말에 해당되는지 생각해보고, 해당된다면 삼가는 게 좋습니다.

'성의없이 플레이에 임하는 태도'도 플레이 재미를 떨어뜨리는 요인이 됩니다.

플레이 중에 졸거나, 휴대폰게임을 하시는 분들이 있습니다. 이런 경우는 아마 대상이 안 맞는 경우일 것입니다. 물론 다른 게임을 한다고 해도 이런 태도는 사전에 주의를 주는 게 좋습니다.

본인의 최고 성적을 추구하지 않는 플레이,

이는 ‘남에게 큰 영향을 미치고 싶어서’ 또는 ‘어차피 자신의 높은 성적을 기대할 수 없을 것 같아서’가 동인이 될 것입니다.

전자(이하 트롤링1)가 트롤링인데, 트롤링의 의미는 현재 좀 넓어졌고 게임 세계에서는 후자(이하 트롤링2)도 트롤링이라고 불리곤 합니다.

실제 일어나는 빈도는 후자가 지배적인 것 같습니다.

이런 플레이는 일반적으로 다른 사람들의 기분을 나쁘게 만들고 재미를 떨어뜨릴 수 있습니다. 보통 모든 플레이어가 ‘본인의 최고 성적을 추구하는 플레이’를 할 것이라고 가정하고 플레이를 하기에, 그에서 벗어난 행동이 보이면 자신의 전략에 큰 지장이 생길 수 있습니다. 자신이 파악한 '투입-산출 구조'가 불안정해지는 것이라고 할 수 있고, 이와 관련한 재미를 못(덜) 얻게 되는 것입니다.

자신의 여러 행동 또는 오랜 시간 공(수고)을 들인 것을 남이 간단한/짧은 행동으로 허무하게 무너뜨리는 것이 되곤 합니다.

그점에서 삼가야 할 태도입니다만,

트롤링에 대해 ‘자신의 재미는 추구하지 않고 남 엿되보라고 하기만 하는 이상한 행동’이라거나 ‘진중한 보드게임 플레이라는 활동에 결코 해서는 안 되는 불경한 행동’이라고 보지는 않습니다 저는.

‘남에게 큰 영향을 미치기’(트롤링1 관련)도 생존에 연관되는 욕구이고, ‘어차피 현재 나는 크게 뒤져서, 1등이 되려는 노력을 해봤자 무의미하니 게임 빨리 끝낼래 / 내 바로 앞 사람만 역전할래’(트롤링2 관련) 하는 것도 자신의 유의미한 이득을 얻으려는 자연스러운 태도입니다.

저는 보드게임 취미생활 하시는 많은 분들이, 트롤링이라는 행태도 이해하시기를 바랍니다.

(※ 이해한다는 것은 꼭 공감하거나 용납한다는 것이 아닙니다.)

선거와 관련하여 ‘사표 방지 심리’가 있죠.

갑, 을, 병 후보 중 갑 후보를 가장 선호하지만, 갑 후보에게는 표를 줘봤자 탈락할 것 같아서 을, 병 중 선호하는 후보에게 투표하는 것이죠.

생물은 자신의 행위가 유의미한 것이 되기를 바랍니다.

어떤 행위를 했는데 그것이 유의미한 이익이 되지 않으면 재미도 못 느낍니다.

라프 코스터의 『재미 이론』에서 ‘패턴이 너무 어려우면 학습이 안 되므로(이득이 없어서) 재미를 못 느낀다’는 내용과도 일맥상통하는 이야기입니다.

블라다크바틸도 이점을 이해해서 쓰루디에 ‘명예로운 퇴장’ 규칙을 굳이 설명서에 담은 것일 겁니다.

‘노력해봤자 아무 소용도 없는 것 같은’ 상황에 처하면

그래도 다른 플레이어들을 위해, ‘가능한 한 본인의 최고 성적을 추구하는’ 플레이 태도를 취하는 것이 좋지만

다른 플레이어들도 그럴 때 그 플레이어가 재미를 별로 못 느끼고, 어쩌면 고통스러워 할 수도 있다는 점은 이해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런 문제 상황이 잘 일어나지 않도록

- 설명 잘 하기

- 작가가 잘 만들기

- 봐주기(희생을 요하므로 셋 중 가장 선호하지 않는)

가 예방책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덧붙여 트롤링은, 판단에 이견이 있을 수 있습니다.

‘견제할 사람은 따로 있는데 나를 견제하다니, 트롤링이지 않느냐’고 해도,

상대방 입장에서는 그 플레이어가 가장 위협적이라서 견제한 것일 수 있습니다.

게임 상황은 누가 가장 유리한지 정확하게 판단이 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정확하게 파악이 잘 되면 의욕을 떨어뜨리기 마련이라서, 작가들은 이를 숨기려고 하곤 합니다.

생각지 못한 견제를 받았다면 ‘트롤링 아니냐’고 하기 전에, ‘저 사람은 나를 위협적이라고 느꼈을 수 있다’고 생각해보는 게 좋습니다.

섣불리 단정짓지 말고요.

뜬금 없는 티밍도 트롤링 비슷하게 다른 플레이어의 재미를 떨어뜨릴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개인전 게임인 레지스탕스쿠를 6인이서 시작하여 갑, 을, 병 3인이 남았을 때,

갑, 을이 “아, 저희는 원래 먼저 공격 안 하기로 했어요” 하면서 병만 집중 공격해 병이 탈락된 경우, 병은 재미가 뚝 떨어질 수 있습니다.

병 입장에서는 갑자기 다른 게임이 된 거나 마찬가지입니다.

개인전 게임은 개인전으로 할 것이라고 기대가 되는 게 자연스럽습니다. 팀을 이루고 싶으면 게임 시작 전에 얘기해서 동의를 구하고 하든 다른 게임을 하든 하는 게 낫습니다.

설명을 어떻게 하는 것이 좋다는 이야기를 잔뜩 했지만

설명자가 설명을 잘 못할 수 있다는 점을 이해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인간은 불완전하죠. 설명자도 청자도 불완전할 수 있다고 미리 생각하고, 가능한 한 이해해주려는 태도를 갖는 게 좋습니다.

설명은 잘하기 어렵습니다. 최적의 순서로 설명하지 못할 수도 있고, 논리적으로 앞뒤가 안 맞는 표현을 쓸 수도 있고, 일부 누락하거나 틀리게 설명할 수도 있습니다.

‘아까 이거 말씀 안 해주셨다’, ‘아까는 이렇게 다르게 말씀해주시지 않았느냐’고 하는 일이 있을 수 있는데,

자기도 모르게 공격적으로 따지고 싶어질 수도 있으니

마음에 평온을 유지하려고 의식적으로 노력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런 이야기도 있습니다.

“저희는 승부욕이 너무 강한 분은 받지 않습니다.”

범죄의 원인도 욕구에 돌리시는 분들도 계신데

욕구는 동인이 되는 것일 뿐, 누구에게도 피해를 주지 않고 건전한 방법으로 해소되면 나쁠 게 없고 오히려 긍정적인 활력소가 될 수 있습니다.

승부욕이 문제가 된다기보다는

승부욕을 주체하지 못하면서 자기 하고싶은대로 하느라 다른 사람의 기분을 나쁘게 만드는 행위를 하는 것이 문제가 되는 것입니다.

반칙을 하거나, 자신의 패배에 대해 불쾌함을 지나치게 표출하는 경우, 그리고 바로 위에 쓴 '룰 설명 부족에 대해 공격적인 태도를 취하는 경우' 등을 예로 들 수 있겠죠.

이런 말이 나오는 이유도 저는 앞서 거듭 말씀드린 것과 마찬가지로, ‘핵심을 직접적으로 지적하면 내가 나쁜 사람으로 보일까 봐/싸움날까 봐 조심스러워 해서’, ‘좋게좋게 넘어가자며. 핵심을 짚지 않고 대충 넘어가려고 해서’라고 생각합니다.

귀인을 틀리게 하는 것은 어떤 이들을 억울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즐거움이란 것은 이기는 것에서만 느낄 수 있는 게 아니라 다른 데에서도 느낄 수 있습니다.

승부욕이 강한 분들은, 이 점을 이해하시는 게 좋습니다.

그리고 승부욕 때문에 자기가 하고 싶어진 어떤 언행들이, 비매너 언행일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주의하는 것이 좋습니다.

요약해보겠습니다.

게임이 재미없게 플레이되면 ‘재미없는 게임’이라고 나쁜 인식이 박힐 수 있습니다.

게임 자체 한계와는 별도로 ‘재미있게 플레이될 수도 있는 게임’ 플레이를 재미없게 만드는 요인들이 있습니다. 알아두면 예방할 수 있는 부분이 많습니다.

대상 관련

-(설명 포함) 40분짜리만 하는 사람에게 2시간짜리를 들이밀지 않기.

설명 관련

-설명을 너무 쉽게 생각하고 준비 없이 하면 잘못되기 십상이니, 미리 잘 연습하기.

-전략을 아예 생각해볼 수 없으면 재미를 못 느끼니, 압축적인 한 마디를 설명에 포함시키든 전략을 생각해볼 수 있게 하기.

-스스로 전략을 생각해보는 데에서 느끼는 재미도 있으니 요청하지 않은 훈수를 자제하기.

-뭘 해보려는 걸 못하게 하면 재미를 못 느낄 수 있으니 손발을 묶진 말기.

-룰 설명에 견해 대립이 있는 경우 플레이 시작 전에 해결하기.

-룰을 플레이 도중 바꾸는 것 삼가기.

*설명 방법 관련

-순서 중요. 간섭 못하게 미리 얘기해 둘 것.

-용어에 대한 설명 없이 그 용어 남발하지 않기(이건 상세내용은 생략했네요, 지쳐서...).

-쓸모, 목적의식(이걸 하면 뭐가 좋은데?)을 염두에 두고 설명하기.

-아이콘은 읽는법을 함께 설명하기.

-조건/시기, 개인의 것/전체의 것 구분, ‘예외’/‘특별히’, ‘아무 때에나’/‘아무 거나’ 표현 주의하기.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설명할 때 ‘언제’ 할 수 있는지(보통 “자신의 차례가 되면”이라는 표현을 쓰는 게 좋은 경우가 많을 것), 흐름 구조 설명을 우선하기.

-행동종류뿐 아니라 행동방식에 대해 설명이 필요한 게 있는지 생각해보기.

-요약룰을 작성해보고 순서 조정 고심하기, 양 줄이기.

-일괄적으로 설명하는 게 좋은 것은 일괄적으로 하기.

-눈에 보이지 않는 것 3종 이상은 그룹화 또는 참조자료 만들기.

-외울 필요 없는 것은 ‘이건 외울 필요는 없어요’ 하고 알려주기.

언행 관련

-문제를 인식했음에도 덮어버리거나 귀인을 틀리게 하는 것을 지양하기.

-플레이 도중 남 재미 떨어뜨릴 수 있는 부정적 견해(재미없다/왜 하냐 등), 부정적 감정 표출(당해서 화 난다, 왜 나를 견제하느냐 등) 자제하기. 반대로 재미있어하려고 노력하고, 재미있는 척하기(재미없다는 건 다 끝나고 나서 얘기하기).

-팀원 나무라는 것 자제하기.

-조는 것, 휴대폰게임 하는 것 삼가기.

-소용없어 보여도 끝까지 본인 최고성적을 추구하는 성의 있는 플레이 하기.

-개인전 게임은 개인전으로 하기.

-승부욕을 부리다가 비매너 언행하지 않도록 주의하기.

-이기는 것만이 즐거움 원(源)이 아니라는 걸 이해하기.

더 짧은 요약

◆ 40분 넘는 게임은, 검증된 분들에게만 들이밀기.

◆ 설명은 반드시 미리 연습하기~
· 흐름구조.
· "자신의 차례가 되면"....
· 눈에 보이지 않는 것 3종 이상은 눈에 보이게 만들어주거나 그룹화.
· 외울 필요 없는 건 "이건 외울 필요는 없어요".

◆ 룰 견해 대립은 게임 시작 전에 해결하여, 플레이 도중 바꾸지 않기.

◆ 시작 전 일러주기~
· 설명 간섭x, 집중 요(휴대폰x).
· 손상x(휴대폰, 자차 등 비유. 카드 휘거나 손톱으로 찍거나...).
· 팀원 나무라는 것, 징징대는 것, 게임 혹평을 플레이 도중에 하는 것 자제 요.
· 플레이 끝까지 성의 있게 플레이 요, 개인전 게임은 개인전으로 할 것(뜬금없는 티밍x) 요.
· 모든 각 참여자가 귀한 개인 시간 내는 것이니, 다른 참여자에 대한 존중 필 요,
'이기는 게 다가 아니'라는 것 언급, 승부욕 강한 분들은 언행에 특히 주의 요.

◆ 설명자도 청자도 완벽한 인간은 아니니, 잘못하더라도 이해하려고 노력하기.

너무 많다고 생각되실 수도 있을 것입니다.

네. 그래서 보드게임 문화가 널리 퍼지기 어려운 것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하나하나 읽어보면 별로 어려운 건 없을 겁니다.

그리고 한 번 얘기해주기만 해도 수많은 ‘재미없게 플레이 되는 안타까운 경우’들을 예방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한 번 얘기해주기만 하면 될 것을, 미리도 얘기 안 해줘놓고, 사후적으로도 아무 말 안 하고 넘어갔으면서 뒤에서 “어휴 노답 ㅉㅉ” 하는 경우를 정말 무수히 봐와서 답답했던 점이

이글을 쓴 동기 중 하나가 되겠습니다.

자신에게 당연한 것이 남에게도 당연한 것일 거라 당연하게 기대하는 것은 옳지 않습니다.

남에게는 당연하지 않을 수도 있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하는 데에서 싸움이 생길 수 있습니다.

이 내용들은, 플레이어들이 생각할 점이기도 하지만

그 이상으로, 창작자들이 생각할 점이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누가 뒤쳐졌는지 쉽게 보이고, 역전도 거의 불가능하게’ 게임을 만들면 트롤링이 쉽게 유도됩니다.

헷갈리기 쉬운 규칙을 넣어두면 설명이 잘못되기 쉽습니다. 그런 규칙이 있다면 설명서를 특히 신경써서 만들 필요가 있습니다.

‘종류가 많고 외우기 힘든 내용’은 눈에 보이게 만들어주는 게 좋습니다.

이 글은 '플레이 할 때에 재미에 영향을 주는' 점들에 관해 짚어보았습니다.

게임 '기획/추천을 할 때에 고려할', 재미에 영향을 주는 점들은 별도로, ‘일반인과 게임하기’에서 그 내용 일부를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3. 일반인과 게임하기

일부 미리보기

(보통) 게이머는 육성하는 것이 아니라 발견하는 것입니다.

‘게임을 안 좋아하는 사람’을 → ‘좋아하는 사람’으로 변화시키는 일은, 거의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빨리 받아들이고

'원래 이런 걸 좋아할 성향을 지니고 있던 사람'을 '발견'하려는 자세를 갖는 것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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