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너슐라그] 책상 위에서 즐긴 독소전
전에 적은 개봉기 링크 입니다 : https://boardlife.co.kr/bbs_detail.php?tb=info_boardgame&bbs_num=6467&gameId=16709&g_page=community&g_pg=1
저번에 언박싱 해본 도너슐라그를 오늘 플레이해보았습니다!
대략 2주전쯤 제 알파테스터(보드게임노예)와 테스트플레이를 돌려보았고, 에러플을 잡고, 오늘 드디어 첫플을 해봤습니다!
시간은 대략 3시간 40분 쯤 걸렸네요. 턴4 중 끝났으니 턴7(혹은턴8)까지 간다면 6시간까지 걸릴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각설하고 바로 게임 메카니즘과 오늘자 플레이 후기로 넘어가겠습니다! (아직 워린이라 제가 잘못 알고 있는 내용들이 있을수도 있는데 귀엽게 봐주세요!)
1. Activation system
Chit-Pull system 이라고 들어보셨나요? 컵 같은 곳에 chit을 모아놓고 뽑은 후 chit에 해당하는 지휘관/사령부를 활성화해서 그 지휘 범위 내에 있는 유닛이 활성화되는 시스템입니다. 도너슐라그는 이 시스템을 카드로 이식했습니다. 컵에서 chit을 뽑는 것을 덱에서 카드로 뽑는 것으로 바꾼거죠. 그렇다면 특별한 점이 딱히 없다고 느껴질 수 있는데요. 여기서 도너슐라그는 아주 재미있는 선택을 합니다. 바로 독일과 소련의 카드 운영방식을 다르게 하는 것입니다.
독일은 23 Panzer Division이라고 명확하게 나와있습니다. 이 카드를 뽑으면 맵에 있는 23 기갑사단 유닛들을 움직이고, 전투에 사용하면 됩니다. 반면 소련은 Blue units이라고 나와있습니다. 이제 51군에 파란 띠를 두른 유닛들을 찾아서 움직일 수 있습니다. (다른 카드도 있지만 대표적인 카드 2장을 가져왔습니다.)
말만 들어도 좀 이상하죠? 독일은 참 직관적인데 소련은 쉽게 다가오지 않습니다. 이게 게임 플레이 방식에서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 밑에서 다시 다루겠습니다
2. 진영간 특색
저는 비대칭 게임의 가장 큰 매력은 진영마다 다른 고유특색이라고 생각합니다. 비대칭게임인데 캐릭터들이 다 비슷비슷하면 재미가 없겠죠. 그리고 워게임 또한 이런 진영의 고유특색이 강하게 나타나야 하는 게임입니다. 독소전 테마에서 우리가 기대하는 건 무엇일까요? 대략 독일의 강한 전투력, 빠른 기동력, 부족한 보급, 적은 병력 정도가 있겠죠. 이와 대비되는 소련은 (상대적으로) 약한 전투력, 그러나 많은 병력 등이 있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이 앞에서 다룬 카드를 쓰는 방식을 통해 이 특색은 강하게 피어나죠.
Vassal에서의 초기 셋팅입니다. 독일은 6기갑사단이 전방에, 뒤에 루마니아 6사단이 받쳐주는 반면, 소련군의 방어태세를 보면 같은 색깔띠를 가진 카운터가 주변에 없습니다. 이는 결국 독일은 명확하게 제시된 사단을 가지고 계회적이고 정교한 기동을 할 수 있는 반면 소련은 파란카드를 드로우 할 경우 이곳저곳에 널부러진 파란 색 유닛들을 찾아서 얼기설기 방어선을 꾸려야 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턴이 지나면 같은 색깔끼리 헤쳐모여 하게 되어 어느 정도 방어가 가능해지지만 그 전까지는 파죽지세의 독일군을 볼 수 있습니다.
3. Combat Card
도너슐라그에는 Activation card를 제외하고도 Combat card들이 있습니다. (발동을 위해서 주사위를 굴려야할 수도 있습니다)
General event로 사용하면 게임에서 완전제거, Tactical event로 사용하면 게임에 다시 돌아올 수 있습니다. 만약 Combat card 발동을 위해 주사위 굴리는 것이 너무나 싫다면 턴 시작할때 독일군은 OKH, 소련군은 STAVKA 칸에 카드를 넣고, 무조건 발동시킬 수도 있습니다.
4. 게임의 목표
이 게임의 목표는 오직 스탈린그라드에 갇힌 6군을 구해내는 것에 있습니다. 그래서 어느 순간 독일군 플레이어는 도너슐라그!를 외치고 미팅 존 하나를 골라
에 진짜 토큰1개 더미 토큰 2개를 놓습니다.
이 토큰은 당연히 소련군은 볼 수 없고(확인할 수 있는 Combat card 있긴 합니다) 승리 조건 달성과 함께 공개됩니다.
5. 오늘 게임의 전개
게임의 세팅입니다 맵 좌측에서 독일군과 루마니아 군이 쏟아져 나오기 시작하고 소련군은 강을 방어선으로 막아내야 합니다. 독일군의 주축인 기갑, 기계화보병은 도하에 큰 패널티가 있기 때문이죠
무리하게 혼자 기동하던 23 기갑사단을 포위직전인 소련군! 결국 포위는 실패했지만 이떄 23기갑사단에 궤멸적인 피해를 주고 사실상 23기갑사단은 게임에서 리타이어하게 됩니다
그러나....23사단을 박살내면서 오만해진 탓일까요. 소련군은 후기 Combat Card의 사기성을 모르고 있었습니다.
이 카드로 인해 우측 샛길을 막고 있던 소련군 2개 여단이 날라가면서!
무방비가 된 소련 우익으로 증원된 독일의 17기갑사단이 쏟아져 들어오게 됩니다
놀란 소련군은 급하게 알보병 깡통들을 까는 카드를 사용해 17기갑사단의 진격을 방해하려했지만
아.... 독일이 비슷한 효과의 카드가 하나 더 있어서 깔아놓은 알보병 하나를 제거해버렸고, 결국 17사단의 쾌진격으로 스탈린그라드에 갇힌 독일 제6군의 활로가 열리고야 말았습니다.
황투 미국 첫 플레이 때 베를린봉쇄를 맞은 기분
결국 이 세계에서 스탈린그라드에 갇힌 6군은 '신촌 만슈타인'의 구원으로 살아남게 되었습니다. 앞으로 이 세계에서 독소전이 어떻게 흘러갈까요? 여전히 독소전은 소련의 승리로 끝날까요? 아니면 독일이 다시 반격을 해 레벤스라움을 만들 수 있을까요 ㅋㅋ 역사 배경의 게임은 게임이 끝나도 이런 상상하는 재미가 있습니다. ('혜화동 바실렙스키'는 '신촌 만슈타인'에게 패해 씁슬한 보드카를 빨며 집으로 쓸쓸히 걸어갔답니다....)
6. 총평
너무나 재밌게 즐겼습니다. 워게임이 아무래도 시간이 다른 게임들에 비해 많이 걸려 많은분들이 시작하길 주저하십니다. 다만 긴 시간 동안 어마어마한 몰입감을 선사한다는 점에서 워게임이 최고라는 것을 꼭 강조하고 싶습니다. 점심 먹고 시작했는데 정신없이 하다보니 어느새 저녁먹을 시간이더라고요 ㅋㅋ
개인적으로 도너슐라그의 장단점을 한번 꼽아보자면
장점 : 룰이쉽다- 헥사워게임 중에서 룰은 쉽습니다, 긱웨이트도 3.0 (워게임식3.0아님!) 보급도 빡빡하게 체크하지 않고 병종, 도로의 종류도 게임의 편의성을 위해 간소화시켰습니다
아트디자인이 이쁘다-물론 디자인은 개인의 취향이긴 합니다만 전 너무 마음에 들었습니다 ㅎㅎ 눈덮인 러시아 땅을 보드에서 너무 잘 표현한것 같습니다
Combat card를 통한 전략의 다양성- 밀릴 것 같은 전투에서도 Combat card를 통해 승리를 쟁취할 수 있습니다. 주사위를 굴리면서 서로 울고 웃습니다
단점: Combat card 운빨 - 몇 사기 카드가 있고 그 카드를 1,4,8턴에 확정적으로 집어올 수 있습니다. 카드의 사기성, 카드의 운빨 등은 자신이 세운 정교한 전략이 운에 의해 무너지는 것을 싫어하시는 분들이라면 당연히 싫어할 듯 합니다
쉬운 룰을 위해 간소화된 요소들 - 앞에서 말했다싶이 쉬운 워게임을 만들기 위해 보병,기병을 보병으로 통일한다든지, 철도, 대로, 소로 다 같은 길 취급 하는 등 간소화된 요소들이 있습니다. 저같은 워린이야 룰이 쉬우니 더 좋았지만 고인물들은 만족못하는 부분이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소련 Activation에서 느껴지는 빡침 - 파란유닛 어딨어...빨간유닛 어딨어..나 왜 얘 못움직여.. 기동에서 애로사항이 꽃핍니다 싫어하시는 분들은 꽤 싫어할 것 같기도 합니다.
게임의 재미 - 아무래도 공격이 독일, 방어가 소련이다 보니 공격자인 독일이 더 재밌게 플레이 할수도 있을것같습니다. 물론 전 소련으로 플레이하면서도 꿀잼이었습니다.
이렇게 도너슐라그 후기를 마칩니다! 아직 워게임에서도, 보드게임에서도, 참으로 즐길 게임들이 많이 남아있습니다. 게임 후기는 처음 써보는데 짧은 글인데도 쉽지않네요;; 항상 정성스럽게 후기 남겨주시는 분들 대단한 것 같습니다!! 모두 재밌게 보드게임 즐기시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