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서구 보드게임모임] 다이나믹 24.05.14 후기 (네메시스, 모우, 카방가, 행성X를찾아서, 실버, 익스플로딩키튼, 인사이드잡, 레즈아르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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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5.15 12:29

모임 가입 안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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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4 화요일 모임에 15명이 참석하셨습니다.

저는 정말 오랫만에 아주 좋아하는 게임, 네메시스 본판을 가져와봤습니다. 거의 1년만인것 같네요. 캐릭터는 다음과 같이 뽑았습니다.

선장 : 준용
전투병 : 믹
정찰병 : 서윤
조종사 : 오디
기계공 : 성문

오랫만에 재밌게 한 기념으로 전투병 시점 후기입니다.

나는 전투병 믹이다. 덩치가 크다는 이유로 전투병으로 차출되었지만 원래 내가 지원한 병과는 취사병이다. 전투같은건 무섭단 말이다. 사격에 재능도 없었지만, 어쨌든 꾸역꾸역 훈련을 받아 전투병 역할을 하게 되었다.

우주에서의 임무중, 비상사태가 발생하여 우린 모두 동면에서 깼다. 옆에는 배에 커다란 구멍이 난채 처참하게 죽은 이름모를 선원의 시체가 바닥에 널브러져 있다. 이게 대체 무슨일인가? 지구 본부에서의 지구로 귀환하라는 명령도 와있다.

나는 나머지 대원들에게는 엔진실로 가서 엔진 점검을 부탁하며 나는 전투병답게, 당당하게 망설임없이 조종실로 향했다. 항해 좌표를 지구로 맞춰놓기 위해서다. 그런데 마침 조종실로 향하던중 엔진 관리실을 발견하여 엔진의 상태를 확인해보았다. A엔진만 원인 모를 파손이 있는 상태이고, B엔진과 C엔진은 정상이었다. 무전으로 캡틴 준에게 상황을 전했다. 캡틴 준은 혹시 모르니 자기가 A엔진을 수리하러 가보겠다고 한다.

잠시 후, 정찰병 서윤의 공포에 질린 듯한 비명소리가 무전으로 흘러 나오며 내게 다급한 요청을 한다. "도와줘요!! 전투병~!!" 무슨일이지? 그쪽에는 많은 대원이 함께 갔을테니 뭐, 알아서들 정리하겠지. 캡틴 준도 있고. 역시나, 잠시후 "고마워요~ 선장님~" 하는 정찰병의 목소리가 무전기에서 들린다. 역시, 캡틴 준. 그는 전투병인 나보다 뛰어난 전투능력을 갖고 있고, 동료에 대한 전우애도 매우 큰 인물이다. 캡틴 준이 있으니 저쪽은 크게 신경쓸 필요가 없어보인다.

조종실에 거의 다 왔을 무렵 천장에서 녹색의 끈적한 액체가 떨어지며 내 몸을 뒤덮었다. 제길, 이게 뭐야 너무 불쾌한 나머지 옷을 좀 갈아입으려는데 뒤에서 이 세상의 것이 아닌 듯한 섬뜩한 울음 소리가 났다. 뒤를 돌아보니 맙소사, 나보다 족히 3배는 넘게 커보이는 거대한 붉은 색 괴물이 나를 응시하고 있다. 그 괴물이 거대한 팔을 내게 휘두른다. 나는 사격은 못해도 반사신경은 좋았던 덕에 가까스로 그 공격을 피할 수 있었다. 그리고 나는 180도 방향을 돌려 잽싸게 도망을 쳤다. 내가 받은 훈련은 상대를 인간으로 가정하고 받은 훈련이란 말이다. 저런것과 싸웠다간 개죽음만 당하겠지! 다행히 그 괴물은 나를 따라오지는 않았다.

조종실에 와보니 조종사 오디가 이미 와 있었다. 자신이 이미 항해좌표를 지구로 맞춰놓았다 한다. 나는 불쾌한 점액때문에 먼저 옷을 갈아입고 조종사가 제대로 해 놓았는지 체크해보았다. 그의 말대로 지구로 잘 가고 있는 중이다. 좋아, 그럼 이제 동면실로 들어가서 동면만 취하면 되겠다. 나는 그 무시무시한 괴물을 또 만날까봐 왔던 방향이 아닌 반대쪽 방향을 통해 동면실로 가기로 했다. 그런데 가다가 해치실을 발견했다! 오, 이거라면 비상상황에 탈출을 할 수 있으니 만약을 위해 열어놓아야겠다. 무전기에서 계속해서 정찰병의 "살려줘요~ 선장님!!", "전투병, 어디있어요!!" 하는 비명소리와 총성이 주기적으로 들리는 중이다. 아까 본 괴물이 한둘이 아닌 것 같다. 무섭다, 저런것과 어떻게 싸운단 말인가?

하지만 우리 용감한 선장님은 이들에게 물러서지 않고 정확한 사격 실력으로 하나하나 쓰러뜨리고 계신 모양이다. 본 받고 싶다.

나는 탈출실로 향하는 통로 앞에서 잠시 고민한다. 동료를 구하러 가서 같이 죽을지... 나라도 탈출해서 지구본부에 이 상황을 전할지... 그런데 이 찰나 아까 보았던 그 거대한 붉은 괴물이 또 나타났다! 도저히 이길 수 없을 것 같은 압도적인 비주얼! 역시 탈출이나 해야겠다.

나는 잽싸게 탈출구로 달렸고... 잠깐, 좀전까지 조종사도 나랑 같이 있었는데... 구명정을 하나만 열어놓아서 한명이 더 들어오면 곤란하다. 일단 문을 닫는다. 그리고 그곳에서 또 이상한 괴물을 하나 만났으나 이번건 덩치도 그리 크지 않아서 처음엔 당황했으나 침착하게 마음을 가다듬고 해치울 수 있었다. 그리고 구명정에 올라 무사히 우주선을 탈출했다.

지구로 귀환한 나는 뱃속에서 기분나쁜 이질감이 느껴져 바로 의무실로 향했고 뱃속에서 괴생명체가 있음이 확인되었다. 점액을 뒤집어 썼던것이 생각난다. 아니면 그 조그만 괴물과 싸우다가? 역시 그런놈들과는 싸우지 않는것이 현명한 판단이었다. 다행히 수술을 통해 뱃속의 괴생명체를 제거해 낼 수 있었다. 조금만 늦었으면 위험했을 것이라는 의료진이 설명이 있었다.

내가 지구로 귀환한 후 얼마있다가 하나의 구명정이 더 도착했다. 흠, 누구인지는 모르겠으나 다행히 무사히 탈출한 모양이다. 하지만, 그 구명정의 안에서 발견된 것은... 뱃속에 구멍이 뚤린채 사망한 조종사였다... 오, 신이시여.... 나의 전우가 이렇게 되다니, 눈물이 앞을 가린다.

마지막으로 네메시스 호가 지구로 도착하여 지구본부 대원들이 수색을 하였으나 그곳은 처참하게 살해된 동료들의 시체와 괴생명체의 시체들이 남아있었다. 일부 살아남은 괴생명체들은 특수부대가 투입하여 모두 처리한 것 같다. 본부 요원들은 CCTV 를 보며 어떤 상황이 벌어졌는지 파악을 해 나갔다.

탈출실 앞에서 만났던 거대 붉은 괴물은 지구 본부 요원들이 분석한 결과 여왕이라는 것 같았다. 그 여왕은 조종사인 오디의 기가 막힌 판단력으로 싸움없이 공기 차단실에 가두어 죽인 것 같았다. 이 여왕이 죽지 않았다면 네메시스 호는 괴물들로 가득차 있었을 것이라고 한다. 여왕이 죽은 덕에 특수부대원들이 남아있는 소수의 괴물들을 소탕할 수 있었던 것이다.

한편 지구본부에서 정찰병에게는 이들의 약점을 캐라는 명령을 하달한 모양이다. 은신 능력이 뛰어난 정찰병에게는 딱 맞은 임무이다. 그리고 비정하게도 선장에게는 정찰병이 이 임무를 행하는 과정에서 어떠한 감염이 일어날 수도 있으니 정찰병을 사살하라는 명령또한 내린 상태였다. 이럴수가... 선장과 정찰병은 매우 끈끈한 전우애를 가지고 있었다. 캡틴 준이 과연 그녀를 살해할 수 있었을까? CCTV 를 보며 어떤 일이 있었는지 지켜보았다.

정찰병 서윤은 자신의 임무를 위해 정말 위험해 보이는 여왕의 둥지로 과감하게 진입하여 알을 들고 나와 실험실에서 약점을 분석한 것 같다. 그 과정에서 많은 괴물들의 습격이 있었으나, 그녀의 옆을 캡틴 준이 언제나 지켜주고 있었다. 역시 캡틴 준. 선장의 귀감이 되는 인물이다. 괴물의 약점이 분석된 이후에도 캡틴 준은 지구 본부의 명령을 지키지 않고 계속해서 그녀를 위기 상황에서 구해주고 있다.

한편 기계공 성문은 여기저기 돌아다니면서 시끄러운 소음을 내고 다닌 모양이다. 그들이 향했던 엔진실 쪽으로 엄청난 양의 괴물들이 계속 출현하고 캡틴 준이 힘겹게 그 괴물들을 쓰러뜨려 나가고 있었다. 하지만 대원들을 모두 지키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결국 기계공이 제일 먼저 괴물들의 공격을 받고 사망한다. 여기서 한가지 불가사의 한 점이 발견되었다. 기계공이 사망한 시점을 기점으로, 이 괴물들이 믿을 수 없을만큼 영리해진 것이다.

기계공이 사망하여 해치실이 모두 개방된 덕에 조종사도 뒤이어 탈출하고.. 비록 구명정에서 사망한 채로 지구로 오긴 했지만... 그리고 캡틴 준과 정찰병은 동면실에서 동면을 하기로 한 것 같다. 동면실의 캡슐은 워프의 압력에도 견딜만큼 엄청나게 튼튼하기 때문에 그 안에 들어가 있으면 괴물들의 공격에도 안전할 것이다.

하지만 똑똑해진 괴물들은 그들을 호락호락하게 동면을 하게 두지 않았다. 결국 사투끝에 정찰병을 끝까지 지켜주던 캡틴 준마저 사망하고, 정찰병 혼자 외로이 남아 마지막 남은 괴물과 일대일 대치 상태가 되었다. 그녀의 눈에 눈물이 고여있는 듯 하다.

선장의 희생을 헛되이 하지 않기 위해 그녀는 총탄이 다 떨어졌음에도 불구하고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않고, 맨손으로 그 괴물에게 덤벼들었다. 그러자 기적같은 일이 벌어졌다. 그녀가 초인적인 힘을 발휘하며 동면실에 마지막으로 남아있던 괴물을 쓰러뜨린 것이다!!! 정말 눈물겨운 사투였다.. 하지만 그녀도 너무나 많은 상처를 받았다. 괴물을 쓰려뜨리고 캡슐로 힘겹게 걸어다던 그녀는 출혈이 너무 심해서 바닥에 털석 쓰러지고 말았다..

내가 우주선에 남아서 같이 싸워줬으면 결과가 달라졌을까? 잘 모르겠다.. 나는 전투를 잘 하지 못하는 전투병이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