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 9장으로 블랙소나타를? 신박한 디덕션 게임 소개
안녕하세요 오늘도 pnp 게임 소개 들고 왔습니다.
르누비엠? 누비엠? 뭐라고 발음해야 될지 모르겠네요.
블랙소나타와 튜링머신의 공통점이 뭐라고 생각하시나요?
첫번째, 디덕션 게임이다
두번째, 게임이 작동하는 원리를 잘 모르겠다,
전 블랙소나타는 직접 해보지 않아서 잘 모르겠지만 튜링머신은 진짜 너무 신기합니다.
논리로 문제를 푸는 것 까지야 충분히 가능한데,
어떻게 그걸 각 문제당 하나의 답만 나오도록 그 구멍을 뚫어서 확인할 수가 있는거죠?
여기 작동은 하는데 이걸 도데체 어떻게 생각하고 구현해 낸 것일지 신기한 게임을 가져왔습니다.
더군다나 카드 9장만 가지고 손 안에서 플레이가 가능합니다.
비행기를 자주 타는 저에게 딱 맞는 게임일 듯 하군요.
간단히 설명드려 볼게요.
다운로드 받아서 양면출력 후에 자르면 9장의 카드가 나옵니다.
참고로 풀컬러로도 있는데 저는 그게 별로 직관적이지 않아서 흑백버전으로 합니다.
작가는 컬러버젼을 더 좋아하던데 전 이게 더 깔끔하더라고요.
게임을 위해서는 하나의 아이콘을 정하고 9장의 카드를 해당아이콘 1번부터 9번까지 배열해 줍니다.
뭔가 탐정같은 친구로 해 봤습니다.
안경으로 배열하면 이렇게 되겠네요.
기본적으로 시나리오가 12개가 준비되어 있습니다. 한 번 플레이한다고 해서 나중에 기억날만한 게임도 아니라서 리플레이성은 어느정도 있다고 보여지네요.
자 우리가 할 일은 이 9장의 카드를 넘기는 동안 (즉, 9턴동안) 주어지는 힌트를 통해 빌런을 잡아내는 것입니다.
빌런은 a 부터 i 까지의 9칸 중 한 곳에서 출발을 하고요, 매턴 상하좌우 중 한 곳으로 한칸 이동을 합니다.
만약에 여러갈래 길 중에 한번도 방문하지 않은 곳이 있다면 그곳을 우선시하여 이동합니다.
한 장소를 두번 방문하는 것은 가능하지만 바로 이전턴에 있던 곳으로 돌아가지는 않습니다.
이러한 빌런의 이동규칙과, 매턴 주어지는 힌트를 통해서 이동경로를 추측하고 어디 있는지를 찾아내면 되겠습니다.
우리는 해당 시나리오의 1번에 해당하는 장소에서 시작을 하고요, 첫턴에 바로 1번에 해당하는 힌트를 얻게 됩니다.
힌트의 종류를 설명 드리면요,
a 칸에 있는 화살표는 빌런이 이번턴에 위나 오른쪽으로 이동을 했다는 뜻입니다.
b 칸에 있는 전화기는 빌런이 이번턴 이동후에 CDG 세 군데 중 한 군데에 도착했다는 뜻입니다.
d 칸에 있는 표시는 빌런이 이번턴 이동후에 BHF 에는 도착하지 않았다는 뜻입니다. 다른 곳에 있다는 것이죠.
e 칸에 있는 안테나 표시는 빌런이 해당칸에서 두칸 떨어진 곳에 있다는 뜻입니다.
i 칸에 있는 위치 표시는 빌런이 2턴 전에 해당 위치에 있었다는 뜻입니다. (만약에 2번째 턴에 해당 힌트를 얻었다면 1턴전 위치입니다.)
g 나 h 칸 처럼 빈칸이 있는 경우는 해당턴의 이동까지 빌런이 그 칸에 간 적이 없다는 뜻입니다.
자 그럼 이번 시나리오를 몇 턴 진행해 보겠습니다.
우선 첫턴에도 빌런이 이동하기 때문에 이동후에 빌런이 밟은 땅은 총 2칸입니다. 이 부분이 잠시 후 중요해 집니다.
첫턴에 빌런이 위나 오른쪽으로 이동을 했다고 하네요.
우리는 이 힌트를 통해 무엇을 알 수 있을까요?
바로 c 나 g 에 관한 정보를 알 수 있습니다.
두 위치가 살짝 다른데요,
c 의 경우는 출발지가 될 수 없습니다. 해당 위치에서는 위나 오른쪽으로 이동이 불가능하니까요.
g 의 경우는 도착지가 될 수 없습니다. 위나 오른쪽으로 이동해서 해당 위치로 가는 것은 불가능 하니까요.
하지만 c 의 경우 현재 도착지가 될 수는 있고, g 의 경우 처음 출발지가 될 수는 있습니다.
위의 그림과 같은 상황은 가능한 것이죠.
물론 이것 말고도 가능한 상황은 무지하게 많습니다. 설명을 위해 몇개만 보여드리겠습니다.
힌트를 얻고 상황을 정리했으면 우리도 이제 이동을 합니다.
이동한 위치에서 힌트를 얻기 때문에 경로에 따라 다른 문제풀이가 되겠죠.
이동할 위치를 선택한 후 카드를 뒤로 넘겨줍니다. 뒤집지 않고 그대로 넘깁니다.
저는 아래 d 칸으로 이동하겠습니다. 플레이어도 상하좌우 한칸만 이동합니다.
이번에는 빌런이 위나 아래로 이동했다고 하네요.
자 그러면 아래와 같은 생각이 듭니다.
음 이 경로는 불가능하겠군. 왜냐면 위로 이동할 수가 없으니 아래로 가야하는데 그러면 왔던 길로 바로 되돌아가지 않는다는 법칙에 위배되지.
또 안 가본 경로를 우선시한다는 법칙에도 위배되지.
그렇다면,
난 f 를 출발지 후보에서 제외시킬수 있다!!
그런데 말입니다,
요 힌트 시스템에는 한가지 규칙이 또 있습니다.
해당힌트가 있는 칸을 빌런이 한번이라도 지나간 경우는 힌트가 참, 그렇지 않은 경우는 힌트가 거짓 입니다.
(첫턴에 얻게 되는 힌트는 무조건 참입니다!)
이게 무슨 말인고 하니,
요런 경로가 가능하다는 뜻입니다.
내가 얻은 힌트는 d 에 있는데 빌런은 d 를 밟은 적이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턴에 빌런은 위나 아래가 아닌 옆으로 이동했다는 뜻이죠.
물론 이게 실제 경로라는 것은 아닙니다.
현재까지 얻은 힌트와 빌런의 이동규칙에 모순되지 않는다 라는 것이죠.
이것도 가능합니다. 첫턴에 오른쪽, 두번째 턴에 아래로, 역시 d 칸을 밟은 적이 없기 때문에 가능한 경로입니다.
이것도 가능합니다.
이번엔 빌런이 d 칸을 지나갔습니다. 따라서 현재 d 칸에서 얻은 힌트가 참이라는 말이죠.
위로 이동하면 모순이 없습니다.
얘도 가능하겠네요.
d 칸을 밟은 적이 없으니 오른쪽으로 고고.
정리하면 이런식으로 가능한 경로들이 나옵니다. (빨간색 하나를 빼먹었네요)
물론 이것보다 가능한 경우의 수가 훨씬 많겠죠.
자, 그런 또 이동해 볼까요?
이번에도 아래칸으로 가 보겠습니다.
g칸으로 간다고 하고 카드를 뒤로 넘겨줍니다. (2번 카드가 맨 아래로 가게 되겠죠)
이번 힌트는 빌런이 이동후에 AEF 가 아닌 다른 곳에 있다는 뜻입니다.
물론, 해당칸을 밟은 적이 있으면 참, 없으면 거짓입니다.
거짓이라면 빌런이 AEF 중 한곳에 도달해야 합니다.
요 두개의 경로는 가능하겠죠.
g 칸을 밟은 적이 없으므로 g칸의 힌트는 거짓, 따라서 A 나 E 에 위치하면 모순 없네요.
이것도 가능합니다. 이 경로는 g 칸을 지나왔기 때문에 해당 힌트가 참입니다.
따라서 이번턴 이동위치가 AEF 에 있으면 안 되겠죠. b 로 갔기 때문에 괜찮습니다.
이건 어떤가요?
g 칸의 힌트가 참이어야 하기 때문에 E 칸에 도착한 해당 경로는 불가능합니다.
자, 이런식으로 턴마다 힌트를 얻어가며 불가능한 경로를 배제해가면서 빌런을 찾는 게임입니다.
힌트는 최초 5턴 까지만 얻을 수 있고, 그 다음부터는 이동을 하며 빌런을 잡아야 합니다.
빌런을 잡는 방법은 간단합니다.
내가 현재 있는 위치에 빌런이 있다고 생각하면,
카드 덱을 그대로 뒤로 뒤집습니다. 해당하는 칸 안에서 왼쪽 아래에 현재 시나리오의 아이콘이 있으면 빌런을 찾은 것입니다.
저는 처음에 이게 신기하더라고요. 아니 저렇게 아이콘이 많이 널려있고 이동이 왔다갔다 하는데 딱 그 순간에 거기에 있다고?
사실 생각해보면 빌런의 이동이 시나리오마다 고정이라서 뒤집었을 때 위치를 특정하는 건 가능하겠더라고요.
그런데, 저렇게 많은 힌트들을 12개의 시나리오에 모순없이 배열해 놓는 것은 쉬운 작업은 아니었을 것 같네요.
그러면서 5개의 힌트로 충분한 추론도 가능하게 만들어야 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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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약간의 타이밍의 문제가 있는데,
빌런을 잡는 시도는 해당턴의 빌런의 이동전에 이루어집니다.
룰설명에서는 빌런을 잡는게 뒤에 나와있는데 제가 면밀히 이동경로와 턴을 맞춰본 결과 이동전에 체포가 먼저입니다.
체포에 실패하면 이동하는 것이죠.
이게 이렇게 하지 않으면 빌런이 이번턴에 이동한거 + 다음턴에 이동할것 까지 생각해서 잡으러 가야되서 좀 안 맞습니다.
뒷면 정답도 이동전 경로로 되어 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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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룰은 메모하지 않고, 이전 카드 다시 보지 않고 플레이 하는 겁니다.
하다보면 계속 손으로 경로 그리면서 이건 되고, 이건 안되고, 이건 뭐지? 하고 있으실 겁니다.
쉬운 변형룰로 메모를 하거나 이전카드를 보는 방법도 있기는 합니다.
다른 변형룰로 공범이 있어서 이놈도 잡아야 하거나, 빌런이 보물을 감춰둬서 그것도 찾아야 하는 옵션도 있는데 이건 해보지는 않았네요.
끝으로, 논리적으로 생각하면 매턴 힌트가 하나 이상 주어집니다.
왜냐면 내가 어디로 이동하든 힌트가 유효해야 하기 때문이죠.
제가 첫턴에 아래로 이동하는 예시를 보여드렸지만, 오른쪽으로 이동하더라도 같은 카드를 보게되고, 따라서 b 칸의 힌트도 유용한 힌트일 것입니다.
같은 논리로 3번째 턴에서는 첫칸에서 2번이동으로 갈 수 있는 모든 곳의 힌트가 유효한 힌트입니다.
이걸 적극적으로 활용하느냐 마느냐는 플레이어의 선택이겠지만, 원래 게임의 의도는 내가 있는 칸의 힌트만 이용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힌트가 많다고 더 좋은게 아닐수도 있는데 각각의 힌트가 어느경우에 참이고 어느경우에 거짓인지를 동시에 생각해야 하기 때문에 오히려 혼란만 가중될 수도 있겠네요.
힌트가 유효하다는 것은 정보로서의 가치가 있다는 것이지 그것이 참이라는 건 아니니까요.
나중에 전체 힌트를 다 생각하면 더 빨리 해결이 되는지 해봐야 겠네요.
이상입니다. 저는 꽤 재미있게 4개정도 시나리오 플레이했고 조만간 12개 다 하게 되겠네요.
그리고 얼마 후에 문득 생각나서 하게 되면 또 재미있게 할 것 같은 그런 게임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