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3월 초 워게임 모임들의 후기

예테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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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3-3 오후 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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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초 ~ 3월 워게임 모임들의 후기입니다. 미루고 미루다가 출근 전날 쓰는 신세가 되었네요... (변명하자면 그 동안 너무 바빴음)

1. 2월 7일 수요일 - 마리아 / 회기 미플 보드게임

김가나다님과 네브님이 참석해주셨습니다. 두 분 다 멀리서 오셨는데 특히 네브님은 지방에서 몇 시간을 걸려 마리아를 배우기 위해 올라오신 열정...! 존경할 따름입니다.

진영은 김가나다님이 프랑스, 네브님이 프로이센/국본군, 제가 오스트리아를 맡았습니다.

처음에 두 분이 그다지 공격적으로 플레이하지 않으셔서 오늘 오스트리아로 이길 기회구나! 생각했습니다.

정면 힘싸움에 곤죽이 되고 쫓겨나 폴란드에 유배 중인 오스트리아 장군의 모습입니다 (..)

곧이어 프랑스와 바이에른군에게 장군 둘이 깔끔하게 포위당했습니다.

결과는 장군 3명 상실...! 지금까지 한 마리아 중에서 가장 비참하게 패배했네요.

게임은 네브님의 국본군이 프랑스 북부를 장악하며 끝났습니다. 게임 규칙 설명하고 3시간 만에 끝난 마리아는 이번이 처음이었네요.... 1월 말에 한 모임에서는 에러플을 두 개 정도 얘기해서 이번에는 먼 길 오시는 데 기필코 실수하지 않겠다...! 는 마음가짐으로 준비해갔는데 잘 전달이 되었을지 모르겠습니다.

'스코틀랜드의 망치'를 간략하게 돌려보고 모임을 종료했습니다. 두 분과의 게임이 참 즐거웠는데, 연이 또 닿기를 기원해봅니다.

2. 2월 12일 월요일 - 독일전차군단, 지중해의 제국들 / 진주 프리스콜레

설이었는데 마침 고향에 내려간 김에 보드라이프 최고의 유튜버(제맘대로 정함) 별밤님을 직접 만나뵙기로 하고 진주로 떠났습니다.

내부가 참 널찍하고 맘에 들더군요.

처음 진행한 게임은 '독일 전차군단' 중에서 하르코프입니다.

세팅을 하고... 제가 독일, 별밤님이 소련을 맡아서 진행했습니다.

소위 '워게임 집게'를 이날 처음 써봤는데 꽤 유용하더라고요.

하르코프에 있다가 물려서 박살나고 있는 독일군의 모습입니다.

하르코프를 중심으로 독일과 소련의 치열한 전투가 벌어지고 있습니다.

남부에서도 열심히 싸우는 중입니다.

솔직하게 고백하자면 제가 EZOC에 대한 개념이 부족해서 이날 삼면포위 상황을 자주 허용해 역시 박살이 났습니다 (..) 먼 길 가서 게임한 보람이 있었네요. 앞으로 헥스 게임을 더 잘할 수 있을 거 같습니다.

남부도 거의 정리 (..) 당했습니다. 게임이 끝나고 점수를 세어보니 별밤님이 34? 35점, 제가 26? 27점이라서 상당히 차이가 나더라고요. EZOC 개념을 조금 더 확실히 알고 싸웠다면 비등비등했을 거 같은데, 이전에 했던 밸런스 걱정은 안해도 되겠네요.

다음은 Strategy and Tactics 잡지의 부록 게임이었던 '지중해의 제국들(Mediterranean Empires)'입니다. 나폴리를 둘러싼 아라곤 왕가와 앙주 왕가(그리고 그를 지원하는 프랑스)의 대립을 다루고 있습니다.

세팅된 모습입니다. 제가 아라곤, 별밤님이 프랑스-앙주를 맡아 진행하였습니다.

초반 아라곤의 병력이 제법 막강한 편입니다.

시칠리아 앞바다에 있는 아라곤 함대입니다. 이 게임에서는 전투회피라는 메커니즘이 있는데 이날 이 세 함대는 전투회피를 하는 주사위를 던질 때마다 모두 피하는 기적의 결과를 선보였습니다. 대체 누가 조종하길래...

게임을 어느 정도 진행한 후의 모습입니다. 재밌긴 했는데 아무래도 잡지 부록이라 그런지? 규칙의 허점이 곳곳에서 보이는 건 어쩔 수 없었습니다. 전투 시에도 전투회피여부 결정-이니셔티브 결정-전투방법 결정 후 주사위를 던지는 구조가 되게 복잡했구요, 어떤 규칙은 서로 충돌하는 부분도 있습니다. 그리고 기존 규칙대로 그냥 게임을 진행하면 아라곤이 너무 셉니다-_-;; 마침 게임이 노블에 들어와서 새로 주문했는데, 받아본 후에 규칙을 조금 손질해보면 좀더 괜찮아질 것 같습니다. 두근두근.

좀더 오래 게임을 하고 싶었으나 저도 다음 날에 일정이 있어 아쉽게 보내드려야 했습니다. 흑흑... 밤차 타고 서울로 돌아와 대략 3~4시쯤에 잠을 청했네요. 다음에는 플랜태저넷이나 살레르노를 꼭.

3. 2월 17일 토요일 - 파이어 앤 스톤, 마리아, 바바리안 앳 더 게이츠 / 회기 미플 보드게임

이날은 나우만님과 선비욜롱님이 참석하셨습니다. 나우만님은 마리아를 배우고 싶다고 연락주신 분인데 기존 팟이 해체되어 워게임 캠프에 있는 선비욜롱님과 마리아를 하게 됐네요. 우선 나우만님과 만나 파이어 앤 스톤부터 진행해보았습니다.

제가 오스만, 나우만님이 합스부르크를 맡아 진행했습니다. 저는 처음에 이게 루즈한 편이라 생각했는데 알고보니 부대 카드를 '버린다'와 게임에서 '완전히 제거한다'의 개념을 헷갈리고 있어서 그런 것이었습니다. 제대로 바로잡고 게임을 하니 줄어드는 부대 덱을 보며 빠르게 비엔나를 함락시켜야 하는 오스만의 압박감이 고스란히 느껴졌습니다.

이어서 마리아는 제가 프로이센/국본군, 나우만님이 프랑스, 선비욜롱님이 오스트리아를 맡아서 플레이했습니다. 한참 진행하다가 오스트리아는 슬슬 승리에서 멀어지고 프로이센과 프랑스가 맞붙는 판세가 되었는데, 나우만님이 이미 신성로마제국을 모두 장악하고 황제 선거까지 승리하셔서 좀더 승리에 가까운 입장이었네요. 마지막에 마커 4~5개를 한번에 비우지 않으면 다음 턴에 무조건 프랑스 승리로 끝나는 상황이 되어서 약간 장고를 했습니다 (죄송합니다) 5분 정도 고민하다가 도시 서너 개를 밟고 오스트리아에 싸움을 걸었는데 다행히 승리 조건을 딱 맞추게 되어 이길 수 있었네요. (일지 적어놓은 걸 세어보니까 그렇게 마리아를 많이 했는데 이게 2승째네요...)

나우만님과 선비욜롱님이 파이어 앤 스톤을 한번 더 진행하셨구요, 화이트님이 오셔서 선비욜롱님과 함께 바바리안 앳 더 게이츠 라는 게임을 해보았습니다.

전날 수면부족으로 이미 체력이 바닥(..)나서 설명이 머릿속에 잘 안 들어왔습니다 (다시 죄송합니다 솔직히 고백합니다)

그래도 로마 플레이어가 황제와 반군을 마음대로 선택할 수 있다는 부분은 상당히 흥미로웠습니다. 하지만 이걸 선택하면 게임판에 있는 마커들을 일일이 뒤집어야 하는 점이 좀 번거롭더라고요.

불어나는 국경의 야만족들을 보며 거친 생각과 불안한 눈빛으로 게임을 종료했습니다. 시간상 다 할 수는 없었는데 아마 다음에 풀타임으로 게임을 돌려보면 어떤 느낌일지 좀더 감이 오겠지요. 느낌상 로마가 살아남기 아주 어렵겠구나 싶었습니다.

4. 2월 18일 일요일 - 승리와 비극 / 이수 곰곰이 보드게임, 3월 2일 토요일 - 승리와 비극 / 구로디지털단지역 아지트

보드라이프를 보고 승리와 비극을 샀는데 아직 못 돌리고 있다는 사연을 접수하여 출동하였습니다. 세 분이 반갑게 맞이해주셨는데 평소에 같이 자주 게임을 하시다가 3인용으로 돌릴 만한 게임으로 승비를 선택해 사셨다는군요. 앉아서 룰마스터가 되어 8시간 정도 게임 진행을 도와드렸습니다.

바렌츠 해와 백해 쪽으로 도는 추축의 기동은 '다음에 나도 해볼까...?' 싶었는데 해군을 확실하게 양성하든가 북유럽을 차지하지 않으면 무리겠지요. 그리고 해협에 대한 개념을 저 역시도 헷갈리고 있었는데 이날 게임을 통해서 잘 정리하였습니다.

승패는 기억이 안나는군요 (가물가물) 사진만 보면 서방의 군사적 승리인 거 같지만 그렇진 않았던 걸로 기억하는데... 혹시 이 글 보시면 댓글 하나 달아주시면 고맙겠습니다. (..)

이어서 3월 2일 (어제네요)에는 보드라이프 '주유'님의 요청으로 구디단 근처 아지트로 향했습니다.

어디서 많이 본 게임들이 줄줄 꽂혀있어서 반가웠네요.

개인적으로 요새 욕심을 내고 있는 리처드 더 라이온하트도 보였는데... 이날의 주 목적은 아니었기에 그냥 바라볼 수밖에 없었습니다.

승리와 비극은 일단 1시간 가량 제가 룰을 설명했고요 (늘 잘 설명했는지 고민입니다만) '3,4라운드만 진행해볼까요?'라는 말씀으로 시작하셨는데 1945년까지 끝을 보게 되었습니다. 그래도 룰 설명 포함 다 하고 나니 5시간 정도라서 초플이신 분들이 하신 것치고는 굉장히 빨리 끝났구나 싶었네요.

주유님이 소련, S님이 추축, M님이 서방을 맡아서 진행하셨습니다. 저는 앉아서 룰마를 맡았습니다. (하지만 또 에러플을 해서 집에 가서 정정하여 메시지를 보냈는데... 이 자리를 빌려 사죄 말씀드립니다)

게임은 1937년 추축의 서방을 향한 선전포고로 시작했는데 굉장히 빠르게 전쟁이 시작되어 재밌었네요. 아니 벌써? 소련은 추축과 서방의 전쟁을 열심히 구경하면서 군비를 증강하고, 폴란드를 차지하여 추축으로 가는 고속도로를 건설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습니다.

서방 플레이어를 맡으신 분이 루르를 주기적으로 공군으로 때리러 가면서 1 3개로 지상군을 깔끔하게 청소하는 업적을 달성하셨네요. 게임은 양면전쟁을 당한 추축이 승리에서 멀어지는 가운데 (그래도 자원이 있는 곳을 열심히 수복하여 마지막까지 점수를 챙기려 노력하셨습니다), 소련이 루르를 차지하고 서방이 파리를 수복한 이후 소련에 선전포고하며 레닌그라드 상륙을 시도하여 성공했지만... 딱 거기서 1945년 가을이 끝나 게임이 종료되었네요. 1945년에 소련은 카드가 없어 서방에 대응할 수 없었고, 서방은 딱 한 턴이 모자라서 모스크바로 무혈입성하여 군사적 승리를 하는 데 실패했습니다. 게임이 끝나고 각자 점수를 세어보니 서방과 소련이 동률로 나와 공동승리 한 것으로 하였습니다. (타이브레이커에 대한 룰은 본 적이 없는데 혹시 아시는 분 있으면 알려주세요) 원래 이 날 파이어앤스톤이나 스코틀랜드의 망치까지 진행하려고 했는데 시간이 애매하여 그냥 나올 수밖에 없었습니다 ㅠㅠ 역시 다음을 기약해봅니다.

원래 후기를 상세히 쓰려고 노력하는데 바빠서 기억이 많이 휘발되었네요. 보라에서 모집했던 강습회 일정도 거의 마무리되어가니 남은 상반기는 워게임 캠프와 번역 활동에 좀더 공을 들이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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