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최대의 보드게임 주식시장, 웨일 스트리트의 주식 시장이 5일 후 닫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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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15 오전 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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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은 주식 관련된 보드게임들을 얼마나 많이 접해보셨나요? 단언컨대, 웨일 스트리트는 단순히 주식을 사고 파는 기존 주식게임과는 차별화된 위치에 있는 주식 게임입니다.

모든 주식 관련 게임들이 그렇듯이, 웨일 스트리트는 주식을 사고 파는 기본에 충실하면서도 어느 정도의 운과 공개된 정보, 그리고 비공개 정보 등을 통해 상황을 판단해야 합니다. 하지만 웨일스트리는 최근에 발매되었던 ‘수요’와 ‘공급’에 충실한 블랙 프라이데이나 ‘운’과 ‘눈치’에 의존했던 스탁파일과는 다르게, 확률 싸움과 전략적인 입장에서 접근해야 한다는 것이 상당한 매력으로 다가왔습니다.

이를 가능하게 하는 가장 큰 요인은 나중에 후술할 주식 운영단계의 플레이 방식 때문인데요, 이 웨일스트리트는 주식의 혼란한 상황을 ‘홀덤’ 규칙으로 표현했습니다. 전체적인 마켓 현황에 대주주만 알고 있는 내부정보를 조합해 ‘족보’의 힘에 따라 주식 시장에서의 상승과 하락이 결정됩니다. 마켓에 다음과 같은 테마 주주들이 대세를 이끌어 나가고 있다고 하더라도, 각 회사가 얼마나 그 마켓 시장과 융화를 이루어 운영이 되고 있는지에 따라 승패가 결정된다는 것이죠.

이는 홀덤의 규칙을 굉장히 미묘하게 이용한 것입니다. 마켓의 카드들은 공개 정보인 ‘커뮤니티 카드’로 표현되는 것이고 각 회사가 가지고 있는 카드는 각 회사만의 비공개 정보인 ‘개인의 패’가 되어, 진짜 마치 홀덤처럼 이전까지 나온 패를 파악해서 확률 계산을 하고 어느 회사에 투자하고 어느 회사를 버릴지 판단할 수 있는 근거가 충분히 마련된다는 것입니다. 족보는 생각보다 어렵지 않습니다. 우선 족보가 되는 장수가 우선하고, 그 안에서의 우선순위는 연속되는 숫자 < 같은 색깔 < 같은 숫자로 정해집니다.

그렇다고 해서 마냥 전략적인 게임만은 아닙니다. 각 회사가 운영하는 방식에 따라 현재 대세가 되는 마켓의 현황이 바뀔 수도 있기 때문에 ‘눈치’를 잘 챙기셔야 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마음에 들었던 건, 주식을 사고 팔고, 회사를 운영하는 방식이 18xx게임과 많이 닮아 있다는 것인데요, 단순히 주식 게임보다는 내가 대주주로 있는 회사를 운영한다는 느낌이 있기 때문에 규칙은 굉장히 단순하지만 다채로운 재미를 주는 게임이었습니다.

자, 그럼 이제 본격적으로 웨일 스트레트에 관해 알아볼까요?

게임에는 8개의 회사 중 무작위로 5개가 등장합니다. 때문에 나오는 회사의 조합에 따라 다른 느낌을 받으실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다음과 같이 각 회사가 들고 있는 기술 카드가 일부는 공개되고 일부는 비공개 상태라 처음에는 한정된 정보만을 가지고 회사의 강/약을 판단하셔야 합니다. 이 판단의 근거는 앞서 말씀드렸듯이 마켓의 기술 카드와 조합했을 때 얼마나 센 ‘족보’를 만들 수 있냐는 거겠죠. 뿐만 아니라 다양한 회사만의 고유 능력들도 처음 회사를 고르는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됩니다.

게임은 크게 다음과 같이 네 가지 단계로 진행됩니다.

1) 주식 매매

2) 기업 운영

3) 실적 발표

4) 배당금 배분

결국 이 게임은 크게 1) 주식 매매 단계와 2) 기업 운영으로 나뉜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즉, 주식 매매 단계에서 주식을 사고 팔고, 기업 운영 단계에서 카드를 추가하거나 교환을 통해 ‘족보’를 만들어 감으로써 해당 기업의 실적이 정해집니다. 주식을 사고 파는 데서 오는 이익금에서도 돈을 벌 수 있지만, 회사를 잘 운영해서 결국엔 회사의 주가를 높이는 것도 중요하고 아니면 반대로 적절한 시점에 회사를 매각하는 것도 돈을 벌 수 있는 포인트라 이 사이에서의 줄다리기가 상당히 중요합니다.

1) 주식 매매 단계

플레이어들은 1) 주식 매매 단계에서 각 회사의 기업을 사고 팝니다. 사고 파는 과정은 굉장히 단순합니다. 현재 시장의 평가에 따라 주식을 사고 팔며, 주식을 사면 주가가 한 칸 오르고 주식을 팔면 주가가 한 칸 떨어집니다. 주식을 살 때는 주식 산 돈이 회사의 운영 자금에 추가되기 때문에 공격적으로 운영하기 위해서는 내 자원은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 다른 플레이어의 도움이 필요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이때, 어떤 회사의 주식을 가장 많이 들고 있는 플레이어는 ‘최대 주주’가 됩니다. 그 회사를 실제로 운영할 기회를 갖게 된다는 것이죠.

‘최대 주주’가 되면 각 기업에 뒷면으로 놓인 기술 카드들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이어지는 기업 운영 라운드에 얼마나 센 ‘족보’를 구성할 수 있을지 감을 잡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 ‘최대 주주’만 아는 정보를 통해 다른 플레이어들에게 ‘블러핑’할 수 있는 여지도 주어진다는 것이죠. 즉, 패가 너무 좋아서 내가 독점하고 싶다면 ‘야~ 이거 별로 안 좋아 사지마, 사지마’ 라든가, ‘꼭 사, 이거 대박이야!’라고 역 심리를 걸 수도 있습니다. 주식이 5장 밖에 되지 않기 때문에 내가 살 수 있는 주식도 많지 않거든요.

뿐만 아니라 이 주식 매매 단계에서는 현재 깔린 공개된 정보를 보고 가망이 없어 보이는 주식들은 과감히 팔 수도 있습니다. 앞서 말했듯이 공개된 정보를 통해 확률 계산을 어느정도 해볼 수 있기 때문에 똥... 회사들은 생각보다 표가 금방 납니다. 그렇기에 먼저 팔아야 더 높은 가격에 팔 수 있기 때문에, ‘눈치’가 어느정도 필요합니다. 앞선 플레이어가 내가 똥...이라고 생각했던 주식을 판다면, ‘역시!’하고 따라갈 수 있기도 하고요. 물론 이를 운영으로 뒤집을 수 있는 여지는 충분히 있기 때문에 섣부른 판단은 금물이긴 하겠지만요.

2) 기업 운영 단계

이제 이 게임의 묘미라고 할 수 있는 기업 운영 단계에 대해서 말씀드리겠습니다. ‘최대 주주’의 역할이 여기서 한가지 더 있는데요, 바로 최대 주주가 해당 기업을 운영하게 됩니다. 이 운영을 통해 마켓의 현황과 각 회사가 가지고 있는 카드의 조합을 통해 가능한 최고의 ‘족보’를 만들어야 합니다. 운영이라는 것은 굉장히 간단합니다. 회사에 카드를 추가하거나 교환하면 됩니다.

딱 말만 들었을 땐 홀덤이고 장수가 우선하는 족보이니 당연히 카드를 추가하는 것이 더 좋을 수도 있겠지만, 교환을 하게 되면 마켓에 있는 현재 테마 기술의 정황을 뒤집어 버릴 수가 있습니다. 바로 교환한 카드가 마켓의 가장 오른쪽에 놓이기 때문입니다. 마켓에 공개된 카드가 바뀌게 되면 다른 회사들은 만들던 족보에 큰 혼란이 오게 됩니다. 앞서 ‘눈치’를 잘 챙겨야 한다는 의미가 바로 이 의미였는데요, ‘카드 교환’이라는 운영 방식을 통해, 이미 망해버린(...) 회사를 마켓을 혼란스럽게 만들게 유도해서 내가 주식을 많이 보유한 다른 회사를 밀어줄 수도 있는 등 다양한 전략도 가능합니다.

카드 추가를 통해 내가 원하던 카드가 딱 들어오거나, 카드 교환을 통해 생각지도 못한 족보가 만들어지면 굉장한 쾌감이 밀려들어 옵니다!

회사 운영을 많이 하면 좋겠지만 할 때마다 회사의 운영 자금 소비가 늘어납니다. 즉, 행동을 한 번 할 때는 5원이 들었다면 두 번째 행동에는 10원이 들기 때문에 나중에 배당까지 생각하려면 돈을 흥청망청 쓸 수는 없겠죠. 최소의 운영으로 최대의 효과를 봐야 합니다.

3) 실적 발표 단계

실적 발표에서는 각 기업이 만든 족보에 따라 순위가 정해지는데, 라운드 초에 공개된 표에 따라서 굉장히 다이나믹한 결과가 나옵니다. 내가 이끌어 가는 회사의 주가가 높아져야 당연히 버는 돈도 많아지기 때문에, 라운드 초에 공개된 표에 따라 후순위를 해도 주가가 크게 떨어지지 않는다거나, 앞순위를 해도 주가가 크게 오르지 않는다면 2) 기업 운영 단계에서 어느정도 힘을 사리고 힘을 모았다가, 다음 라운드에서 힘을 주기도 하는 등 여러 방면으로 전략을 펼쳐 나갈 수 있는 요소가 군데군데 숨어 있습니다.

4) 배당금 배분 단계

마지막으로 배당금 배분을 통해 어느정도 개인 자금을 불려 나가서 다음 주식 매매 단계에서 유망한 주식을 사들여야 합니다. 회사 자금이 충분히 많은데 내가 주식을 압도적으로 많이 들고 있다면 풀배당을 해서 다른 플레이어들보다 상대적으로 자금을 땡길 수도 있고요, 반면 고만고만하다 싶으면 적당량의 배당을 해서 다른 플레이어들의 자금 상황을 견제할 수도 있습니다.

배당금 배분 시에는 다음 라운드에 운영할 자금도 어느정도 생각은 해두고 배분을 해야 합니다. 누군가가 주식을 사주지 않으면 회사 운영금이 보충이 되지 않거든요. 특히 주식이 완판된 회사의 경우 더 이상 자금 수급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더 신중을 기해야 합니다. 물론, 다음 주식 매매 단계에 이 회사를 매각해버릴 생각이라면 또 다르겠지만요.

이렇게 총 3라운드를 진행하고 나면 게임이 종료됩니다. 생각보다 짧은 듯하지만, 그 안에 진행되는 내용들은 꽉 차 있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끊임없이 확률, 이익을 계산해보고, 눈치 싸움도 치열하게 진행해야 합니다.

총평

규칙은 간단하지만 좀 더 깊은 주식 게임을 맛보고 싶으신 분, 색다른 재미의 주식 게임을 해보고 싶으신 분, 그냥 주식 게임이 좋으신 분, 홀덤을 좋아하시는 분들 등 굉장히 다양한 대상을 커버할 수 있는 게임인 듯합니다. 개인적으로 그동안 국내 작가들이 출판했던 게임 중에서는 아이디어도 굉장히 뛰어나다고 생각되고, 무엇보다 가장 재밌게 플레이했던 게임이었습니다. 해외 행사에서 왜 매진 행렬을 이어갔었는지 충분히 알 수 있었네요! 깔끔한 일러스트와 꽉 찬 재미를 가진 웨일 스트리트, 많은 분들이 즐겨보셨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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