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래스 버밍엄, 랭커셔. 지향점의 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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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2.11 01:56

안녕하세요. Deep입니다. 오늘은 브래스 버밍엄과 랭커셔를 해본 느낌을 짧게 적어볼까 하네요.

두 게임은 기본적으로는 산업혁명시대의 영국을 묘사한 게임입니다. 1770년부터 1870년도의 이야기입니다. 면직물 산업이 증기기관의 발명으로 인해 폭발적으로 증가하게 되었고, 또 그에 들어가는 석탄도 많이 필요하게 되었고, 이제 면직물 공장에서 면직물을 많이 만들어 팔아야 할 물건이 많이 생겼으니 그에 따라 증가된 물류를 개선하기 위해, 처음에는 운하로 물류를 이어 나갔으나곧 철도가 발명되어 철도가 산업 전반에 깔리게 되는 이 시기를 다루는 게임입니다. 해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이런 요소들이 두개의 브래스 이 게임 들에 잘 녹아 있습니다. (여담이지만 18XX 시리즈가 브래스 2시대와 동일한 시대를 다루고 있죠. 으허허)

어쨌거나, 동일한 시스템을 쓰는 두개의 게임이다 보니 유사한 부분이 많은 게임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저런 소소한 차이점들이 존재하죠. 이런 부분들을 중심으로 몇 개만 언급해볼까 싶네요.

1. 타일에서 얻을 수 있는 길 점수의 차이.

브래스 랭커셔에는 모든 길 점수 마커가 다 1점입니다. 그렇지만, 버밍엄에는 2점짜리도 있고 1점짜리도 있죠. 이 차이에 의해서 일반적으로 버밍엄에서 얻는 길점수가 랭커셔보다는 더 많이 나오는 것으로 느껴졌었습니다. 그런데 2점짜리가 어디로 갈지는 사실 플레이에 의해서 달라지게 되어있는 상황입니다. 그러다보니 어떤 게임에서는 특정지역이 흥하고, 어떤 게임에서는 또다른 지역이 흥하고 그런 변동성이 발생합니다. 3칸짜리에 어떤 게임에서는 1점짜리만 놓이게 되었었는데, 다른 게임에서 2점짜리만 놓이게 된다면 점수 차이가 두배가 차이가 나게 되어버리죠.

2. 외부 지역으로 판매할 수 있는 상품의 종류와 보너스들.

랭커셔에는 상품의 종류가 한 가지입니다. 면직물이죠. 버밍엄엔 3가지의 상품을 팔 수 있습니다. 도자기, 제조업, 면직물 이렇게 3가지입니다. 랭커셔에는 지도가 고정된 상태에서 플레이를 하게 됩니다. 버밍엄에서는 매번 게임 세팅을 할 때마다, 어디에 팔 수 있는지가 랜덤하게 결정되게 됩니다. 그래서 어느쪽으로 연결을 해두느냐에 따라서 현재 어느 산업의 물건을 팔 수 있는지, 팔 수 없는지가 결정되게 되죠.

그래서 위와 같은 요소들로 인해서 두 게임에서 차이가 난다고 느껴지는 부분은?

일단, 길로 얻을 수 있는 점수의 차이가 꽤나 큰 것으로 생각이 되었습니다. 위에 설명드렸다시 랭커셔에는 길 점수가 전부 1점이라서 큰 차이가 안 날수도 있는데, 버밍엄에서는 길 차이가 꽤나 나게 되더군요. 그렇기 때문에 4칸이나 산업을 놓을 수 있는 버밍엄에 1시대에 2시대 건물을 넣어둬서 2시대 때에 버밍엄에서 뻗어가는 점수를 얻을 수 있느냐 없느냐가 꽤나 중요한 요인이 되었습니다.

길 점수가 꽤 좋았기 때문에 길을 어디에 놓느냐, 어디에 놓아서 내가 그 점수를 받을 수 있을 것인가. 그리고 어떻게 연결을 해야 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하는 것이죠. 그리고, 그런 고민의 바탕은 각각의 도시에 대한 점수평가를 동반하게 됩니다. 랭커셔에서도 하는 요소이긴 한데, 버밍엄에서는 좀 더 길쪽에 점수가 더 많은 무게가 실리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길을 놓아서 판매처랑 연결하는 것에 대해서도 버밍엄에서는 더 신경을 쓰게 되는 지점이긴 했습니다. 위에서 말한 2번의 이유로 인해서 역시 어느 쪽으로 팔 수 있는 길을 연결해둘까 그런 고민을 하게 되었었죠.

그런데, 이런 요인들은 사실 좀 뭐랄까요. 마이크로 컨트롤에 가깝다는 인상을 줍니다. 요기 1점을 더먹는구나, 이런 식으로 길에 대한 가치 평가를 하게 되는 것이죠. 그런데 이런 마이크로 컨트롤은 플레이어로 하여금 좀 더 숫자 놀이에 가까운 느낌을 더 줄 수 있을 것입니다. 이곳과 저곳을 연결하는 ‘수단으로서의’ 길이 아니라 ‘더 큰 점수로서의’ 길에 더 무게가 실리다보니 머리속으로 작은 점수 비교를 지속적으로 하게 된다는 말입니다.

그리고, 매 게임마다 매 게임(시대로적었다 수정)마다 외부로 팔 수 있는 루트가 변경된다는 포인트도 사실 좀 테마와는 동떨어진 이야기이기 때문에 플레이어가 느끼기에 좀 더 어느 쪽으로 연결하는게 유리할까. 하는 ‘게임적’ 접근을 하게 만드는 요인이 있는 것으로 느껴졌었습니다.

그러니까 결론적으로 버밍엄이 좀 마이크로 컨트롤을 해야하는 그런 부분이 있고, 플레이어로 하여금 태도에 있어서 더 ‘게임’을 접하고 있다. 이런 태도를 가지게 만듭니다.

이런 부분들은 사실 요즘의 게임 트렌드와 닿아있기도 합니다. 예전의 게임들은 좀 더 그런 자잘한 계산을 덜하고, 큰 그림이나 시스템의 핵심적인 요소 하나에 집중하게 만들었다면 요즘 게임들은 한 액션 하나하나의 가치평가에 집중하게 만드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생각됩니다. 그런데 이런 작은 가치평가나 마이크로 컨트롤은 약간 숫자놀음 처럼 느껴질 때도 있습니다.

사실 브래스에는 테마적인 이해가 없이는, 왜 이런 시스템으로 구현이 되어 있는지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 존재합니다. 예를들면 석탄은 왜 길을 필요로 하는데, 철은 지도 아무데서나 가져올 수 있는가(이건 석탄은 대용량을 가져와서 그렇고, 철은 소량만 있어도 되니 그렇다.라는 설명이 붙어있더군요.) 또는 왜 운하시대, 철도 시대로 나뉘느냐, 그런 차이도 있고요. 면직물은 주로 수출을 많이 했었기 때문에 면직물 판매를 위해서는 항구가 필요한 것이고, 이미 운하시대때에 있던 공장들도 사실 존재를 하지만 철도시대에는 더 많은 산업이 필요하기 때문에 운하시대 때에 있던 공장들 말고도 또다른 공장의 존재를 표현하기 위해서 운하시대 공장을 다 없앤다거나 하는 그런 부연 설명들도 많이 붙어있습니다.

이런 세세한 설명들이 붙어있는 이유는 아무래도 마틴 월러스라는 작가가 산업혁명시대라는 것을 플레이어로 하여금 느끼게 만들려고 이런 시스템을 넣어둔 것으로 생각됩니다. 그러니까, 이게 산업혁명입니다! 전세계 보드게임 플레이어분들! 이라는 이야기를 해주고 싶었던거죠. 역사 선생님이라고 들었는데 그런 취향도 반영이 된 것이겠죠.

그런데 버밍엄을 하다보면 그런 부분이 조금은 희석된 느낌이 있긴 했습니다. 판매처의 루트가 왔다갔다하는 거라거나, 산업이 어떤 때는 저 지역이 흥하고 어떤 때는 이 지역이 흥하고 이런게 달라지는 이유가 약간은 납득이 안가긴 하더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산해나가는 고민의 과정은 또 버밍엄이 더 즐겁긴 했습니다. 아무래도 요인이 좀 더 있다보니 생각할 거리가 더 많기는 했거든요.

산업혁명의 위엄. 고만고만한 도토리에서 갑자기 커져가는 영국의 비중이네요.

브래스라는 게임은 초반부에 설명드렸다시피 19세기 산업혁명을 다루고 있는 게임입니다. 산업혁명이라는 소재를 이용하여 이 브래스라는 게임을 플레이하는 플레이어로 하여금 산업혁명시기의 산업 발전 과정을 느끼게 하는가. 혹은, 좀 더 작은 마이크로 컨트롤을 하게하여 게임적 재미를 느끼게 하는가. 이 차이점. 제가 느끼기에 브래스 버밍엄과 랭커셔의 가장 큰 차이점은 지금 말씀드린 이런 지향점의 차이가 아닐까 합니다.

지향점이 아주 약간은 다른, 두개의 비슷한 게임이죠. 개인적으로 어느게 좋았는지는.... 그냥 둘 다 돌아가며 할렵니다. 한국어판 나오기 전에 둘 다 산 호구가 접니다. (....) 흑흑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