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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베이터 앞에서〉 후기

646 조회

2024.01.02 02:40

《엘리베이터 앞에서》를 플레이해보았습니다.

편의상 다음 표현을 쓰겠습니다.

미아=0, 여자 아이=1 ... 할아버지=6

캡처: 같은 종류 3장이 되도록 내, 카페 규칙으로 빼가는 것

주요 카드: 순위권 안에 들면 점수를 2배로 받는 카드

게임에서 두 가지를 계속 염려하게 되었고, 그래서 방어적으로 플레이하게 되었습니다.

1. 내 주요 카드, 남에게 새치기 당해 뒤로 밀리면 어쩌나.

2. 내 주요 카드, 남이 캡처해가면 어쩌나.

방어의 방식은 다음과 같습니다.

1. 내 주요 카드를, 나중에 새치기로 놓기 위해 초반에 안 놓고 초중반에는 남의 주요 카드를 놓기

2. 남이 캡처해가지 못하도록, 중복 숫자는 가능한 한 놓지 않기

1과 관련해, 〈뉴욕 뉴욕〉이 생각이 났습니다,

〈뉴욕 뉴욕〉도 마지막에 놓는 게 중요해서, 남의 수트 패를 먼저 깔아두는 전략으로 플레이를 하게 됩니다.

〈엘리베이터 앞에서〉는 캡처가 있다든가, 순서가 바뀐다든가 하는 역동적인 요소들이 더 있긴 하지만, 핵심은 이것으로 같다고 생각되었습니다.

그래서 사실 〈뉴욕 뉴욕〉보다 훨씬 재미있는 좋은 게임이지 않을까 하고 크게 부푼 기대를 가지고 게임을 해보았습니다.

3/5가 주요 카드인 행에는, 중반에 행이 좀 빈 상태일 때 4/6을 내서 3/5를 앞세워 줄 준비를 하는 것도 생각해볼 만한 전략이라고 생각해보았습니다.

NPC 수트는 잘 안 가져가게 됐습니다. 남 가족 수트 카드를 가져가서 소용 없을 위치에 먼저 배치해버리는 게 더 나으니까요. NPC 수트는 없어도 될 것 같습니다.

기대가 없으면 실망이 없지요.

그러니 실망은 제가 기대를 많이 한 탓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운 영향이 너무 커서 불호라고 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들었습니다.

손패 관리 게임인데 손패가 2장뿐이라, 운 영향이 큰 건 맞았습니다. 맞았는데, 그게 제1의 문제가 아니었습니다.

카운팅 영향이 너무 크다는 게 제1의 문제였다고 느꼈습니다.

상대 손에 어느 숫자가 들어갔는지는 알 수 없습니다.

그래서 다른 플레이어가 캡처를 할 수 있을지 없을지 예상이 안 됩니다.

항상 염려하면서 매 번 방어적 플레이를 하게 되었습니다.

방어적으로 게임한 결과, 게임 중 새치기는 라운드당 평균 1번밖에 발생하지 않았고, 캡처는 라운드당 평균 6번 발생했습니다.

캡처로 카드가 빠지는 게 게임의 판을 크게 바꿉니다.

그걸 예측하는 방법으로 카운팅이 있습니다.

카운팅 영향이 너무 크다고 느꼈습니다.

그리고 게임이 생각보다 길었습니다.

한 라운드만 해도 한 게임을 한 느낌이었는데, '똑같은 걸 세 라운드를 한다고?'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라운드가 진행되면서 탑승 승점 승객 수가 늘거나 줄지 않습니다.

3인 게임의 경우 3/3/4이고 2인/4인 게임의 경우 3/4/4입니다.

엘리베이터 카드는... 매 게임 완전 고정 셋업입니다.

게임 규칙서를 읽어 보기 전에는, 카드가 배치된 모습을 보고 '모듈형으로, 다양한 셋업이 가능한 방식'인 줄 알았는데요.

이럴 거면 굳이 왜 이런 선착순(?) 득점 조건 엘리베이터 카드를 18장씩이나(전체 카드의 약 1/3 비율씩이나) 되게 만들었는지 모르겠습니다.

라운드가 진행됨에 따라 선착순 등수가 점점 더 늘어나거나 줄어들 거나, 행 별 차이가 생기거나 하는 식이 더 좋을 것 같습니다.

¶ 4/4/4→3/4/4→2/3/4로 한다든지요.

미아 외에 카드가 1~6으로 6종류가 되는데, 제 생각에는 4~5종류로 하고, 그걸 2장씩으로 하는 게 더 좋을 것 같습니다.

5종은 성비가 안 맞는다고 채택하지 않은 것일까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특수 카드(미아)도... 맨 뒤로 당기기보다 맨 앞으로 밀기가 더 재미있을 것 같습니다.

맨 뒤로 가서, 4번째이든 5번째이든 별 신경 안 쓰게 되는 것 같습니다. 게임 끝나기 전에 새치기 당하거나 캡처 당할 수도 있고 뭐 그럴 수도 있지 뭐 그런 느낌입니다.

4번째까지 탑승 승점을 주는 엘베 카드들이 있긴 하지만... 게임 끝나기 전에 한 장만 새치기 당해도 4등 안에 못 들고, 게임 막바지에 새치기 당할 가능성이 꽤 있지요.

맨 앞으로 미는 규칙이라면, 첫째냐 둘째냐 셋째냐가 흥미진진합니다. 캡처를 당하는 것도 흥미진진합니다. 또 다른 가족(수트) 특수 카드에 의해 새치기 당할 수 있다는 점도 흥미진진합니다.

카드가 종류별로 단 1장씩들 있도록 하면, 카운팅의 영향이 커집니다.

반면 같은 카드가 한 장만 더 있다고 해도 카운팅 유인이 많이 줄어들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러브레터〉와 〈러브크래프트레터〉가 있습니다.

〈러브레터〉에서는 높은 숫자는 다 1장씩뿐이라, 카운팅이 중요합니다.

8이 나왔으면 또 8은 아무에게도 없다는 것이 확실시되죠.

〈러브크래프트레터〉에는 0~8 카드 1장씩이 추가되어서, 8이 한 장 나왔어도 또 8이 없다고 확신할 수 없습니다.

카운팅으로 뭘 해보려고 하기 전에 그냥 카드 효과로 아웃될 수 있어서, 카운팅 유인이 많이 떨어집니다.

〈엘리베이터 앞에서〉도 마찬가지로 카드 종류 수를 줄이고 같은 종류 카드를 2장씩으로 늘리면 카운팅 부담도 없애고 좀 더 새치기가 많이 일어나게 유도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같은 종류 카드가 2장씩이 된다고 해도 종류가 줄면 새치기가 더 일어나게 될 수 있습니다.

전체 카드 수를 늘리지 않고 싶다고 해도...

제 생각대로 했을 때

안 늘어납니다.

현재: 수트당7종*5수트+엘베18장=53장인데요.

제안: 수트당11장(1~5 2장씩, 특수 1장)*4수트(NPC 수트 없애기)+엘베9장=53장입니다. 이러면 장 수는 똑같습니다.

그리고 손패는 2장이 아니라 뉴욕 뉴욕처럼 4장이면 더 '선택하는 느낌'이 들고 좋을 것 같습니다.

지금 규칙으로는, 간단한 게임 포지션인데 빡센 카운팅이 들어가 안 어울리며, 빡센 카운팅이라는 것은 전략 게임이 차라리 어울릴 것 같은데 손패가 2장뿐인 운 영향 큰 게임에 안 어울린다는 느낌도 듭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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