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로 게이머의 2023년 한해를 정리하는 리뷰 모음집

Ray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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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2-29 오후 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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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한 해의 보드게임은 저에게 '솔로', 그리고 '아이들'이라는 단어로 귀결되는 것 같습니다.

작년에만 해도 아내랑 그오호 연속 10회플, 버건디의 성, 붉은 대성당, 아르낙 등등 다양한 게임을 즐겼습니다만,

올해는 막내가 손이 많이 가게 되는 시기가 되면서 저녁에 아내랑 2인플하기가 쉽지 않더라구요.

대신 딸아이들이 보드게임을 본격적으로 즐기게 되면서 또 다른 즐거움은 얻었습니다. 그래도 나이가 나이니만큼 제가 좋아하는 수준의 게임은 아직 같이 하기가 힘들더군요.

그러다보니 이 갈증을 솔로 플레이로 더 풀었던 것 같습니다. 이전에도 틈틈이 솔로 플레이를 하긴 했었지만 특히 올해는 솔플의 매력에 눈을 더 뜨게 되었다고 할까요.

그런데 문제는... 그러다보니 게임을 지르는 양은 역으로 더 늘어났네요ㅠ 요샌 솔플 지원 게임이 워낙 많이 늘어나서 좋아해야하는건지 슬퍼해야하는 건지ㅋㅋ

아무튼 저도 올 한 해를 정리하면서 솔플로 즐겼던 게임 중 아주 즐거웠던 게임들을 간략히 소개해보려 합니다.

저는 게임들이 주는 고유의 재미가 다 각각 있다고 생각하기에 게임 순위를 따로 정하지는 않고, 솔로 전용 부문 / 유로 솔플 부문 / 테마 솔플 부문으로 나눠서 각 게임을 간략히 소개하고 솔플 적합성 평가를 더해보려 합니다.

게임은 꼭 올해 출시된 게임들로만 국한된 것은 아니고, 올해 제가 즐겼던 게임 위주로 선정했습니다. 순서도 그냥 생각나는 대로 썼습니다.

다만 제일 괜찮았다고 생각되는 게임에는 빨간색 표기를 해놨습니다. 제일 즐거운 경험을 줬던 게임을 기준으로 선정했어요.

기록용으로 찍었던 사진을 함께 올렸는데, 정돈된 사진도 아니고 못나게 찍은 사진이 워낙 많습니다ㅋㅋ

또 아이들이랑 같이 쓰는 책상이다 보니 사진에서 여기저기 아이들 흔적도 남아있네요. 이 부분은 양해를 부탁드릴게요

그럼 시작합니다!

I. 솔로 전용 부문

1. Rove

지갑 게임으로 유명한 Button Shy Games의 솔로 전용 게임, Rove입니다.

이전 글에서도 한번 소개를 한 적 있었는데요, 몇 번을 플레이해도 여전히 재미있습니다.

게임은 중간에 배치된 모듈을 움직여 미션 카드를 달성하는 방식인데요, 미션 카드가 그 자체로 달성 목표가 됨과 동시에 모듈을 움직일 수 있는 행동력을 제공해주는 방식이기 때문에 어떤 걸 포기하고 어떤 걸 써먹어야하는지 고민하는 재미가 있습니다.

퍼즐적인 재미를 주다보니 별도의 오토마가 없고, 하이스코어링 방식으로 결과를 볼 수 있습니다.

기본판만 하면 아주 심플한 구성이지만, 이런저런 확장을 다 붙이면 덱박스 하나 분량으로 카드 수가 늘어나게 됩니다.

확장들은 여러 추가 능력/방해물을 제공하는 방식이라 어느 정도 익숙해지고 나면 그냥 다 섞어서 플레이해도 큰 문제가 없습니다.

미니멀하지만 가장 큰 재미를 주는 게임이었습니다. Sprawlopolis나 다른 Button Shy Games의 솔로 게임을 좀 해봤지만 저에겐 Rove가 최고네요.

2. Cyberion

Onirim으로 유명한 InPatience사의 신작, Cyberion입니다.

Onirim은 앱으로만 해봤는데요, 나름 재미는 있었지만 이걸 실물로 하려니 덱을 몇 번이나 섞어야할지 감이 안잡혀서 실물 구매는 하지 않았습니다ㅋㅋ

나름 평이 괜찮던 Aerion이랑 Castellion을 해봤었는데 Aerion은 적당히 준수한 편이었고 Castellion은 조금 아쉽더라구요.

그래서 Cyberion을 살까말까 고민을 하다가 해외 리뷰 평이 상당히 좋아서 바로 구매했었습니다.

결과는, 이 시리즈 게임 중에 제일 만족스럽습니다.

덱 조작(Deck Manipulation)이 메인 메커니즘인데요, 기술 트랙을 점점 해금해서 강해지는 방식과, 원래라면 달성 못할 목표를 이런저런 방식으로 덱을 조작해서 달성하게끔 만들어가는 방식이 너무 재밌었습니다.

덱 조작도 뻔한 방식이 아니라, 각 기술마다 특색이 있어서 여러 방법으로 게임을 공략할 수 있게 만들어져 있습니다.

나름 괜찮았던 Aerion도 확장 적용해서까지 다시 해보고 싶을 만큼 재밌지는 않았습니다만, Cyberion은 본판 해보자마자 다른 확장들을 넣어서 연속으로 플레이할 만큼 좋았습니다.

확장들에는 추가 목표(장애물) + 추가 능력이 더해져서 밸런스도 괜찮게 느껴졌어요.

InPatience 게임을 접해보고 싶으시다면 전 주저않고 이 게임부터 추천할 것 같습니다. 그만큼 강추합니다.

3. 북쪽 숲을 위하여

올해의 서프라이즈 신작 을 꼽으라면 단연 이 게임을 꼽겠습니다. 솔플 전용 트릭테이킹, 북쪽 숲을 위하여입니다.

트릭테이킹을 솔플로 하는 것도 신박한데 거기다가 재미와 만듦새 모두 훌륭합니다.

원하는 트릭 수를 달성하기 위해서 카드 능력을 활용해야 하는데, 타이밍도 중요하고 카드 능력도 재미있게 비틀어놓은 것이 많아 더더욱 매력적입니다.

소소하지만 캠페인도 있어서 리플성도 챙겼습니다. (정작 여름 시나리오 1도 못깬건 안비밀..)

가성비로 따지면 올해 GOTY로 손색이 없습니다. 또 꼭 가격을 고려하지 않더라도 아주 훌륭한 게임입니다.

4. Legacy of Yu - GOTY

올해의 취향저격, Legacy of Yu입니다.

제가 원래라면 달성하기 어려울 조건을 주고 여러 카드 능력 등을 이용해서 목표 달성하는 게임, 특히 자원 치환류를 좋아하는데 Legacy of Yu는 이런 제 취향에 너무나도 부합하는 게임이었습니다.

서쪽 왕국의 성기사처럼 매 차례 주어지는 한정된 자원을 가지고 이민족을 격퇴하고 수로를 개간하고, 거기다 엔진빌딩과 주민 덱 보충까지 신경써줘야하는, 그야말로 즐거운 고민으로 꾹꾹 눌러담은 수작입니다.

솔플 게임답게 세팅도 간편해서 게임에 익숙해지면 2~3분이면 세팅이 끝납니다. 볼륨 대비 매우 간결한 구성입니다.

캠페인 요소도 있어서 게임을 진행할 수록 결과에 따라 새로운 장애물이 생긴다던가, 새로운 능력이 생긴다던가 하는 방식이 추가됩니다. 그러다보니 다음 게임에는 어떤 부분이 추가될지 기대하는 맛도 있구요.

캠페인 진행에 따라 별도의 메커니즘이 추가되지 않는 점은 사알짝 아쉽긴 합니다만, 매 게임의 과정과정이 저에게는 늘 즐거움으로 다가왔습니다.

게임을 처음 플레이 했을 때의 만족감으로만 따지면, 단연 제 GOTY는 Legacy of Yu에게 주겠습니다.

5. Hoplomachus : Victorum

거대한 볼륨의 CTG 솔로 전용 게임, Hoplomachus Victorum입니다.

CTG 게임 답게 구성물 모두 훌륭하고 진행도 매끄럽습니다. 분대를 꾸려가며 전투를 치뤄 액트를 진행하고, 최종 보스인 Scion을 때려잡는게 목표인 택틱스 게임입니다.

아마 소싯적에 PC로 이런 류의 택틱스 게임을 좋아하셨던 분들은 아주 즐겁게 하실 것 같습니다. 제가 그렇거든요ㅋㅋ

다양한 유닛의 조합으로 적을 파쇄하는 재미, 그러면서 피해를 최소화하며 한발짝 한발짝 나아가는 운영의 묘가 즐겁습니다.

투매니 본즈에 비하면 룰 양도 상대적으로 적고 적 AI 운용도 간편해서 접근성도 좋습니다. 솔플 게임으로 기획된 만큼 세팅도 볼륨 대비 간편한 편이구요.

다만 주인공 캐릭 이외에는 크게 성장이라 할 부분이 없다는 것과, 한 게임의 길이가 다소 길다는 게 아쉽습니다. 액트 4를 앉은 자리에서 다 하려면 못해도 5시간 정도는 걸릴 것 같아요.

확장에선 이 부분을 개선했다해서 확장까지 펀딩 들어갔습니다. 한국어판이 무산된게 참 아쉽네요.

II. 유로 솔플 부문

1. 다윈의 여정

오랜 기간을 기다려받은 킥스타터 디럭스 버전입니다. 그런데 그 기다린 만큼 재밌었습니다.

일꾼 놓기, 일꾼 업그레이드, 트랙 진행으로 꾸며진 유로유로한 게임인데 영리한 여우처럼 한 트랙의 보너스가 다른 트랙의 보너스를 가져오고, 또 다른 연쇄 보너스를 불러오는 점이 너무 재밌었습니다.

일꾼 업그레이드는 제 기대보단 조금 담백한 방식이었지만, 여러가지 익숙한 요소들이 복합되어 아주 풍성한 재미를 주는 게임입니다.

솔플은 오토마를 상대로 진행하는 방식인데 오토마 방식을 학습하기가 아주 쉽지는 않습니다.

카드에 기재된 행동을 수행하는 방식이긴 하지만, 매 행동 선택의 우선도를 체크하면서 진행해야 하다보니 처음 솔플 오토마를 운용해보시는 분들께는 약간의 버거움으로 다가올 수 있을 것 같아요.

물론 어느 정도 보드게임의 오토마를 돌려본 경험이 있으신 분들에겐 크게 어려운 수준은 아닙니다.

또 일단 익숙해지고 나면 운용은 크게 어렵지 않습니다. 대부분 1, 2개의 선택지를 두고 선택하는 방식이라 BGG의 오토마 에이드를 참조하면 훨씬 간편하게 돌릴 수 있습니다.

세팅할 부분은 살짝 있긴 하지만, 이 정도 웨이트의 유로게임 치고는 과히 많지도 않아요.

다른 신작들을 계속 하다보니 원하는 만큼 해보지를 못해서 아쉽습니다. 이제 신작 구매는 줄이고 이런 게임들을 다시 해봐야할 것 같네요ㅋㅋ

2. 혁신의 시대 - GOTY

저에겐 보린이 때 처음 가이아 솔플에 도전하다 포기한 아픔이 있습니다. 결국 이후에 스팀 어플로 가이아가 나오면서 방출하게 되었었죠.

그 때 보다는 좀 더 구력이 붙은 것 같아 거의 솔플로 할 요량으로 과감하게 혁신의 시대를 구입했습니다. 그리고 그 결과는 대성공이었네요.

혁신의 시대에서는 매 선택이 즐겁습니다. 자원을 짜내서 목표를 달성하고, 새로운 능력들을 개방하며 불가능해보이던 것들을 해내기 시작하는 그 순간이 정말 짜릿합니다.

종족, 지형, 특수 능력 등이 모두 모듈화가 되어서 그 중에 최상의 조합을 고민하는 맛도 좋고, 상대보다 어떻게든 건물하나 더 세워서 점수 따려고 아둥바둥하는 것도 재밌습니다.

단 하나 가이아보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기술 트랙이 너무너무너무 심심해서 좀 아쉽더라구요. 자그마한 자원 보상이라도 있었으면 좋았을텐데.. 확장을 기대해봐도 되겠죠?

오토마 운용은 상당히 간편한 축에 속합니다. 건물을 짓거나 업그레이드 할 때 우선 선택지를 체크해야하는 번거로움이 살짝 있지만 크게 거슬리는 정도는 아니구요.

무엇보다도 오토마 행동 개별 에이드 카드가 있어서 참 편하더라구요. 일일이 룰북을 뒤적거리지 않아도 되거든요.

오토마 캐릭터도 매우 다채롭게 구성되어 있어서 더 좋습니다.

제일 기본 무지렁이?인가 오토마를 2번, 더 적극적으로 달라붙는 포옹이?였던가 그 오토마를 1번 돌려봤는데 확실히 건물 위치 선택 조건 하나 바뀌는 것 만으로도 오토마 공격성이 다르게 느껴지더군요.

앞으로도 다른 오토마를 상대하면서 한참동안 즐겁게 즐길 것 같습니다.

다만 세팅과 수납이 지옥입니다! 솔직히 오거 없었으면 게임 돌릴 생각이 10분의 1로 줄어들었을 것 같아요.

다이소로 정리할 생각을 하다가 세팅까지 생각하려면 오거 있는게 나을 것 같아 질렀는데 1도 후회하지 않습니다. 오거 필수 부문을 선정하면 얘가 GOTY를 먹어야 하지 않나 싶어요ㅋㅋ

3. 아르낙의 잊혀진 유적 : 사라진 탐험

얼마전에 신규 확장을 구매해서 바로 챕터 1을 진행해보았던 아르낙입니다.

사실 아내랑 2인플을 몇 번 돌렸던 게임들에 대해서는 크게 솔플 욕심이 없는 편인데, 오로지 새로운 캠페인 요소를 보고 싶은 마음에 확장을 구매했습니다.

와, 근데 멀티플과는 또 다른 재미가 있더군요.

멀티플에서는 경쟁과 선점에 따른 재미가 있다면, 캠페인에서는 또 다른 특이한 목표점이 생겨서 이 부분을 달성하기 위해 쥐어 짜내는 맛이 좋았습니다.

거기에 더해 약간의 스토리, 상황 직면 카드 등이 더해져서 새로운 읽을거리와 재미가 늘어났습니다. 솔플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충분히 구매할만한 확장입니다.

오토마는 본판 거의 그대로 운용하면 되는 수준이라 부담이 없고, 세팅은 기존 아르낙 세팅에 변주를 준 부분이라 조금 일일이 체크해봐야하는 번거로움이 있네요.

그래도 전체적으로는 무난한 편입니다. 솔플하면서 이 정도 귀찮음을 감수 못하면 할 게임이 별로 없죠ㅋㅋ

4. 서쪽 왕국의 성기사

서쪽 시리즈 3부작 중 최애겜, 서쪽 왕국의 성기사입니다.

제가 좋아하는 모든 요소를 담고 있습니다. 제한된 자원과 명확한 목표, 그리고 이걸 가능케하는 특수 능력. 거기에 더해 서로 연쇄되어 맞물려나가는 선택지, 약하지만 타이밍에 따라 상당히 뼈아픈 인터랙션까지.

제가 Garphill Games와 Shem Philips 작가를 좋아하긴 하는데, 그 중에서도 최고는 단연 서왕성입니다. 게임 모든 부분에서 제 취향을 속속들이 파고들고 있어요.

Legacy of Yu가 조금 더 라이트하게 즐거운 버전이라면 서왕성은 더 헤비하게 즐거운 게임입니다. 아직 확장을 못 넣어보긴 했는데 본판만으로도 너무 재밌습니다.

오토마도 간결합니다. Garphill Games는 매 게임마다 살짝 색다르게 오토마를 구현해놓아서 각각에 적응하기까지는 시간이 조금 걸리지만, 일단 운용 방식을 이해하고 나면 처리도 빠르고 고민할 것도 없습니다.

세팅은 헤비 유로 게임 중에서는 준수한 편입니다. 서왕성하세요, 두번 하세요.

이렇게 좋아함에도 불구하고 유로 솔플 게임 GOTY를 혁신의 시대에게 준 건, 리플성이 조금 떨어져서입니다. 게임 자체 베리에이션이 크지 않은게 좀 아쉽네요ㅠ

5. Scholars of the South Tigris

Garphill Games의 신작, Scholars of the South Tigris입니다.

전작인 Wayfarer는 테마가 크게 땡기지 않았어요. 룰북도 읽고 TTS로 솔플도 시도해봤는데, 막 호기심을 동할 정도는 아니어서 그냥 다음 작품인 Inventor를 기다리기로 했습니다.

주사위 색상을 조합해서 행동을 하고 스크롤을 번역해서 점수를 먹는데, 점수 획득 방식이 특이합니다.

모든 스크롤마다 점수 먹는 조건이 다 달라서 일반적인 점수 획득 느낌이 아니더라구요. 다른 게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개인 목표(셋 콜렉션, 조건 등)를 계속 추가해서 가져오는 느낌입니다.

그러다보니 첫 게임에서는 되게 헤맸었는데 자꾸하다보니 은근 특이하면서도 중독적인 맛이 있더라구요.

특히 트랙 전진 요소와 자기가 사용한 카드에 대해서만 트랙 보상을 먹는 부분 등이 어우러져 독특한 재미를 이끌어낸 작품이라 생각합니다.

오토마는 좀 색다른 방식이긴 한데 학습 자체가 크게 어렵지는 않았습니다...만, 매 행동마다 적용하는 기준이 각자 달라서 실제 운용하는데 좀 애먹었네요. 오토마 자체의 잔룰이 좀 있는 편입니다.

거기다가 Garphill Games 룰북 쓰여진 방식이 게임을 이해하는데는 쉽게 쓰여 있는데, 어떤 특정 항목을 찾으려하면 너무 어려워서ㅋㅋ

오토마만 좀 더 간편하게 되어 있었으면 더 좋았을 것 같은데 좀 아쉽습니다.

6. Life of the Amazonia

찾아보니 사진 찍어둔게 없어서 긱에서 퍼왔습니다.

유로 게임이라 할 수 있을런지는 모르겠지만, 편의상 이쪽으로 분류했습니다.

한국 게임사 중 계속적으로 킥스타터로 펀딩을 진행하고 있는 Bad Comet의 게임이죠. 전작인 와일드 세렝게티는 여러모로 아쉬운 점이 많아서 이쁜 미플에도 불구하고 방출했었습니다.

Life of Amazonia도 킥스 당시에 TTS로 해보고는 게임이 조금 아쉬운 것 같아 보류했었는데, 해외 리뷰 평가가 워낙 좋아 다시 구해서 해봤더니 처음의 인상과 다르게 상당히 재밌었습니다.

캐스캐디아의 배치 퍼즐 + 백빌딩과 선점 요소, 트랙 이동이 더해진 게임인데 이런 요소들이 꽤 잘 맞물려서 재미있게 돌아갑니다.(약간 넥스트 캐스캐디아 같은 느낌도...)

예쁜 미플들과 더불어 적절한 웨이트, 성장의 맛이 함께 어우러진 수작입니다.

솔플의 경우 방해 오토마 + 하이 스코어 갱신 방식인데 매우 간편하게 구현되어 있습니다. 거기에 더해 여러 캠페인 요소가 있어서 나름 충실한 즐길 거리를 제공합니다.

다만 게임 웨이트도 그렇고 하이 스코어링 방식을 제가 아주 좋아하는 편이 아니라.. 아마 얘는 솔플보다는 아내랑 함께 더 즐기게 될 것 같네요.

7. Shogun no Katana

올해 초에 접해보고 연속 4회플을 하는 등 베스트 게임이 되었지만 이후에는 쏟아지는 신작들에 밀려 잘 안 돌아가게 된 Shogun no Katana입니다.

하지만 언젠가는 다시 돌릴 거라는 희망을 갖고 있습니다.(신작을 이제 그만 사야해)

대장장이 테마도 마음에 들고 퍼즐적인 측면도 즐겁고 인터랙션도 적당한 수준이라 여러모로 마음에 드는 작품입니다.

거기에 더해서 확장 특수 캐릭터들이 알아보기 어려워 도색까지 한 터라 더 애착이 가는 게임이 되었네요. 아내랑도 꼭 같이 해보고픈 작품입니다.

올 초에 했었던 터라 정확하게 기억은 안나지만 오토마 자체도 카드 지시만 따르면 되는 간편한 구성이었던 것 같습니다.

근데 잘하기가 너무 어려웠어요ㅋㅋ 칼 하나 만드는게 왜 그렇게 어려웠던지.. 오토마는 점수도 잘 내고 칼도 후딱후딱 만들어대던데ㅠ

8. Tiwanaku

해외에서 스테로이드 먹은 지뢰찾기라는 평을 듣는 Tiwanaku입니다.

기본적으로 지뢰찾기 처럼 토큰 배치에 특정한 규칙을 가지고 소거추리를 진행하는 게임입니다.

특이하게 정답 확인을 앱을 통해서 하거나 하지 않고 (물리적인) 원반을 통해 확인하는 신박한 컴포넌트가 특징입니다.

소거법적인 측면에서는 살짝 쉬운 편이기도 하고 때로는 찍기 요소에 기대야 하는 점이 있긴 하지만, 컴포도 이쁘고 게임 자체가 주는 즐거운 느낌이 있어 상당히 만족 중입니다.

솔플의 오토마는 특정 룰에 따라 운용하게 되어 있습니다. 룰 자체는 간편하고 오토마는 무조건 정답만 맞춘다는 전제가 있어서 운용하기 쉽습니다.

다만 얘도 마찬가지로 솔플로 하기엔 난이도가 조금 쉬운 터라 아이들과 함께 할 가족 게임으로 즐길까 싶습니다. 둘째가 소거 추리를 좋아하더라구요.

9. Amalfi : Renaissance

국내에는 아쿠아 가든으로 잘 알려진 제작사 Uchibakoya의 유로 게임입니다.

본업이 나무 토큰 제작사라 했었나요? 그래서 그런지 미플 상태 훌륭하고, 개인판과 공용 보드에 듀얼 레이어를 박아넣는 등 리테일 버전임에도 불구하고 매우 훌륭한 컴포를 자랑합니다.

게임은 일꾼 놓기 베이스인데, 특이하게 일꾼(배)을 배치하면 그 자체가 자원이 됩니다. 이 배를 회수하면서 특정 가상 자원을 얻고 그걸 사용하는 방식이죠.

제일 처음 게임을 했을 때는 그저 일꾼 놓기 메커니즘이 특이한 일반 게임이겠거니.. 했는데, 하다보니 기본 액션들이 뭔가 나사가 빠져있다는 느낌이 듭니다.

솔플이 하이스코어링 방식이라 가이드라인으로 주어진 점수를 보고 이걸 어떻게 달성하나, 내가 에러플을 했나 싶었는데 자세히보니 엔진 빌딩으로 쓰이는 인물 카드들을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서 점수가 천차 만별이 되더군요.

실제로 긱에도 저처럼 게임 운영에 대해 어려움을 토로하는 질문들이 꽤 있었습니다.

자원도 빡빡하고, 주어진 기본 행동도 뭐가 부족한 가운데 인물 카드의 특수 능력을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큰 차이점을 만들어내는 점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다만 그만큼 머리가 쥐어 터지더라구요ㅋㅋ

오토마는 방해 + 하이스코어링 방식 + 특정 조건 달성 요구가 혼재된 방식인데 뻔한 하이스코어링이 아니라 좀 더 좋았습니다.

그런데 게임 자체가 빡세서 자주 하지는 못할 듯 해요, 브레인 버닝이 심해서ㅋㅋ

참고로 BGA에 올라와 있으니 관심 있으신 분은 해보시면 좋을 듯 합니다.

III. 테마 솔플 부문

1. 루프

많은 분들이 해보셨을 게임인 루프입니다.

큐브 타워의 불합리함을 몇 번 겪다보면 그야말로 판을 엎고 싶은 심정이 들 때도 있지만, 그만큼 각종 콤보를 이용해서 목표를 달성하면 그 희열감도 엄청나죠.

솔플 모드는 캐릭터 3개를 운용하긴 하는데, 나름 캐릭터 선정에 별도 룰이 있어 크게 어렵지 않고 매끄럽게 진행이 가능합니다.

전 좀 루프를 늦게 접했는데, 아트워크가 너무 취향이 아니라 미루고 미루다가 호평을 보고 결국 구매를 하게되었죠. 아트워크는 제 스타일이 아니지만 게임은 정말 재밌더라구요.

아이들이랑 하기에는 아직 조금 어려운 부분(+ 불합리한 억까)이 있어서 미루고 있는 중입니다.

2. 에이언즈 엔드

스팀 앱에서 해봤을 때의 인상과 실물로 했을 때의 인상이 전혀 달랐던 에이언즈 엔드입니다.

앱으로 했을 때는 나쁘지 않네 정도였는데, 실물로 해보니 다가오는 느낌이 전혀 다르더라구요.

정확한 이유는 모르겠지만 아마 컴퓨터가 네메시스 행동을 자동으로 휙휙 처리해주는 부분과 제가 하나하나 읽으면서 그 정보를 얻고 처리하는 과정에서 주는 뉘앙스가 큰 차이를 주지 않았나 싶습니다.

보통 저는 2 캐릭터를 잡고 솔플을 진행하는데 2 캐릭터 운용도 크게 어렵지 않아 만족합니다. 덱을 섞지 않는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번거로움의 수준이 달라지더라구요.

초반엔 비루하게 1뎀씩 넣다가 후반 성장으로 한번에 10뎀까지 터트리는 뽕맛도 끝내줍니다.

번외로, 에이언즈 엔드 레거시 2편이 그렇게 괜찮다던데 솔플로 레거시를 하는 건 너무 아까울 것 같아 고민중입니다.

그냥 영문 레거시를 사서 솔플로 끝내고 나중에 한글판 나오면 멀티를 할까 싶기도 한데.. 그러기엔 딸들이 좋아할런지부터를 알아야해서ㅋㅋ

3. Oathsworn - GOTY

미니어쳐 뽕이라는 뽕은 다 채워주는 대작, Oathsworn입니다. 어제였던가 긱 페이지를 들어가봤는데 벌써 100위 안으로 진입했더군요.

보스 배틀러 장르에서 스토리, 편의성, 전투 메커니즘 모두를 잡은 명작이라 생각합니다.

특히 제일 마음에 들었던 게 적의 움직임이 비교적 직관적인데다 황금룰이 있어 어지간하면 그 룰을 따라가면 된다는 점입니다.

사자의 턱을 진행하면서 제일 어려웠던 게 적 행동을 처리하는 방식이었는데(특히 몇몇 상충되는 지점이 생길 때) Oathsworn은 그 부분을 제거해주니 정말 편하더라구요.

물론 그리드 무브먼트 특성상 룰 숙지할 양은 꽤 되는 편이지만 제 예상보다는 훨씬 간편했습니다.

또 솔플을 위해서 주요 캐릭터는 풀 캐릭터로 운용하고 나머지 3 캐릭터는 매우 간략화된 Companion 버전을 쓸 수 있는데요, 이 부분도 제 캐릭터에만 온전히 집중할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캐릭터 자체 운용이 크게 어렵지는 않아서 조금 더 익숙해지면 2 캐릭 2 Companion으로 진행할까 싶어요.

거기다가 미니어쳐라고는 부를 수 없을만큼 거대한 보스 몬스터.. 부위 파괴, 전리품 획득 등등 여러가지 매력적인 요소를 다 때려넣었음에도 불구하고 잘 정돈되어 표현된, 그야말로 멋진 작품입니다.

제작사 Shadowborne Games의 첫 작품임을 감안하면 진짜 넥스트 글룸헤이븐이 아닌가 싶어요.

거의 유일하게 올인으로 넣은 킥스인데 모든 부분에서 쓴 돈이 아깝지 않네요.

다만 현재 챕터 1, 챕터 2, 챕터 3 스토리를 끝내고 도색을 시작해서... 다음 진행이 언제쯤 될런지 모른다는 게 아쉽습니다.

할 건 많은데 늘 시간은 부족하고 그렇네요ㅠ

4. Tesseract

비교적 최신작인 Tesseract입니다. 주사위 조정과 팬데믹 스타일의 리스크 관리가 합쳐진 협력 게임입니다.

테마라고 할 게 Tesseract가 갑자기 나타나서 붕괴하려하니 그걸 조사해서 막아라!하는 스토리 외엔 없어서 테마 게임으로 넣어야 하나 싶긴 합니다ㅋㅋ

막상 처음 구매를 해놓고는 기다리는 동안 기대치가 빠져서 괜히 샀나 싶었는데 이게 왠 걸, 초플을 해보고는 정말 재밌어서 만족했던 게임입니다.

특히 주사위 눈금을 다양한 특수 능력으로 조정해서 미션을 달성하는 점이 재밌었는데요, 제가 이런 부분을 특히 좋아하긴 좋아하나 봅니다.

컴포 만듦새도 좋고 플레이어 캐릭터별로 특수능력이 막강한 점도 좋았습니다.

솔플은 2~3 캐릭터를 잡고 운용하는 방식인데 별 다른 보완점이 없는 건 아쉽지만 복수 캐릭터를 운용하는 게 어려운 편이 아니라 무난한 편이었습니다.

다음 난이도 + 추가 확장이 기대되네요.

5. 킵 더 히어로즈 아웃!

마침 현재 펀딩 진행중인 작품인 킵더 히어로즈 아웃!이네요.

우선 미플도 귀엽고, 게임 방식도 단순하지 않은 점이 좋습니다.

덱빌딩 + 디펜스가 주된 메커니즘인데, 덱빌딩이 일반적인 단순한 방식이 아니라 자원 생성 + 자원 이동 + 목적지 도달의 과정을 거쳐야한다는 점이 특히 괜찮았습니다.

다만 그 때문에 덱빌딩 자체가 수월하진 않습니다. 매 턴마다 쏟아져 나오는 적 영웅들을 물리치면서 사이사이 덱빌딩으로 강화를 해야하는데 매 차례 막기에도 버거웠어요ㅋㅋ

이쁜 컴포넌트에 비해 난이도는 살벌합니다. 순간 아차하면 게임 오버되는 상황도 여러번 나왔었습니다.

솔플 방식은 여러 종족을 나누어 운용하는 방식입니다. 1 종족도 가능한데 그러기엔 운영의 폭이 너무 좁았어요.

별도 솔로 룰이 없는 건 아쉽지만 종족 운용 자체는 크게 어렵지 않은 편입니다. 매 차례마다 조금 길게 고민할 소지가 있어서 추천 인원 숫자는 적은 편인데, 그 때문에 솔플로 즐기기에도 충분히 괜찮습니다.

딸아이들이랑 한번 같이 해봤는데, 플레이 자체는 가능한데 아직 크게 재미를 느끼지는 못하더군요ㅠ 아직 조금 일렀던 듯 해요.

보드게임을 좋아하는 조금 큰 자녀가 있는 분들이라면 추천할만한 작품입니다.

6. 프로스트펑크

올해의 테이블 호거, 세팅 타임, 플레이타임, 난이도에서 가장 자비없는 GOTY를 꼽으라면 단연 프로스트펑크입니다.

오거를 샀는데도 40분 가까이 걸렸던 세팅 시간, 초플 5시간이 넘는 플레이타임, 또 그 시간을 보내고도 제일 쉬운 모드에서 패배한 나란 놈ㅠ

모든 부분에서 정말 돌리기 어렵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플레이 경험은 끝내줬던 프로스트펑크입니다.

초플이 제 경험의 전부라 이 리스트에 넣을까 고민도 했었는데, 그래도 꼭 언급은 해야할 것 같아서 리스트에 넣었습니다.(저것도 아내가 아이들 데리고 친정갔을 때 겨우 한번 해봤어요ㅠ)

일꾼 놓기와 자원 관리, 리스크 관리 등이 있어서 유로적 성향도 짙지만 그 이상으로 테마성이 뛰어나서 테마 게임으로 넣었습니다.

오늘 나의 선택이 미래에 알 수 없는 결과로 다가오는 것도 좋았고, 다가오는 자원의 압박을 견뎌내며 새로운 탐험을 하는 느낌도 좋았습니다.

솔직히 게임 자체의 재미만 두고 보면 크게 아쉬운 부분이 없었어요. 이게 5시간 동안 계속된다는 점이 힘든 거죠ㅠ Hoplomachus는 도중 세이브라도 되지..

게임 스타일은 거의 솔플 게임인데, 이 규모의 세팅과 플레이 타임을 솔플로 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네요.. 솔직히 제 주변에 이걸 5시간 가까이 같이 돌릴 사람도 없긴 합니다만.

다시 언제 돌릴런지 기약은 없지만, 언젠가는 가능하겠지라는 그 희망을 갖고 오늘도 제 선반에 고이 모셔져 있습니다.

언젠가 미래에 딸아이들이랑 프펑을 돌린다면, 제 보드게임 라이프에서 제일 어려운 업적을 달성한거라 생각할 듯 싶네요ㅋㅋ 아마 기념일로 삼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걸로 준비한 리스트가 끝났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리스트 정리한다고 사진첩을 뒤져보는데, 나름 충실한 한 해였던 것 같습니다. 지갑은 빈약했지만요ㅋㅋ

본래 여기에 더해 게임 자체는 재미있지만, 솔플로는 아쉬웠던 게임들을 더 기재하려 했는데 너무 길어지는 것 같아 여기서 짤랐습니다.

나중에 여력이 되면 그 리스트도 정리해보려 합니다.

다들 연말 잘 마무리하시고, 새해에도 즐거운 보드라이프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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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ay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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