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굴너굴의 2023 Top 100 - #3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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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100-91위 - https://boardlife.co.kr/bbs_detail.php?bbs_num=24840&id=raccoon&tb=community_post&game_category=
2023년 90-81위 - https://boardlife.co.kr/bbs_detail.php?bbs_num=24862&id=raccoon&tb=community_post&game_category=
2023년 80-71위 - https://boardlife.co.kr/bbs_detail.php?bbs_num=24879&id=raccoon&tb=community_post&game_category=
2023년 70-61위 - https://boardlife.co.kr/bbs_detail.php?bbs_num=24906&id=raccoon&tb=community_post&game_category=
2023년 60-51위 - https://boardlife.co.kr/bbs_detail.php?bbs_num=24935&id=raccoon&tb=community_post&game_category=
2023년 50-41위 - https://boardlife.co.kr/bbs_detail.php?bbs_num=25003&id=raccoon&tb=community_post&game_category=
2023년 40-31위 - https://boardlife.co.kr/bbs_detail.php?tb=community_post&bbs_num=25021
30. 밀레니엄 블레이즈
2016년 - 6위
2017년 - 17위
2018년 - 44위
2019년 - 26위
2020년 - 43위
2021년 - 18위
2022년 - 27위
저는 Level 99 퍼블리셔를 정말 좋아합니다. 애니메이션틱한 일러스트는 둘째 치고 보드게임으로 할 수 있는 모든 것에 도전한다는 열정이 느껴지는 회사거든요. 밀레니엄 블레이드는 그러한 시도를 아주 잘 보여주는 작품입니다.
밀레니엄블레이드는 게임 세계 속에서 CCG(Collectible card game)를 즐기는 게이머가 됩니다. 메타버스 같은 개념이죠.
일정 양의 자금을 가지고 부스터를 구입하고, 트레이드하고, 팔아가며 시합용 덱을 구성한 뒤 게임 대회에 참가합니다. 거기에서 획득한 점수와 돈으로 위 행동을 반복하는 것이예요.
대회의 진행도 꽤 간단합니다. 돌아가면서 카드를 하나씩 내려놓고 효과를 적용하는게 전부!
카드가 뒤집혔냐 아니냐에 따라 점수를 지급하는 간단한 규칙이지만 다양한 효과를 가진 카드가 풍부한데다, 플레이어에게 개성을 부여하는 액세서리, 게임 중간중간 무작위로 발생하는 유행, 카드의 궁합에 따른 강약 등 여러가지 요소를 고민해야 하는 점이 재밌습니다.
플레이 타임이 꽤 길지만 카드 조합을 궁리하느라 정신없이 몰입하고 있다보면 시간이 정말 후딱 가요. 돈뭉치 던져대며 카드 부스터 까보는 재미도 좋습니다.
다만 워낙 실험적인 게임이다보니, 좋아하는 사람만 좋아하는 그런 게임이긴 해요. 저는 극호!
지니 >> 이건 정말 해보고싶었는데..CCG를 게임안에 넣어났다고 들었는데 전혀 감이 안 오는 게임이에요. 샀다가 개봉노플로 판 몇 안되는 비운의 게임이기도 하구요..한글화를 하겠다!라는 당찬 의지로 샀다가 1000장이 넘었던가 그래서.. 그냥.. 아시죠?
너굴 >> 한글화...는 요원하다고 생각해요 ㅠㅠㅋㅋ 좀 매니악한 게임이라 인지도도 낮고 카드 수도 많죠. 가성비가 많이 떨어진달까....
29. 로카나
[신규입성]
라벤스부르거에서 디즈니의 명성을 등에 업고 출시한 CCG 로카나입니다.
어디에선가 본 듯한 CCG 게임의 장치들을 잘 버무려서 하나의 게임으로 만들어냈어요. 특히 자원이라는 개념이 있다는 점에서 매직더개더링 느낌이 많이 납니다.
플레이어는 두가지 팩션(색상)으로 이뤄진 최소 60장으로 이뤄진 덱으로 상대방과 겨루게 됩니다. 20점의 로어 승점을 모으면 게임에서 승리하죠.
캐릭터 / 액션 / 아이템 카드는 게임 내에서 두 가지 용도로 사용됩니다 매직더개더링에 있는 자원카드처럼 아예 자원으로 사용하는 방식이 하나. 그 자원을 소비하여 보드에 모습을 드러내 결투를 하고 로어를 모으는 역할로 쓰일 수도 있죠.
캐릭터를 옆으로 눕히며 공격선언을 하거나 로어를 모을 수 있는데, 이렇게 누운 캐릭터는 다음 내 차례가 돌아올 때까지 온갖 공격에 노출됩니다. 그래서 공격 타이밍 / 로어 모을 타이밍을 고민하며 진행해야 하죠.
아직 발매된지 얼마 안되었기 때문에 유희왕이나 매직더개더링처럼 카드풀/효과가 풍부하지 않아 게임의 메타가 금방 형성되는 단점이 있긴 하지만...
오히려 그렇게 이른 단계이기에 배울 시스템이 많지 않아 초보자들이 즐기기에 딱 좋습니다.
게다가 카드도 너무 이뻐서(일러스트레이터들이 직접 그린다고 합니다) 콜렉터도 많아요.
덕분에 중고매장에 되파는 사람이 들끓고 있는데다, 인기 캐릭터가 그려진 인챈티드 카드는 벌써 수십만원대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지니 >> 디즈니!!!! 디즈니 좋아하는데!!! 이거 온라인으로도 해볼 수 있다고 들었는데 아닌가요? 해보고싶어서 기회를 엿보고 있는데.. 저랑 해주실 분..?
너굴 >> 온라인으로도 해볼 수 있는거 같아요!
28. 넷러너
2017년 - 15위
2018년 - 36위
2019년 - 19위
2020년 - 12위
2021년 - 41위
2022년 - 60위
MTG. 유희왕. 그리고 넷러너. 이 셋은 가장 재밌는 TCG/LCG 카드 게임을 꼽으라면 반드시 언급하는 트리오 입니다. (로카나도 넣을 수 있지만... 아직 그러기엔 카드 풀이 너무 제한적이예요.)
넷러너는 기업과 러너(해커)의 대결을 그린 게임으로 승점인 정보(아젠다)를 탈취하기 위해 온갖 권모술수를 이용해야 합니다.
기업은 정보를 지키기 위해 온갖 방화벽과 업그레이드로 서버를 떡칠하거나 함정을 깔아 러너를 죽이려 들고, 러너는 온갖 도구와 작전으로 정보만을 탈취해야 하죠.
이 비대칭성이 게임의 알파이자 오메가인데... 이 때문에 배우기 위한 진입장벽이 상당히 높습니다.
양 진영은 카드를 까는 방법부터가 다른데다, 용어, 운영법까지 다르고요. 홀로 둘 다 독학해서 파트너를 가르쳐주는건 쉽지 않죠.
요즘에도 이 게임을 즐기는 사람이 있을까 모르겠네요. FFG 답게 미친것 같은 확장팩 리스트를 자랑하고 있는 게임이기도 합니다. 어디까지 이 게임에 투자할지 생각하시고 시도하시길 추천드려요.
올해는 순위권 밖으로 밀려나나 했는데... 2인 카드게임만큼 빠르게 후딱후딱 할 수 있는게 없기에 올해는 다시 예전 순위로 복귀했네요.
지니 >> 제 명예의 전당에 들어간 게임이죠. 사실 넷러너는 아직도 갖고 있긴 해요..이제 돌릴 일은 없는데 버릴 수도 없고.. 하지만 진짜 명작입니다. 넷러너를 즐겼던 그 시기가 저에 보드게임 황금기였을수도여
너굴 >> 이런 장르의 게임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겐 평생 가지고 있어도 절대 아쉽지 않을 게임이라 생각합니다.
27. 배틀콘
2016년 - 28위
2017년 - 12위
2018년 - 37위
2019년 - 11위
2020년 - N/A (...까먹었어요. 까먹지 않았다면 10위였을겁니다.)
2021년 - 10위
2022년 - 8위
밀레니엄 블레이드를 언급할 떄도 이야기 했지만 전 Level99의 독창성을 좋아합니다. 너무 독창적이라 되려 호불호가 크게 갈리지만, 제겐 실패율이 상당히 낮은 편에 속해요.
밀레니엄 블레이드가 듀얼리스트들의 애환(?)을 그린 게임이라면, 배틀콘은 격투게임의 심리전을 극대화 한 게임입니다.
매 라운드마다 두 장의 카드를 묶어서 사용하게 되는데요. 일반기(파랑카드) / 특수기(빨강카드)를 짝지어 사용합니다.
각 카드엔 힘 / 거리 / 이동속도가 나와있는데, 두 카드에 적힌 각각의 수치를 합쳐 선공여부, 사정거리, 데미지를 결정 합니다. 한번 쓴 기술은 돌아오는데까지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어떤 조합을 어떤 타이밍에 사용하느냐도 매우 중요합니다.
캐릭터마다 공속이 빠르거나, 탱킹에 뛰어나거나, 한방이 묵직하거나, 보드에 다양한 함정을 설치하며 상대를 괴롭히는 등 제각기 다른 스타일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운영법과 대처법이 모두 다른 점도 재밌습니다.
내 캐릭터를 쉴새 없이 두들겨 패는 상대방 캐릭터가 좋아보여 직접 해보면 생각처럼 마음대로 움직이지 않는 것을 느낄 수 있는데요. 그만큼 파일럿(플레이어)의 실력과 캐릭터 이해도가 중요 합니다.
그래도 심리전에 말리는 날은 쉴새없이 쥐어터지더라고요.
웬만하면 확장을 안사는 저인데도 이 게임은 풀확장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 정도로 사랑하는 게임이예요.
지니 >> 기분 탓인가요 연달아 카드게임이 계속 나오는거 같은데.. 배틀콘은 대전 격투 게임을 정말 잘 살려놓은 건 인정해요! 하지만 실력차가 너무 많이 나는 상대와 하는 건 금물. 지고 있어도 재밌는 게임이 있는가하면 이 게임은 반대같아요
너굴 >> 이 게임은 확실히 그런거 같아요. 심리전에 계속 말려서 뚜까 맞으면 캐릭터 운영이 꼬이면서 매우 답답하거든요. 하지만 원래 다 맞으면서 배우는거 아닙니까! 지니님도 저 테포마 그렇게 가르쳤잖아요.
26. 에버델
2021년 - 64위
작년에 처음 에버델을 해봤을 땐 "괜찮은 게임이네" 정도로 생각했는데... 이게 올 한해 계속 머리에 남더군요.
아름다운 콤포넌트도 좋고 카드의 일러스트도 예뻤지만 그보다도 더 기억에 남는건 자그마하면서도 탄탄한 엔진빌딩 시스템이었습니다.
카드마다 특색이 강한데다, 시너지 효과도 확실하고, 제한된 수량의 카드만 내려놓을 수 있어서 마구잡이로 엔진을 만들다간 이도저도 아니게 되는 점이 아주 좋더군요.
각자가 자기만의 라운드를 운영하기 때문에, 다른 사람의 빠른 라운드 진행 템포에 억지로 끌려다니며 미처 무언가 하기도 전에 게임이 끝나는 불상사가 없는 것도 좋았고요.
서로 접점이랄게 없는데도 이상하게 윙스팬이 자꾸 생각나더군요. 저는 에버델 쪽이 훨씬 더 재밌었어요. 확장도 다수 나왔던데 정말 기대됩니다.
지니 >> 예쁘고 아기자기하고 어디하나 흠 없이 좋은 게임인데 뭔가 그냥 모든 면이 다 보통이상이라 개성이 크진 않달까요 그래서 좋다는 하는데 손이 안가요
너굴 >> 모든 면이 다 보통 이상이면 엄청 좋은거 아닌가요...? :O
25. 불릿
2022년 - 7위
연속으로 Level99의 게임이 나오네요. 이쯤되면 Level 99의 팬인증 된거죠? ㅋㅋㅋㅋㅋ
불릿은 작년 해본 게임 중 가장 신선했던 작품이었어요. 불릿이 뭐여? 하고 조사하던 중, 슈팅게임을 구현하려 했다는 소식을 듣고 눈이 반짝반짝. 그게 보드게임으론 불가능해서 방향을 조금 틀었다는 소식에도 눈을 반짝반짝. 기대 200% 였습니다.
그리고 역시 기대치를 채워주었습니다.
주머니에 담긴 총알 토큰을 규칙에 맞추어 개인보드에 채우고, 내 캐릭터의 능력을 활용하여 그 총알 토큰을 없애는게 주된 내용이예요.
이 게임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건 그렇게 없앤 총알 토큰을 옆사람에게 넘긴다는 것! 내가 잘하는 만큼 상대방의 숨통이 조여집니다.
매 라운드마다 일부러 상대방 엿 먹이려고 일부러 같은 색 위주로! 높은 숫자만! 가능한 많이! 보내려고 생각에 푹 잠겨있는 순간이 정말 즐거워요.
물론 개인전, 팀전, 보스전 같은 다양한 게임모드도 빵빵하게 지원합니다.
다양한 캐릭터가 계속 나오곤 있지만, 사실 어느 순간부턴 비슷비슷하게 느껴져서 그렇게 열성적으로 풀확을 노리진 않게 되네요.
지니 >> 첫 플레이에 동시진행+시간제한으로 정신없이 플레이를 마치고 내가 무슨 게임을 한거지?? 한 다음부턴 다시 플레이할 기회가 없었네요. 첫인상이 좋진 않았어요. 조금 어수선하게 플레이를 했던 경험에 ㅠㅠ
너굴 >> 으음, 동시진행 보단 시간제한이 문제이지 않을까 해요. 무조건 없애는데만 집중하기보단, 퍼즐을 풀듯 상대방에게 효율적으로 토큰을 보내는 수를 찾는 과정이 재밌거든요. 다시 한번, 좀 더 정돈된(?) 분위기 속에서 해보시면 좋아하실지도?
24. 팔레오
2022년 - 46위
원시시대를 배경으로 생존을 목표로 하는 협력 게임, 팔레오입니다. 이것 또한 제가 리뷰를 썼던 작품이기도 하죠.
모듈형 시나리오라 원하는 입맛대로 시나리오를 만들어 할 수 있는 점도 좋지만 이 게임의 진짜 강점은 자신의 덱을 운영하는 방식에 있습니다.
플레이어는 거의 균일한 양의 덱을 뒷면이 보이도록 앞에 둡니다.
그리고 매 라운드마다 카드 3장을 뽑아서 '뒷면만' 보고 어떤 행동을 취할지 정해야 하죠. 카드의 앞면 내용에 따라 뒷면의 그림이 다르기 때문에, '아마 이런걸 주겠지' 하는 추측이 가능합니다. 그걸 기반으로 서로 어떤 카드를 선택할지 열심히 이야기를 해야해요.
카드를 공개하면 예상대로 / 예상치 못하게 등장한 카드 액션을 두고 누가 어떤 미션을 함께 수행할지 또 한번 열심히 이야기를 나누어야 합니다.
이렇게 처음부터 끝까지 플레이어들로 하여금 지속적인 대화를 하도록 만드는 시스템이 재밌습니다.
당시에도 재밌게 즐겼고, 지금도, 나중에도 계속 즐길 것 같습니다. 확장 나오면 꼭 사고 싶어요.
지니 >> 괜찮은 협력 게임이라 생각해요. 테마도 귀엽구요. 근데 맛만 봤을 때는 살짝 반복되는 기분이였는데 계속 깨신 분들 후기 들어보면 다르다곤 하더라구요.
너굴 >> 흐름이 비슷해서 그렇지 모듈마다 접근방식이 확실히 달라요.
23. 탑텐티비
2022년 - 25위
작년에 이 게임을 해보고 올해도 높은 순위를 차지하리라 예상 했는데... 역시 맞네요 ㅋㅋ
플레이어들에게 문제가 하나와 함께 1부터 10까지의 숫자 중 하나가 비공개 상태로 무작위로 주어집니다.
이제 한쪽 방향으로 돌아가며 특정 상황을 말/행동으로 표현해야 하는데요. 문제에 1부터 10까지의 표현 정도가 나와있습니다. 1은 보통 무난하고 평범하게 10은 비범하고 과장되게 표현하게 되죠.
'채소 먹기 싫은 사람' 이란 주제라면 1은 맛있게 냠냠. 10은 오만상을 찡그리며 먹는 시늉을 해야 합니다.
이제 문제 출제자는 자신을 포함하여 다른 사람들의 번호를 오름차 순으로 맞추어야 합니다.
서로의 숫자를 모르기 때문에 '도대체 무슨 숫자길래 저런 표현을...?' 하고 서로 어리둥절 하는 점.
분명 내가 최고 높은 숫자인데 앞 사람이 최고 높은 숫자를 받은 것처럼 과한 표현을 할 때의 당혹스러움.
정말 재밌는 파티게임이예요.
자신을 내려놓을 수만 있다면 이만한 파티게임도 찾기 힘들다 생각합니다.
지니 >> 흐흐흐흐.. 제 리스트에서 흐흐흫
너굴 >> 이거보다 순위가 높아요 !?
22. 비욘드 더 선(태양 너머로)
[신규입성]
지니님의 67위에 모습을 드러냈던 작품이죠!
이 게임을 처음 보았을 때, 복잡해 보이는 테크트리 보드 + 사이드에 놓인 행성들 + 뭔가 많은 개인보드 때문에 첫 인상이 좋진 않았습니다. 너무 어려울까봐 무서웠어요 ㅋㅋㅋ
그런데 생각보다 규칙이 어렵지도 않은데다 모든 정보가 오픈되어 있어 학습곡선이 높지도 않았어요.
서로가 선택한 테크트리 중에서 좋아보이는걸 따라가랴, 행성 보드판에선 우주선이 떠다니며 점령싸움을 벌이랴, 내 개인보드에선 열심히 시민, 상품, 우주선을 납품하랴. 승리에 큰 보탬이 될 마일스톤을 달성하랴.
할게 많아 보이지만 금세 흐름을 이해하고 몰입하여 할 수 있습니다.
박스커버도 참 이쁘고, 테크트리 보드가 매 게임마다 크게 달라지기에 꽤 오랫동안 재밌게 할 거 같아요.
지니 >> 와우 엄청 높은 편이군요. 디자인이라던지 컴포 퀄리티가 최대 단점이라 생각하는 게임이에요...ㅋㅋ
너굴 >> ㅋㅋㅋ 아무래도 디자인과 콤포넌트 퀄리티는 좀 더 나을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긴 하지만... 그래도 게임 자체가 재밌어서 크게 신경쓰지 않고 있습니다. 저는 좋은 디자인의 기준점이 상당히 낮은 편이라, 위치스톤 같은 디자인만 아니면 괜찮아요.
21. 언던티드 노르망디 / 북아프리카
2022년 - 14위
제가 리뷰를 쓰기도 했던 작품 언던티드 시리즈입니다.
리뷰용 카피를 받으면서 "이 게임 정말 독특하고 재밌을겁니다" 라고 자신있게 말씀하시던 담당자 분의 표정. 집에서 해보고 나서 말 그대로 완전 반했지요.
리뷰 제목에서 "상대방의 덱을 찢어버리는 덱빌딩 게임" 이라는 표현을 썼는데요. 유닛 하나 하나가 부상을 당할 때마다 상대방이 가진 해당 유닛 카드를 핸드, 버림패, 덱에서 제거합니다. 말 그대로 상대방의 덱을 파괴하죠.
데미지 하나하나가 굉장히 아프다보니, 유닛 공격의 성공 여부에 따라 가슴을 쓸어내리는 경험을 계속 하게 돼요. 상당한 스트레스를 불러 일으키는데도 중독성이 강합니다.
그냥 주사위를 굴리며 막싸우는 게임은 절대 아니예요. 카드 한장으로 해당 유닛을 이동 / 장악 / 제압 / 공격 / 척후 등 다양한 행동 중 하나를 골라야만 하기 때문에 액션 타이밍을 잘 잡는 것도 중요하죠.
리뷰에서 전체적으로 전선을 형성하며 힘싸움을 벌이는게 좋다면 노르망디를. 빠른 기동력을 이용하여 난전을 벌이는게 좋다면 북아프리카를 추천한다고 말씀 드렸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론 북아프리카편이 더 재밌어요. 차량을 타고 이곳저곳 누비며 여기서 싸우고. 저기서 싸우고. 게릴라전 양상으로 흘러가는게 더 재밌더라고요 ㅋㅋ
지니 >> 작년에 언던티드 노르망디였나? 재밌게 했어요. 시나리오마다 조금씩 달라져서 여러가지 시도해보는 맛이 있더라구요
너굴 >> 북아프리카 꼭 해보세요. 전 노르망디보다 더 좋아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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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뻘글.
1. Connecting the Dots
스티브잡스가 한 말이던가요? 내 안의 점을 연결하다보면 선이 되고 면이 된다는 말이 있죠.
내가 겪고 있는 모든 일은, 사소한 일들까지도 미래의 나에게 의미가 있다- 이런 뉘앙스라 보시면 됩니다.
보드게임 취미가 인생에 큰 도움을 주는 경험을 해보셨나요? 저는 제법 겪어보았는데요.
올해 말에 유독 더 강하게 경험하고 있습니다.
요즘 이직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가족에게 더 많은 돈과 풍요를 안겨주고 싶고... 아빠의 책임감을 제대로 느끼고 있거든요.
미국/캐나다에 위치한 다양한 IT 회사에 이력서를 넣어보고, 읽씹 당하기도 하고(영어로는 ghosting 이라고 합니다), 면접 내내 화기애애 코드가 맞나 싶다가도 알 수 없는 이유로 중도 탈락하기도 하죠.
그런 과정에서 묘한 특징을 하나 발견 했는데요. 회사에서 제 보드게임 콜렉션 및 이력에 관심을 보일 수록 면접 진행이 굉장히 빠르고 수월합니다.
오늘만 해도 서버개발팀장과 2차 면접을 했는데,
시작하자마자 제 이력서를 슥- 훑어보더니, 다양한 이력 중에 가장 밑줄에 보너스로 넣어둔 보드게임 이야기를 콕 찝어내더군요.
팀장: "보드게임 좋아하네? 글도 써? 너 화면 배경에 흐림처리 되어있는데, 그게 다 게임이야?"
너굴: "응 맞아. 볼래? (보여줌)"
팀장: "내 주변에도 너 같은 애들이 있어. 젠콘 가봤어? 우리 집에서 1시간 반 거리임"
너굴: "애들 때문에 어려워. 가서 재밌는거 많이 봤어?"
팀장: "나도 게임은 좋아하지만 6천명 사이에 껴서 게임하는건 별로라... 그냥 슥 돌아보기만 했어."
이런 대화로 시작하는가 싶더니
팀장 : "보드게임 할 때 룰 설명하겠네?"
너굴 : "거의 내가 도맡아서 하지."
팀장 : "어떤식으로 설명해?"
너굴 : "정확한 목표. 숫자를 사용하여 턴마다 할 수 있는 액션 설명. 하위 액션 설명. 예외 설명. 그리고 게임 진행하며 예시 보여주기. 각 플레이어의 행동을 유심히 관찰. 칭찬하기. 이런식으로 해."
(참조: 노하우 - 룰 설명 잘하는 방법 , 크리스마스 맞이 - 룰 설명 잘하기 V2.0(스압) )
팀장 : "설명이 아주 논리적이네. 구조도 잘 짜여있고."
너굴 : "최대한 효율적으로, 빠른 시간 내에, 모두 다 이해를 시켜야 재밌게 놀 수 있으니까. 그런데 룰 설명은 왜?"
이 때 눈치챘습니다. 관련 업무 경력보단 평소의 행동으로 제가 어떤 사람인지 파악하려 한다는걸.
의도는 읽었지만 그래도 평소의 나를 설명하기로 했습니다.
팀장 : "누군가가 유독 이해를 못한 것 같아 헤멘다면 어떻게 해?"
너굴 : "나는 별말 없이 그 사람을 유심히 지켜봐. 특정 부분에서 많이 해메는 것 같다면, 다음 내 차례 때 일부러 그 행동을 선택해. 그리고 그 사람의 시선을 끈 다음에(예를 들어 "ㅇㅇ씨, 이 액션 좋아보이네요? 저도 꿀 좀 빨겠습니다"), 액션과 후처리를 말하면서 진행해."
팀장 : "아, 직접 뛰어들어서 가르치는게 아니고 행동을 보이는구나? 무의미한 수라면 게임에서 질텐데?"
너굴 : "게임은 즐기는데 의의가 있으니깐. 최소한 난 그래. 그리고 지목해서 물어보면 민망하잖아."
팀장 : "그래도 헤메면?"
너굴 : "그럼 그 사람 턴을 함께 진행하며 막히는 부분에 대해 비유/예시를 들며 알려줘. 어쩔 수 없지."
팀장 : "끝까지 잘 케어 해주는 편이구나? 오케이."
이 외에도,
팀장 : "항상 너만 설명해? 그건 힘들잖아."
너굴 : "그래서 특성 게임을 좋아하는 사람에게 설명을 맡기려고 해. 일부러 까먹은 척 할 때도 있어. 내가 설명하는 구조를 간단하게 언급하고 옆에서 도와줘."
팀장 : "아하. 그것도 좋네."
라던가,
팀장 : "글 쓰는건 누구에게 배웠어?"
너굴 : "그냥 써보고, 편협한 시각 / 짧은 시야 / 부족한 경험 / 중언부언 / 분량조절 실패 등 피드백 받고, 좌절하고... 그만할까 싶다가도 글쓰기 관련 책 보며 다음 글 써보고... 그랬는데?"
팀장 : "그렇구나. 화면 옆에 있는거. 다 책이야? 책 많이 봐?"
너굴 : "응. 평균보단 많이 보는 듯?"
팀장 : "좋아하는 장르는?"
너굴 : "다양하게 봐. 요즘엔 철학과 우주. 거의 안보는건 로맨스/코미디물. 요즘은 소설을 써보고 싶어서 관련 분야의 소설을 좀 챙겨보고 있어."
팀장 : "생각하는걸 좋아하는구나? 좋은 책 있어? 책 하나 소개 해줄래?"
너굴 : "아- 요즘 읽고있는건 새로운 빈곤이란 책인데. 지그문트 바우만이란 사람이 쓴 책이야. 어쩌구 저쩌구... 이런 부분은 좋은데 이런 부분은 동의 못하고... 어쩌구 저쩌구. 내겐 아직 어려워서 여러번 보고 있어."
팀장 : "컴퓨터 공학 책은 봐? 신입들이 반드시 읽어야 할 책 하나 추천 해줘봐."
너굴 : "으음... 마틴 파울러의 리팩토링이란 책인데. 신입들은 코드를 완성하는데만 노력을 기울이지, 그 이후의 디테일은 챙기지 않더라고. 어쩌구 저쩌구... 이게 좋고 저건 아쉽고..."
팀장 : "아주 좋은 책이지. (주섬주섬 똑같은 책을 꺼냄). 나 또한 좋아하는 책이고 같은 생각이야."
이후에는 제가 강력한 지식 & 카리스마로 팀을 이끄는 리더 타입이 아닌, 팀원들을 챙기고 보조하며 역량이 부족한 사람은 옆구리에 끼고 성장을 도모해주는 타입이란걸 알았나 봅니다.
알고 있는 기술 / 상황 대응 / 현재 회사의 문제점 / 제게 기대하는 것들이 다 그쪽 방향으로 초점이 맞춰지더군요.
재미로 모아온 게임, 재미로 써온 글이 면접에서 나라는 사람을 나타내는 지표 역할을 맡게 될 줄은 전혀 몰랐어요.
뭐... 한참 진행중인 면접이라 앞으로 어떻게 될진 모르겠습니다. 연말이니 내년 초에 두세번의 추가 인터뷰가 있지 않을까 해요.
자, 그건 그 때의 일이고.
취미로 열심히 즐겼던 보드게임이 이렇게 무언가로 이어지는 경험을 할 때면 참 신기합니다. 제 연애, 결혼도 연관이 있거든요.
보드게임을 통해 리뷰 / 툰 / 스트리머 / 퍼블리셔 같은 커리어를 가지게 되신 분도 많이 계시고,
보드게임을 즐기며 인연을 만나 인생의 작은 전환점이 생긴 분도 계실테고,
가족들과 함께 즐길 수 있는 무언가를 찾게 되어 더 많은 대화를 나누게 된 분도 계시겠죠.
잘 모르겠는 분들은 한해 보드게임을 열심히 즐기며 내게 어떠한 변화가 생겼는지 곰곰히 생각 해보세요.
분명 뭔가 바뀌었을 겁니다. 좋은 쪽으로요.
이 취미가 가져온 변화를 알아채고 내년엔 좀 더 열심히 즐기다보면,
분명 더 좋은 일이 많이 차츰차츰 벌어지다가 뜻 밖의 순간에 큰 도움이 될거라 생각해요.
그럼 다음 글에서 만나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