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게모니 리뷰 - 각 사회계층들이 원하는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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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0.07 12:57

안녕하세요. Deep입니다.

리뷰하나 적어볼려고 합니다.

올해 나름 화제의 신작 정도로 말할 수 있으리라 생각하는 헤게모니입니다.

헤게모니는 한국어로 번역하면, 패권 혹은 주도권 정도로 번역할 수 있겠네요.

▶ 긱 게임정보

1. 플레이 인원 : 1~4, 4인 베스트
2. 플레이 시간 : 1.5~3시간
3. 긱웨이트 : 4.11

▶ 헤게모니는 어떤 게임?

게임 헤게모니는 4개의 사회 계층으로 구성된 플레이어들이 각자의 사회 계층의 번영을 위해서 경쟁합니다. 각 계층은 자본가,노동자,중산층,정부 이렇게 4가지 입니다.
좀 번외적 이야기를 하자면, 사실 경제적 사회 계층이 있다고 하는 인식은 일종의 계급론이며 이런 인식은 다소는 사회주의 쪽 인식 체계라고 말할 수 있겠습니다. 반대쪽은 신자유주의쪽이라고도 할 수 있겠는데, 어떤 뚜렷한 계급이 나뉘어져 있다기보다는 각자 자신의 노력 여하에서 나오는 결과물이다...라는 인식이고요. 사실 둘 다 일정 정도는 맞는 말이기도 해서 뭐 저는 딱히 뭐가 맞다 틀리다를 논하고 싶지는 않네요.

어쨌거나 이 게임은 그런 사회 계층이 구분되어있다.라는 부분에서 시작합니다.

그래서 각 계층은 게임의 목적이 다릅니다. 그래서 게임은 비대칭 유로 전략 게임 정도로 장르를 구분할 수 있겠습니다.

1) 자본가는 회사를 설립하고 운영해서, 상품을 팔고 남은 돈이 점수로 변환됩니다.

2) 노동자는 자본가가 설립한 회사에 노동력을 제공하고 돈을 받습니다. 받은 돈으로 식량을 구매해야하고, 남는 돈으로는 교육/의료/사치품을 구매하여 개인의 번영도를 올립니다. 번영도가 점수가 됩니다.

3) 중산층은 두가지 다 할 수 있습니다. 직접 일을 해서 돈을 벌 수도 있고, 회사를 차려서 그 회사에서 나오는 상품을 판매할 수도 있습니다.

4) 정부는 나머지 세 계층의 이익에 골고루 부합하는 행동을 하면 점수를 받습니다.

▶간단히 평하자면?

사실 이 게임은 제가 느끼기에는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으른이들을 위한 소꿉놀이'로 느껴집니다. 좀 뉘앙스가 약간은 애들 장난이다.라는 말로 들릴 수는 있는데 부연설명을 하겠습니다.
소꿉놀이라고 하는 것은 각자의 역할이 있습니다. 아이들은 각자의 역할을 구현하기 위해서 최선의 노력을 들여서 각자 역할 놀이를 합니다. 이 게임도 유사합니다. 자본가는 회사를 설립해서 돈을 벌고, 노동자는 자본가의 회사에서 일을 하고 각 개인이 원하는 소소한 물건과 건강, 교육을 챙깁니다. 정부는 모든 사회 구성원이 적당히 골고루 이익을 받게 끊임없이 조율을 합니다. 그런 역할에 따른 행동 하나하나가 그 역할에 맞게 구성되어 있습니다. 각자 자기 역할에 맞는 플레이를 하다 보면 정말로 내가 그 사회 구성원의 계층에서 플레이를 하고 있구나. 그리고, 그 사회 구성원은 왜 그렇게 행동을 하는구나를 느낄 수 있는 게임입니다. 그리고 그런 역할을 잘 하면 게임에서 승리할 수 있도록 게임을 구성해놓았죠.

메인테마 측면을 간단히 언급하겠습니다.

이 게임의 메인 테마는 사회의 구조와 그 구성원들입니다. 플레이를 하다보면 내가 실제로 그 구성원이 된 것 같은 느낌으로 플레이 감각이 이루어지고 그렇게 플레이를 해야합니다. 실제 사회라는 그 테마를 구현하기 위해서 모든 시스템이 이루어져 있고, 모든 액션들이 그냥 자원을 소모한다. 이런 느낌보다는 아 이 액션은 실제 사회에서 이루어지는 어떤 행동을 '모식화' 한 것이구나.라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게임의 시스템 측면을 간단히 언급하겠습니다.

시스템 자체를 놓고 보면 게임의 층위라고 해야할까요. 그런 층들이 여러 겹으로 층층이 쌓여있는 느낌은 많이 들지 않습니다. 상호작용이 많이 있는 것이지 어떤 행동을 위해서 고려해야할 것이 크게 많이 있지는 않습니다. 가령 어떤 행동을 위해서 들어가야할 자본이 있다거나 하는 건 별로 없어요. 자원의 종류도 사실 돈과 나머지 자원인 식량,교육,의료,사치품,영향력 뿐인데, 나머지 5개는 다 돈으로 구입가능한 것들이어서 좀 극단적으로 말해서 돈이 자원의 전부다. 라고 말해도 크게 틀리지는 않습니다.

어쨌건 그렇게 많이 복잡하지는 않은 시스템위에 이 게임의 핵심인 테마.를 강력하게 결합해두었습니다. 모든 역량을 들여 '사회의 구조'라는 것을 게임으로 구현해보고 싶다. 이런 느낌이죠.

▶게임의 시스템은?

게임은 5라운드로 구성됩니다. 각 라운드는 5 차례로 이루어져있습니다. 각자 5차례를 가지고, 각 차례마다 메인 액션 한번 자유액션 한번 하면 끝입니다.
액션은 잘 아실법한 게임인 브라스 같기도 합니다. 각 라운드마다 7장을 받아들고 시작합니다. 그래서 그 중 5장을 무슨 액션을 하든 한 장 플레이합니다. 그리고 5액션 후에, 라운드 정리를 하고 카드를 다시 7장까지 보충합니다.

각 플레이어는 자본가,노동자,중산층,정부 이렇게 각 계층이 있고 해당 계층마다 할 수 있는 액션의 종류가 다소간은 다릅니다. 4계층에서 모두 할 수 있는 액션이 있기도 하고, 오직 하나의 계층에서만 할 수 있는 액션이 있기도 합니다.

그런 액션들을 5액션하면 라운드 종료. 이걸 5라운드 반복.

▶ 그럼 뭐가 재미있는 포인트인가?

1. 테마 구현도

이 게임은 그냥 테마 구현을 위해서 모든 것을 투자한 게임이기도 합니다. 하다보면 사실 그냥 자기 계층을 위해서 플레이하는 것이긴 하고, 그 상황을 표현한 것이기도 한데 말만 들어보면 진짜 진지한 말같이 들려서 그런 부분이 좀 웃기기도 해서 재미있습니다.

"아, 이 월급으론 안되겠어요. 최저 임금을 올려주는 법안을 제안하겠습니다."
"내가 이럴 줄 알았어요. 그렇게 무료로 교육,의료 서비스 받고 세금은 안내고 싶고, 그러다가 결국 IMF터지는 거잖아요"
"와 관세 장벽 세워서 그렇게 내수로 돈 벌고 싶어요?"
"제가 이번 선거를 위해서 없는 돈 다 털어넣어서 미디어 영향력을 샀습니다. 선거는 미디어로 하는거죠. 이번 법안 반드시 통과시킬겁니다."

"금모으기 운동도 아니고, IMF 터진걸 온 국민이 다 돈을 내서 이 빚을 갚아야한다고?"

이 말들은 마치 드라마 속 대사 같기도 하죠. 하지만 위 대사들은 다 게임하는 도중 나오기도 했었던 내용들이고, 규칙책 읽어보시면 아시겠지만 위 대사들은 다 실제로 게임 상황에 대한 말 그대로의 설명일 뿐입니다. 하지만 그런 말들을 자연스레 하게 되는 것 자체가 좀 웃깁니다. 다 실제 게임 상황에 대한 내용들이라서 아 이 게임에서 내가 하는 행동들이 원래 어떤 액션을 모티브로 하구 있구나를 플레이어들로 하여금 느끼게 하고 있습니다.

사실 이 게임에 대한 표현은 테마 구현도가 미쳤고, 게임시스템과 유기적 결합이 최고 수준이다.라고 하면 됩니다. 말 그대로여서 이 말 이상의 칭찬을 떠올리기는 어렵습니다. 나머지 사소한 장점들이 있긴 한데, 그런 장점은 위에서 말한 장점에 비하면 너무 작아서 다 언급하기는 좀 레벨이 맞질 않네요. 그래도 좀 재미있는거 하나만 소개하고 넘어가겠습니다.

2. 좀 재미있는 법안&선거 시스템

매 라운드 끝마다 선거를 하게 됩니다. 게임에 적용되는 법안은 총 7가지입니다. 정부의 규모, 최저임금, 기본적 세금, 공공의료 서비스 가격, 공공 교육 서비스 가격, 수출입의 관세, 이민 정책, 이렇게 7가지 입니다. 하나하나 사실 다 게임에서 일정정도의 영향력을 가지고 있고 어떤 정책이 해당 계층에게 유리할지 불리할지 그것은 매번 다르죠. 그런 법안을 매번 투표를 통해서 결정합니다.

투표를 하는 과정은 각 계층의 큐브를 주머니에 넣어두게 됩니다. 대충 20~40개 정도의 큐브를 넣고 그 중 5개를 뽑게 되는데 5개는 사실 작은 숫자이고, 그 중에서 어떤 것들이 뽑혀져 나오게 되는 것인지는 운에 맡기게 되어있습니다. 그렇게 운에 뽑혀지게 된 5개에다가 각자가 미리 구매해둔 미디어 영향력을 소모하여 최종적으로 법안에 대한 찬/반이 결과로 나오게 됩니다. 이 때 통과된 것에 기여한 큐브들은 주머니에서 빠져나오게 되지만, 통과되지 않은 큐브들은 다시 돌아가게 되어서 한번 넣어둔 것은 언젠가는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되어있어 아주 운만으로 모든게 결정되지는 않게 되는 것이 참 괜찮아보이는 시스템이었습니다.

▶ 이건 좀 맘에 안든다?

요즘 유로에서 좀 웨이트가 높다고 하는 것들은 각 액션의 층위가 대단히 여러층이 나뉘어져 있습니다. 현재 가지고 있는 자원은 무엇인가, 이 자원에서 무슨 액션을 할 수 있는가, 그 액션을 할 수 있다면 이 액션의 우선순위는 어느정도인가. 다른 사람이 노리는 액션은 무엇인가. 정도가 고려대상이겠죠. 이 게임은 그렇게까지 막 여러 층위를 고려해야하진 않습니다. 무엇이 효율적인가 정도가 그 고려 대상이겠네요. 그래서 일견 단순해보이기도 합니다. 요즘 게임에서 많이 나오는 랜덤 배치요소가 크게 없다는 것도 좀 단점이지 않을까 싶은데, 하필 이건 또 펀딩판에 보면 그런 요소를 추가해주는 확장이 있긴 했었고 일반 구매자는 그걸 할 수 없는게 뭔가 억울한 느낌이 듭니다.

사소한 단점으로는 기계화 토큰이 있고, 노동자를 필요로 하지 않는 자동화 회사 표시가 있는데, 두 아이콘의 모양이 거의 같아요. 크기 정도만 다르지 거의 비슷합니다. 하지만 뜻은 완전히 달라요. 그래서 항상 플레이하는 분들이 헷갈려하시더군요. 저는 사실 게임의 UI도 중요하게 생각하는데 이 부분은 좀.. 싶었어요.

▶마무리

저는 이런 류의 게임을 좋아합니다. 게임의 목적이 명확하고, 빈틈없이 맞물리는 시스템을 가지고 있으며, 테마적으로 각 액션은 왜 이런 액션이 있는지, 왜 이 액션은 이런 효과를 가지고 있는지 그런 부분에서 그냥 게임 시스템이지 뭐.라고 넘어가는 태도보다는 왜 그런 시스템적 효과를 가지고 있는지가 테마적으로 설명이 가능한 게임을 좋아합니다. 저는 단순한 퍼즐 풀기식 게임보다는 탄탄한 시스템과 테마의 결합이 잘 이루어진 게임을 좋아합니다. 물론 이런 걸 극단적으로 추구한다고 좋은 게임이냐하는 것은 아니지만,저는 이런 게임을 좋아하는 것이죠.

테마와 시스템이 잘 어우러진 유로 게임이라고 생각합니다.

한번 쯤 해보세요.

아래 점수 스케일에서 8.9점 정도 줄 수 있을 거 같아요.

10점 : 독보적이다. 항상 이 게임을 하는 것을 좋아하며 앞으로도 바뀔거 같지 않음.
9점 : 훌륭하다. 항상 이 게임을 하는 것을 좋아함.
8점 : 아주 좋다. 이 게임을 하는 것을 좋아하며 남들에게 하자고 권할 것임.
7점 : 좋다. 보통은 하고 싶을 것 같음.
6점 : 괜찮다. 기분내키면 하겠음.
5점 : 보통. 약간 지루함. 해도 되고 안해도 되고.
4점 : 그렇게 좋지는 않음. 다시 할 수는 있음.
3점 : 나쁨. 다시 하고 싶지 않을 것 같음.
2점 : 아주 나쁨. 다시는 하고 싶지 않음.
1점 : 형편없음. 게임에 대해서 말하고 싶지 않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