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평가해보는 세키가하라
예전에 세키가하라에 대해 별로 좋지않은 평가만 남겼습니다...만 요새 몇 번을 더 해보면서 평가를 새로하게 됩니다. 세키가하라가 자꾸 생각나는 이유가
1. 이쁘다
- 이쁩니다. 세키가하라만큼 아름다운 워게임은 잘 본 적이 없네요.
2. 간편하다
- 간결한 룰, 구성품. 무엇보다 5분 안에 세팅이 완료되는 간편함이 자꾸 플레이해보게 만듭니다.
3. 손맛, 뽕맛
- 예전에도 계속 언급했지만 블럭이 주는 만족감이 엄청 큽니다. 이쁘고 손맛 좋고.
4. 접근성
- 예전엔 세키가하라의 비공개성이 너무 스트레스였지만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하니 생각보다 라이트하게도 즐길 수 있습니다.
5. 게임 이해도가 높아질수록 느껴지는 즐거운 긴장감.
- 세키가하라는 각 가문마다 역할디자인이 명확합니다. 이걸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다면 매 게임마다 운빨똥겜과 갓겜을 오가는 애매한 게임이 됩니다.
세키가하라는 잘 만든 게임이 분명합니다. 다만 게임에 이해도가 전혀 없다면 제대로 플레이하기가 좀 어려운 게임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제가 기본 경험자체가 부족하긴 하지만 게임을 하면서 느꼈던 점을 얘기해보려고 합니다
세키가하라는 양측 모두 병력 48개, 카드 55개로 정말 소소한 운영으로 승부가 날 수 있는 게임입니다.
1. 초반에 자원확보에 유리한 도쿠가와
- 도쿠가와는 시작부터 성을 하나 더 갖고 시작하고 가도에 많이 있는 자원지역확보에도 유리합니다. 오사카에 부족한 병력을 빨리 보내주어야하지만 무리한 싸움은 피하고 성과 자원지역 모두 상대보다 한 개라도 많이 확보하면 된다는 마인드로 차근차근 플레이하면 됩니다. 세키가하라는 마지막 한타싸움입니다. 흘리는 병력없이 차근차근 병력을 모은다는 마인드로 플레이하면 됩니다.
2. 반대로 마음 급한 이시다
- 이시다쪽에선 할 게 많습니다. 오사카 병력으로 압박도 해야하고 성과 자원지역도 최대한 빨리 확보해서 토쿠가와와의 간극을 줄여야합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곳은 동부쪽입니다.
이시다측 랜덤으로 배치되는 3개 성 수비대는 전투력을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특히 오른쪽 가문은 병력의 질 자체는 우수하지만 다른 가문이 전투카드 14~16개를 가진 것에 비해 전투카드가 8개밖에 없습니다. 제대로된 전투 2번 많게는 3번을 치루면 전투력을 완전 상실하게 됩니다(유리대포) 앞에서 언급했듯 병력질 자체는 우수하기에 방어적으로 플레이하면서 자원지역을 확보해주는 게 중요합니다. 초반 가문카드가 몰려서 나왔다면 앞으로 전진해 오른쪽 도쿠가와측 진영을 급습할 수 있다는 압박도 가능합니다(뻥카로도 플레이해볼 만합니다). 도쿠가와측에 증원병력이 없다면 도쿠가와가 직접 올라오게됨으로 지연전을 펼칠 수 있습니다.
얘네들이 아무 의미없이 녹아버린다면 이시다측은 이기기 어렵습니다. 특히 유리대포가문이 중요한데 손에 가문카드가 많이 나왔다고 적진에 던져버리면 다음 전투에 카드가 수급되지 않아 역공에 녹아버릴 수 있습니다. 만만한 상대를 골라 급습한다는 느낌으로, 상대를 박살내지 못하면 내가 녹아버린다는 생각으로 운영하면 됩니다. 그것조차 여의치않다면 윗쪽에 있는 자원지역이라도 먹어주면서 도망다니며 후일을 도모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리고 이 가문의 증원병력은 기마대 단 한 블럭이기에 가문의 증원지역을 억지로 지킬 가치가 전혀 없습니다. 도쿠가와측이 많은 병력으로 다가왔다면 성을 버리고 도망가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아껴놓은 유리대포 한 방이 의외의 수가 될 수 있습니다.
이시다측이 노려볼 수 있는 곳입니다.체크되지 않은 자원지역도 마찬가지입니다) 성과 자원지역으로 인한 카드와 병력 확보는 소소해보이지만 쌓이면 무시못하는 수준이기에 빠르게 먹어주는 게 좋습니다. 특히 저 별표자리엔 정말 중요한데 전투에 아무런 도움을 주지못하는 이시다를 저기다놓아 증원되는 병력들이 바로 2칸씩 뛰게 만들어주어야합니다.
이 모든 수고는 결국은 마지막 한 타 싸움을 위해서입니다. 도쿠가와측은 유리한 상황이든 불리한 상황이든 병력은 쌓이게되고, 결국은 한타를 위해 병력을 한 데 모아 오사카로 오게 됩니다. 그 한타를 결정짓는 건 앞서 쌓아놓은 이득 한점한점으로 인한 것일 겁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