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림리뷰 1탄 - 바누아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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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1.31 13:49

보라에 처음으로 리뷰를 쓰는 것 같네요. 리뷰를 쓰시는 다른 분들에 비해서 미천한 글솜씨로 인해 좋은 리뷰를 쓸 수 있을진 잘 모르겠습니다. 그래도 나름 리뷰의 컨셉을 잡아보자면,

1. 리뷰나 후기가 잘 없는 게임에 대해 리뷰를 해보자 ... (그래야 내 글솜씨가 뽀록나지 않으니까???)

2. 게임 룰이나 메커니즘 등등 보단 최대한 개인적인 "감상"에 초점을 맞춰서 ... (결국 게임이 재밌었느냐 재미없었느냐가 중요한 거니까요)

3. 간단 명료하게 ! (결국 날림 리뷰라는 소리)

정도가 되겠네요. 그리고 대망의 첫 리뷰는 바로 바누아투(vanuatu) 입니다. 이 게임은 보라에는 명칭이 바누아트 라고 이상하게 등록되어 있네요. 그만큼 인지도가 없는 겜이라고도 볼 수 있겠죠. 다만 근래에 불꽃손님 모임에서 돌아가는 걸로 봐서는 꼭 그렇게 인지도 없는 겜이 아닐지도 모르겠습니다만.

1. 게임의 기본

일단 아트웤이나 콤포가 매우 화려한 겜입니다. 보드게임을 접한지 얼마 안되었을때는 그저 콤포가 이쁘다, 보드 디자인이 정말 이쁘다 등등 .. 이런 이유로 게임을 구매하는 거에 대해 이해하지 못했었지만요. 게임을 접할수록 눈에 보이는게 얼마나 중요한지 깨닫게 되네요. 바누아투도 그렇습니다. 처음 제 눈길을 잡은 이유는 "이쁘다" 였죠.

게임의 기본 메커니즘은 "일꾼놓기" 입니다. 다만 그 일꾼을 놓는 방법이나 액션 실행 방법이 매우 독특한 편이에요. 간단하게 설명하자면 개인당 5명의 일꾼이 제공되는 가운데 이를 선부터 2-2-1 개의 순서대로 돌아가면서 액션칸에 놓습니다. 그 후에 선부터 차례대로 액션을 실행하는데요. 액션을 실행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해당 액션칸에서 "majority"를 확보하고 있어야 합니다. majority를 확보하지 못했다면 액션을 실행할 수가 없어요 ..... majority라는 것은 액션칸에 본인의 일꾼이 다른 플레이어보다 많거나, 아니면 동률일 경우에는 액션 실행 순서(선부터 시계방향으로 우위가 결정되죠) 가 높아야 합니다. 안그러면 아무것도 못해요. 걍 죽는거죠. 본인의 턴을 날리는 것뿐만이 아니라 액션칸 하나를 지정해서 일꾼까지 버려야 합니다. 잔인하죠.

룰 설명을 하지 않겠다고 했는데, 결국 꽤 긴 문장으로 룰설명을 하고 말았네요. 하지만 이 게임의 가장 독특하고, 매력포인트가 바로 이러한 액션 실행 방식이라 저도 모르게 자세하게 설명하고 말았네요. 이 방식에 대해 한마디로 말하자면, 맘먹고 상대방 한명 액션 실행하지 못하게 하는게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즉, 평소에 저를 괴롭히기라도 한 플레이어에게 맘껏 복수를 할 수 있는 기회가 제공되는 것이죠 ... 후후.

2. 장단점(개인적 감상)

여기까지 이 게임의 가장 독특한 점에 대해 설명 드렸고요. 이제부턴 장단점에 대해 기술하려고 하네요 ..

1. 일단 첫째 장점은 정말정말정말 게임이 "이쁘다"는 것입니다. 이런 표현을 좋아하지 않습니다만 .. 소위 여자분들의 마음을 쏙 빼놓을 수 있는 게임이죠. 디자인이 유사한 게임으론 쿠바? 정도가 있겠네요. 하지만 개인적으로 쿠바가 매우 "현란한" 느낌의 디자인이라면, 바누아투는 화려하지는 않지만 담백한 느낌의 이쁜 디자인이랄까요? 아무튼 그렇습니다. 콤포 질도 매우 좋고요.

2. 다음으론 이미 언급했듯이 특유의 액션 방식을 들 수 있겠네요. 물론 이부분은 호불호가 있을 수 있습니다. 보드게임을 할 수록 점점 승패에 그리 연연하지 않는 플레이어가 되었다고 생각해왔는데 .. 바누아투 하다가 간만에 열이 확 받더군요. 동생이 낄낄 거리면서 제 액션을 사정없이 방해하는데, 욕이 튀어나올뻔한 것을 겨우 참았습니다. 하지만 인터액션을 사랑하는 플레이어들이라면, 그런 식으로 주고받고 하는 플레이에 거부감이 없는 모임이라면 추천해 드리고 싶네요.

3. 마지막으론 비교적 잔룰이 없고 룰이 쉬운편이다 정도가 있겠네요. 긱 웨이트가 3.4 이긴 한데, 갠적으로 룰 익히는게 전혀 어렵지 않았습니다. 30분에서 1시간 정도 룰북을 정독한 다음에 겜을 진행했는데, 첫 플레이시 다소 에러플이 발생하기는 하였지만 심각한 에러플을 하지는 않았습니다. 건물이나 카드 등의 요소가 없으니, 나중에 겜을 하더라도 다시금 룰북을 읽을 필요도 없을 것 같고요.

여기서부터는 게임의 단점입니다.

1. 게임이 생각보다 길어요. 룰이 간단해서 금방금방 할 것 같은데 .. 생각보다 긴 게임입니다. 특히 장고하는 플레이어가 있다면 게임 시간이 더욱 길어집니다. 제 동생이 장고를 하는 편인데,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 타이머를 재면서 재촉하며 겜을 했을 정도네요.

2. 점수를 얻을 수 있는 방식이 정형적이고, 별로 없습니다. 요즘 게임의 대세가 "다양한 점수 먹기 방식"임을 고려했을 때 이는 단점이 될 수가 있죠. 이런 게임은 처음 했을 때는 느낌이 괜찮습니다. 다만 "자주" 돌릴 수 없는 겜이라고 봐요. 플레이가 금방 고착화 될 것 같거든요.

3. 2에서 이어지는 것인데, 게임이 스케일이 넘 작아요. 점수 획득 방식도 정해져 있는 데다, 게임 메커니즘 중 하나인 타일을 뽑아서 놓는게, "랜덤성"이 전혀 없습니다. 이런 종류의 게임의 리플레이성을 고취시켜주는 방법 중 하나가 타일 뽑기에 의한 랜덤성이라고 보는데요. 바누아투는 라운드마다 나오는 타일이 정해져 있습니다. 이말은 다시 말해서, 겜을 여러번 하면 어떤 라운드에 어떤 타일이 나올지 외우고 할 수가 있다는 거죠 (...) 결국 점수 먹는 방식의 제한성과, 타일의 우연성이 제거된 상태에서 플레이어들은 지나치게 "정형적"인 방식으로 겜을 할 수밖에 없습니다.

4. 장점이자 단점이 될수밖에 없는데, 이 게임은 "데면데면"한 사이의 모임에서는 도저히 돌릴 수가 없는 겜입니다. 액션 방해로 인해 느끼는 허탈감과 분노 .. 등등이 정말 큽니다. 화가 나요 솔직히 ㅋㅋㅋㅋㅋㅋ ... 과연 낯선 사람들의 모임에서 마음 굳게 먹고 상대 액션을 방해할 수 있을까요? 맘대로 방해해도 문제, 안해도 문제라고 보네요. 이게 이 게임의 핵심 메커니즘 이니까요.

3. 플레이어들이 짤막 후기

일단 저희 모임은 남자2, 여자2로 구성되어 있고요. 각각 커플로서 두 커플이 함께 겜을 한다고 보시면 됩니다. 저와 제 여자친구, 여동생과 여동생 남자친구로 구성되어 있고, 이중에서 여동생 남자친구는 보드겜을 시작한지 이제 몇달된 초보 게이머이며 나머지 셋은 이제 2년 정도 겜을 했네요(그래봤자 초보지만요). 앞으로는 간단하게 a, b, c, d로 표현하겠습니다.

A(저) : 재밌기는 한데 자주할 겜은 아니네(게임 내내 c에게 액션이 막혀서 열이 받는 상태네요)

B(제 여자친구) : 난 재밌다 ㅋㅋㅋㅋㅋㅋ 근데 겜이 맨날 하는 것만 할 거 같아. 결국 상점 짓는게 짱이네 (얜 1등 했어요-_-)

C(여동생) : 으 ... 솔직히 넘 기운 빠지는 겜이야. (실컷 날 방해해놓고는! 그리고는 꼴등!!!)

D(여동생 남자친구) : 전 재밌게 했어요. 룰이 간단해서 이해하기도 쉽고 ㅎㅎㅎ (초보자임에도 불구하고 간발의 차로 2등!)

마지막으로 바누아투의 긱순위는 379위이고, 전략게임 순위는 216위 입니다. 갠적으로 딱 그정도 되는 겜이라고 생각하네요. 잘 만들어졌지만, 무언가 조금은 부족한 겜이라고 평하고 싶습니다.

사족으로, 다른 오래된 게임들이 절판되거나 각종 이유로 국내 입고된 것이 없는데 비해, 바누아투는 이상하게 자주 입고되는 겜 중에 하나입니다. 예전에 피아에서도 봤고 .. 지금 위펀에도 있는 거 같고 .. 보드엠은 있는지 기억이 안나네요. 아무튼 구하기가 그리 어렵지 않은 겜이라는 점도 굳이 꼽자면 장점중에 하나겠네요.

(이미지의 출처는 모두 www.boardgamegeek.com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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