쌓여가는 밀봉 게임들을 줄이기 위해;;;
보라에 정보를 검색해보러 오면 끊임없는 뽐뿌가 오기 때문에
이를 방지하기 위해 스스로의 다짐 겸 생각 정리 겸 디뽐이 필요한 분들에게 도움(?)이 될까 하여 적어봅니다.
개인 의견일 뿐이니 그냥 재미삼아 봐주세요^^;;
1. 나는 수집가인가, 플레이어인가?
내가 보드게임을 사는 목적을 생각해봅니다. 우표수집처럼 그냥 취미가 수집이라 사시는 거라면, 책장에 모양 맞춰서 사이좋게 꽂혀 있는 것이 보기 좋다면 수집가겠지요. 그렇다면 하든 말든 상관없이 아무거나 사셔도 됩니다. 그러나 보드게임 구매의 목적이 사람들과 같이 즐기기 위해서라면 아무거나 막 사시면 안됩니다. 내가 플레이할 수 있는 것인지를 잘 따져 보아야 합니다. 물론 처음에는 수집가가 되어야지, 라고 생각하시는 분은 많지 않겠지만 이거 재미있겠네, 이거 지금 아니면 못산다, 이거 긱 순위가 높은데? 이런 식으로 사모으다보면 집에 해보지도 않은 게임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그러면서도 집에 있는 밀봉 게임들은 꽂아만 놓고 새로운 게임을 계속해서 찾고 있는 자신의 모습을 보게 될 겁니다;;
2. 나는 라이트 유저인가, 헤비 유저인가?
내 성향을 먼저 파악하기 위해서는 한 두개 정도 무거운 게임들을 해보는 것이 좋습니다. 모임에서 할 기회가 없다면, 집에 고이 모셔놓은 긱 웨이트 3점대 후반 이상 게임 하나 꺼내서 룰을 읽고 카드를 정리하고 설명 영상을 보면서 이게 내가 감당할만한 것인지 직접 해봅니다. 생각 외로 살 때는 테마나 다른 분들의 후기를 보며 재미있어 보여도 막상 내가 룰을 익히고 하려면 쉽지 않은 게임들이 많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내가 라이트 유저라고 생각되면 긱 웨이트 3점대 후반 이상의 게임들은 과감히 포기합니다. 사놓아도 안하게 됩니다.
3. 내가 꾸준히 같이 할 수 있는 사람이 몇명인지 생각해봅니다.
게임마다 인원이 다르고 베스트 인원이 다릅니다. 모임에 나가거나 정기적으로 할 사람이 있다면 인원수는 크게 상관없겠지만 주로 집에서 혼자, 혹은 두명 위주라면 게임 인원 2인을 지원하지 않는 게임이나 다인용 게임은 접대용 두어개 정도 제외하면 굳이 있을 필요가 없습니다. 언젠가 아이들이 자라면 할거라고요? 언젠가는 같이 할 사람이 생길거라고요? 그럼 그때가서 생각하시면 됩니다. 지금은 베스트 게임인 것 같지만 몇년 지나면 더 좋은, 더 깔끔하고, 더 세련된 게임들이 나옵니다. 생각해보세요. 5년 전에는 지금 핫하다는 게임들은 존재하지도 않았는데 지금은 이만큼이나 나와 있습니다.
4. 이미 할 게임들은 많이 있다.
사기 전에 여러가지 생각을 하실 겁니다. 그런데 그렇게 사놓은 게임들 중에 아직도 뜯어보지 못한 친구(?)들이 많다구요? 그럼 그 게임들부터 뜯어서 해봅시다. 그리고 나서 새로운 것을 사도 늦지 않습니다. 뽐뿌를 줄이는 가장 좋은 방법 중에 하나가 직접 게임을 해보는 겁니다. 게임 하나 뜯어서 정리하고, 룰을 익히고 설명할 수 있기 위해 준비하고 플레이해보기 위해서는 굉장히 많은 시간과 노력이 들어갑니다. 그런 노력과 시간을 들여보면 새로운 게임 하나 구매하기가 생각보다 쉽지 않아집니다!!
책의 한 구절 소개하겠습니다.
'대중매체가 제공하는 이미지들에 길들여짐에 따라 사람들은 점점 현실에 대한 방관자, 구경꾼으로 변하게 된다. 매체를 통해 표현된 설악산과 직접 등정해본 설악산의 차이, 혹은 드라마를 통해 이미지화된 연애와 실제로 겪게 되는 연애의 차이 ... 가 점점 사라지고 있다. 아니, 정확하게 말해 온몸으로 겪어야만 했던 현실 세계는 사리지고 시각적으로 특화된 이미지의 세계만 남게 된 것이다. ... 자신이 직접 몸으로 부딪쳐 느낄 수 있는 구체적인 현실 세계에 지속적으로 개입하여 현실감각을 키워야 한다. 단지 이것만이 권력과 자본이 내건 '집어등'의 유혹으로부터 해방되는 유일한 길일 것이다'
철학책이긴 한데 보드게임 디뽐이 필요하시다면 한번쯤 음미해보시지요ㅎㅎ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