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46회 [모르도르] 모임 후기 (+ 버건디SE 포도밭 확장 첫인상)
안녕하세요, 수요일 오전 모임 [모르도르]의 모임장, 모르입니다.
이번 모임은 참석자가 한 분이셔서 2인플로 진행되었습니다. 지난 주에 이어서 '버건디의 성 SE'를 플레이했네요. 그것도 두 번이나!
첫 번째 게임은 지도만 무작위로 받아서 기본판(+하얀 주사위 활용 건물 추가)으로 진행하였습니다.
저는 게임 초반에 '상품 판매 건물마다 4점'과 '채우기 보너스 타일마다 3점' 수도원을 가져와서 이 둘을 노리고 게임을 진행하는 느낌이었습니다. 그래서 여섯 종류의 타일 중 수도원, 가축을 제외한 네 가지 타일을 모두 채우는 걸 목표로 하여 진행했네요.
두 번째 게임은 지도를 뒷면으로 뒤집은 다음 포도밭 확장을 넣고 진행하였습니다. (포도밭 확장의 경우 2인플일 시 4색만 사용하는 옵션 규칙을 적용하였습니다.)
2인플 시 실버링으로 구매 가능한 포도밭이 매 페이즈 하나만 열리는 점에서 착안하여, 초반부터 턴 순서에서 우위를 점하고 포도밭을 효율적으로 채우는 전략으로 진행하였습니다.
모임 참가자이신 A님은 여덟 칸 도시, 저는 일곱 칸 도시가 있고, 두 사람 모두 성 위치가 지도 한 쪽에 쏠려 있는 공통점이 있었네요. 그래서 초반에는 상대가 타일 배치가 자유롭지 않은 걸 고려해서 가져가야 할 타일의 가치를 판단하고, 후반에는 서로에게 필요한 건물이 뭔지 눈치 싸움이 크게 일어났습니다.
결과는 4점 정도의 근소한 차이로 저의 승리.
**모임 홍보**
[모르도르] 모임은 매주 수요일 오전 10:30 ~ 오후 2:30에 진행되는 모임입니다. 전략 게임 위주(시간이 남으면 간단한 게임 추가)의 형태로 주로 진행되는 모임이에요. 관심 있으신 분은 아래 링크의 게시물 참고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http://boardlife.co.kr/bbs_detail.php?bbs_num=6969&tb=community_meet&view=new&pg=1
***모임 홍보 끝***
아래는 포도밭 확장에 대한 소감입니다. 아직 포도밭 게임이 2인플 1회 뿐이며, 규칙서를 속독한 후 게임을 한 거라 에러플이 있을 수 있습니다. 이점 양지하고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포도밭 확장은 버건디 확장 중에서는 규모가 큰 편인 확장입니다. 인원수에 따라 정해진 수의 포도밭이 주사위/실버링으로 가져올 수 있게 페이즈마다 깔리고, 이렇게 가져온 포도밭으로 포도밭 보드를 채우고, 포도밭 보드를 채우면 보드에 인쇄된 추가 보너스 및 게임 종료 시 점수를 받을 수 있는 포도 토큰을 받을 수 있습니다.
기존 버건디의 액션:혜택 교환비는 2:2였습니다. 주사위 두 개로 타일 가져오기 및 배치하기 비용을 지불하면, 한 칸이 채워지고 하나의 혜택이 만들어지는 식이었죠. 반면에 포도밭은 교환비가 2:4입니다. 주사위 하나로 두 칸 타일을 가져와서, 또다른 주사위로 두 칸 타일을 배치하면, 보드판 두 칸이 채워지고, 보너스 두 개가 발동합니다.
따라서 포도밭 액션 쪽이 기존판보다 압도적으로 좋은 거 아닌가 싶었지만... 그게 꼭 그렇지는 않더군요.
기본적으로 기존 게임에 존재하는 혜택들은 기존 개인판을 채우는 데 도움을 주는 보너스 위주입니다. 건물 타일을 가져올 수 있게 해주거나, 수도원 타일을 놓을 때 주사위 보정을 받거나, 소유한 한 칸 타일을 개인판에 놓거나, 소유한 건물에 추가 승점이 붙는 식으로요. 물론 일꾼 보정치 증가나 실버링 얻기 등은 포도밭 쪽에도 활용이 가능하지만, 그래도 포도밭 전략을 서포트 해주는 요소는 개인판 전략보다는 적긴 하죠.
그리고 포도밭이 두 칸인 걸 보고 눈치채셨겠지만, 얘는 개인보드의 열쇠칸을 두 개를 차지합니다. 따라서 포도밭 타일을 열쇠칸에 동시에 두 개 들고 있는 게 불가능하죠. 그리고 열쇠 칸이 꽉 찼을 때 기존에는 '세 개의 타일 중 하나를 배치하기'로 상황 해소가 가능했다면, 이제는 '두 개의 타일 중 하나를 배치하기'로 상황 해소 조건이 까다로워졌습니다. 두 개나 세 개나 거기서 거기인 것 같다가도, 의외로 주사위 결과와 조합되어 숨막히는 상황을 자주 볼 수 있었어요. 게다가 이 꽉 막힘을 풀어줄 각종 지원 효과는 위에서 말한 것처럼 한 칸 타일 위주이기도 하고요.
게다가 한 페이즈 동안 공용 보드에 공급되는 타일의 칸 수 총량이 늘어난 거라서, 누군가 포도밭에 투자를 한다면 그만큼 다른 플레이어의 기존 공용 보드 선택지가 늘어나고, 거기에서 액션의 질을 높일 기회 역시 늘어나게 됩니다. 실제로 어제 모임에서 저는 포도밭을 꽉 채우고 A님은 포도밭을 네 번 정도만 채우셨음에도, 게임 종료 시 점수 차이는 거의 없었습니다.
이러한 이유로 포도밭 액션이 무조건 기존 액션보다 압도적으로 강력하기보단 제약 및 기회비용이 분명하게 존재하는 강력함이라 느껴졌습니다. 그리고 동일 인원수에서 공급되는 타일 칸 수의 총량이 늘어나면서 전체적인 상향평준화가 이루어지는 것도 당연하고요.
위와 같은 특성 때문에 저는 버건디 포도밭 확장이 '위대한 로렌초 - 르네상스의 가문들'이나 '버라지 - 레이흐바터르 프로젝트'처럼, 기존에 없던 선택지 제공 및 그에 따른 경쟁 분산에 따른 상향평준화가 일어나는 확장이라고 느꼈습니다.
재밌는가? 다시 할 생각이 있는가? 라는 질문에는 고민 없이 YES라 답하겠습니다. 3인플과 4인플에서는 포도밭 타일 공급량이 늘어나기도 하고, 특히 옵션 규칙 적용 시 포도밭 색깔의 종류가 늘어나기에 분명한 차이가 있을 것 같습니다.
필수 확장인가? 라는 질문에 대한 대답은 No입니다. 이제는 기본이 된 아레아 20주년 버전 기준으로도 버건디는 이미 미니 확장의 수 및 플레이 볼륨이 상당한 게임입니다. 그리고 이렇게 재판되고 딜럭스화되는 게임이 으레 그렇듯이, 굳이 딜럭스에 추가되는 요소 없이 기존 컨텐츠만으로도 이미 훌륭한 게임이라서요.
따라서 '저는 버건디를 해본 적이 없는데 포도밭 확장 때문에 무조건 아레아20주년 버전 말고 무래해서라도 SE를 사야 하나요?'라는 질문에는 '무리해서 SE를 사야 할 정도의 확장은 아니다. 아레아 20주년 버전으로 재밌게 즐기셔도 충분하다.'고 답하겠습니다. (물론 버건디가 인생게임인 분은 SE를 늦든 빠르든 사실 테니까, 이런 질문을 저에게 하시지도 않을 테고요.)
p.s.
2인플 시에는 실버링으로 구매할 수 있는 포도밭이 하나뿐이라 각 페이즈 첫 라운드 선턴이 너무 유리한 거 아닌가 했는데, 소중한 구매 기회를 포도밭에 쓰면 그만큼 다른 선택지가 후턴 플레이어에게 열리는 거라서 의외로 별 문제가 아니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