튜링 머신 첫인상 후기
라이트게이머 무이입니다.
지난 후기에서
튜링 머신을 플레이하며 쎄한 느낌을 받았다고 적었는데,
이 글에서 그 이유를 적어 보려고 합니다.
1. 예시 문제
설명을 위해, 보드게임 아레나에서 본 문제를 예시로 들어 볼게요.
네 장의 검증기 카드 A, B, C, D가 위와 같다고 해 보죠.
그러면, 아직 아무것도 하지 않았지만 (심지어 세 자리 숫자인
임시 코드도 만들지 않았지만) 산수를 조금 해서 정답이 될 수 있는
코드를 일곱 개로 압축할 수 있습니다.
정답이 될 수 있는 코드 일곱 개는 아래와 같습니다.
스포일러 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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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이 일곱 개 중에 정답이 뭔지 알아내기 위해
적절한 임시 코드를 만들어야겠죠? 하지만, 어차피 일곱 중에 하나라
대단한 요령이 필요하진 않습니다.
2. 게임이 가진 한계?
이 예시로 말씀드리고자 하는 바는... 검증기 카드에 적힌 조건들이
서로 밀접한 관계를 갖고 있어서, 아직 아무 것도 하지 않은 상태로도
많은 제약이 생기고, 그 덕분에 (이전 후기에서 쓴 것처럼) 1라운드만에
답을 찾을 만큼 쉬워진다는 거죠. 쎄한 느낌을 받았다고 쓴 이유이기도
하구요.
3. 난이도 높은 문제는 어떨까?
혹시 이게 난이도 낮은 문제에서만 발생하는 문제인가 싶어
보드게임 아레나에서 어려운 문제를 살펴봤는데, 역시나
어려운 문제에 등장하는 검증기 카드는 좀 달라서,
가능한 답을 몇 개로 압축할 수 없더군요.
‘역시 어려운 문제는 다르구나!’
싶었는데, 여기엔 또 다른 문제가 있더군요.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앞에서 본 검증기 카드 A를
(아래 사진에서) 보시면, 하늘색 세모는 세 기준(조건) 중
오직 하나만 만족합니다.
하지만, 어려운 문제에 등장하는 (예를 들어, 아래 사진의)
36번 검증기 카드에 적힌 기준은 그렇지 않죠.
세모, 네모, 동그라미를 더한 값이 만일 12면 3의 배수이기도 하지만,
4의 배수이기도 하니까요.
이런 차이로 인해 좀 애매한 부분이 생기던데, 보드게임긱
‘Forums / Rules’를 보니 역시 이슈가 좀 있더라구요.
Card 36 - can multiple conditions be true?
검증기 카드 36번말고 다른 카드에도 비슷한 문제가 있어서,
글들을 다 읽어 보니, 좀 억지스럽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무슨 말인지는 알겠지만, 논리적으로 자연스럽지 않아,
이 내용을 같이 게임할 분들을 낙득시킬 자신이 없더라구요.
그래서, 게임에 대한 흥미도 사라졌구요.
억지로 난이도를 높이려다가 생긴 일이 아닌가 조심스레 추측해 봅니다.
4. 결론
보드게임긱에서 이 게임을 처음 봤을 때, 무척 복잡해 보여
관심을 두지 않았더랬습니다. 라이트게이머답게 간단한 게임을
좋아하거든요. 하지만, 막상 몇 번 플레이해 보니 문제가 너무 쉽거나
아니면 너무 억지스럽다는 첫인상을 받았네요.
뭐, 제가 아직 게임을 제대로 이해 못 했기 때문이겠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