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퍼스 정기 모임 - 6월호

정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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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6-26 오후 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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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호주 서쪽 퍼스에서 보드게임 모임을 운영하는 희영입니다.

모임을 운영한 지는 11개월이 되었고

무슨 게임을 했는지 기록과 감상평을 남기고

모임원 분들의 게임 선택을 위해 모임 후기를 올리게 되었는데 쓰다 보니 그냥 개인적인 게임 소감이 되어버리는 것 같습니다.

외국의 특성상 (특히 대도시가 아닌 경우) 즐길 거리가 많지 않아 저희 모임에는 할것을 찾아 흘러흘러 보드게임을 처음 접하시는 분들의 비율이 높습니다.

그리고 원래 게임을 좋아하셔서 관심을 두고 오시는 경우도 있고요.

그 모든 분들이 모임에 참석해 주시는 것에 언제나 감사드리며 모임 후기 시작해 보겠습니다.

라크리모사 -

긱평점을 미리 보고 온 터라 사실 큰 기대를 안 한 게임 입니다만 정말 재밌게 했습니다. (그래서 재밌게 했을수도..)

내 손에 있는 카드를 어떤식으로 사용할지 (액션을 할지, 자원을 얻을지) 고민하는게 재밌었는데 빡빡한 게임은 아닌 터라 그 선택의 고민이 늘 즐거웠습니다.

게임에 잔룰이 없이 깔끔한것도 너무 좋았고요. 아마 그래서 오래한다면 다른 유로게임보다 일찍 질린다? 라는 말이 나올 수도 있겠지만 우리가 사실 그정도로 한 게임을 많이 하진 않잖아요 ㅎㅎ..

테마도 흥미로운 편이라서 모차르트 미완의 곡을 완성시킬지, 여행을 다닐지, 노래를 팔지 아니면 모차르트와의 추억을 회상(?) 할지. 하는 다양한 테크도 재밌었고요

그렇다고 테마가 막 살아있는 게임이란 생각은 못하겠지만 여기저기 써있는 음악가의 이름과 카드에 일일히 써있는 클래식 노래들이 나름 노력했구나를 느끼게 해줬습니다.

생각해보니 애초에 게임이 너무 예뻐서 강제로 테마를 좀 느끼게 해준다고 할 수 있겠네요.

특히 듀얼레이어에 카드들과 컴포가 쏙쏙 딱 맞아떨어지는게 유로게임에서는 느끼기 힘든 손맛 이란것을 느끼게 해준다고 할까요.

게임을 갖고 오신 모임원분이 한국에서 특가할때 산거라 가격을 듣고 정말 놀랐습니다.

그리고 국제배송으로 힘들게 받았는데요. 이 게임은 언어요소가 거의 없었지만 그러한 게임 마저도 외국에서는 한글로 게임하면 왠지 모르게 더 재밌습니다.

저는 해본적 없지만 모임원분이 뉴턴도 있는데 뉴턴보다 낫다고 하신게 기억이 납니다.

아 참 브금으로 클래식을 틀었는데 늘 졸렸던 클래식이 그날따라 더욱 흥미진진하게 들리더군요. 여러분들도 클래식 틀고 한번 해보시길 바랍니다.

클랭크:카타콤 -

이게 왜 아직도 한국에 출시 소식이 없는지 잘 모를정도로.. 게임이 재밌습니다.

클랭크의 테마인 '던전을 탐사하고 보물을 찾고 던전이 무너지기 전에 나와라'를 몇개의 시리즈를 내고나서야 이제서야 그 모토를 제대로 구현한 게임이 나왔다고 생각이 들 정도네요.

영어의 압박이 쌔지 않고 반복적 텍스트다 보니까 모임원 분들이 언어의 압박을 그닥 느끼지 않고 다 재밌게 하시는데

보드게임을 얼마 해보시지 않은 분들도 이 게임 곧잘 하시고 너무 좋아들 하십니다.

글 서론에도 얘기했던 것처럼 파티게임 위주인 저희 모임에서 놀랍게도 5-6월에 가장 많이 돌아간 게임입니다.

그 정도로 재밌습니다.

티츄 -

모임장이 티츄 좋아하면 안되는데 전 좋아합니다.

모임 오셔서 보드게임을 처음 해본다는 분에게 어쩌다보니 츄라이츄라이 했는데 너무 잘 하셨고 모임이 파하기 전에 게임 이름을 한번 더 물어보시더군요.

티츄로 보드게임을 권하는게 맞나 뒤늦은 후회가 들었습니다..

언젠가 날을 잡고 티츄 토너먼트를 모임에서 열어보고 싶다는게 모임장으로서 개인적 소망입니다.

슈뢰딩거의 고양이 -

이과감성 테마가 너무 매력적인것 같습니다.

고양이가 귀여워서 트릭테이킹과 퍼즐을 섞은 이 건조해 보이는 게임을 좀 고양이가 살린다는 생각도 들더군요.

히트 -

모임에서 히트의 최고 장점은 가장 애매하다고 할 수 있는 6명이 모였을때 뭔가 무게감 있는 게임을 하고 싶을때 하면 정말 딱 좋다는 겁니다.

4,5,6 인플 다 해봤지만 레이싱의 특성상 6인이 제일 재밌더군요. (엎치락 뒷치락을 유도하는 게임이라 더욱 그런것 같습니다.)

처음 했을땐 명성에 비해 흠.. 괜찮은데 이게 다 인가? 싶었는데 하면 할 수록 괜찮고 특히 그랑프리(?) 모드가 게임을 더욱 재밌게 합니다.

그래서 가급적 추가모드 끼고 하시는걸 권해 드립니다. 그렇지만 이번에는 게임 소개한다고 기본 모드로 돌아갔네요 ㅜㅜ.. 다음에는 꼭 투어 뛰어야겠습니다.

시크릿 히틀러 -

호주에서 특히 퍼스라는 이 서부 시골에서 보드게임 모임을 일년 가까이 유지시켜준 고마운 게임입니다.

요즘은 아발론신판으로 인해 열기가 덜 하지만 예전에는 모임 끝나기 전에 두시간 시크릿히틀러가 저희 모임 국룰 이었습니다.

저희 단톡방 사진도 시크릿 히틀러 고요.

아발론은 하면 할수록 느껴지는것이 운 요소가 아예 없어서 굉장히 전략적이고 수싸움 게임이라고 생각이 드는데

히틀러는 여러가지 한국인이 좋아하는 정치적 요소에 (말만 바꾸면 국민사찰, 보궐선거 등 우리에게 익숙한 용어들이죠)

히틀러는 다른 동료들을 모른다 그리고 게임이 중간에 끝날 수 있는 조건이 있다는 점 때문에

아발론과는 다른 재미를 준다고 생각합니다.

여하튼 저희 모임에선 이 게임이 너무 돌아가서 카드며 정책 종이컴포며 다 너덜너덜해지고 박스는 반파됐습니다.

시크릿히틀러를 처음 살때만 하더라도 이렇게 될 줄 몰랐는데 말이죠.. 여러모로 고마운 게임입니다.

로우랜드 -

저희가 모임하는 샵에서 한국돈 7만원 정도에 팝니다.

보드피아에서도 파는게 생각나서 찾아보니 2만원대네요. 국제배송이 붙어도 호주에서 사는것보다 훨씬 싸게 들여왔습니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좋은 게임입니다. 이만원짜리는 절대 아니고요.

게임이 주는 재미의 방식이 오묘합니다. (부정적 의미가 아닙니다.)

어떻게 보면 초중급 난이도 유로게임인데 하면서 자꾸 공리주의가 떠오르더군요.

멀리서 쓰나미는 오고있고, 나는 개인의 승리를 위해 양을 키우고 싶은데.

제방을 누군가 쌓아야 쓰나미를 막을 수 있고, 정작 제방을 쌓는 사람은 제방이 무너져야 제일 이득을 보고.

제방이 쓰나미를 막으면 양을 많이 키우는 사람이 이기고.

근데 이 모든게 게임이 끝난 후에 결정되고..

큰 흐름 속에서 플레이어들의 이해관계가 서로 얽히고 얽히면서 보통의 유로게임에서 느끼기 힘든 감정과 쾌감들이 느껴졌습니다.

여러모로 흥미로운 게임입니다. 얼릉 다시 해보고 싶네요.

스페이스베이스 : 샤이플루토 -

몇명이든 언제해도 재밌는 스페이스베이스. 이번에는 샤이플루토 확장을 끼고 했습니다.

더욱 기상천외한 카드들이 등장하고 개인 주사위도 등장하는 등

스페이스베이스를 가지신 분이 별로 없겠지만.. 만약 누군가 재밌게 하셨다면 샤이플루토는 강력 추천하는 확장입니다.

하나비 -

취향을 타지만 저는 언제나 좋아하는 게임입니다.

모임에서 새로운 사람들을 알아가는 단계에서 특히 더 선호하는 게임이고요.

크립티드 -

아마 이전 모임 글에서 모임에서 많이 돌아간다고 했던 것 같은데

이번에도 많이 돌아갔습니다. 원래 모임에서 좋아하는 사람이 많은 게임이고요.

이번에는 처음 하시는 분들 위주로 많이 돌아갔는데 다들 좋아하시는것 같았습니다.

이번에 한국에 나오는 행성X 도 크립티드와 비슷하다 들었는데 기대됩니다.

아발론 -

아까 위에 아발론 얘기를 좀 더 해보자면

저는 처음할때 일반 시민은 재미가 없고 역시 직업이 있는게 재밌다고 생각이 들었는데 하면 할수록 게임을 이해하면서 다른 시야가 트인다고 할까요.

지금와서 드는 생각은 아발론은 일반 시민이 제일 중요하고 그들이 게임을 이끌어 간다고 생각합니다.

직업 있는 캐릭터들은? 그 일반 시민들에게 자신들의 정보를 들키지 않고 정보를 잘 줘야 하고요.

물론 악의 세력 플레이어는 거짓된 정보를 주거나 정보에 최대한 혼선을 넣어서 일반 시민들의 시야를 가려야겠죠.

아발론은 시틀러랑 다르게 운 요소가 아예 없는 게임입니다. 모두가 논리적으로 플레이 한다면 또다른 재미를 맛보실거라 장담합니다.

아마 그 첫 시작은 모두가 투표에서 반대를 하며 최대한 원정대장을 돌려보는거라 생각합니다.

스컬킹 -

모임의 또다른 효자입니다.

크라켄, 범고래 있는 신판을 살지말지 고민입니다.. 괜찮나요?

레디 셋 벳 -

간단하고 재미있고 유쾌하게 하지만

보드판에서 느껴지는 것처럼 내가 정녕 게임을 하는건지 도박을 하는건지 하는 그 느낌이 있습니다.

애써 VIP 카드로 '우리 이거 게임이야 ㅎㅎ' 하는것 같지만

게임을 하고나서 조금 곱씹어 보면 도박을 한 것 같다는 죄책감을 들게 해요.

그래도 뭐 돈은 안거는거니 괜찮다 생각합니다.

경마를 그대로 가져오니 그 원초적 재미가 살아있습니다.

호주에서는 경마가 국민스포츠 중 하나인데 계속 하다보면 아마 멜버른컵에 관심이 생기시는 분이 있지 않을까 합니다.

카멜레온 -

오늘 효자가 많이 나오네요.

간단하고 모두가 재밌게 할 수 있으니까요.

간혹 정말 흥미로울때가 있는데 서로가 알고있는 전문분야에 대한 지식이 나올때 입니다. 물론 그 사람은 그 판 카멜레온 입니다.

언젠가 이걸로 스파이폴을 섞어서 해봤는데 굉장히 재밌었던 기억이 납니다. 이 게임 갖고 계시면 한번 시도해 보시길 추천드립니다.

7원더스 건축가들 -

새로운 효자 지망생입니다.

게임을 큰 고민없이 적당히 모두가 재밌게 할 수 있어서 정말이지 '편안한' 재미를 줍니다.

리버탈리아 -

개인적으로 제가 구판을 너무너무 좋아했습니다.

신판은 카드도 많아지고 전리품도 여러 옵션이 생겨서 더 재밌어야 하지만

그놈의 테마가 뭔지... 캐리비안의 해적 테마를 버리고 스톤마이어식 아기자기한 애들취향 동물해적으로 바뀐건 좀 많이 슬프네요 아직도..

그렇지만 늘 재밌게 합니다.

전략과 파티 사이에서 어중간하다면 어중간하고 두가지 재미를 모두 느낀다면 느낄 수 있는 게임입니다.

나만의 전략을 세워서 치고 나가야 하지만 그 와중에 상대방과의 심리싸움에서도 이겨야 하는.. 여러 장르가 적절히 쓰까 있습니다.

다시한번 말하지만 테마 바뀐게 너무 슬프네요..

다음에는 7월호로 뵙겠습니다.

다음에 돌릴 예정인 엔데버, 캐스캐디아, 카네기 도 정말 기대됩니다.

그럼 국내외 계신 동포 여러분들 즐거운 보드게임 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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