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즈스톤 3종 세트 도착 기념, 간단 후기 (혼자서 테플만 했어요~)
기다리던 위즈스톤 3종세트가 도착했습니다.
저는 궁극의 실력겜은 바둑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그만큼 진입장벽이 높아보여 선뜻 손대지 못하던 차,
이세돌 9단께서, 무려 3가지를 한꺼번에 출시하신다고 하여,
게임의 룰을 살펴봅니다.
아, 그런데 이 분, 뭔가 한국의 크니지아?
간단한 룰 안에서 많은 고민이 필요한 그런 깔쌈한 게임을 한번에 3개나 출시하셨더라구요.
오오, 나름대로 보드게임 20년차라 룰을 보면 대충 이게 나한테 맞을지 안 맞을지 느낌이 오는데..
오오, 이거 좀 천잰데? 하는 점들이 좀 있더라구요. 그래서 간단 후기 써봅니다.
1. 그레이트 킹덤
결정적으로 구매욕을 자극한건 레이지니님의 후기 때문입니다.
바둑과 전략은 같은데, 전술이 다르다!
혼자서 테플을 해보는데도 무슨 말인지 느낌이 확 왔습니다.
단 한돌만 잡혀도 끝이라는 점!
그리고 상대의 영토에는 들어갈 수 없는 점!
이 두 가지 부분이 만나, 매 턴마다 긴장감이 넘치겠다군요.
그러면서도 빨리 끝나니, 바둑의 장점인 엄청난 깊이감과 스케일은 사라졌겠지만,
요즘 현대인들이 추구하는 빨리 한 판 더, 압축된 재미, 그러면서도 깊이감은 어느정도 있을 것 등이 다 충족이 되는 엄청난 작품을 처녀작으로 만드셨더군요.
흡사,
리그오브레전드가 기존 RPG가 가지고 있던 성장과, 아이템 파밍, 그리고 다른 게임에서 추구하는 협력과 경쟁의 요소를 45분 정도에 압축하여 대박을 낸 것 처럼,
그런 인상을 받았습니다.
누군가는 그런거 다 섞으면 누구나 그런 재밌는 게임을 만들 수 있지? 라고 하겠지만, 그게 그렇게 쉽게 되면 다 대박나겠지요.....
여튼, 오! 전 대박 느낌 받았어요.
게다가 트레이가 요즘 트렌드입니다. 딱 상자에서 분리해서 각자 가지고 바로 플레이 하는 느낌이 굿!
2. 킹스 크라운
음... 이 게임이 좀 미묘합니다.
확실히 재미는 있을 것 같은데, 메모리 요소가 있는게 전 개인적으로 좀 아쉽더군요.
전 기억력이 작용하는 게임에 대해 좀 회의적인 편입니다.
그러면 단순히 잘 외우는 사람이 유리하잖아요. ㅎㅎ
저만의 생각이지만.
전 보드게임은 인간의 사고와 판단의 작용에 의해 승부가 나는 것을 더 선호합니다.
그러나......
이 게임 역시 천재적입니다.
그냥, 이런 게임이 또 있을까? 싶어요.
이세돌 디자이너는 빙고에서 착안했다고 하지만,
그 빙고가 패를 가져가는 과정에서의 랜덤성, 그리고 그 랜덤성 안에서의 본인의 판단과 상대의 판단이 상호작용하며
거기서 오는 심리전은 참으로 유니크 했습니다.
아직 제대로 게임을 해보지 못해, 재미가 있다라고 딱 말하긴 어려운 부분이 있지만, 재밌을 것 같고
유니크하면서, 실력외의 요소들이 적당히 작용하는 그러면서도 실력이 중요한 딱 그런 게임을 아주 잘 디자인하셨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패빨에 따라 아주 쉽게 게임이 끝날 여지가 있어 보여요! 이걸 장점으로 보면 실력자가 실력으로 커버할 수 있는 여지에 한계를 줌으로, 하수가 고수의 목에 칼을 들이밀 수도 있는데, 전 좋게 보는 편입니다.
이 게임, 가족 젼략 포지션에서는 굉장히 유니크한 재미를 줄 듯 보여졌기 때문입니다.
3. 나인나이츠
일단 컴포를 이야기 안할 수 없습니다.
무게감 있고, 커다란 피규어를 무려 18개나 줘요!
그냥 다른 게임에 써도 뽀대날 정도로 조형 수준이 좋습니다.(이것만으로도 이미 넌 할일을 다했다...)
룰만 보면 스트라테고 2입니다.
그런데 이세돌 디자이너는 스트라테고의 단점을 완전히 극복했어요.
스트라테고의 단점은 한번 판세가 기울면 역전이 어려운 점과 처음 포지셔닝에서 사실상 승부가 다 난다라는 점입니다.
그런데 이세돌 디자이너는 한 기물당 죽을 수 있는 상황을 반드시 2개씩 만들어 줌으로,
얼마든지 역전이 가능할 요소를 넣어두었고,
게다가 상대를 잘 피해 들어가기만 해도 한방에 승부가 나는 포인트를 만들어두어, 긴장감이 끝까지 이어지게끔 디자인 하셨습니다.
게다가 히든 암살자 요소를 넣은 것도 이 긴장감의 축을 끝까지 유지하는데 한 몫을 하지요.
그래서 게임에 임하는 두 사람은 게임이 끝날 때까지 긴장감속에서 심리전을 하게 되는데....
이러한 심리전에서 오는 재미가 아주 좋을 것 같은 나인 나이츠였습니다.
끝내며,
다이브 다이스가 이제 막 처녀작을 만든 디자이너의 게임을 왜 3개나 동시에 출시시켜줬을까?
생각해보면, 단순 이세돌 사범의 네임벨류 때문은 아닐거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테플을 해본 결과 역시 제 예상이 맞았다는 생각이 듭니다.
기존 디자이너들과는 다른 풍의 정말 좋은 디자이너라는 생각이 들었구요.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는 이세돌 디자이너님을 응원하며
글을 마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