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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퍼스 정기 모임 - 5월호

1,679 조회

2023.06.06 00:31

안녕하세요. 호주 서쪽 퍼스에서 보드게임 모임을 운영하는 희영입니다.

모임을 운영한 지는 10개월이 되었고

무슨 게임을 했는지 기록과 감상평을 남기고

모임원 분들의 게임 선택을 위해 모임 후기를 올리게 되었는데 쓰다 보니 그냥 개인적인 게임 소감이 되어버리는 것 같습니다.

외국의 특성상 (특히 대도시가 아닌 경우) 즐길 거리가 많지 않아 저희 모임에는 할것을 찾아 흘러흘러 보드게임을 처음 접하시는 분들의 비율이 높습니다.

그리고 원래 게임을 좋아하셔서 관심을 두고 오시는 경우도 있고요.

그 모든 분들이 모임에 참석해 주시는 것에 언제나 감사드리며 모임 후기 시작해 보겠습니다.

트루아

굉장히 유니크한 포지션의 유로 게임이라 생각합니다.

비슷한 무게감의 게임들과는 다르게 룰은 상대적으로 간단하고, 세팅은 매우 빠르며, 협력 요소에, 정말 흥미롭게 작동하는 개인 목표가 그렇습니다.

거기에다가 핵심 메커니즘은 주사위인데 운 적인 영향을 그렇게 세게 받지도 않습니다. 그리고 엄청난 상호작용이 존재하죠.

무게에 비해서 언제나 부담 없이 돌릴 수 있는 그리고 할때마다 정말 한턴한턴 서로를 원망하게 되는 정말 잘 만들었다 생각되는 유로 게임입니다.

케메트

이번에 구해서 처음 돌려봤습니다.

간단한 룰에 (그렇지만 설명은 생각보다 시간이 걸리더군요) 계속해서 시원시원하게 싸울 수 있는 화끈한 워게임이었습니다.

워게임의 특성상 시간이 생각보다 오래 걸리긴 하지만 그 시간마저도 금방 지나가는 느낌입니다.

순간이동이 많아 전선은 거의 없지만 고지전이 굉장히 치열해 집니다 이 점이 재밌더군요.

재밌게 하신 분들도 있지만 다른 의견으로는 컴퓨터게임과도 비슷해 차라리 그런 게임을 하는 게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마 몇 판은 재밌게 하겠지만 그 이후로는 질릴 수 있겠다. 가 있었습니다.

파워그리드

새로 보드게임을 시작하는 분들이 이제는 고전이라 불리는 보드게임들을 할 수 있는 환경이 잘 없을 수 있지만

그래도 기회가 생긴다면 꼭 해보라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단순한 시스템과 직관성에서 오는 원초적 재미는 사실 요즘게임에서는 찾기 힘들거든요.

파워그리드도 그러하고요. 게임에 핵심 장르인 땅따먹기와 경매는 이해하기 쉽지만 언제나 플레어어 간에 긴장감을 불러 일으킵니다.

그리고 게임의 종료조건은 좀 특이하죠. 근데 그게 이 게임 테마에 정말 잘 부합한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 게임 저 게임 다 해본 한 모임원분은 이 게임이 지금까지 한 보드게임중 제일 재밌다고 하셨습니다.

개인적으로 단 한번도 이기기는 커녕 상위권에 가본적도 없지만 저 역시도 명작의 반열에 있는 게임이라 생각합니다.

스페이스 베이스

미니빌의 좀 더 확장된 버전이라 생각하시면 됩니다. 해보지 않았지만, 최근에는 배드컴퍼니 라는 비슷한 게임이 나온 거로 알고 있습니다.

제가 갖고 있는 게임 중 불호가 가장 적은 게임 중 하나입니다.

어떤 컨셉으로 테크를 타냐, 분산투자를 하냐, 올인을 하냐, 하며 주사위 신의 가호에 웃고 우는, 3명부터 5명까지 늘 재밌게 하는 게임입니다.

시체와 온천

스포일러 때문에 자세한 얘기는 못 하지만

게임 시작하기 전에 '이 조그만 박스가 그렇게 재밌나?' 하고 반신반의했던 저희가

캐릭터 설명 읽고 이미 엄청 설레고, 게임 내용은 영화한편을 방불케 했으며

게임이 끝나고도 한 시간이 넘는 시간 동안 토론의 열기가 뜨거웠습니다.

명작영화를 보고 안 본 눈 산다고 얘기하듯이, 이 게임 안 한 뇌 사고 싶군요. 정말….

아마 당분간 저희 모임에서 가장 화젯거리인 게임이 되지 않을까 하네요

웬디, 어른이 되렴

역시 스포일러 때문에 자세히 말 못 하지만

게임을 넘어서 무언가가 느껴진다는 평 말고는 할 말이 없네요.

기가 막힌 경험이었습니다.

이것도 모임원들 어서 돌리게 하고 다들 어떻게 했는지, 무얼 느꼈는지 어서 얘기해 보고 싶네요

탑텐TV

한국에서 배송받을 때 사실 택배 박스에 자리가 애매하게 남을 것 같아서 마침 애매한 박스의 게임인 것 같아 별생각 없이

평범한 파티게임이라 생각하고 주문했는데.... 평범하지 않네요

벌써 카드가 약간 해지긴 했습니다만. 그렇지만 여전히 매우 잘 돌아갑니다. 정말 이만한 아이스브레이킹 게임이 없다고 생각되네요.

보드게임 모임 처음 와서 쭈뼛쭈뼛하시는 분들에게 이거 들이밀고 시작하면 그냥 치트키 입니다.

물론 저는 정말 하기 싫습니다. 할때마다 민망해 죽을 것 같습니다.

크라스 카리어트

요즘엔 잘 안 돌아 가지만 이만한 쉽고 간단하고 긴장감 넘치는 클라이밍 카드 게임이 있을까 합니다.

그래도 하다 보면 티츄가 가끔 생각나긴 하네요..

매직 메이즈

침묵하는 장르의 게임이 몇 개 없지만 이만큼 승부욕(?) 자극 시키는 게 있을까 합니다.

그리고 너무 잘해서 수월하게 클리어하는 팟 보다는

너무 안 맞거나 잘 못해서 클리어 못하는 팟에서 하는 게 더 재밌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사람들 반응 보는게 너무 재밌습니다.)

특히 저 날은 1탄을 수월하게 깬 분들과 1탄도 못깬분들이 섞여서 모래시계에 모래 몇알 안남기고 겨우 클리어 해 특히 기억에 남는군요.

쿠

간단한 블러핑 명작이지 않을까요

러브레터와 마찬가지로 카드 게임을 넘어 정말 잘 만든 보드게임이라 생각합니다.

스컬킹

이것도 언제나 재밌죠.

인원이 많이 모이는 모임이다 보니 플탐 길지 않은 6인 보드게임이 정말 소중하긴 합니다.

근데 모임을 하는 보드게임 샵에서 신판 파는 걸 봤는데 신판 카드 넣으면 얼마나 바뀔지 궁금하긴 합니다.

차가운 그녀가 눈을 뜨면

사고 초반에 돌릴 때는 생각보다 재미없는데? 하는데

어쩌다 계속 돌려보니 굉장히 재밌습니다.

마피아 게임이라고 생각을 하고 접근한 게 실수였던 것 같습니다. 그보다는 러브레터를 생각하며 플레이해야겠더군요.

속임수와 속임수가 넘쳐나는 카드 드래프팅 현장에서 누가 누군지 알아맞히는 재미가 쏠쏠하고

모두가 손을 잡고 행복한 해피엔딩으로 가는 가운데 누가 손을 뿌리치고 뒤통수를 치냐도 너무 큰 매력 포인트입니다.

아 그리고 카드를 플레이하면서 캐릭터에 쓰여 있는 대사를 애니 속 여고생처럼 말하는 게 이 게임의 중요 요소니까 꼭 그렇게 하시길 추천드립니다..ㅋㅋ

7원더스 건축가들

모임원 분이 괜찮다 해서 반신반의했습니다.

7원더스를 매우 좋아하고 잘 만든 명작이라 생각하지만, 그 이유가 전략게임에서 너무 쉬운 게임으로 가는 선을 아슬아슬하게 잘 탔다고 생각했거든요.

그래서 룰영상을 보면 너무 쉬운데? 아이들 게임 아닌가? 싶었습니다.

그리고 막상 해보니 게임은 매우 쉽지만, 주는 재미가 쏠쏠 했습니다. 마치 7원더스의 액기스만 빼 온 느낌이랄까요.

입문자들도 너무 쉽게 배울 수 있고 숙련자들도 좋은 필러 게임으로 모두가 재밌게 할 수 있더군요.

그렇다고 7원더스를 앞으로 안 하진 않을 것 같습니다. 여전히 좋은 게임이고 7원더스의 일러가 너무 이쁘거든요.

란드운터

별거 아닌 필러 게임으로 생각한 게임인데 모임에서 은근히 잘 돌아가는 게임입니다.

카운팅을 할 수 있지만 심리전의 변수가 있고

말이 뭔가 이상하지만 균형 있는 비대칭성에서 오는 재미가 있습니다. (해보시면 압니다)

귀여운 양은 덤입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모두들 좋은 날 보내시길 바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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