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사온 여러 게임들 간단후기
부지런히 돌리고 있는 것 같은데 왜 아직도 노플겜이 산더미인지..
긱에도 등록이 안되어있거나 보라에는 아예 후기가 없는 겜들이 대부분인 후기를 들고왔습니당
1. 이모랭크(emorank) / 7.5
오라니엔 부르크 운하를 샀던 젤리젤리스토어에서 발견하고 그냥 박스표지가 귀여워서 무슨겜인지 여자친구가 번역기 돌려서 슥 봤는데 재밌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여자친구가 구매한 게임입니다. 갠적으로 사기 너무 잘했다는 생각이 드는 꿀잼 파티게임이었습니다.
쉽게 표현하면 개인전 버전의 탑텐티비?라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플레이어들은 돌아가면서 학부모역할(문제 맞추는 역할)을 하게 되고, 라운드마다 특정상황과 감정이 세트로 주어집니다(situation덱에서 한 장, emotion덱에서 한 장). 예를들어 수업중 부끄러운, 운동중 화가나는, 엘리베이터에서 무서운 등등의 조건이 주어지는겁니다. 그리고 나서 1~6의 랭크 타일을 각자 랜덤으로 나눠가지는데 이 때 학부모의 랭크 타일만 공개합니다. 대신 학부모는 자신의 랭크를 보지 못합니다. 이 상태에서 학부모가 먼저 조건에 맞는 상황 하나를 적어서 제시합니다. 예를들어 운동회에서 계주하는데 바지가 벗겨졌다 등등. 그렇다면 이 상황과 랭크가 기준이 되고 나머지 플레이어들은 자신의 랭크에 맞게 상황을 씁니다. 앞서 예시로 든 '운동회에서 계주하는데 바지가 벗겨졌다'라는 상황을 제시한 학부모의 랭크가 4였다면 5, 6랭크는 이보다 덜 부끄러운 상황을, 그 위로는 1에 가까울수록 더 부끄러운 상황을 제시하면 되는 겁니다. 각자 보드에 적고 동시에 공개한 뒤 학부모는 각각의 상황에 대해 본인 것을 포함하여 랭크를 맞추면 됩니다. 학부모가 정답을 맞추면 해당 상황을 제시한 플레이어와함께 10점씩을 받는 형태입니다.
원래 후기에 겜 규칙은 굳이 안적는 편인데 간단하고 재밌어서 대략적으로 설명을 해봤습니다만 어떤 느낌일지 와닿으실지 모르겠네요;; 저는 4인플로 두 판 했는데, 원래 정룰대로면 각자 보드를 하나씩 가지고해서 4명이면 1~4랭크만 맞추면 됩니다. 허나 이렇게 하면 게임이 너무 쉽고 밋밋해져서 하우스룰로 학부모의 양옆사람이 각각 랭크타일 두 개, 보드 두 개씩을 받고 두개의 상황을 제시하여 1~6을 모두 사용하도록 했는데 이 하우스룰이 아주 성공적이었습니다. 만약 하시게 된다면 꼭 이 하우스룰을 적용하여 플레이하시길 권장드립니다.
탑텐티비를 언급했기에 둘을 비교해보자면, 먼저 커버가능한 인원이 다른데 이모랭크는 최대 6인입니다. 그리고 탑텐티비는 갠적으로 사람이 많을수록 재밌다고 생각해서 6인이하일때는 이모랭크를, 7인이상일 때는 탑텐티비를 할 것 같습니다. 인원수를 배제하고 단순 재미로만 비교했을 때 저는 이모랭크의 손을 들어주고 싶습니다. 대신 탑텐티비보다도 더 멤버빨을 많이 타긴 합니다. 고점이 높지만 저점도 더 낮을 수도 있달까요. 저는 진짜 배아플 정도로 웃으면서 했기땜에 높은 점수를 주었습니다.
저희가 플레이하다가 실제로 나온 상황인데 주어진 내용이 '축구하는 도중 무서운일'이었는데
상황A) 내일 국대경기가 있는 손흥민과 친선경기 중 살인태클을 하여 손흥민을 시즌아웃 시켜버렸다
상황B) 나는 브라질 선수인데 월드컵 결승전 연장후반 120분에 우리팀 골대로 강슛을 때려 자책골을 넣고 관중석의 마피아들과 눈이 마주쳤다.
어떤게 더 무서운 상황이었을까요??ㅋㅋㅋㅋㅋ
2. 트릭테이커스 + 확장 / 7.7
점수는 확장까지 꼈을 때 기준입니다. 확장낀게 더 재밌긴 하더라구요. 이 게임은 3월에 일본갔을 때 여자친구가 실수로 확장만 구매해서 게임을 못하다가 5월에 다시갔을 때 게임마켓에서 본판이랑 새로나온 트릭테이커스-Kings를 판매하고 있어서 여자친구가 싹 다 구매해왔습니다. 번역도 여자친구가 직접해준 덕분에 편하게 게임했습니다b. 그냥 대충 보고 트릭테이킹 게임인데 비대칭요소가 좀 들어간 게임이겠거니 하고 크게 기대는 안했었는데, 생각보다 비대칭요소가 개성이 정말 강하면서도 밸런스가 나쁘지 않아서 재밌게 즐겼습니다. 특히 확장까지 낀 후에 드래프트 규칙을 사용해서 플레이하는게 정말 재밌더라구요.
단점이 없지는 않아서 호불호가 갈릴 여지가 있긴합니다. 갠적으로 가장 크게 느낀 부분은 설명때문에 진입장벽이 생각보다 높다는 점이었습니다. 보드게임 초보자?들에게 들이밀기에는 꽤나 빡셀 수도 있을 정도로 캐릭터들마다 개성이 강하고 고유의 규칙들이 적용되는게 많아서 본판 캐릭터 8개 확장 7개인데 본판 8개 설명만 들어도 초보자들은 거의 넋이 나가있을 확률이 높습니다. 저도 원래 한 번에 확장끼고 바로 해보려다가 본판 8개 설명듣고는 와 이건 도저히 7개 더 듣고 게임하는건 못하겠다 싶어서 본판으로 한 판 돌린뒤에 7개 추가설명듣고 확장껴서 한 판 더 진행했습니다ㅋㅋㅋㅋ
대신 이 부분은 한글판이 나오면 어느정도 해소될 여지가 있다고 보는데, MTS게임즈에서 내준다고 했었는데 그 이후로 아예 언급이 없어서 진행이 되고 있는지는 잘 모르겠네요.
3. 쿠지라오르카(Whale to look) / 6.0
- 핫플레이스에 모인 관광객들 바글바글
도쿄게임마켓에서 선발매하고 최근 26일에 정식출시한 오잉크 신작 게임입니다. 고래관광을 테마로 하여 플레이어들이 여행사를 운영하여 관광객들을 고래와 범고래가 등장하는 스팟을 예측하여 보내면 점수를 획득하는 형태의 게임입니다. 컴포가 미친듯이 귀엽습니다만(컴포빨로 점수 좀 올라갔어요) 게임성만 놓고보면 좀 심심합니다. 대신 영업용으로는 아주 좋은 게임이 될 것 같습니다. 저희는 진행하다가 넘 밋밋해서 하우스룰을 적용했는데, 원래 이 게임 규칙에서는 조사행동을 하면 내 조사마커를 놓아 어느 타일을 확인했는지 표시를 해두고 이후에도 마커가 있다면 언제든지 해당 타일을 다시 확인할 수 있도록 되어있습니다. 여기서 저희가 생각한 하우스 룰은
1) 한 번 조사하며 확인했던 타일을 이후에 다시 열어볼 수 없다(기억력 요소를 추가하여 집중도up)
2) 조사마커를 조사했던 타일 옆에 배치하지않고 따로 두어 어떤 타일을 조사했는지도 표시하지 않도록 한다(마찬가지로 기억력 요소 ++)
저희는 2번 하우스룰을 적용해서 해봤는데 확실히 좀 덜 밋밋한 느낌이어서 괜찮았습니다ㅋㅋ
4. 에이지 오브 윌 / 7.1
도쿄게임마켓에서 사전예약하여 구매했던 서던크로스 게임즈의 에이지 오브 윌이라는 게임입니다. 퍼블리셔에서 이 게임을 '미니멀리스트 드래프트 게임'이라고 소개하고 있는데 정말 저 표현이 딱 이 게임을 완벽하게 설명하는 것 같습니다.
오직 카드 32장으로만 구성된 게임이고 룰설명포함 플탐도 10~15분 컷입니다. 게임마다 랜덤으로 가운데에 6개의 공용건물카드를 배치한 뒤 플레이어들은 건물카드를 6장씩 받아서 이를 드래프트 합니다. 대신 드래프트 할 때는 건물의 다른 요소들은 전부 무시하고 상단에 표시된 자원만 획득합니다. 6장의 자원카드를 모두 드래프트했다면 다같이 동시에 하나 둘 셋 하며 가운데 놓인 6개의 건물 중 자신이 건설할 건물 하나를 지목하여 건설합니다(여러명이 같은 건물 건설 가능). 이후 다섯단계에 걸쳐 점수를 체크한 뒤 최종승리를 가리는데, 1은 건설한 건물의 기본 점수 2는 건물 건설 후 남은 자원 중 한 종류를 선택하여 자원 한 개당 성벽 한 개를 건설 가능(최대 다섯 개). 이렇게 건설한 성벽은 개당 1점이고 성벽 가장 많이 건설한 사람은 3점 2등은 1점을 추가로 획득. 3은 건물 능력에 따라 주어지는 추가점수. 4는 자원과 건물능력을 통해 획득한 별 아이콘 갯수와 달 아이콘 갯수를 곱한 만큼의 점수. 5는 이렇게 모두 자원을 소진하고도 남은 잉여자원이 있다면 계차수열로 감점. 이렇게 5요소를 따지는데 32개의 건물 능력도 전부 개성있고, 자원을 어떻게 모아서 어떻게 분배할 지도 잘 고려해야해서 정말 미니멀하면서도 재밌는 드래프트 게임이었습니다. 같이 한 사람들의 평도 아주 좋았고 "한 판 더!"를 자연스럽게 외치게 되는 게임인 것 같습니다. 이 게임 확장도 있었는데 확장을 안산게 너무 후회되네요ㅠ 일어텍스트땜에 안샀는데 막상 한글화 해보니 생각보다 할만하더라구요 따흐흑.
5. 트릭 레이더스 / 7.3
이 게임도 도쿄게임마켓에서 구매한 서던크로스게임즈의 게임입니다. 제목에서부터 알 수 있듯이 트릭테이킹 게임인데, 점수를 획득하는 방식이 아니라 라이프칩을 나눠가지고 시작하여 생존해야되는 게임입니다. 규칙이 독특하면서도 재밌는데 여기 주저리주저리 쓰자니 복잡해서리.. 암튼 규칙이 어렵지 않으면서도 재밌어서 같이 한 사람들도 이 게임 재밌다, 잘만들었다 라는 말을 많이했던 것 같네요. 저도 그렇게 느꼈구요. 참 트릭테이킹이라는 장르의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고 느낍니다.
대신 단점은 게임에 칩이 조금 필요한데 구성품에 안들어있습니다..ㅋㅋㅋㅋ 뭐 꼭 칩이 아니더라도 뭔가를 표시할 수만 있으면 되서 크게 상관없긴 합니다.
6. 강남 : 상류층의 삶(디럭스 에디션) / 8.6
-진짜 지독한 사람들... 영향력 싸움에 새우등 터져유ㅠ
이 게임은 3월에 일본 갔을 때 옐로서브마린에서 구매했던 게임인데 드디어 돌려봤네요. 리테일이 안풀린 킥스게임인데 긱평점이 7.4로 막 엄청 높은 편은 아니라서 기대를 많이 하지는 않았고, 룰북이 유독 드럽게 안읽혀서 룰북 읽고 나서도 과연 재밌을까라는 의문부호가 있었습니다만, 막상 해보니 아주 만족스러웠습니다. 취향 저격이에요ㅋㅋ
시스템이 정말 온갖 요소들이 들어있는데 타일트래프트+백빌딩+일꾼놓기+영향력 등등 짬뽕되어있습니다만, 긱 웨이트도 3.22이고 저는 모든 숙련자용 선택규칙을 적용해서 진행했음에도 코어룰은 깔끔하다고 느껴졌고 같이 플레이한 사람들도 룰 자체는 간단하다고 평했습니다. 6라운드를 진행하고 각 라운드에 일꾼을 최대 3개 쓰는 게임이라 액션의 수가 많지 않습니다만, 매 액션마다 정말 다양한 요소들을 고려해야해서 브레인버닝이 됩니다. 그리고 점수가 빵빵 터지는 게임이라 마치 러시안 레일로드처럼 뒤로가면 한라운드에 100점 이상씩도 먹을 수 있는 게임입니다. 시원시원하게 점수 가는 것도 맘에 들고 재밌더라구요. 4명 다 초플인데 한 명빼고 전부 200점은 넘었고, 3인플해서 더 널널해지거나 또 세팅에 따라서 300점도 나오지 않을까 싶습니다.
대신 앞서 말했듯이 액션 선택 과정에서 고려해야할 것들이 많아서 뒤로가면 다운타임이 조금씩 길어지긴 합니다. 그래서 디럭스에디션끼면 5인까지 되지만 5인플은 절대 안할 것 같고, 3~4인이 베스트일 것 같습니다. 디럭스 에디션 컴포도 만족스러웠고 하면서 다들 재밌다 재밌다 말하면서 겜했던 것 같네요ㅋㅋ 기회가 되면 이 게임만 따로 자세히 리뷰를 해볼까 싶지만 귀차나서 언제가 될지는...ㅠ
7. 커피러쉬 / 6.8
핫한 게임인데 이제서야 해봤네요. 파주슈필 갔을 때 살까 하다가 이런겜 돌릴 일이 별로 없어서 제꼈는데 막상 해보니까 후회되더라구요. 재출시하면 구입해둘 것 같아요. 사실 주변에서 영업용으로 괜찮은 적당한 겜이다라는 무난한 평이랑 개노잼이라는 평이 갈려서 기대치가 좀 낮아져있어서였는지 저는 기대보다 괜찮았습니다. 특히 가격대비 컴포가 너무 훌륭하고 카드일러도 예뻐서 주문서에 있는 음료보면 저도 마시고 싶어지더라구요ㅋㅋ
갠적으로 영업용으로 좋다고 생각했던 이유 중 큰 요소가 상호작용 때문인데 스플렌더, 센추리, 윙스팬, 캐스캐디아 등등의 기존 영업용겜들은 생각보다 너무 건조합니다. 하다보면 점점 말이 없어지는 게임이죠. 허나 커피러쉬는 길막이랑 주문서넘기기의 상호작용이 수시로 발생하며 입딜넣기도 가능해서 영업용으로 훨씬 괜찮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확실히 핫한 이유가 있긴 하네용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