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일야화 한글화 프로젝트를 보면서 드는 생각
안녕하세요. 물의아이 입니다.
어젯밤 곰팡맨님의 천일야화 번역 프로젝트 가동이라는 폭탄을 본 뒤 참으로 싱숭생숭한 기분입니다.
대부분 그렇듯이 너굴너굴님이 천일야화를 야심차게 포교한 이후...
상당히 고가였던 천일야화(영문판)을 덜컥 사긴 했습니다만
도저히 영어능력자들처럼 실시간 번역은 불가능했고
우후죽순 한글화 소식들은 들렸지만 어느 것 하나 열매를 맺지 못하고 시들 뿐이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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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은 부끄럽지만 예전에 천일야화 한글화에 대한 망상을 품었던 적이 있습니다.
스토리북을 스캔한 다음 알PDF에서 문서 자동 추출 통해서 텍스트화 해 봤더니 90% 이상 깔끔하게 떠지더군요.
이걸 트랜스옥션이라는 번역 경매 싸이트에 올리려고 시세를 알아 봤는데...
맨 처음 생각했던 300만 원 정도로는 어림 반푼 어치도 없더군요.
미친 척하고 생일선물로 천일야화 번역 의뢰 해 달라고 와이프 조르려고 했었는데 ㅎㅎ;;;
며칠 헛짓 하다가 아 안되겠구나 하고 포기했던 기억이 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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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을 적(?)에 '성계의전기'라는 카페를 통해 일문 소설 번역 작업을 한 적이 있습니다.
일어를 못하므로 지금 곰팡맨님 포지션같이 챕터별 번역자 모으고 배분 후 취합하고 너무 딱딱한 표현은 다듬고
책 구매 인증 확인받아서 완성본 메일로 배포하고 이런 일을 했었지요.
생각 외로 번역 중 잠수를 타거나 여러 번역자가 같은 명사를 다르게 번역해 놓으니까 그거 확인해서 중간에서 조율하거나...
간단한 편집자 역으로 여기고 시작했는데 꽤나 손이 많이 가서 힘들었던 기억이 납니다.
그게 거의 20년쯤 전인 거 같습니다.
곰팡맨님도 아마 고생 꽤 나 하실 겁니다.
미리 위로와 백만의 감사를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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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팡맨님의 글에서 작업에 대한 굳건한 의지를 느꼈습니다.
한국어판 천일야화가 드디어 나오겠구나 하는 믿음이 갔습니다.
어젯 밤에 글을 읽고 많은 분들처럼 5번으로 신청해 놓고 잠을 잤습니다만...
오늘 출근해서 자료실에 올라온 천일야화 스크립트를 열어서 함 살펴 봤습니다.
그냥 하라고 하면 좀 무리겠다 싶었지만 네이버파파고 랑 구글 번역기 도움을 좀 받으면 생각외로 어렵지 않다고 느꼈습니다.
오히려 번역보다 자연스럽게 글을 다듬는 센스가 더 중요한 것 같습니다.
어짜피 정말 어려운 문장은 카페를 통해서 물어물어 가면서 할 수 있는 거니까요.
네추럴본 번역능력이 없지 천일야화에 대한 열정이 없는 건 아니지 않습니까?
그래서 과감히 곰팡맨님에게 번역자 신청을 했습니다.
그리고 대학 졸업하고 십여년이 지나서 읽었던 원서가 가물가물한 제가 할 수 있다면
파릇파릇한 여러분들도 생각보다 잘 할 수 있을거라 생각합니다.
어려운 건 능력자분들에게 문의하면서 차분하게 하면 크게 어렵지 않을 겁니다.
나중에 여든 살 먹은 노인네가 되어 침대에서 안락하게 삶의 마지막 유언을 남길때
증손자 손에 천일야화 한글판 쥐여주면서 "할애비가 번역한 거다. 재밌게 해라." 이러고 가면..
캬... 멋지지 않습니까?
1줄요약]
천일야화 번역 같이 해서 유산으로 남겨줍시다.
2줄요약]
과감히 번역 신청해 주시와요.
곰팡맨님은 사람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