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게임마켓 출국 전 이것저것 간단후기
오늘 출국하는데 잠이 안와서 가기 전에 쌓인 게임들 간단후기 써보려고 합니당
1. 캑터스 타운 / 7.3
비대칭 + 프로그래밍 + 주사위의 가벼운 파티게임인 캑터스 타운입니다. 긱평점이 괜찮고 확장도 여럿 나와있길래 기대했는데 나쁘지 않았습니다.
보안관/무법자/현상금사냥꾼/캔캔댄서 이렇게 네 개의 역할의 승리목표가 얽히고 섥혀 서로서로 견제하면서 흘러가는 게임인데 현상금사냥꾼 역할을 맡은 여자친구가 진짜 말도 안되는 주사위실력으로 모든 대결에서 한 번도 패배하지 않으며 승리를 해버렸습니다ㅋㅋㅋㅋ 프로그래밍 게임치고는 프로그래밍과정에서의 눈치싸움 요소는 크지 않다는 점이 다소 아쉽지만 그만큼 룰이 간단하고 파티파티해서 가볍게 즐기기 좋은 것 같습니다. 저는 cactus variant만 사용했는데 gunslinger mode라고 숙련자용 규칙 추가하면 전략성이 확실히 올라갈 것 같아서 담에 도전해볼 예정입니다.
2. 페이퍼 던전 / 6.0
짧은 시간동안 세 판이나 즐겼는데 하면 할수록 평가가 안좋아지는 것 같아요ㅋㅋ 나름 던전테마를 괜찮게 살린 것 같긴한데 밸런스가 좀 엉망인 것 같습니다; 주사위도 공용주사위를 각자사용하는 방식이다보니 벽겜 싫어하는 분들은 싫어하실 것 같네요.
3. 요코하마 듀얼 / 7.0
요코하마를 안해본 여자친구는 재밌다고 한 판 더를 외쳤지만.. 요코하마를 해본 제 입장에서는 왜 듀얼의 평가가 별로 안좋았는지 납득이 가더라구요. 요코하마의 핵심 재미요소는 만칼라로 액션순서와 경로를 효율적으로 설계하는 것인데, 그런 고민요소가 사라져버리면서 겜이 너무 단순해졌습니다. 그렇다고 노잼이다까진 아니긴한데 확실히 애매하긴 하네요 리테일 중고로 싸게사서 망정이지 이딴겜을 디럭스로 비싼 돈 주고샀다 생각하면 돈아깝네요
4. 코스믹 클래쉬 / 6.5
보드게임콘을 갔었는데 미리 뭐살지 정해놓고 겜만 사고 나오려고 간거라 세 개 관 다 둘러보는데 30분도 안걸리더라구요 그래서 시간 좀 남아서 작가존 기웃거리다가 하게된 게임입니다. 2인전용이고 플탐도 짧길래 딱좋았습니다. 게임 자체는 배틀라인이나 쇼텐토텐류의 카드배치게임인데 족보를 만드는 방식은 없되 카드를 뒷면으로 놓는 블러핑요소가 있으며, 라운드 종료 조건이 두 플레이어 모두가 연속패스 하는 것인데, 손에서 카드 한 장을 버리고 드로우 할 수 있되 이 행동은 패스로 간주되어서 상대가 패스하면 라운드가 끝나버리기에 타이밍 심리싸움도 존재해서 생각보다 규칙 난이도에 비해 심리전과 고민거리가 있어 괜찮았습니다. 구매하려했는데 아직 발매가 안되었고 펀딩 예정이라고 하시더라구요. 펀딩 나오면 들어갈 것 같습니다.
5. 울브즈 / 6.5
이 게임은 3인플로 두 판 해봤는데 우선 지형타일을 사용한 액션방식은 참신하고 제가 영향력을 좋아해서 꽤 괜찮았습니다만, 턴오더 보정부분에서 좀 치명적인 문제가 있는 느낌이었습니다. 특정 종료조건이 달성되면 게임이 즉시 종료되는데 이게 턴이 동일하게 분배되는게 아니라서 무조건 선이 유리합니다. 특히 후반부에는 한 턴에 추가액션을 활용해 4~5액션을 하며 최대 몇십점까지도 차이를 낼 수 있을만큼 한 턴 한 턴이 중요한데 이 부분이 좀 테플을 해보고 낸 게임이 맞나 싶을 정도로 황당하더라구요. 이부분에 대한 보정이 이루어지면 가벼운 입문 영향력으로 나쁘지 않을 것 같기도 합니다.
6. 아크로 폴리스 / 7.3
진행속도가 빠르고 룰도 깔끔해서 아주 제 취향이었습니다. 이것저것 다 챙기려 했지만 선택과 집중이 중요한 겜이더라구요. 설명포함해서 30분 컷도 가능한 게임이라 가지고 있으면 필러게임으로 가볍게 즐기기 좋을 것 같습니다. 오히려 소장한다면 캐스캐디아같은 것보다 이런 겜을 소장할 것 같네요.
7. 원더풀 월드 / 7.4
이 게임도 아크로 폴리스와 마찬가지로 다운타임없이 빠르게 빠르게 진행되는 드래프트+엔진빌딩 게임이라 취향에 맞았습니다. 다만 시나리오 등의 확장요소들은 너무 뇌절인 것 같네요. 딱 본판 정도만 소장해두고 아크로폴리스처럼 설명포함 30분컷 할만한 간단한 전략게임용으로 소장할만한 것 같습니다.
8. 퍼스트 랫 / 8.5
최근에 새롭게 즐긴 게임 중 의외로 제일 만족스러웠던 게임입니다. 솔직히 테마나 일러 등만 봤을 때는 흥미가 전혀 생기지 않았고 얼핏 레이싱이라 봐서 더더욱 흥미가 없었는데요, 일단 레이싱 게임이 아닙니다 전혀. 오히려 론델이라고 봐야될 것 같습니다. 론델인데 여러 개의 말을 조건에 맞게 동시에 이동시키는 과정에서 두 수, 세 수 앞까지 미리 설계를 하며 효율적인 이동을 계획하는 과정이 아주 즐겁습니다. 트라야누스의 만칼라 액션 느낌이 나기도 해요. 규칙이 간단하고 다운타임이 길지 않으면서도 전략성과 리플레이성은 살아있다는 점에서 아주 만족스러웠는데, 개인적으로는 이 게임도 선이 유리한거에 비해 보정치가 너무 적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한 판밖에 안해봐서 정확하지 않을 수도 있겠지만요.
7. 오크 / 1.5
쓰레기겜입니다. 보통 게임 끝나고 혹평을 하더라도 게임하는 도중에 게임에 대한 평가를 하지는 않는데, 이 게임은 저 포함 같이 하는 사람들이 이거 테플 얼마나 해보고 만든 게임일까라는 의문을 끊임없이 제기하며 플레이했습니다. 뭔가 요즘게임 느낌이 아니고 덜떨어진 느낌이에요. 비대칭게임인데 자기 종특에 따라 점수내는 방식과 플레이 방향이 이미 결정되어 경직된 플레이를 단순반복 하게 되는데 그와중에 밸런스는 또 안맞고 공동미션이나 별다른 선점요소도 없이 진행되다보니 너무 루즈하고 지루해요. 진심 제가 쓰레기라 언급한 몇몇 겜 중 버니킹덤보다는 나은데 비티컬쳐나 슈뢰딩거의고양이보다는 더 쓰레기인 겜인 것 같습니다.
8. 타반누시 / 7.8
타반누시를 이제서야 해봤습니다. 확실히 점수내는 방식이 직관적으로 와닿지 않아서 초플인 사람들이 헤맬 확률이 높은 게임인 것 같지만 이해하고 나면 재밌는 게임인 것 같습니다. 이번 콘에서 케일러스랑 묶어서 떨이하는거 케일러스가 이미 있어서 그냥 안샀는데 후회되더라구요. 근데 T시리즈가 다 할 때는 나쁘지 않은데 엄청 소장욕구가 들 정도로 갓겜이다 이런느낌은 또 안들어서 좀 애매한 것 같긴합니다. 일단 타반누시가 테오티우아칸이나 타완틴수유보다는 재밌었습니다 저는. 테케누랑은 비슷한 것 같구요.
9. 크립티드 / 8.0
룰이 간단하면서도 재밌어서 일반인들한테도 먹힐 것 같은 겜이네요. 디덕션을 극혐하는데도 이겜은 재밌게 했습니다. 굳이 영문판을 살 정도는 아닌 것 같고 한글판 나오면 구매할 것 같네요.
10. 고고시티 / 6.9
일본에서 사려다가 안사고왔더니 한글판이 나와서 개이득이었는데 심지어 가격도 너무 착하게 나와서 아묻따 구매했습니다. 일본 보드게임 가격보다가 우리나라 보드겜 가격보면 우리나라가 그냥 보드게임천국입니다. 이렇게 싸게 파는 나라가 없어요 개이득인 부분..! 암튼 게임은 그냥 가볍게 즐기기 좋은 흔한 타일배치겜 그정도입니다.
11. 넥스트 스테이션 런던 / 7.0
요것도 간단한 플립앤라이트인데 매번 선택 과정에서 꽤나 고민해야되는 요소가 많아서 괜찮더라구요. 프로모랑 최종미션 끼고 했는데 연필능력 배리언트는 뇌절같아서 안끼고했는데 담에 함 껴보고 해봐야겠네요.
12. 웬디 어른이 되렴 / 8.8
한글판 머더미스테리 미니시리즈 중 마지막으로 웬디를 했는데 확실히 왜 사람들이 웬디를 극찬하고 제일 재밌다고 손꼽았는지 알겠더라구요. 재밌게 했고 같이 한 사람들도 감탄을 연발했던 즐거운 경험이었습니다. 일본에 재밌어 보이는 머더미스테리가 참 많던데 많이많이 한글화 되었으면 좋겠네요ㅠ
아직 저번에 일본에서 사온 게임도 노플로 쌓여있는게 수두룩한데 도쿄게임마켓가서 얼마나 사올런지.. 부지런히 게임해야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