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만의 수작 머더미스터리. 탐정 시드 업다이크 시리즈 슬로터즈 팰러스 간단 후기!
안녕하세요! 페리페리입니다.
삶이 바쁘니 보드게임에 생각보다 소원해져 버린 요즘입니다.
작업은 밀렸고 펀딩한 머더미스터리는 쌓이고 있어 어떻게든 하지 않으면...! 이라는 느낌으로
약간의 초조함을 느끼고 있네요 ㅎㅎㅎ
다행히 생각보다 빨리 도착한 슬로터즈 팰러스를 끝으로 당분간 도착할 머더미스터리 펀딩은 없는 듯 합니다.
현재 밀린 리뷰도 많고 아직 체험해보지 못한 것도 많아 휴일을 맞은 오랜만에 머더데이를 가졌습니다.
하지만... 하나는 너무 별로였어서 (제기준) 리뷰 안올리려구요 ㅎㅎ
일단 좋은 것 부터 올려야겠죠?
제목에도 언급했다시피 오늘의 리뷰는 탐정 시드 업다이크 시리즈 중 가장 처음으로 국내에 정발된 슬로터즈 팰러스 입니다.
슬로터즈 팰러스는 사이코 메트릭 능력을 가지고 있는 [탐정 시드] 라는 사람이 엮여가는 사건들 중 일부인 설정입니다.
우리나라 정발본은 언더독게임즈에서 텀블벅 펀딩으로 가져왔습니다.
https://www.tumblbug.com/sid01/story
언더독게임즈 요즘 타율이 좋네요ㅎㅎㅎ
벌써 몇 개의 시리즈가 일본에서 발매되었고 각각의 시리즈에는 연관성이라기보단
그저 [탐정 시드] 라는 인물이 존재하며 가상의 npc나 방향성을 제시하며 엔딩의 탐정을 맡고 있다. 라고 보는 편이 정확합니다.
기존의 머더미스터리에서 엔피씨의 존재가 딱히 필요하지 않았거나 비중이 적었다는 걸 생각해본다면
게임의 밸런스를 위해 예민한 부분을 잡아낸다던지, 추후 공개되는 카드에 대한 당위성을 제공한다는 점에서는
꽤 훌륭하고 합리적인 근거를 제시해 주지 않나 싶은 생각이 듭니다.
제가 좋아하는 게임 중의 하나인 웬디, 어른이 되렴. 의 게임 상에도 이러한 시스템이 존재하게 되는데
시간의 흐름상 어떠한 정보가 밝혀진다던지, 혹은 새로운 소재가 발견되었다! 라는 분기이벤트로 존재하는 것을
게임상 참여자(플레이어)가 아닌 제 3의 존재가 독자적으로 존재하며 자신의 추리를 이야기 한다 라는 방식을 취하고 있는 편이 흥미로웠습니다.
실제로 도움도 많이 되었구요.
어떻게 따지면, 그냥 명탐정 코난이다 소년탐정 김전일처럼 탐정의 역할을 한 이가 우연히 하나의 사건에 끼어들어서
이 사태를 해결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라는 느낌이기도 합니다 ㅎㅎㅎ
제가 미스터리 파티 인 더 박스시리즈를 고평가하는 건 해당 시리즈에서만 찾아볼 수 있는 행동페이즈나 개인미션, 엔딩 후에도 바뀔 수 있는 다양성 등을 제대로 확립시켜서
흔히 보드게임에서 이야기하는 론델의 방식, 만칼라 방식, 일꾼놓기 등등으로 분류되는 새로운 지표를 만들었다고 생각하기 때문인데
이 시리즈 또한 [탐정 시드] 만의 독특한 세계관을 구성하여 시리즈의 아이덴티티를 확립하겠다는 점으로 보여서 즐거워집니다.
서론이 너무 길었습니다.
게임 소개로 바로 넘어갑니다.
모두가 동물 가면을 쓰고 자신의 정체를 숨긴 채, 파티를 즐기고 있던 대저택 슬로터즈 팰러스
갑자기 저택의 주인인 로버트 L 샐린저가 시체로 발견됩니다.
하지만 6명의 플레이어들 이 외에도 한 사람이 더 있었죠.
바로 사이코메트러의 힘을 가진 시드 업다이크 탐정입니다.
그가 독자적으로 제시하는 비전을 따라 범인을 잡을 수 있을까요?
해당 게임은 2시간 전후의 플레이타임을 가지고 있으며 6명 고정의 게임입니다.
가운데 멀쩡해보이는 인간이 시드 업다이크 탐정이구요.
나머지 여섯명의 사람들이 자신의 정체를 숨긴 채 동물 가면을 쓰고 있네요.
기본적인 게임 진행은 머더미스터리 게임처럼 플레이어 캐릭터를 고르고 시작합니다.
각자 플레이어 시트를 읽고 돌아가면서 기본 소지품과 조사하고싶은 소지품을 스네이크 방식으로 나누어 갖습니다.
그런뒤, 3명 이하의 밀담을 진행합니다.
기본적으로 카드를 건네거나 교환하거나 하는 룰은 익숙하게 흘러가는데
슬로터즈 팰러스의 경우에는 반드시 가장 처음 밀담을 시작한 사람 혹은 집단 끼리는 [필수적으로] 카드를 교환해야 합니다.
2인이라면 서로 교환하면 되겠고, 3인이라면 각자가 교차하도록 교환을 할 수 있습니다 1->1->1 이런식으로요.
억지로 카드 풀을 교류하도록 돌리고, 자신의 첫 소지품까지 남에게 패로 까보일 수 있는 참신한 방식에 고개가 끄덕여졌네요 ㅎㅎㅎ
사실 머더 특성상 개인의 소지품카드는 운빨이기 때문에 특정 캐릭터에게 들어가면 절대 나오지 않을 수 있다는 방식을 일부 보완한 것 처럼 보이네요.
어쨌든 밀담을 진행하고 추리를 하는 동안, 플레이어들은 메인미션인 누가 범인인가. 를 찾음과 동시에 각자의 숨겨야 할 진실과 서브미션을 해결해야 합니다.
그 동안 탐정 시드는 숨겨야 할 진실이 없기 때문에 추리에 적극적으로 임할 수 있겠네요.
어느정도선의 게임의 방향성을 정해주기도 하고 힌트를 주기도 하는 덕분에 소소한 도움이 되었습니다.
이름과 설정이 조금 어려워 보이겠지만 최대한 적응하려고 노력하며 게임을 진행했고 생각보다 스토리의 구성이 참 유기적으로 잘 짜여져 있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역시 남들이 검증해 준, 스토리와 게임성은 무시할 수 없죠. 꽤 괜찮았어요.
게임의 모든 방향이 끝이 나고, 투표를 하고 엔딩을 읽는 그 순간까지 은은한 긴장감을 유지시키는 그것.
추리가 맞아떨어져가면서 밝혀지는 진실, 그리고 캐릭터가 가지고 있는 서브미션의 해결방식에 대한 노력.
모든 것들이 정말 꽤! 괜찮았다고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실 저희 파티는 머더 장르에 한해서는 저 때문에 (?) ㅎㅎㅎ 흥미를 가진 인원들이 많고 자주 돌아간다는 이점 때문에 꽤 수준이 높은 편에 속합니다.
직접 번역을 하며 미정발된 게임도 즐겨하는 모임이니 사실 말은 다 했죠.
당연히 국내 정발된 머더미스터리는 정말 엔간하면 아지트에 다 있을거에요. 아마두요.
그런 집단에서 첫 번째 파티는 정말 정예원으로 채워지기 마련인데 슬로터즈 팰러스 총평은 이러합니다.
첫 이미지 : 박스 볼륨과 내용물에 비해 좀 비싼 감이 있다.
게임을 끝낸 뒤의 이미지 : 솔직히 볼륨이 뭐가 중요하냐?? 이건 무조건 스토리 가격이다!!!!
입니다.
게임에 대한 취향이나 호불호는 꽤나 많은 분류가 있겠지만 제 개인의 좋은 머더미스터리 게임에 대한 기준 중 하나는 끝난 뒤의 여운이 남는지. 가 가장 중요한 편 입니다.
대개 망작이라고 일컫어지는 작품의 경우 엔딩을 보자마자 문제가 풀렸다! 라는 느낌이 아닌 찝찝한 경우가 대부분이며
캐릭터의 행동이나 지향점에 이해가 가지 않는 부분이 있거나, 그저 특정 사건 하나만을 짜놓고 독창성 없는 캐릭터들을 기워붙여 하나처럼 보이게(빈약한 설정) 꾸며놓은 것들이 많죠.
슬로터즈 팰러스의 경우는 엔딩이 나고, 결론이 공개되면서 서로 이야기를 하고 싶어서 안달난 상태라고 볼 수 있겠네요 ㅎㅎㅎ
그때 내가 이렇게 추리를 했잖아. 야 이거 내가 진짜 알고 있었는데..! 아 이래서 그랬구나! 이런식으로
유기적으로 이어지는 스토리의 구멍을 모두가 궁금해하고 끼워맞춰서 거대한 세계관을 완성해
게임의 궁극적인 목적인 모두가 함께 즐기는 머더미스터리 (아 이건 다른 회사 캐치프레이즈군요) 장르는.
정말이지 소중한 것 같습니다.
아주 간만에 머더미스터리 게임을 즐겼는데도 엄청 만족할 만한 볼륨의 게임이었기 때문에 3시간 (후기 1시간 ㅎㅎㅎㅎ)이 정말로 아깝지 않았던 슬로터즈 팰러스.
추후 일반판매가 예정되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머더미스터리 장르 팬이시리면 꼭 한번 해보시길 추천드립니다!
마침 한글 정발회사인 언더독게임즈의 블로그에 탐정 시드 업다이크 시리즈 중 무료로 공개된 간단한 시나리오 (5인) 가 번역되어 있습니다.
아직 슬로터즈 팰러스를 구입하지 않으셨다면, 이런 방식의 게임이 궁금하시다면 시도해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해당 링크 ==>> https://blog.naver.com/underdoggames/222999194779
그리고 이건 그냥 최근 나온 게임들에 대한 단상인데요.
텀블벅도 많이 열리고 번역게임들도 많은 요즈음 제대로 된 룰북이 많이 없다는 것도 절실히 체감합니다.
해당 게임과 오늘 즐겼던 타 머더미스터리의 게임도 픽토그램과 원가절감을 위해서인지, 혹은 원작 자체가 그렇게 디자인 되었는지는 모르겠지만
룰북의 정확성에 대해 두번 세번 강조해도 부족함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한장짜리로 달랑 끝내기보다는, 정확히 허용되거나 안되는 부분에 대한 것들이 명시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며,
전체적인 게임의 흐름은 맨 뒤에 요약표처럼 다시 한 번 넣어주는 방식도 꼭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업체마다 상황이 많이 다르긴 하겠지만 단시간에 몰입해야 하는 장르 특성상 개인 캐릭터 시트 뒷면에는 보통 전체 인원의 간략한 소개도 필수라고 생각하구요.
예쁘게 만드는 게 목적이 아닌 게임을 즐기는 플레이어의 입장에서 단 한번의 완벽한 게임을 즐기기 위해 필요한 것들을 세심하게 챙긴다는 마음으로
디자인이나 배치를 고려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게임을 진행하면서 룰북을 끼고 계속 확인하는 것 자체가 이상한 일은 아니나, 이거 되나? 안되나? 를 매번 찾아보고 꼼꼼하게 하려는 입장에서는
자칫 실수로 무언가 빠트리고 진행되었을 때, 제대로 정리되어 있지 않은 룰북은 짜증만 늘어날 수 밖에 없으니까요.
솔직히 이건 좀 개인적인 생각이긴 하지만 번역본이라도 건드릴 수 있는 디자인의 선이 있을것이고 펀딩판의 경우에도 최대한 다듬어볼 수 있을 것 같은데
좀 답답하기도 하고 그렇네요.
어쨌든 간만에 추천드리고 싶었던 머더미스터리 게임.
탐정 시드 업다이크 시리즈 슬로터즈 팰러스!!
다음 탐정 시드의 활약을 기다리게 되는 좋은 계기가 되었습니다 ㅎㅎ 저는 아마 새로 이 시리즈 펀딩 뜨면 무지성으로 들어갈 것 같습니다.
두서없는 후기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페리페리였습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