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로성 말차 포함 원박 성공(?)기
일단 제목으로 어그로를 끌어보았지만,
사실 대충 봐도 확장 포함해서 원박하는게 물리적으로 불가능할 것이라는건
저희집 고양이도 알 정도입니다.
다만 다음의 몇 가지 조건에 해당하신다면, 저처럼 원박에 성공(?)할 수 있습니다.
1. 백로성을 4인플로 즐길 일이 없을 것 같다. (3인 베스트 게임이고, 4인 비추가 26%라고? 응 4인플은 딴겜할거야~)
2. 확장이 너무 좋아서 앞으로 본판만은 안할거다. (사실 확장 아직 안해봄)
3. 컴포넌트가 살짝 긁히거나 까져도 상관 없다. (목재 컴포 튼튼한데 상하기나 하겠어?)
4. 가뜩이나 책장에 공간 없는데 확장 박스가 자리를 차지하는게 꼴보기 싫다.
여기까지 읽으셨다면, '저정도면 그냥 박스 두개 책장에 넣는게 낫겠다' 싶으실 텐데,
맞습니다. 지극히 개인적인 이유와 취향으로 인해 원박을 도전하는 것 자체가 취미인
저같은 사람이 아니고선 맘 편히 본판과 확장을 따로 보관하는 것이 정신건강에 좋습니다.
아무튼, 원박성애자가 인생 최고의 난관을 만나
타협에 타협을 거쳐 원박에 성공한 방법입니다.
자 일단 확장 박스입니다. 여기엔 앞서 말했듯
1. 4인플용 컴포넌트
2. 확장에 필요 없는 보드
3. 솔플 안할거니까 빼놓은 카드
등을 넣을겁니다.
(선택받지 못한 자들의 유배지)
이렇게 빼는데 성공했다면 원박에 절반은 성공하신겁니다.
원박하겠다고 이것들을 빼는 것 자체가 보통사람이라면 안 할 선택이거든요.
이제 본판 박스를 살펴보겠습니다.
와! 놀랍게도 박스가 거의 뜨지 않았습니다!
크~ 너무 아름답지 않습니까?
다시 한번 말하지만 이런 것에 희열을 느끼는
저같이 이상한 사람만 할 수 있는 원박 방법입니다.
아무나 따라하시면 마음의 상처를 입으실 수 있습니다.
박스를 열면, 당연히 본판과 확장 룰북이 반겨줍니다.
(다음 장면은 심약한 사람에게 충격이 될 수 있으니 주의하세요)
구성물이...지퍼백도 없이...노출되어 있어...?
저도 이 방법까지는 쓰고 싶지 않았습니다만,
워낙 강적이라 이 방법이 아니고서는 도저히 원박이 안되더라구요.
그래도 모든 구성물이 가득 차있기 때문에 미플들이 굴러다닐 일은 없습니다.
오히려 더 안전할지도?
동전과 문장토큰은 저 위치에 얇게 펴바르듯 놓으면 미플들과 높이가 비슷해집니다.
다리와 그 위의 주사위 놓는 공간도 허투루 쓰면 안됩니다. 주사위 놓아야죠. 채워야죠.
자원토큰과 점수토큰 등은 지퍼백에 넣고 얇게 말면 저 위치에 딱 들어갑니다.
한꺼풀 벗어낸 모습입니다. 덱박스에 다 들어가지 못한 카드들은(정원카드, 다이묘카드)
지퍼백에 넣어서 저 위치에 두고, 초기 세팅에 필요한 훈련장 타일과
다도 타일도 그 위에 두면 높이가 얼추 맞습니다.
그리고 큼직한 미플들(잉어와 백로들)은 덱박스 위와 옆에 자투리 공간에 넣습니다.
저렇게 두면 미플들 굴러다니지 않나구요?
그거 신경쓰는 사람이었으면 진작에 이런 짓은 안했겠죠...
그리고 의외로 저 다리에 걸려있고 덱박스와 상자 사이에 딱 끼여있어서 안정감이 있습니다.
확장보드와 미플들을 걷어내고 나면, 3인용의 확장 개인판이 나옵니다.
그리고 눈썰미가 좋으신 분들은 '다리 하나는 어디있지?' 라는 의문을 가지셨을 텐데,
짜잔! 그 다리는 여기에 있었습니다.
이거 보세요, 너무 아름답지 않습니까?
다리 튀어나온 부분과 그 위의 주사위까지 딱 맞게 설계된 듯한
개인판의 빈 공간...만약 개인판의 저 공간이 비어있지 않았다면
저의 원박 도전기는 실패로 끝나게 되고 우울한 하루를 보냈을 테지요...
자잘자잘한 나머지 토큰들은 지퍼백에 넣어 메인 보드를 넣고 남은
빈 공간에 알차게 채워 넣습니다.
이제 다시 보신것의 역순으로 넣으면 됩니다.
백로성, 당신도 이제 원박할 수 있다!
보십시요, 확장 박스 없이 깔끔하게 꽂아져 있는 컬렉션을!
이 모습을 보기 위해 저는 그렇게 먼 길을 돌아 원박을 하게 된 것입니다.
아, 유배된 그 친구들은 어떻게 됬냐구요?
'나야, 확장 박스'
저의 플레이 환경에 따라 합리적(?)인 판단을 했을 때,
본판4인플을 하는 빈도보다 확장3인플 이하로 하는 빈도가 더 많을 것 같아
이러한 선택을 했지만, 혹시라도 4인플을 하게 되거나,
본판을 하고 싶어질 때가 온다면 언제든 꺼낼 수 있도록
확장 박스는 본판 박스 뒤에 대기시켜 놓았습니다.
이상, 원박에 이상하게 집착하는 사람의 원박 도전기였습니다.
긴 글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여러분에게도 원박의 가호가 깃들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