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스펙트 게임: 리로드 후기
라이트게이머 무이입니다.
큰 기대를 가지고 선주문했던 ‘서스펙트 게임: 리로드’(이하 ‘서스펙트 2’)가
드디어 도착해 지난 주말에 플레이했습니다.
4인플인 ‘서스펙트 게임’(이하 ‘서스펙트 1’)과는 달리 서스펙트 2는 3인플이라,
플레이하기 하루 전날에 멤버 중 실력이 가장 처지는 제가
(한 플레이어 옆에 앉아) 관전하기로 하고, 각자 자기가 맡을 캐릭터를
고른 뒤 자신의 개인 시나리오를 확인했습니다.
추억이 많은 게임이라 그런지, 개인 시나리오를 읽는데 뭔가 벅차오르는
감정이 느껴지더군요.
플레이해 보니, 서스펙트 2는 서스펙트 1에 알찬 변화를 준 게임이었습니다.
공을 많이 들인 티가 나더군요. 하지만, 아쉬웠던 밸런스 문제는
고스란히 남아 있어서 그 점은 안타까웠네요.
게임의 재미나 플레이 경험은 (그리고 플레이 시간도) 서스펙트 1과
많이 흡사하지만, 긍정적인 변화가 많았기 때문에, 서스펙트 1을
재밌게 플레이하신 분이라면 조금 더 재밌게 플레이하시리라
생각합니다.
자세한 이야기는 두 게임의 차이점에서부터 시작해 보겠습니다.
(1) 차이점 1: QR 코드
첫 번째 차이점은 게임을 플레이하기 전에 QR 코드를 통해
자신이 선택한 캐릭터의 개인 시나리오를 미리 읽을 수 있게 됐다는 점입니다.
머더 미스터리 게임을 한 번이라도 해 보신 분이라면 누구나 이런 편의성에
감탄하시리라 생각합니다.
(2) 차이점 2: 어드벤처 게임
두 번째로, 게임에 (예를 들어, 언락에서 빨간색 카드랑 파란색 카드를 조합하는)
어드벤처 게임 요소를 추가했는데, 머더 미스터리 게임에서 처음 접하는 요소라
좀 어색했지만, 끝나고 나니 기억에 남더군요. 규칙을 크게 번잡하게
만들지 않으면서도 재미 요소를 추가한 멋진 아이디어라고 생각합니다.
(3) 차이점 3: 상급자 규칙
세 번째로, 제가 예전 글에서 범인과 다른 플레이어 간 밸런스가 아쉽다며
“게임 끝에 범인을 지목하는데 그치지 않고 ... 사건의 진상을
더 파악하도록 했으면 뭔가 달라졌을까요?”
라고 썼었는데,
작가님도 비슷한 고민을 하셨던지 서스펙트 2에는 일종의 상급자 규칙이
추가됐더라구요. 이것 또한 좋은 시도라고 생각합니다. 자신 있는 분은
상급자 규칙으로 플레이하시길 권해 드립니다.
상급자 규칙에 대해 제가 늦게 말하는 바람에
저희는 원래 규칙대로 플레이했는데, 아쉬움이 남네요;
(4) 차이점 4: 절제된 개인 시나리오
마지막 차이점으로... 서스펙트 1은 개인 시나리오에 너무 많은 정보가
들어 있어, 개인 시나리오를 읽는 것만으로 사건의 윤곽을 어느 정도
파악할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게임이 시작되자마자
“니가 범인이지! 너의 범행 수법과 니가 범인일 수밖에 없는 이유를
내가 모두 폭로해 주지!”
를 시전하기도 했고 말이죠. 하지만, 서스펙트 2는 개인 시나리오에
절제된 정보만 들어 있어서 사건의 윤곽을 미리 파악할 순 없었습니다.
차이점을 이렇게 네 가지로 나눠 봤는데, 모두 알차고 공을 들인
티가 나는 긍정적인 변화였습니다.
(5) 밸런스
하지만, 서스펙트 1에서 아쉬웠던 밸런스는 크게 나아지지 않았습니다.
플레이 중에
‘결정적인 단서가 너무 많지 않나?’
라는 생각이 들어서, 제가 범인이었으면 게임 초반에 바로 포기했겠다
싶더라구요.
(6) 결론
아쉬운 밸런스 때문에, 저는 서스펙트 2가
머더 미스터리 미니 시리즈, 미스터리 파티 시리즈
와 같은 웰메이드 게임이라고 생각하진 않습니다.
하지만, 원래의 게임성은 잘 유지한 채 많은 개선이 이뤄져서,
서스펙트 2가 서스펙트 1에 비해 더 완성도 높고 더 재밌는 게임이라고
결론 내리고 싶네요. 덕분에, 서스펙트 1을 재밌게 즐긴 분이라면
분명히 더 재밌게 플레이하실 거라 확신하구요.
그리고, 게임이 끝나고 멤버들끼리 플레이를 복기하며 한참을 이야기하며
웃었기에 차기작이 나온다면 그 게임도 역시 구매하려고 합니다.
조만간 또 다른 3인플 머더 미스터리 게임 ‘시간을 달리는 트라이앵글’을
플레이하기로 했는데, 너무 기대되네요 ^^
머더 미스터리 게임에 관심 있는 분들에게 도움이 됐길 바랍니다~
- 서스펙트 1에 관해 예전에 썼던 글들은 아래와 같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