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리지 빅박스] 체험 후기
지난 23년 4월 8일, 아스모디코리아에서 개최하는 '아스모데이'에 참석했습니다.
아스모디코리아 회사에서 나온 보드게임들과 출시 예정작들을 체험하고 일부 게임은 구매할 수 있는 행사였습니다.
특히, 출시가 아직 되지 않은 보드게임들을 미리 맛볼 수 있다는 점이 가장 기대되었습니다.
그날 해본 '빌리지 빅박스'에 대한 체험 후기를 나눕니다.
'빌리지 빅박스'가 기존 2011년에 나왔던 '빌리지'에서 크게 두 가지를 바꾸어서 다시 출시했습니다.
첫째는 기존 확장들을 한 상자에 포함하였고, 이번에 새로 만든 결혼 확장도 추가되었다는 것.
둘째는 게임 그래픽 디자인이 몰라보게 달라졌다는 것.
저는 빌리지라는 게임 자체에 대한 감상과, 빌리지 빅박스 버전에 대한 감상을 섞어서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게임이 매우 마음에 들었습니다.
다만, 후기를 보실 때 감안하실 사항이 두 가지 있습니다.
저는 빌리지를 이번에 처음 해보았습니다.
그래서 이전 버전과 정확한 비교 평가가 어렵습니다.
또한 저는 2시간이라는 제한된 시간에 체험을 하였습니다.
게임을 2라운드 밖에 진행하지 못했고, 아마 게임을 절반 밖에 못 했을 겁니다.
그래서 추후에 풀게임을 즐기게 되면 인상이 달라질 수도 있습니다.
빌리지를 다음에 꼭 해보고 싶고, 풀게임은 어떨까 궁금한 마음이 큽니다.
게임에 대한 인상은 크게 세 가지로 구분해서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첫째, 전체 인상: 테마와 시스템이 조화롭다. 매우 인상적이고 재밌다.
이 게임이 다른 게임과 차별되는 가장 큰 점은 '일꾼이 죽는 시스템'일 겁니다.
정말 마을에 살아 숨 쉬는 주민처럼 일정 시간이 되면 수명이 다하고 죽습니다.
이 시스템이 마을 이곳저곳에서 여러 가지 역할을 하며 일한다는 테마와 맞아떨어지면서,
한마을에서 일어난 여러 세대의 일대기를 체험하는 듯한 느낌을 받습니다.
저는 테마가 잘 녹아든 게임들을 좋아합니다. 역할놀이하는 것도 좋아하고요.
그래서 '디마허'를 했을 때 굉장히 재밌던 기억이 납니다.
내가 마치 정치인이 된 것처럼 '이번 선거는 내가 이기겠어' 호언장담하거나
너스레를 떨면서 '국민들의 요구를 제가 들어드리겠습니다' 이런 식으로 말하면서 게임하는 게 참 재밌었습니다.
빌리지를 하면서도 비슷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오늘 미사 드리러 가서 헌금 좀 드려야겠구먼!
아 내가 김 씨보다 먼저 시장 열었야 되는데! 앞에서 내가 팔 물건 다 다 먼저 팔아버렸네!
자 저 결혼정보회사 등록했습니다. 저랑 결혼하실 분 찾습니다!
아 내 등급으로 과연 결혼할 수 있을까~
등등
여러 액션 칸예 특정 역할을 하러 들어가면서 옆 사람과 농담하면서 테마에 몰입하는 재미가 있습니다.
시스템이 테마에 몰입하는데 큰 도움을 줍니다.
그러면서도 좋은 묫자리(연대기에 기록되기)에 눕기 위한 눈치싸움도 재미를 줍니다.
호랑이는 죽어서 가죽을 남기고, 사람은 죽어서 이름을 남긴다고.
그 이름을 남기기 위해 경쟁하는 것도 신박했습니다.
둘째, 결혼 확장 : 테마를 잘 살려준다. 괜찮았다.
결혼 확장은 이번에 새로 나온 확장입니다.
개인적으로는 테마를 더 살려주는 확장 같습니다.
결혼 액션 칸에 들어가면 일꾼 1명이 등급별로 나눠진 칸에 들어가서 기다립니다.
그렇게 구혼자들이 모여있다가, 라운드가 끝나고 서로 등급에 따라 2명씩 짝지어 결혼합니다.
결혼 칸에 들어간다고 무조건 결혼이 성사되지는 않습니다.
높은 등급의 사람들끼리 짝이 지어지거든요...
현대사회뿐만 아니라 과거에도 이런 일이..
결혼에 도전하러 들어가지만, 솔로로 외롭게 집에 돌아가는 사람도 생겨요.
이때 주사위를 굴리는 일이 생기며 결혼성사에 운 요소를 조금 가미합니다.
결혼 확률을 높이려면 자원을 받는 보상을 포기하고 높은 등급의 칸에 들어갈 수 있습니다.
1등급 칸에 들어가면 아무 자원은 못 받지만 결혼은 거의 성사 가능하죠.
하지만 6등급 칸은 밀을 3개나 받으니, 돈도 얻고 사랑도 성취하고자 도박을 해볼 수도 있죠.
결혼에 성공하면 더 높은 등급의 배우자의 의사에 따라 보상 자원을 같이 나눠 받습니다.
그리고 그다음 라운드에 새로운 생명(일꾼)을 얻게 됩니다.
결혼이라는 요소를 추가해서 인생살이라는 테마성이 좀 더 살아나서 저는 즐겁게 했습니다.
이 액션 칸의 밸런스나 효용성, 전략적인 즐거움 측면 등은 풀게임을 즐기지 못해서 평가하긴 아직 어렵겠네요.
셋째, 디자인 : 장단점과 호불호가 있을 듯하다. 개인적으론 괜찮았다.
호불호가 갈릴 영역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빌리지 구판을 실물로 보진 못했습니다.
실물을 보기 전에는, 아트가 너무 화사해서 눈이 정신없어서 게임에 방해가 되지 않을까 걱정했습니다.
그런데 실제로 보니 눈에 거슬리는 느낌은 전혀 없었습니다.
디자인도 제 눈엔 예뻤습니다.
또한 게임 만듦새로 인해 편의성이 좋아진 부분이 마음에 듭니다.
개인 판과 연대기 책의 듀얼 레이어라든지,
게임 보드가 앞면은 기본판, 뒷면은 항구 확장판이어서,
항구 확장을 즐길 때 판을 덧대는 수고로움이 없다든지요.
구판 디자인은 인터넷 사진으로 봤는데요. 구판이 신판에 비해 우위로 보이는 것은 두 가지였습니다.
하나는 직관성.
여기가 이 액션을 하는 곳이라는 영역이 확실히 구분되는 것은 구판인 것 같습니다.
하지만 신판이 직관성이 아주 떨어지는 정도는 아닙니다.
또 하나는 점수 트랙.
점수 트랙 디자인은 신판은 네모나기만 한데, 구판은 특색이 있어서 그 점이 좀 아쉽네요.
버건디도 구판과 20주년판 디자인에 대해서 호불호가 갈리듯이
빌리지도 구판과 신판의 호불호가 갈릴 것 같네요.
전체적으로는 재미있는 게임을 즐겨서 만족스러웠습니다.
빠른 시일 안에 전체 게임을 즐겨보고 싶다는 생각이 드네요.
이상 빌리지 빅박스 체험 후기였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