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 보드게임 후기(사비카, 상인 탐험가들의 길드, 테오티우아칸, 그레이트 웨스턴 트레일)
평어체로 작성했습니다. 양해 부탁드려요.
#사비카
해구 많이 하시는 모임분 덕분에 이날은 유니크한 게임을 해볼 수 있었다. 론델 기반의 포인트 샐러드 게임이었는데 이 게임만의 독창적인 매력은 거의 느껴지지 않았다. 그래도 여러 게임들에서 먹히는 요소들을 밸런스 좋게 잘 버무려놔서 끝까지 지루하지 않게 즐길 수 있었다. 여러모로 붉은 대성당이 많이 생각났는데, 플레이 타임과 복잡도 측면에서는 체급 차이가 제법 있지만 재미엔 별 차이가 없다고 느껴졌다. [이날의 재미: 3.5/5]
#상인 탐험가들의 길드
이 게임 역시 한글판이 나오지 않은 게임인데, 펼쳐진 카드에 따라 나만의 지도에 큐브를 놓으면서 탐험해 가는 드로우 앤 플레이스(이런 용어가 있다면?) 게임이었다. 원체 나의 보드게임 취향 상, 혼자 노는 성향이 강한 드로우(or 롤) 앤 라이트 류 게임을 별로 안 좋아하는데, 요 게임은 이 장르의 게임 치고는 꽤 재밌게 했다. 지도 위로 작은 큐브들이 꼬물꼬물 놓이면서 확장해 나가는 기분이 좋았고, 펼쳐질 카드들은 예측 가능하지만 그 순서는 랜덤이기 때문에 나만의 계획을 우선 세우고 그 계획이 어그러질 땐 차선책을 찾는 재미가 있었다. 목표 카드 선점과 같은 아주 약한 인터랙션 요소가 있긴 했지만 그래도 게임 내내 혼자 노는 기분을 지울 순 없었다. [이날의 재미: 3.5/5]
#테오티우아칸 - 전고전기 후기 & 시틀레에 드리운 암운
정말 오랜만에 오프로 돌렸다. 개인적으로 전고전기 후기 확장의 개정된 액션칸과 새로운 오렌지색 신전 트랙이 본판의 다소 아쉬운 밸런스를 잡아줘서 게임을 완성시켜 준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같은 확장에 들어있는 날씨 모듈은 잔룰만 추가되는 느낌이라 이 게임을 질리도록 하지 않은 이상 절대 안 넣을 것 같다. 부족 확장 모듈의 경우엔 각 부족의 특성과 핸디캡이 워낙 확고해서 게임의 경험을 크게 비틀어주기 때문에 선택적으로 끼는 것도 괜찮을 듯. 단 초플이 있다면 안 그래도 잔룰 지옥인 게임에 또 잔룰이 추가되기 때문에 절대 비추다.
확실히 아레나에서 하는 것보단 훨씬 재밌었고, 이젠 드디어 이 게임을 에러플 없이 돌리고 있다는 기분이 들어 뿌듯했다. [이날의 재미: 4.5/5]
#그레이트 웨스턴 트레일 - 북부행 철로 & 포커 테이블
체감되는 난이도에 비해 막상 룰 설명하려면 너무 목이 아픈 게임. 그 이유는 아마도 핵심 룰(3칸까지 이동하고 멈춘 칸에서 행동)은 정말 간단한데 거기서 파생되는 액션의 종류가 많아서 그런 듯.
초플이 있었지만 이 게임 역시 아레나에서만 종종 했지 간만에 오프에서 돌리는 거라 북부행 확장과 포커 테이블 확장까지 욕심껏 다 넣고 돌렸다. 북부행 확장을 넣으면서 확실히 게임의 볼륨이 더 커지긴 했는데, 지점 건설을 제외한 다른 보조 액션은 너무 존재감이 없어져서 이게 맞나? 싶기도 하다.
난 피스터의 그웨트와 마라카이보를 정말 좋아하는데, 오프에서 돌리기 부담스러운 이유가 세팅과 정리가 너어무 귀찮다. 진짜 이 작가는 게임 만들 때 유저 편의성도 좀 고려해 주면 좋겠다. 여튼 이제 후배한테 그웨트 가르쳐 줬으니 아레나에서 열심히 돌려야지! [이날의 재미: 4.5/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