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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을 위한 방 탈출 3탄: 언락 키즈 리뷰

3,150 조회

2023.02.24 17:15

라이트게이머 무이입니다.

지난 두 글에서 만 8세 이상 아이가 플레이하기에 좋은

방 탈출 게임을 소개했었는데요...

1. 아이들을 위한 방 탈출 1탄: 이스케이프 하우스 간단 리뷰 (feat. turnover)

2. 아이들을 위한 방 탈출 2탄: 키즈 퀘스트 간단 리뷰

마지막으로 이번 글에서는, 만 6세 아이도 플레이할 수 있는

‘언락! 키즈: 디텍티브 스토리즈’(이하 ‘언락 키즈’)를

소개해 보려고 합니다.

- 언락 키즈. 사진 출처: 보드게임긱

0. 언락 키즈 vs 언락

이 게임은 원작인 언락과 비교했을 때

1) 언락에서 노란색 ‘암호로 잠긴 물체’와

초록색 ‘기계 장치’가 사라졌지만,

- 암호로 잠긴 물체와 기계 장치. 사진 출처: 규칙 설명서

2) 아이템 사용(빨간색+파란색)이 살아남고,

- 아이템 사용. 사진 출처: 규칙 설명서

3) 숨겨진 숫자 찾기

- 숨겨진 숫자 찾기. 사진 출처: 규칙 설명서

도 살아남은 아주 간단한 게임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이제 이 게임에 대해 조금 더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1. 아이에 대한 배려

언락 키즈는 앱도 사용하지 않아 규칙이 무척 간단함에도,

만 6세 아이가 혹시나 플레이에 어려움을 겪을까 봐

곳곳에 세심한 배려를 아끼지 않았는데, 이 중 세 가지만

얘기해 보겠습니다.

첫째, 텍스트가 없습니다.

게임이 시작될 때 두세 줄로 스토리를 소개한 뒤부터는

아예 텍스트가 없어서, 글자를 모르는 아이도 카드에 그려진

그림만 보고 플레이할 수 있습니다.

둘째, 아이템을 카드가 토큰으로 바뀌었습니다.

예를 들어, 아래 사진 왼쪽 카드에 (①로 표시한) 자물쇠가

보이시죠? 이 자물쇠를 열기 위해선 (②로 표시한) 열쇠 토큰이

필요한데, (언락처럼 열쇠 카드가 아니라) 열쇠 토큰을 사용하니

아이템을 사용한다는 느낌이 나서 더 직관적이지 않나요?

- 튜토리얼이라 카드에 텍스트가 있다.

셋째, 숫자를 더할 필요가 없습니다.

아직 덧셈이 익숙치 않은 아이를 위한 게임이라, 아이템을

사용할 때 숫자를 더하는 대신 반쪽짜리 기호 두 개를

더하도록 바뀌었습니다.

예를 들어, 아래 사진에서 자물쇠 아래쪽과 열쇠 토큰 윗쪽에

각각 반쪽짜리 기호가 그려져 있어,

이 둘을 결합해 온전한 기호를 만들면, 위 사진 오른쪽 카드에

있는 (붉은선으로 표시한) 그 기호 옆에 9가 적혀 있죠?

눈치채셨겠지만, 9번 카드를 보라는 거죠.

이 세 가지 외에도, 시간을 재지 않고, 플레이 시간을

20분 정도로 줄인 점도 아이를 위한 배려로 보이네요.

(게임이 여섯 개라 플레이 시간은 총 두 시간 이상입니다.)

하지만, 아무리 배려 깊다 한들 재미가 없으면 소용 없겠죠?

2. 예상치 못 한 재미

앞에서, 이 게임이 언락에서 아이템 사용과 숨겨진 숫자 찾기만

남겼다고 말씀드렸는데요... 사실 이 둘만으로도 재밌긴 하지만

‘그래도 그 둘만으론 좀 아쉽지 않나?’,

라는 생각이 드실 겁니다. 디자이너도 마찬가지였던지

이 게임에 한 가지 요소를 더 추가했는데, 그게 아주

놀라웠습니다.

그 요소가 뭔지 말씀드릴 수는 없지만...

아이가 플레이하는 모습을 지켜보던 저는 아이가 갑자기

안 하던 행동을 하길래 왜 저러나 했거든요. 그런데,

아이가 혼자서 (제가 미처 생각하지 못 한) 그 요소를

발견했고, 결국엔 문제까지 풀어 버리는 겁니다.

어른보다 아이에게 더 익숙한 재미 요소를 찾아 적용한

디자이너에게 박수를 보낼 수밖에 없었네요.

3. 플레이 시 주의점?

언락 키즈는 만 6세 아이도 재밌게 플레이할 수 있도록

잘 만들어졌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게임이 잘 돌아가게

하기 위해서는 부모님이 지켜보며 주의를 기울일 점이

있었습니다.

별 건 아니구요...

텍스트가 없다 보니 아이가 생각 없이 아이템을 마구

사용할 때가 있었거든요. 언락으로 치면 빨간색 파란색

카드를 무차별적으로 합치는 거죠.

(언락할 때 저도 자주 이럽니다만...)

이럴 때는, 아이가 한 행동에 질문을 하거나

리액션을 해서 가능한한 아이가 계속 재잘대며

플레이하도록 유도하면 좋겠더라구요.

4. 결론

만 6세 아이가 즐길 수 있는 방 탈출 게임을 만든다는 것

자체로 이미 큰 도전이었을 텐데,

(아이가 혹할 예쁜 일러는 당연하고) 아이 스스로 발견하고

문제를 해결하며 부모에게 으스댈 수 있도록 만든

정말 멋진 게임이네요.

앞으로 인지도만 좀 올라간다면, 어린이 게임 분야에서

출시 직후부터 장기집권하고 있는 갓겜 ‘좀비 키즈’를

끌어내리지 싶습니다.

프랑스에서는 시리즈 두 번째 게임이 벌써 출시됐던데,

또 얼마나 멋진 게임을 선보일지 궁금하네요.

- 언락 키즈 후속작. 사진 출처: 보드게임긱

아직 소식은 없지만, 빨리 한글판이 나오길 기대해 보며

글을 마칩니다.

(제가 쓴 다른 방 탈출 게임 리뷰는

방 탈출 게임 Top 10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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