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 보드게임 후기(엘리베이터 앞에서, 젝스님트, 블랙 스토리즈, 죠스)
인스타에 올린 글 옮긴거라 반말입니다. 양해 부탁드려요.
#엘리베이터 앞에서
테마가 다 하는 게임. 정작 메커니즘은 굉장히 답답한 손패 관리(?) 게임인 것 같은데 귀여운 그림과 몇 가지 테마 요소(새치기, 카페 가기 등)로 포장한 느낌이다. 그래서 이런 게임은 테마 없이 핵심 룰만 설명하면 진짜 노잼 되기 십상일듯ㅎㅎ 이날은 나름 (나 빼고) 치열한 승부가 펼쳐졌는데 결국 점수가 가장 큰 3라운드에서 위치 선정을 잘 한 분이 승리함. [이날의 재미: 3.5/5]
#젝스님트
역시 괜히 고전 명작이 아니라는 것을 느끼게 해준 게임. 정말 오랜만에 했는데 역시나 재밌었다. 게임이 매우 직관적이고 템포가 경쾌하다. 4줄이 꽉 막힌 상황에서 눈치싸움이 백미인데, ‘에이 설마 내가 먹겠어’ 하는 상황에서 내가 먹어도 재밌고 남이 먹어도 재밌다. [이날의 재미: 4/5]
#블랙 스토리즈
난 디덕션 장르를 좋아하는데, 블랙 스토리즈는 나에게 굉장히 자유도가 높은 디덕션 게임으로 느껴진다. 확실히 아닌 것들을 소거해 나가면서 진실에 다가가는 감각이 좋고 부제 그대로 정말 ‘황당한 죽음’들을 다루기 때문에 생각의 틀을 깨도록 자극하는 지점도 매력적이다. 자유도가 높은 만큼 질문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굉장히 다양한 경로로 정답에 접근할 수 있는데, 문제 난이도에 따라 너무 막연하게 느껴질 수도 있어서 출제자가 너무 엄격하게 진행하기보다는 상황에 따라 적절한 힌트도 주어야 게임이 부드럽게 흘러간다. 그리고 이 실화를 바탕으로 한 이야기 자체를 듣는 재미도 있어 나에겐 여러모로 가성비가 굉장히 좋은 사랑스러운 게임이다. [이날의 재미: 4/5]
#Jaws
다른 멤버들과 연이어 돌린 죠스. 이번 게임에서는 룰마로만 참여했다. 이번엔 1막에서 상어가 사람들을 아주 많이(최대 9명 중 8명) 잡아먹어서 선원들은 좀 약하게, 상어는 능력 카드들을 든든히 들고 2막이 시작됐다. 2막 초중반까지만 해도 퀸트랑 브로디는 계속 헛손질하고 후퍼 혼자 뿅망치로 고군분투하는 양상이라 상어가 유리해 보였는데, 계속 엉뚱한 데를 때리던 퀸트의 마체테가 5데미지 크리를 터뜨리고 브로디의 리볼버도 적중하면서 상어의 체력이 급격히 떨어졌다. 그 와중에 후퍼는 체력이 1이 될 때까지 뿅망치를 계속 적중시켰고 결국 배 앞머리의 뼈대만 간신히 남은 상황에서 상처 하나 안난 브로디가 야구방망이를 휘둘러 상어를 마무리할 수 있었다. 첫 게임에 비해 엄청난 장기전이 되었고 상어도 선원들도 모두 기진맥진했지만 재난 영화 한 편 본 것 마냥 스릴 넘쳤다. 플레이한 멤버들 반응도 굉장히 좋았는데, 게임하기 며칠 전에 요 게임 할 거라고 알려드리니 미리 75년 원작 영화 보고 오시는 분들이랑은 사실 뭘 해도 재밌다. [이날의 재미: 4.5/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