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들과 황혼의 투쟁을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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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12.23 16:29

경기도 모 시에서 고등학교 역사교사를 하고 있습니다.

<황혼의 투쟁>을 처음 접했을 때부터, 아 이건 역사 수업에 써먹을수 있겠다 생각해왔고, 나름 꽤 오랬동안 준비해왔습니다.

마침 올해 3학년 이과반에서 세계사를 가르칠 수 있었고, 수능이 끝나고 남는 지금이 시험삼아 해보기 딱 좋겠다는 생각으로 바로 준비에 들어갔습니다.

솔직히 고백하면, 그냥 한글화 파일들을 이용해서 핸드메이드를 통해서 플레이를 할까도 고민했는데....

어차피 한 반의 모든 학생이 참가하진 않을 것 같아서 두 세트만 구매를 했습니다.

한글화는 필수 작업이죠.

제가 개인적으로 소장하고 있는 황투의 한글화랑은 다른 버전인 일렉트론님의 버전으로 한글화를 해봤습니다.

깔끔하고 보기 좋죠?

지도는 고민하다가 제가 수정했던 한글화 맵을 교무실의 대형프린터를 이용해서 출력했습니다.

1:1 게임이라고 국한하지 않고 일부로 팀플레이로 진행했습니다.

2:2 혹은 3:3으로 진행했는데요, 오히려 이게 익숙해지니 1:1 플레이 하는 친구들은 생각보다 많지 않더군요.

일부는 룰이 어렵다고, 혹은 재미가 없다고 중도 포기한 친구들도 있는데, 재미가 들린 친구들은 아침 일찍부터 와서 저번 시간에 못낸 결말을 내야겠다고 빌려가서 하루 종일 풀라운드로 3게임을 연달아 플레이하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습니다.

하면서 재밌었던 점은, 역시 '게임'이 되니까 수업시간에는 축 쳐져 있던 친구가 가장 비상하게 머리를 굴리면서 게임을 리드해가는 모습이었습니다.

룰을 간소화 시켜서 정규 수업 시간에도 사용해보겠다는 목표는 아직 달성하지 못했습니다만, 우선 <황혼의 투쟁> 게임이 먹힐 수 있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보드게임 자체에 흥미를 느끼는 친구들도 많아졌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