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년 12월 회사 동료들과 보드게임 모임 후기입니다. (15, 16차)
안녕하세요.
회사 동료들과 보드게임 모임을 진행하고 있는 라쓰입니다.
2022년에 쓰는 마지막 후기네요.
작년 초에 회사 동료들과 집모임을 시작한지 벌써 2년이 다 되어 갑니다.
첫 후기를 올릴 당시는 동료들과 함께 했던 시간들이 잊혀지는게 아쉬워 보드라이프에 글로 적기 시작했습니다. 심지어는 어디에 적을지 몰라 '자유게시판'에 적었다가 무이님이 가르쳐 주셨던 기억도 나네요.
그렇게 매달 적어둔 후기들을 돌아보니 어느덧 2년치의 제 일기가 되어 있네요.
'아 그래! 그땐 이런 게임도 돌렸었지.. 그래 이런 재밌는 상황도 있었어..'
저 혼자 보면서 웃고 스크롤 하다보면 마지막엔 보드라이프 많은 분들이 공감해 주시는 응원의 댓글들이 보이더군요.
감사합니다.
비록 서로 얼굴은 모르지만, 적어주신 글을 통해 얼마나 따뜻한 분들인지 느껴집니다.
초기멤버 고씨, 임씨, 옥씨로 시작해서 그동안 참여인원도 많이 늘었습니다. 가씨, 강씨, 김씨, 양씨, 의씨, 현씨, 다씨, 최씨. 그리고 12월엔 새로 곽씨도 들어왔습니다.
사실 옥씨가 파견나가면서, 모임이 2년도 못갈거라 예상했는데 새로 참여하는 인원이 늘어 오히려 더 활성화 되었네요.
저는 보드게임 영입 노하우가 없습니다. 그냥 몇일날로 모임날짜 잡았는데, 시간되는지만 물어봅니다. 제가 회사내 수평관계를 매우 중요하게 보는 성격이지만, 그래도 동료들이 부담을 느낄지 몰라 절대 강요하지는 않습니다.
물론 평소 일하면서도 보드게임에 대한 수다는 많이 늘어놓는편이지만요.
아... 이게 물밑작업이려나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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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드게임. 참 재밌습니다.
다양한 테마를 통한 간접체험, 흥미있는 메커니즘, 서로 눈치보는 심리전에 여러가지 상황에서 발휘되는 스스로의 기지! 그리고 그에 따른 달콤한 성취감까지.
실물 컴포넌트 손맛은 잊을 수 없고 비록 지더라도 '졌잘싸'를 되뇌이며 명장면만이 기억에 남을 것입니다.
아 물론 당신의 하루를 바쳐야 하는 댓가는 따릅니다. ㅎㅎ 시간이 정말 거짓말처럼 지나가거든요.
한달에 한번정도 모임 열고 있으니, 시간되면 찍먹하러 한번 와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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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에 쓴 글들을 훑어 보다가 그만... 두서없이 서론이 길어졌네요.
12월. 마지막달에는 두 번의 모임이 있었습니다.
* 지난 2021년 모임후기 *
https://www.boardlife.co.kr/bbs_detail.php?bbs_num=18791&tb=community_post
* 지난 2022년 2~4월 모임후기 *
https://www.boardlife.co.kr/bbs_detail.php?bbs_num=19626&tb=community_post
* 지난 2022년 4월 모임후기 *
https://www.boardlife.co.kr/bbs_detail.php?bbs_num=19711&tb=community_post
* 지난 2022년 5월 모임후기 *
https://www.boardlife.co.kr/bbs_detail.php?bbs_num=19968&tb=community_post
* 지난 2022년 6~7월 모임후기 *
https://www.boardlife.co.kr/bbs_detail.php?bbs_num=20252&tb=community_post
* 지난 2022년 8월 모임후기 *
https://www.boardlife.co.kr/bbs_detail.php?bbs_num=20520&tb=community_post
* 지난 2022년 9월 모임후기 *
https://www.boardlife.co.kr/bbs_detail.php?bbs_num=20770&tb=community_post
* 지난 2022년 10월 모임후기 *
https://www.boardlife.co.kr/bbs_detail.php?bbs_num=21124&tb=community_post
* 지난 2022년 11월 모임후기 *
https://www.boardlife.co.kr/bbs_detail.php?bbs_num=21355&tb=community_post
11월 말의 어느 평일날.
"고씨, 우리 서스펙트 게임. 펀딩 들어간거 그거 해보까?"
"예 뭐, 저는 크라임씬 너무 재밌게 봐서 이런장르도 궁금하긴 해요."
"다른 스포없는 후기들 대충 보니, 이게 그렇게 재밌대! ㅎㅎ"
그렇게 12월의 첫 게임은 서스펙트 게임으로 정해지고, 고씨 임씨 강씨가 함께하기로 했습니다.
<서스펙트 게임 후기는 강한 스포성 없이 작성하였으나, 그래도 우려되는 분들은 아래 내용을 닫아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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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4일. 일요일.
아침 10시에 모여, 각자 자기가 맡은 캐릭터의 속사정을 정독하기 시작했습니다. 본인 캐릭터를 파악하는데 약 10분정도 주어졌고, 본 게임이 들어갔습니다.
1. 선부터 돌아가며 맵 위에 자기 캐릭터 말을 올려놓고, 맵에 적힌 번호의 카드를 한장씩 가져와서 본인만 봅니다.
(단, 다른사람이 진술할때 검증토큰을 써서 그 사람의 카드를 볼 수도 있습니다. 검증토큰은 게임 시작시 3개 주어집니다.)
반전 : 캐릭터마다 각자 숨기고 싶은 께름칙한 속사정이 하나씩 있습니다. 범인이 밝혀졌더라도 범인역을 맡은 사람이 다른 사람들의 비밀들을 알아차리면 범인의 승리로 끝납니다.
또 하나 : 범인 역할에는 '완벽범죄' 라는 어떠한 상황을 이끌어 내면 달성되는 스트레치 골이 있습니다.
첫 번째 시나리오는 영화 촬영장에서 감독이 살해당했는데, 주변 용의선상 인물 4명이 되어 진행됩니다.
"음? 와~ 이거이거... ㅇㅇ씨, 해명이 좀 필요하겠는데요."
"아 그거 해명할수 있어요. 뭐 사실 그렇지 않아도 차차 말씀드리려 했습니다..."
아니, 맞췄더라도 범인이었던 임씨가 나머지 캐릭터들의 비밀들을 다 파악해 낸 상태라 완벽한 패배였습니다.
상황극도 재밌는데, 짜여진 스토리가 너무 재밌습니다. 원래는 오후에 다른 전략게임을 하기로 했지만, 점심 식사 이후 바로 다음 에피소드를 꺼내게 되더군요.
"저는 강씨요. 아무래도 강씨가 제일 유력해 보입니다. ㅎㅎㅎ"
"3:1로 강씨 범인 지목되셨네요. 뭐 마지막으로 할 말 있나요? ㅎㅎ"
"아니 내가 왜요? 저는 범인이 아닙니다. 범인은 이씨에요. 여러분!!!"
"크라임씬 제대로네요. 아오~ 너무 재밌다!"
"저 저녁 약속 취소했어요. 바로 에피소드 3편 가시죠!!!"
"아 미안... 제가 저녁에 약속이 있어요..."
임씨가 뒤에 약속이 있는 관계로 서스펙트 게임 남은 에피소드3편과 4편은 다음 모임에서 진행하기로 하고 헤어졌습니다.
이 재밌는걸 너무 늦게 해봤네요. 스포성 없이 적기 위해 더 자세히 못 적는게 아쉬울 정도입니다.
저는 시즌2도 펀딩에 들어갔는데, 너무 기대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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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5일. 월요일. 회사에서.
"이씨, 뭐 어제 모임 엄청 재밌었다면서요?"
"저는 모임 끝나고 크라임씬 결제해서 봤어요. ㅋㅋ"
"와~ 이게 게임이 여운이 있네요~!"
"그래서. 다음 모임은 언젠가요?"
"전략모임으로 바로 이번주 가죠."
12월 10일. 토요일.
고씨와 새로 영입한 곽씨가 참석하여 단촐하게 3인으로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곽씨는 오스트리아에서 3년간 포닥생활을 하다 들어온 친구입니다.
"곽씨, 그랜드 오스트리아 호텔 알아요?"
"호텔... 이름인가요?"
"아니요. 보드게임 이름입니다."
곽씨는 보드게임이라면 부르마블 정도로만 알더군요. 승부욕이 있고 소싯적에 바둑을 했다 합니다.
그래서 선택한 첫 번째 게임은 '네비가도르'입니다.
네비가도르는 해상 무역 테마의 중상급 전략 게임으로 '론델' 메커니즘을 활용했습니다.
여담이지만 개인적으로 론델의 거장 맥거츠를 너무 좋아합니다.
게임은 보드판에 그려진 동그란 론델에서 하고싶은 행동을 골라 진행하는 방식입니다. 단, 3칸까지는 무료 행동이며, 더 멀리 떨어진 행동을 하려면 배를 내야 합니다. 그래서 보통은 3칸내 행동들만 자주 하게 됩니다.
승점을 내는 트리는 크게 식민지, 탐험, 공장, 조선소, 교회의 5가지가 있으며, 서로 눈치싸움으로 안 겹치게 가져가야 제3자가 이득을 보지 않습니다.
또 다른 중요 포인트는 바로 시장입니다. 네비가도르에는 소금, 금, 후추의 3가지 자원이 있는데 마켓 행동을 통해 돈을 벌게 됩니다.
즉, 원자재로 팔면 내가 가진 식민지 수만큼 돈을 받고, 이후 그만큼 시장 가격이 떨어집니다. (공급량 증가)
반면 공장을 지어 가공품으로 팔면, 원자재 시장가가 낮은만큼 가공품으로 크게 돈을 벌수 있으며 이후 그만큼 시장 가격이 오릅니다. (수요량 증가)
게임 시작 몇 턴만에 곽씨는 시스템을 파악하고는 금 공장과 식민지를 다 사들여서 시장을 장악하더군요. 멋진 갑부 플레이였습니다.
네비가도르는 결국 턴수인듯 합니다. 주어진 턴 수 내에 어떤 선택으로 어떤 트리를 타는가가 승점과 이어집니다.
게임은 결국 헝그리하게 진행하며 탐험, 식민지, 조선소 트리를 탄 제가 우승하고 곽씨는 골찌를 했네요.
"아... 이제 감 잡혀요. 다시 하면 잘 할 수 있을거 같아요."
"그게 어디 마음대로 될까요. ㅎㅎㅎ"
"마지막에 승점 내는 생각을 잘 못했어요. 아쉽네요."
식사를 하고 다음으로 진행한 게임은 듄 임페리움입니다. 12점 에픽모드로 익스의 부상 확장을 껴서 진행했네요.
"곽씨, 듄 영화 봤어요?"
"아니요."
"보셨으면 더 재밌게 즐길 수 있을텐데, 후에 꼭 보세요. 이 게임 정말 재밌습니다."
듄은 말이 필요없습니다. 올해에만 몇 판을 진행했는지 모를정도네요.
네비가도르에서 보여준 곽씨의 활약상 때문이었는지, 저와 고씨는 초보자 배려? 이런거 없이 치열하게 치고 받았습니다.
서로 동맹 토큰을 빼앗고 뺏기는 줄타기가 이어지다가 마지막 전투에서 제가 이기며 1점차로 역전을 이뤄냈..
"하아 이씨가 전투 이겼네요. 뭐 졌잘싸입니다."
"와 두분 정말 치열하네요. 무슨 이런게임이.. ㄷㄷㄷ"
"휴~ 내 큰 그림. 다들 수고했고. 힘든 전투였습니다."
그리고는 자리에서 일어나려는데, 고씨가 한마디 하더군요.
"아! 그런데 그거 아세요? 저 책략 카드 이런거 있어요."
"이게 뭐지..."
고씨가 꺼낸 책략 카드는 '계획속의 계획' 입니다.
- 종료시. 3영향력 이상 팩션 트랙이 4개면, 승점2점 추가 -
고씨는 잔인하게 승점 2점을 위로 올리며 웃더군요. 진짜 끝날때까지 끝난게 아니다 라는 말이 어울리는 한판이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코보게에서 빨리 불멸 확장 출시되기만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이날 마지막으로 꺼낸 게임은 '렉시오'입니다.
생긴건 마작패 같지만 실상은 티츄 개인전과 비슷합니다. 선 잡은 사람이 족보를 털고 다음 이어지는 사람이 같은 패 수의 더 높은 족보로 낼 수 있습니다.
먼저 패를 다 턴 사람이 이기는 게임인데, 확장 카드룰을 섞으니 훨씬 재밌더군요.
게임은 고씨가 듄에서 너무 기력을 빼서인지 패운이 안좋더군요. 이때 놀리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아이구~. 고씨 진짜 못한다. ㅋㅋ 듄이나 해~."
"아이고~. 쯧.. 뭐 저는 듄이나 할게요."
역시 멘탈이 튼튼한 친구네요. ㅎㅎ
그러다 어느 순간부터 제 패운이 망하는가 싶더만, 마지막엔 곽씨가 크게 한건 터트리며 게임을 끝냈습니다.
제 칩이 파산하고 시계를 보니 어느덧 저녁6시네요.
"곽씨, 원래 초플이면 이렇게까지 오래 안하는데, 오늘 좀 플레이 시간이 길어졌네요."
"저는 오늘 네비가도르가 젤 재밌었어요. 담번에 보여드리겠습니다."
"와~ 역시 곽씨. 유전자가 있어요! 보드게이머 유전자가."
2022년을 마무리하며 12월 31일날 한번 더 모이기로 했지만, 아무래도 우리 유부남들은 와이프님 허락받기가 쉽지 않습니다.
저부터가 12월 말부터 와이프 강압?으로 인해 주말엔 스키장으로 끌려 다니고 있는 상황이라, 차기 모임은 내년 1월달로 미뤄졌네요.
그래도 주말에 이렇게 회사 동료들과 집모임할 수 있도록 허락해 주신 와이프가 고맙습니다.
(패치워크가 생각보다 쉽지는 않더군요. 저는 할때마다 마이너스 점수나옵니다. ㅋㅋ)
다들 올 한해 생업하면서 취미생활 하시느라 수고 많으셨습니다.
우리 모두 내년에는 더욱 재밌게 취미생활에 정진?할 수 있는 2023년 됩시다!
보드라이프 화이팅입니다~!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