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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한 날 체험한 특별한 모험, <롤 플레이어 어드벤처>체험회 리뷰

1,087 조회

2022.12.26 20:59

이 한마디로 시작된...

아주 특별한 날, 특별한 체험회를 하고 왔습니다. 다름아닌 이 체험회를 신청해 준 남자친구의 생일이 체험회 당일이었거든요.

또한 저 역시도 이 게임에 굉장히 흥미가 있었던 터라 너무 즐겁게 다녀왔습니다.

간략하게 저의 히스토리를 말씀드리자면, 근본은 장르 가리지 않는 PC게임 덕후이고 최근까지 온라인TRPG를 주로 즐겼었습니다. 보드게임은 광기의 저택 류 정도까지만 했었고요.
지금의 남자친구를 만나서 좀더 딥한(?)보드게임의 세계를 접하게 되었는데요. 워낙 아기자기한 컨포들을 좋아하고, 복잡한 룰도 즐겨 하는지라 같이 신나게 보드게임 라이프를 즐기던 와중...

지난 11월 보드게임페스타에서 보자마자 사진을 엄청 찍었던, 눈여겨보았던 게임이 있었습니다.

보자마자 완전 TRPG 느낌인데..? 하면서 꼭 한번 플레이해보고 싶다 생각을 했었습니다.

그러나 이 사진을 찍을때까지만 해도, 체험을 해볼 수 있으리라고는 생각지 못했습니다. 워낙 볼륨이 커서 구매하기 어려울거라고 생각했고, 그리고 이미 남자친구와 진행중이던 글룸헤이븐이나 메이지나이트, 클랭크(예정)를 생각했을 때 이 게임을 진득하게 할 수 있을지 확신이 안 섰거든요.

고장난 건 오빠였다

그렇게 잊어가던 와중에 마침 체험회가 있다고 해서 남자친구가 호다닥 신청을 했습니다만...!

1차 선정에서 미끄러져서, 저희와는 연이 아닌 게임이라고 생각했었습니다.

그러나 여러 행운이 겹쳐 생각지도 못하게 요 게임을 체험해보게 되었습니다! 날씨 때문인지 취소 자리가 생겨서 저희가 참여를 했습니다.
(취소해주신 분들 너무 감사합니다 오빠 핸드폰 바꿀 뻔 했어요)

~그렇게 체험회 당일~

간략한 게임 소개를 듣고,
저희 테이블에서는 저와 남자친구, 다른 분 한분과 함께 세 명이 함께 플레이를 하였습니다.

이제 아래부터 게임에 대해 간략이 소개드리며 리뷰하고자 하는데, 전혀 스포일러 없이 진행 방식 위주로 간략하게 소개드릴 예정이니 안심하고 읽어주세요!

먼저 각 플레이어는 한명씩 캐릭터를 선택하고, 캐릭터마다 설정된 스테이터스를 개인 판에 표시합니다.
<롤 플레이어>에서 메이킹된 캐릭터를 가져올 수도 있다는 점이 매우 흥미로웠지만(요거 개인적으로 나중이라도 꼭 연계해서 해보고 싶더라구요.)

체험회이기 때문에, 만들어진 캐릭터들 중 하나를 선택하여 플레이했습니다. 각각의 캐릭터는 각자 다른 스테이터스 값을 가지고 있는데

이 고유 능력치는 추후 메인 룰이라 할 수 있는 주사위 플레이에서 많이 적용됩니다.

(그리고 당연히, 이 고유 능력치는 시나리오를 진행하면서 성장합니다!)

여기에서 사용되는 주사위는 개인판의 6가지 스테이터스 컬러(빨강, 검정, 초록, 파랑, 흰색, 보라)를 그대로 따라갑니다.

얼추 감이 오실텐데, 예를 들어 매력이 판정에 필요하다면 보라색 주사위를 필요로 하는 것이고, 지능이 필요하다면 파란색 주사위를 필요로 하는건데요,

처음부터 원하는 색 주사위를 굴릴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스테이터스의 큐브를 피로도 칸으로 옮김으로서 원하는 색 주사위를 선택해서 굴릴 수 있습니다.

주사위 판정이 시나리오 한 판에 여러 번 있을테니 팀원들끼리 잘 상의해서 스테이터스를 나누는 게 좋겠죠.

한방에 피로도를 다 태우면 안된다는 사실..! (이 피로도는 '휴식'이라는 시스템으로 회복이 가능합니다.)

망한 주사위 기적적으로 성공시키기.

이해를 위해 좀 더 자세히 설명드리자면, 선택한 행동의 결과(성공/실패) 여부나 전투 승리/패배의 여부는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주사위로 결정이 되는데요.

이 게임은 단순히 운빨로 모든 게 결정되지는 않습니다. “보정” 룰이 있어서, 던져진 주사위의 컬러를 바꾸고, 눈을 바꾸는 장비나 캐릭터의 능력을 사용해야 합니다.

팀원들끼리 서순을 맞추어 “어떻게 해야 우리가 원하는 컬러의 주사위 눈을 맞출 수 있을지” 긴밀한 상의가 필수입니다. 도저히 안될 것 같아 보이는 상황에서 함께 머리를 굴려 기가 막힌 방법을 찾아냈을 때의 희열은 이런 묘수풀이식 게임의 특징적인 재미입니다.

TRPG에서의 주사위 보정이 주사위를 굴리기 전, 단순한 숫자 보정 정도에 그친다면 여기에서는 좀 더 적극적으로 판을 전개하고 상황을 뒤집을 수 있습니다.

운 이상의, 플레이어가 더 관여할 수 있는 게임성이 살아있는 부분이라고 할 수 있죠.

사실 이 게임은 요 개인판에 있는 스테이터스, 피로도 시스템과 주사위로 판정 및 보정하는 룰만 이해하면 80%는 이해한 게임입니다.

나머지는 시나리오 북을 따라가면 대부분 해결되기 때문이에요. 제가 느끼기에는 난이도 높지 않은 담백하고 익히기 쉬운 룰이었습니다.

진행은 맵과 시나리오 북에서 제시하는 선택지들을 따라 팀 마커를 이동하면서 진행합니다. 조우(빨간색 박스)를 통해 또 다른 돌발상황 및 선택지를 맞이하기도 하고,

새로운 장소(노란색 박스)에 도달하면 본격적인 메인 스토리가 진행이 됩니다.

새로운 장소에 도달해서도 이 곳을 탐색하는 방법, 전투를 할지 말지 등.. 파티의 성향에 따라 많은 부분이 달라질 것으로 보입니다.

전형적인 레일로드 진행이지만 그 안에서 선택지를 세분화해서, 나름대로 자유도가 높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스토리 또한 진부하지 않고 나름의 반전이나 잔잔한 개그 요소도 있어 진행할수록 선택지의 결과를 볼 때의 기대감이 점점 높아지더라구요.

다만 주의하실 부분은.. 시나리오 북 내에서 한 페이지 안에 여러 선택지의 결과들이 나와있다 보니 저도 모르게 시선이 가서 스스로 선택하지 않은 선택지에 대해 스포를 당해버리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가림판 역할을 할 게 있으면 좋지 않을까 싶습니다.

아무튼 이렇게 선택의 연속인 진행 방식이다보니, 플레이 적정인원은 직원분께서 설명해주신대로 세 명 정도가 베스트인 것 같았습니다.

아스모디 내부에서 두명~네명 테스트를 해 보셨을때도 3명이 가장 적절했다고 하시더라구요. 저도 동의합니다.

네명부터는 의견 조율이 조금 어려울수도 있어서, 아무래도 다수결이 적용되는 인원이 편할 것 같습니다.

파티의 진행상황을 기록하는 시트인데요, 보시는 것 처럼 경험치/금화 등도 공동 재화다 보니 어디서 어떻게 사용할지도 함께 상의를 하셔야 합니다.

아무래도 이 게임의 가장 큰 진입장벽이 성향 맞고(싸우지 않을) 꾸준히 장기 플레이를 할 수 있는 파티원 구하기가 아닐까.. 합니다.

물론 솔로 플레이도 가능하지만요!

확장판은 시간이 없어 살짝만 맛보았습니다.
캐릭터 개인의 시나리오 북이 추가되고, 해당 캐릭터의 배경이야기 그 이야기를 만날 수 있는 곳, 가치관을 표기하는 시트가 추가됩니다.

이 부분은 너무 짧게 플레이해서 평가하기가 애매한데요..,

몰입도를 위해서는 당연한 부분이고, 취향에 맞는 분들이라면 너무 좋아하실 부분이지만 개인 시나리오가 짧지 않습니다. 그래서 사람에 따라서는 루즈하게 느껴질 수가 있습니다. 특히 3명 이상부터는 굉장히 취향을 탈 것 같습니다. 앞에서 말씀드렸듯 요 게임이 전체적으로 항상 파티가 의논해서 협력하는 파티플레이인데, 거기에서 번외로 개인 스토리를 진행하는 방식이라 개인 스토리를 진행하는 동안 다른 분들은 딱히 할만한 것이 없습니다.

다른 게임에서 다른 플레이어의 턴을 기다리는 것과 비슷하게 생각하면 되지 않나 싶은데.. 그것과는 조금 다릅니다.

다른 턴제 보드게임에서 다른 사람의 턴은 저의 플레이에 영향을 미치는 경우가 많지만, 여기서는 그런 느낌이 아닌 철저히 캐릭터 개인의 이야기에 집중되어 있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플레이 초반이라, 요 개인 스토리가 어떤 기믹으로 후반에 작용할지 몰라서 그렇게 느꼈을수도 있습니다..!)

그래도, 이런 스토리물을 좋아하시고 몰입이 잘 되는 분이라면 극호로 느낄만한 부분입니다.

★ 총평
“게임은 돈으로 살 수 있지만 같이 할 친구는 돈으로 살 수 없다”는 말이 가장 잘 적용되는 게임...,

하나의 시나리오가 끝이 아니라 한 파티를 길~게 끌고 가야 하는 게임의 특성상, 고정 파티를 구하는 것이 가장 어려운 부분 아닌가 생각이 듭니다.

또한 텍스트가 많은 게임, 호흡이 빠르지 않은 게임을 선호하지 않으신다면 조금 고민해보셔야 할 것 같아요.

그러나

내가 스토리 탄탄한 정통 RPG 느낌의 판타지를 너무 좋아한다!

단순한 게임 플레이 뿐 아니라 내 캐릭터와 파티에 서사를 부여하고 싶다!

룰이 지나치게 복잡하지 않고, 가이드 및 스토리가 탄탄한 솔로 게임이 하고싶다!

라고 하신다면 <롤 플레이어 어드벤처>, 너무 좋아하실 것 같습니다.

(저도 원래 티알러 출신이라 너무 좋았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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