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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창한 리뷰가 되려 했으나 귀찮아진 비운의 "아를의 평원" 후기.

3,030 조회

2014.12.17 01:41

1인 테스트 플레이 후기 겸 소개글입니다.

아를의 평원에 관심이 가지만 아직 접해보지 못한 분들이 궁금해하실 점 위주로 작성해 보았습니다.

1. 총평

많은 분들이 예상하시겠지만 할 수 있는 일이 매우 많습니다. 4가지의 기본 자원(양털, 아마, 곡식, 가죽), 3가지의 건축 및 연료 자원(나무, 흙, 토탄), 3가지의 동물은 콩아저씨의 이전 작품들보다 훨씬 더 많은 선택지를 제공합니다. 또한 이들이 곧바로 사용되기도 하고, 보다 고급의 자원으로 업그레이드되어(예시 : 양털 > 울 섬유 > 털옷) 자체적으로 승점을 제공하는 수단이 되기도 하고, 팔거나 교환하여 다량의 음식을 얻을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아그리콜라" 처럼, 모든 것을 두루두루 살피는 플레이는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10종의 도구 중 자신이 주로 사용할 도구를 업그레이드해야 하며, 그로 인해 승점을 얻을 수도 있습니다. 원하는 액션에 선택과 집중해야 하는 플레이는 "러시안 레일로드" 를 생각나게 합니다.

"아를의 평원"은 토탄을 캘 수 있는 뒷마당의 늪지대, 말 한 필이 있는 마구간 한 칸, 아마 밭 및 곡식 밭과 함께 게임을 시작합니다. 휑한 벌판에서 시작하여 먹고 살기를 걱정해야 하는 아그리콜라의 느낌과는 다르게, 정말 "농장 경영"을 하러 온 듯한 기분입니다.

[ "아를의 평원" 1인 플레이를 위한 셋팅입니다. 메인 보드판, 개인 보드판, 개인용 창고와 여행 목적지, 공용 공급처가 있습니다. 그간 콩 아저씨의 게임에서 볼 수 없었던 다양한 요소를 찾아볼 수 있습니다. 특히 우측에 보이는 창고와 여행 목적지라는 요소가 색다릅니다. ]

2. "도구" 개념의 도입

"아를의 평원" 에서, 도구를 사용하는 액션 칸들은 그 도구가 얼마나 준비되어 있느냐에 따라서 효율이 달라집니다. 도구의 업그레이드는 Workbench 에서 가능하며, 이 Workbench 또한 업그레이드를 통해 한번에 더 많은 도구를 업그레이드하도록 업그레이드할 수 있습니다. 도구의 업그레이드에는 일정량의 자원이 들기 때문에, 무작정 도구를 많이 업그레이드하다가는 꼭 필요한 일에 자원을 사용하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 게임 내에서 도구는 모두 10종이 준비되어 있습니다. 사진은 도구를 업그레이드하기 위한 도구인 Workbenches. 현재는 한 번 이용시마다 3개의 도구를 업그레이드할 수 있습니다. ]

3. "운송 수단" 과 "여행 목적지"

"아를의 평원" 에서 도입된 가장 큰 특징은 바로 "운송 수단" 의 도입입니다. 작은 손수레부터 시작하여, 말 두마리가 끄는 커다란 droskhy(마차) 까지 다양한 운송 수단이 준비되어 있습니다. 중요한 점은, 일단 운송 수단을 구비해 놓으면 이것을 이용하는 데는 일꾼을 놓는 액션이 필요하지 않다는 점입니다.

운송 수단의 쓰임새는 매우 다양합니다. 나무나 흙을 목재나 벽돌로 업그레이드하거나, 옷감 및 가죽, 리넨 등을 상업성이 있는(?) 옷가지들로 만들어 오기도 하고, 대도시로 나가서 그간의 수확물들을 팔아 음식을 마련하기도 합니다. 뿐만 아니라, 수레를 끌고 다녀온 대도시들의 기록은 승점 획득으로도 연결됩니다.

[ 수레로 다녀온 도시 타일들은 뒤집어서, 여행 경험을 의미하는 길이 됩니다. 길이 길어질수록 승점을 추가로 얻습니다. 현재 4점을 얻었네요. ]

4. "계절" 개념의 도입

"아를의 평원" 에는 5번의 여름과, 4번의 겨울 라운드가 있습니다. 여름과 겨울에는 완전히 독립된 액션 공간을 이용합니다. 물론 예외가 있습니다만, 이는 테마에 더 몰입하고 또 전략성을 더해주는 요소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메인 보드의 우측에 있는 액션 공간들 중, 왼쪽 라인 모두가 여름, 오른쪽 라인 모두가 겨울 액션입니다.

플레이어들은 한 계절에 한 번, 해당 계절의 액션이 아닌 것을 수행할 수 있는데, 이 경우 자동으로 다음 라운드의 선을 상대 플레이어에게 주게 되며, 선을 받은 플레이어는 더 이상 그 계절에 반대 계절 액션을 할 수 없게 됩니다..

5. 동물 키우기

'아를의 평원' 에서는 동물을 키우기 굉장히 넉넉해졌습니다. 울타리가 없는 평원에도 동물 두 마리를 키울 수 있으며, 둑 위에 한 마리, 공원에 두 마리 등 외양간이 아니라도 동물을 키울 수 있는 곳이 많습니다. 그러나 번식을 위해서는 반드시 외양간에 같은 동물 두 마리를 넣어야만 하죠. 따라서 어떤 동물을 번식시킬 지 선택할 수 있고, 외양간과 동물이 충분하다면 같은 동물을 한 주기에 두 마리 이상 번식시키는 것도 가능합니다.

6. 리플레이성?

"아를의 평원" 에는 카드가 한 장도 없습니다! 대신, 매 라운드마다 랜덤으로 펼쳐서 사용할 수 있는 건물들이 여유롭게 준비되어 있습니다. 건물의 효과는 일부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일회성이어서, 효과를 해결하기가 어렵지 않습니다. 게임 플레이에 다양한 선택지를 제공하는 것은 물론입니다.

다양한 건물들에 꼭 집착하지 않고서라도, "아를의 평원" 에서는 할 수 있는 일이 정말 많아서, 그들을 다 경험해 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재미있는 경험이 될 것 같습니다.

[ 특히, 게임 초반 1 나무/흙과 1곡식으로 지을 수 있는 소형 건물에는 초보자를 위한 건물 세트 4종이 별도로 준비되어 있습니다. 건물의 사용까지 전략에 고려하기 어려운 초보자를 위해, 쉽게 지속적인 이익을 얻을 수 있는 건물들 위주로 구성되어 있군요. ]

7. 편의성 증진

"아를의 평원" 은 주로 이용되는 자원의 양을 개인보드 우측에 목재 원통형 컴포를 이용하여 표시하였습니다. 또한, "아그리콜라"나 "르 아브르" 에서처럼 매 라운드가 끝날 때마다 자원을 보충해야 하는 일이 없습니다. 콩 아저씨의 게임에 익숙한 사람이라면 오히려 아무런 준비 없이 다음 라운드를 시작할 수 있다는 것이 약간 허전하기까지 할 겁니다. 점수 계산 또한, 많은 부분 "이 행동을 하면 몇 점을 얻는지" 를 판단하기 쉽도록 되어 있어서, 의사 결정에 많은 도움이 됩니다.

8. 단점은 없을까?

앞서 말씀드렸지만 "아를의 평원" 에서 플레이어가 할 수 있는 일은 정말 많습니다. 보드게임에 익숙하지 않은 초보 플레이어들은 무엇부터 해야 할 지 막막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2인 전용 게임임에도 불구하고 넓은 공간을 필요로 하는 것도 문제가 될 수 있겠지요. 이제 막 보드게임을 시작하는 초보 보드게이머 커플에게는 더 쉬운 게임을 추천해야 할 듯 합니다.

솔로 첫 테플에서는 89.5점을 획득하였습니다! 110점 이상이 목표점수인데, 한참 헤매어 다녔더니 많이 모자란 느낌입니다.

더 많은 사진을 소개하고 싶었으나 사진 찍는 재주가 없어 너무 아쉽네요. 다음에는 여자친구와 함께하는 2인플 후기를 올려보도록 하겠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이렇게 경이적인 볼륨의 2인 전용 게임을, 그것도 콩 아저씨의 작품으로 만나볼 수 있는 것이 정말 즐겁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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