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궁의 십중주 클리어 후기
지난 달 말에 일본에서 열렸던 게임마켓에서 출시된 '파궁의 십중주' 라는 게임이 있습니다.
https://yofukashiproject.com/dectet/
1~2인에 레거시 게임인데 8천엔이 넘는 금액이라 구매 직전까지 고민을 했지만 결국 구매를 했습니다.
그리고 최근 며칠간 짬을 내서 플레이를 했고. 결국 클리어를 해서 간단 후기를 써 봅니다.
이 게임은 어느 날 갑자기 학교가 바깥과 격리되고 학교 지하에 지하미궁이 생기게 되는데, 거기에 강림한 어둠의 신 '츠쿠요미'를 무찌르는 스토리입니다.
츠쿠요미를 무찌르기 위해 선발된 10명의 학생들. 하지만 이 던전은 하루에 한 명밖에 들어갈 수 있는 특별한 구조입니다.
그래서 첫 번째 도전자로 이사장의 손녀이자 학생회장인 '카타나'가 지하미궁을 향합니다.
만약 카타나가 첫 번째 날에 지하미궁의 마지막 층까지 도달하여 츠쿠요미를 무찌르면 그대로 게임이 끝납니다.
하지만 당연히 지하미궁 내에는 적들이 존재하고 그들을 헤치고 나아가야 합니다.
게다가 던전에는 시간 제한이 있어서 이전에 조우한 적이 아직 남아있어도 전부 무찌르고 진행하는 것이 아닌 무조건 다음 방으로 이동해야 합니다.
결국 쏟아지는 적들을 전부 해결하지 못하고 카타나는 지하 2층에서 사망하게 됩니다.
사망한 카타나와 그녀가 남긴 유품입니다. 유품에는 유서, 캐릭터가 사용하던 보구가 들어있으며, 다음 게임부터 추가될 몬스터 카드와 스킬 카드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더 이상 이 캐릭터는 사용할 수 없게 되지만 그 캐릭터의 고유 스킬은 그 캐릭터가 갖고 있던 보구를 던전에 갖고 들어가는 방식으로 능력을 계승하게 됩니다.
(유품 상세 사진을 포함할까 하다가 스포일러가 될까봐 뺐습니다)
그녀가 남긴 유서입니다.
모든 학생들은 지하미궁에 들어가기 전에 유서를 남기고 가는 듯 합니다. 학생들이 어떤 상황에 처해 있었는지, 어떤 생각을 갖고 있었는지를 알 수 있습니다.
(스포일러가 될 수 있어 유서의 내용은 가렸습니다)
이 게임은 1~2인플이라고 되어있지만, 2인 플레이일 경우 한 명은 학생 캐릭터를, 나머지 한 명은 보조 캐릭터를 사용하여 플레이하게 됩니다.
그래서 저는 그냥 혼자서 플레이하는 것을 선택했습니다. 1인 플레이일 때와 2인 플레이일 때의 난이도가 조금 다릅니다.
결국 네 명의 학생이 사망하고, 다섯 번째 도전에서 아슬아슬하게 츠쿠요미를 무찌를 수 있게 됩니다.
희생한 네 명의 학생이 남긴 유품이 없었다면, 그리고 운이 나빴다면 이번 도전에서도 실패했겠지만, 결국 그들은 승리했습니다.
엔딩입니다. (역시 스포일러가 될 수 있어 내용이 나오는 부분은 찍지 않았습니다)
기본적으로 이 게임은 덱 빌딩 게임 시스템을 이용하고 있습니다.
게임 최초에는 8장의 기본 카드를 가지고 시작하며, 하나의 방에 들어갈 때마다 각 방에 맞는 등급의 적이 등장합니다.
적이 등장하면 메인 카드 더미 맨 위에서 카드 세 장을 가져와 그 중 한 장을 플레이 덱 맨 위에 추가합니다. 그리고 덱에서 카드를 5장 드로우하여 핸드로 만듭니다.
이번 턴에 가져온 카드를 그대로 이번 턴에 사용할 수 있게 되는 것이지요. 때문에 카드를 덱에 추가하는 시점에서 어떤 적이 나왔느냐에 따라서 선택지가 달라지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그렇게 가져온 카드를 한 턴당 3의 행동력을 가지고 그 안에서 자유롭게 사용하며 게임을 진행하게 됩니다. 그리고 한 턴이 지나면 곧바로 다음 방으로 이동합니다.
그리고 매 턴 사용한 카드는 버린 카드 더미로 들어가게 되는데, 이 때 버리는 순서는 플레이어가 마음대로 결정하여 버릴 수 있습니다.
이 게임은 기본적으로 특수한 경우가 아니면 덱의 셔플을 하지 않고, 덱의 카드가 다 떨어질 경우 버린 카드 더미를 그대로 뒤집어서 새로운 덱을 만들기 때문에 카드를 버린 순서대로 다음 드로우가 이루어지게 됩니다. 때문에 버리는 순간에도 어떤 순서로 버릴지 고민이 필요합니다.
위에 언급했듯이 적이 나와도 전멸시킨 후 이동하는 것이 아니고 그대로 다음 방으로 이동하여 새로운 적을 추가로 만나게 되기 때문에 그 상황까지 함께 고려하지 않으면 쉽지 않은 게임이 됩니다.
그리고 캐릭터가 기본적으로 갖고 있는 보구와 누군가가 이미 사망했을 때 해당 캐릭터가 유품으로 남긴 보구 중 하나, 총 2개의 보구를 가지고 게임을 시작하게 되는데 보구의 기능에 따라서 시너지 효과가 나는 카드가 존재하기 때문에 매 플레이마다 플레이 양상이 많이 달라지고 비슷한 플레이가 이루어지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또한 사망자가 많이 발생할수록 보구의 선택지가 늘어나며, 메인 카드 더미에도 그에 맞는 카드들이 추가되기 때문에 점점 더 다양한 방식으로 던전을 공략할 수 있게 됩니다. 적들도 그에 맞춰서 다양하게 늘어나지만요.
적을 무찌르면 그 적의 레벨에 맞는 경험치를 획득하게 되고, 특정 상황에서 그 경험치를 이용하여 보구의 기능을 해제하거나, 최대 체력을 증가시키거나, 행동력의 최대치를 증가시키거나 하는 성장을 통해 점점 더 거세지는 적의 습격에 대응할 수 있습니다. 언제 어느 타이밍에서 경험치를 적절하게 사용하는지도 관건입니다.
레거시 게임이라고 하지만 캐릭터 사망 시 유품이 공개되는 부분과 엔딩 부분 외에는 전부 공개된 내용이고 컴포넌트를 훼손한다거나 하는 부분은 없습니다.
첫 번째 캐릭터는 고정이지만 2번째부터는 자유롭게 원하는 캐릭터를 선택할 수 있는데 이 요소들이 어떤 순서로 공개되느냐에 따라서 플레이 양상이 달라질 수 있어 레거시 게임으로 분류한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 이 게임을 하기 전에는 1인 보드게임을 하느니 콘솔게임을 하는 게 낫지 않은가.. 싶은 생각을 가지고 있었는데 막상 게임을 시작해보니 생각보다 즐겁더군요.
이미 엔딩은 보았지만 엔딩 이후의 즐길 거리도 추가로 제공하고 있고, 아직 살아남은 5명의 캐릭터가 더 남아있기 때문에 이후에도 몇 번 더 플레이할 것 같습니다.
마이너한 게임이라 게임 등록도 되어있지 않지만 최근 가장 즐겁게 플레이한 보드게임이라서 후기를 남겨보았습니다.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