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이프와 즐긴 세레브리아 (Cerebria) 간단 후기
안녕하세요.
즐거운 보드라이프 즐기고 계신지요.
2달전 첫 아이가 태어난 후 첫 1달정도는 보드게임이고 뭐고 육아에만 미친듯이 매달리다보니 부부의 취미생활을 즐길 시간이 없더라구요.. 그러다가 이제 조금 적응이 되고, 아이를 재우고 난 뒤 (소위 '육퇴' 후) 에 둘이서 보드게임을 다시 즐기기 시작했습니다.
그간 했던 게임들은, 최근에 출시된 임페리움 부터 언던티드 등 포함해서 몇개 있긴 했습니다만, 워낙 좋은 리뷰들도 많았고 후기들도 많아서 저따위가 따로 적을 엄두도 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이 게임은 일단 후기도 많지 않아 보여서 오랜만에 간단히 후기글을 써보려 합니다.
사실 이 게임은 제 보드게임 구매목록에선 없었던 게임이었습니다. 그러다가 이전 후기로 남겨뒀던 '트릭케리언' 을 해보고 나서 (고작 1작품 만으로) Mind Clash 라는 회사에 대해 긍정적인 인상을 받게 됐고, 해당 회사에서 발표했던 게임들을 검색해보면서 알게된 게임입니다.
아나크로니는 한글판이 나올 예정이기도 해서 일단 기다려보는 중입니다만, 이녀석은 예정에 없는 듯 해서 고환율시대에 또 다시 직구짓을...ㅠㅠ
리테일판으로 구매했기 때문에 킥스판에서 제공되었던 피규어 대신, 스탠드를 이용한 보드판으로 캐릭터가 대신되는게 마음에 안들어서 와이프와 2인플만 함에도 불구하고 순수히 피규어 때문에 (호구...) Force of Balance 확장을 함께 구매했습니다. (확장에 도색은 안되었지만 피규어를 같이 주거든요..)
(자리 차지 무엇..)
본격 플레이를 하기 전에 룰북만 읽어봐도 "플레이 자체는 어렵지 않은데 생각할게 많겠구나" 싶었는데, 실제로 플레이해보니 역시나.. 트릭케리언과 비슷하게 "운영하기가 까다롭다"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긱 웨이트도 4.35 라는게 이런부분을 반영했기 때문이 아닌가 싶었습니다.
언제나 그랬듯, 매우 주관적으로 느낀점 중심으로만 간단히 남겨보겠습니다.
[저와 와이프 성향]
- 강한 인터렉션 극호
- 아름다운 이미지 / 일러스트 극호
- 웨이트 높은 게임 선호
- 장고 호 (플레이타임에 대한 제약 없음)
- 협력 비선호 : 특히 펜데믹, 글룸헤이븐 등 알파 플레이어가 생길 수 있는 게임 비선호.
- 액션에 '이유'가 명확한 시스템 선호
(높고 웅장한 탑.. 실제로는 더 큽니다. 더커요.. 진짜 커요...)
[종합]
- 빨리 딸 키워서 확장 포함한 3인플 돌리고 싶은 게임.. (대체 언제...?)
[장점]
- 테마 테마 테마!!! '인사이드 아웃' 을 그냥 보드게임으로 옮겨둔 테마입니다. 이것 때문에 이 게임으로의 눈길이 확 간 것도 사실입니다. 게다가 보드판 중앙에 쌓는 탑..!!! 하지만.. 테마 이야기는 여기까지만...
- 영향력 게임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인터렉션이 강할 수 밖에 없습니다. 저흰 인터렉션을 좋아하는 성향이라, 사랑할 수 밖에 없습니다. 플레이하는 카드 한장 한장, 액션의 순서에 따라서 실시간으로 상황이 바뀝니다. 게임이 끝날때 까지 쉽사리 승패를 가늠하기가 어렵습니다. 이 말은 즉, 끝까지 긴장되었다 라고 이해하셔도 좋을 듯 합니다.
- 쓸모없는 액션이 없습니다. 룰북만 읽었을때는 '왜 이런 액션을 내 턴과 자원을 소모해서 해야하는거지?' 라고 생각됐던 액션 또한, 실제 플레이를 하면 '아! 이래서!!' 를 외치게 됩니다. 일례로 중앙 5개의 구를 한번 회전시키는 액션 같은 경우가 이런 생각을 들게 만들더라구요.
- 시스템은 복잡하고 할것도 많지만, 결국 목표는 명확합니다. '인격을 형성하는데 더 많은 기여를 한 팀이 이긴다'. 목표가 명확하면 그만큼 집중하기가 쉬워진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는 포인트샐러드식 게임보다는 이쪽을 더 선호합니다.
- 비대칭 요소도 일부 녹아있습니다. 플레이하는 캐릭터마다 각자의 능력들이 조금씩 다르기도 하고, 소위 '행복'을 담당하는 팀과 '우울'을 담당하는 팀이 플레이하는 카드 기능 조차도 성격이 다릅니다. '행복'쪽은 자원이나 흐름을 좀더 풍성하게 만드는 기능들이 많은 반면, '우울'쪽은 상대방을 직접 공격하거나 견제하는 기능들이 많습니다. 이런 부분들은 참 잘 표현된 것 같습니다.
(피규어 귀염뽀짝..)
[단점]
- 자리를 많이 차지합니다.. 카드가 이렇게 클 필요가 있나 싶기도 해요........ 개인판도.... 더 소형화해도 좋았을 것 같은데...ㅠㅠ
- 테마 테마 테마.. 테마 덕분에 더 끌렸던것도 사실입니다. 인사이드 아웃같은 테마 이지만, 사실 인사이드 아웃 테마가 아니더라도 전혀 문제가 안됐을 것 같긴 합니다.. 분명히 테마가 잘 녹아들었고, 게임하는 과정 또한 분명히 테마와 부합하긴 합니다. 이게 플레이어에게 잘 와닿지 않는다는 것이 아쉬운 편입니다.
- 왜 있는건지..? 서브점수..? 결국 메인 목표는 앞서 기술한 바와 같이 누가 인격을 형성하는데 (중앙의 탑을 쌓는데) 많은 기여를 했는가 입니다. 다만, 작가가 조금 더 깊이를 주고싶었는지 (의도는 모르겠지만) 별도의 20점짜리 서브목표 혹은 서브점수같은걸 만들어 둔 점에서는 물음표 입니다. 20점을 먼저 달성하면 게임이 끝나긴 하지만 결국 중앙의 탑을 누가 많이 쌓느냐는 게임인데.. 이부분까지 포함해버리면 게임 흐름이 중심에서 약간 벗어난, 조금은 번잡해지는 느낌이라 저흰 아얘 빼고 진행하는걸 선택했습니다. 그래도 충분하거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Mind Clash 라는 회사에 대한 이미지가 더 좋아지게 만드는 게임이었습니다. (Perseverance는 아니라던데...?) 웨이트에 비해서 플레이 타임도 상당히 짧은 편이었습니다. (저희가 장고가 많음에도 불구하고 1.5시간 정도 소요됐네요..) 그래서 자주자주 돌아갈 '재미있는 게임' 으로의 역할을 톡톡히 할 것 같습니다.
언어요소도 거의 없고, 대부분 아이콘화 되어있어서 이해하는데 문제는 없습니다만, 아이콘이 그렇게 직관적이지만은 않아서 처음 몇번은 참조표가 필요하긴 합니다. 그래서 이녀석도 한글판이 나와서 많은분들이 접해보셨음 좋겠네요ㅠ 이만 짧은 간단 후기를 마칩니다.
모두 즐거운 보드라이프 되시기 바랍니다!! :)
맺으며 한탄 한마디... Voidfall 킥스 들어갈껄ㅠㅠㅠ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