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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 스포) "테인티드 그레일" 왜 강추할 수 밖에 없는가? 초심자를 위한 리뷰

2,811 조회

2022.10.11 18:24

안녕하세요. 토마스 딜런입니다.

그 동안 테인티드 그레일 관련 콘텐츠를 많이 올렸습니다.

당시에는 제가 이런 게임을 리뷰한 다는 것이 부담이었습니다.

알량한 주관을 가지고 나팔을 부는 것이 경솔하다고 생각들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간 몇개월 동안

이런 저런 다른 게임을 더 경험하면서

리뷰를 써도 되겠다라는 확신을 갖게 되었습니다.

저도 이제 고인물을 아닌가... 생각이 들었 든요. ^^

제 글을 읽으시면서..

만약 호기심이 생기거나....

도전심을 불러 일으킨다면..

어쩌면 당신은 저와 비슷한 취향을 가진.. 보드게이머 일지 모릅니다.

그리고 그렇다면... 이 게임에서 당신은 절대로 다른 게임에서 느낄 수 없는 매력을 느끼게 될 것입니다.

이전 리뷰에서 저는 테티그를 보드게임 계의 반지의 제왕급으로 비교 했었었습니다.

주관적이지만 나름 이유는 있습니다.

그럼 차후 스탠드 얼론 확장판의 한글화를 염원하는 마음으로... 리뷰를 시작해보겠습니다.

게임의 특징

1. 시나리오 기반의 게임....

테인티드 그레일을 굳이 한마디로 표현해 보자면

"멀티 엔딩 시나리오 어드벤쳐 게임" 입니다.

게임에는 수 많은 다른 시나리오와 연결된 복선이 숨어 있으며, 플레이어의 선택에 따라 공개되었다가 사라지고/ 때로는 아예 공개조차되지 않기도 합니다.

이 시나리오의 방대함은..... 목적 지향적인 RPG에 익숙한 한국 플레이어에게 익숙하지 않은 답답함을 선사하기도 합니다.

"도대체 뭘하라는 거야."

라는 답답함입니다.

매번 선택해야하다보니 이 선택이 무슨의미 인지 조차 깨닫기 쉽지 않습니다.

"죽은 사람에게 예를 갖추면 무슨 의미이지? 내 돈을 써야 하는데?"

이런 스토리 중심의 고민과 결정은 참 낯설수 밖에 없습니다.

승리와 패비의 기준이 명확한 다른 보드게임과는 너무나 다르죠.

심지어 이 게임의 시나리오는 플레이어에게 친절하지도 않습니다.

플레이어가 직접 해석해 보길 바라고.. 무슨 의미 인지 되새김질 해보라고 강요하고 있습니다.

이런 차이는 다른 게임에서는 접하기 힘든 포인트 이기는 합니다.

아무리 대단해도 게임은 게임일 뿐인데... 어째서 플레이어에게 생각과 사유를 권한단 말입니까?

그런데 게임을 해보시면 아시겠지만.... 이 게임에는 그럴 수 밖에 없는 이유가 있습니다.

2. 시나리오의 깊이

주인공은 아발론을 모험하며 본의 아니게 수 많은 결정을 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합니다.

작게는 사람의 목숨이 달려있는 문제기도하고, 더 나아가 인류의 미래가 결정되는 문제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플레이어는... 충분히 고민하고 결정을 내리는 일까요?

우리는 옳바른 질문을 던지고... 후회 하지 않을 결론에 다다른 것일까요?

"옳바른 질문을 찾았는가?"

이 질문에 대한 탐구가 바로 100시간이 넘는 게임 내의 복선 / 시나리오를 관통하는 DNA입니다.

시나리오에서 주인공이 마주치는 끔찍한 상황과 결정은 사실 이 질문을 이끌어 내기 위한 복선 에 지나지 않습니다.

따라서 이 게임의 엔딩을 보고난 이후, 여운은 여타 다른과 비교를 할 수 없는 깊이를 가질 수 밖에 없습니다.

아발론을 진정된 마음으로 탐험했다면 게이머는 분명... 깊은 여운을 갖게 되실겁니다.

저는 캐릭터가 저인것 처럼 상황을 직면했을때 고민했고, 때로는 실망했습니다.

매력적인 세계와 과정을 위해 투자한 시간.. 그리고 매력적인 스토리는 저를 철저히 빠져들게 만들었습니다.

이는 시나리오 베이스의 그 어떤 게임에서도 느껴보지 못한 깊은 맛이었습니다.

3. 분위기.. 이 독특한 분위기.

<가장 인간적이면서, 그래서 큰 실수를 했고, 그래서 미울 수 밖에 없으면서도.. 미워할수 많은 없는 위대한 왕.. 아서.

정작 시나리오에서.. 이미 그는 죽은 선왕으로 등장합니다. 그의 발자취를 따라가는 것.. 인류. 욕망.. 을 뒤쫓아 가는것과 같습니다.>

테인티드 그레일이 독특한 게임인 이유는.... 상업성을 포기한 것 처럼 까지 보이는 독특한 분위기와

은유 / 비유 / 상징을 갖고 있는 이유도 있습니다.

호냐.. 불호냐로 갈리기도 하겠지요.

게임을 진행하며 마주하는 묘사는 독특하기 그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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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의 시체가 늪지의 입구에 산처럼 쌓여 있고, 늙은 노인들은 자신의 목을 칼로 찌릅니다.

죽은 자의 손가락으로 만든 왕관을 쓴 여왕이, 입과 콧구멍을 꼬매 버린 신민들위에 군림합니다.

버려진 성의 해자에는 붉고 진득한 공기와 함께. 시체위를 기어다니는 거대한 달팽이들이 있습니다.

적사병에 잠식된 시체는 기괴하게 모두 뒤틀려 버렸습니다.

죽지 못한 피부가 말라 버린 미라들이 새로운 고통을 찾아 창과 꼬챙이 위로 몸을 던집니다.

춤추는 자들의 광기 어린 행렬은 도시를 둘러싸고 새로운 피해자를 현혹합니다.

수십년간 한자리에서 풍경을 기록한 역사가는 의자와 벽과 하나가 되어 기괴한 골렘이 되어 버립니다.

기록해야한다는 강박만 남은 그는.. 아무도 찾지 않은 기록물을 천년이 넘게 쏟아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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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인티드 그레일의 그로테스크하고... 염세적인 분위기는 말로 표현하기가 힘듭니다.

겨우 구해준 인간은 처형되어 버리기도하고... 전쟁을 막으려는 시도는 광기와 욕망에 재앙으로 끝나 버리기도 합니다.

물론....... 그로테스크함 자체 만으로 매력이라고 할수는 없겠지요..

테인티드 그레일은 상황에 따라 털이 쭈뼛쭈뼛 솟을 정도의 담백한 묘사와 은유를 제공합니다.

그리고 그 상황은 임팩트 있습니다. 단순한 재앙이 아니라 일관된 어떤 스토리가 담겨 있습니다.

욕망 / 슬픔 / 절망 / 꿈꾸는 것을 현실로 바꿔버리는 위어드니스의 신비한 힘이 그것입니다.

죽은 아이를 안고 다니는, 한때 어머니였던 존재.... "위어드니스 차일드"가 그 대표적인 사례 입니다.

이런 사소한 디테일들은 매우 촘촘하게 테티그의 독특한 분위기와 스토리에 풍경 처럼 녹아 있습니다.

제가 이제 까지 경험했던 다른 게임들의 스토리를 속된 말로 "어린이 장난" 처럼 느껴지게 만들었습니다.

글룸 헤이븐을 통해 경험했던 그 어떤 시나리오도.. 테티그 만큼 흥미진진하지는 않았고 공감가지도 않았습니다.

깊이와 매력이 테티그는 남달랐기 때문이었습니다.

독특한 세계관과 정확히 규정내릴 수 없는 위어드니스,

어쩐지 인간을 닮은 몬스터와 뒤틀린 욕망들,

저는 게임으로써 테티그를 접하며 제작사가 "매우 위험한 줄다리기를 했구나.". 라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매니악한 게이머스 게임을 만들것인가"

"대중적인 RPG 게임을 만들것 인가."

테인티드 그레일은 두가지를 다 달성하려고 했고,

정확히는 매니악한 게이머스 게임의 DNA를 절대 포기 하지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테인티드 그레일을 정말 사랑하지만.

"다시 한글화 될 수 있을까?"

생각하면 반신반의 하는 이유가 이것입니다.

서몬 게임의 한글화 결정을 존중하고 또 칭찬하는 이유기도 합니다.

이 게임은 매우 독특합니다.

어떤 의미에서는 대중적이지 않고...

또 그만큼 개성있는 매력을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이 글을 빌어. 서몬 사장님의 용기와 뚝심에 박수를 보냅니다. )

4. 시스템 / 메커니즘 "몰입의 미학"

게임은 크게 나누면 4가지 액션으로 나뉘어집니다.

1. 유지 (먹기 / 멘히르 / 경험치 쌓기)

2. 탐험 (지역탐험 / 시나리오 결정)

3. 전투 및 교섭

4. 기록 및 사유 (지도 기록 / 시나리오 흡수 및 결정)

아마 "기록 및 사유"를 게임을 하기 위한 필수 활동으로 적는 게임은 거의 없을 텐데요.

테인티드 그레일을 할때는 노트와 펜이 꼭 필요합니다.

그리고... 이걸기록해야해? 라는 싶은것 까지 기록하며 하는 것이 좋습니다.

실제 캐릭터라면... 일기를 쓰는 것이랄까요?

이런 번거로움을 우숩게 생각했다가는 게임 자체를 포기하게 만드는 어마어마한 고난을 겪게 됩니다.

그리고 이 게임을 저주하고 팔아 버릴지도 모릅니다.

제작사가 "기록관"을 임명할 것을 권장하는 이유는 명확합니다.

이 게임이 시나리오 베이스의 어드벤쳐 게임이기 때문입니다.

이는 처음에는 매우 단점으로 보입니다. 안하던것을 해야하니까요.

하지만 챕터가 넘어가면서 플레이어는 캐릭터에게 더욱 동질감을 느끼게 됩니다.

그가 어떤 광경을 보았고, 어디서 무엇을 해야해야 하는지 어떤 지역을 지나쳐왔는지 되새김질 해보며 더욱 몰입하게 됩니다.

이 지점이 테인티드 그레일이 다른 게임과 차별화 되는 점입니다.

테인티드 그레일이 유도하는 재미는 바로 '아발론 모험으로의 몰입' 입니다.

게임에 몰입할 수 있도록하는 기믹은 이뿐만이 아닙니다.

전투와 교섭은 마치 그 캐릭터가 처한 상황, 전투를 눈앞에서 그릴 수 있게끔 구체적인 개연성을 부여합니다.

"적을 시간을 들여 위치를 재 조정한 이후... 강한 힘으로 망치를 내려친다.

한번 공격당하고. 위대한 일격으로 마무리 한다."

시간을 들여서 엄청난 데미지를 주는 힘캐릭터가 있는가 하면,

적의 공격을 속임수로 되돌려 주는 현명한 민첩 캐릭도 있고,

마법의 힘으로 천천히 적을 말려죽이는 캐릭터도 있습니다.

전투를 하다보면 머릿속에 그려지는 전투의 모습에 한번쯤은 감격하게 됩니다.

카드들의 개연성과 캐릭터 간의 개성에 놀라게 됩니다.

더 놀라운 것은 협상입니다.

테티그 본판 한번 클리어 해보신 분들이 가지는 흔한 오해가

"협상할일이 없다." 입니다. 절대 아닙니다.

고아를 만나서 돌봐줄 사람을 찾아주거나

도둑 누명을 썼을때 무죄임을 입증하거나....

이는 시나리오의 진행을 다채롭게 해주고 상상력을 더해줍니다.

"황폐해진 아발론의 민낯을 체험하게 해줍니다."

단순히 기호로 퍼즐을 맞춘다고 생각할 수도있지만

몰입을 한 상황이라면 감정이입이 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신중하지 못하니 절벽에서 발이다 헛딛고 말이야."

"공감이 떨어지니 설득을 못하네."

"용맹하지 못해 매번 위기야."

등 세계관에 몰입할 수 있게 해줍니다.

이는 다른 게임에서는 경험하기 힘든 가치임이 분명합니다.

5. 오타? 오류? "뭣이 중헌디!"

제가 테인티드 그레일 관련 글을 올릴때

명작 게임을 "서먼게임즈"가 망쳤다. 라고 말씀 주시는 분들이 계십니다.

물론 아끼는 마음, 아쉬운 마음이 있으니 그런 글을 쓰셨을 거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런 글은 테인티드 그레일 게임성에 영향을 주지 못합니다.

(예를 들어 프로도와 샘이 모르도르로 향하는 길에서..

램바스를 3조각 챙겼는지. 5조각 챙겼는지를 가지고 오탈자냐 아니냐를 놓고 팬들끼리 싸운다면.

전 가감없이 무의미하다라고 이야기 할겁니다. 테티그도 비슷합니다.)

한번 한번의 액션과 확율이 몹시 중요한 매카니즘 중심 보드게임에서는

버리는 카드 한장에도. "누가 골라 버리냐". "어디에 버리냐". "앞과 뒤 어떻게 버리냐"를 놓고 매우매우 중요하지만

테티그의 모든 재미는. 탐험일지와 비밀들에 있습니다.

아쉬움은 있을 수있겠지만.. 그런 실수로 인해 이런 작품이 매몰되어서는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반지의 제왕으로 치면.. 미나스티리스에서의 전투.. 아니면 헬름딥 전투 급의 대전투가 벌어지는. "전설의 시대" 확장.

이 시리즈는 전체 시리즈 중에서 제가 제일 좋아하는 시리즈 이기도 합니다.>

6. 전환점. 한국 보드게이머들도 새로운 경험이 필요할지도 모른다.

테티그는 생각하면할수록..

정말 유니콘 같은 게임입니다.

해외에서는 30억 이상 펀딩에 성공하고 있는 게임입니다만, 한국에서는... 낮은 인지도로 "글쎄올시다" 꼬리표를 달고 있는것 처럼 보입니다.

해외에서 성공한 작품이 한국에서 꼭 성공해야 한다는 의미가 아닙니다.

정말로 제대로 평가 받았는지, 좋아하실 분들이 많은데... 오해 받지는 않았는지는 생각해봐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더 많은 게임이 한글화 되기 위해서는.

시장의 크기 자체도 더 커져야겠지만 더 세분화 되어야 합니다.

외면 받아왔던 게임도. 시도되지 않았던 게임도 "오.. 신기하네" 라과 조명 받을 수 있어야 합니다.

말이 좀 옆길로 빠졌습니다만, 테티그는 그런 의미에서 매우 독특하고 꼭 국내 보드게이머도 경험해 봤으면 하는 게임이랍니다.

7. 누가 즐기면 좋을까?

<캐릭터 보드의 예시.....>

테인티드 그레일은 쉬운게임이 아닙니다.

종종 짜증나고 화나는 게임입니다. (하지만 그 만큼 몰입했다는 의미이기도합니다.)

물론 때로는 캐릭터의 성장과 시나리오의 해금에 깜짝 놀라고 감탄하고 감격스러운 게임이기도 합니다.

아래는 게임 구매를 고려하시는 분들이 꼭 보셨으면 하는 내용입니다.

참고로 게임을 구매하신다면.. 절대 후회하실일 없으실 겁니다.

게임의 접근성

★★☆☆☆

룰의 간단함

★★★☆☆ (잔룰 좀 존재함)

게임의 재미 (메카니즘)

★★★★★

게임의 시나리오

★★★★★ (탈 보드게임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