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0925(일) 트래지디 루퍼 후기
어제 트래지디 루퍼를 돌렸습니다..!
주인공들 모두 초회플이었지만, 비슷한 게임을 평소에 즐기시는 분들이라
입문 건너뛰고 기본세트부터 해서 2판 연속으로 5시간쯤 한 것 같습니다.
이 게임은 차질없이 돌아가면, 정말 모두가 즐거운 게임인 것 같습니다.
주인공들은 루프 횟수, 일자, 사건 배정 외에는 아무것도 모르는 상황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맨땅에 헤딩하면서 하나씩 알아가며 진상에 접근하고
왠만큼 그림이 나온 마지막 단계에는 패배조건을 모두 회피하기 위해 각본가와 치열하게 수싸움을 하는 동시에
토의가 금지된 상횡에서 주인공끼리 눈치코치 맞춰가며 같은 그림을 그려가는 재미가 쏠쏠하죠.
각본가 입장에서는 주인공들이 잘 따라올 수 있도록 천천히 정보를 풀다가
막판에 주인공들과 치열하게 인터액션하며 싸우는 재미가 상당합니다.
특히 토론이 허용되는 루프 중간 단계에서 주인공들이 그동안 못한 말들을 쏟아내며
이번 루프는 이렇게 이렇게 하자고 서로 합의를 보는 것을 가만히 지켜보다가
루프가 시작되면 그들이 언급하지 않은 다른 경로로 게임을 이끌고 나갈 때 당혹해하는 주인공들을 보는 재미가 아주...
어제는 그런 요소들이 골고루 잘 살아난, 만족스러운 게임을 즐길 수 있었습니다.
'변수'를 활용한 플레이가 특히 쏠쏠했습니다,
도심에 음모토큰 2개를 쌓고 핵심인물을 사망시키는 플레이를 하니
이게 원래 핵심인물이 죽어서 진건지, 핵심인물이 된 변수가 죽어서 진건지 혼란스러워하는 주인공들..
결국 역할을 다 맞춘 주인공들의 승리로 끝나게 됐지만, 저도 주인공들도 잘 싸웠다고 자부하며 다음을 기약했습니다.
재고가 텅텅 빌 정도로 많이 팔려나간 것으로 아는데 생각보다 후기가 적어서 좀 아쉽습니다 ㅠㅜ
정말 좋아하는 게임인데, 많이들 즐겨주시고 후기 올려주시면 좋겠네요 ㅠ
개인적으로 코로나 이전부터 영판 직구해서 즐기기 시작했었고
이런 비대칭게임의 특성상.. 겜주인의 운명.. 매번 각본가를 할 수밖에 없다는 비극적인 사실 때문에
나는 언제 주인공 해보나.. 라는 생각을 종종 하는데요..
훌륭한 각본가 분들이 많이 성장해주시길 바래봅니다.. 나도 주인공 해볼래.. ㅜㅜ
